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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아침잠이 없는 편이시기도 하지만 부모님은 명절 아침에 다른 어떤 날 보다 훨씬 분주하십니다. 다른 제사 때보다 상에 올라야할 음식 양도 방문하는 사람도 많아 준비할 것이 평소 보다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명절 전후로 제사가 두세번 더 있기 때문에 해마다 설날 근처가 되면 장보는데 꽤 많은 비용이 듭니다. 가끔씩 수십년동안 들인 제사 비용이 모두 얼마일까 그동안 제수 물가가 얼마나 올랐을까 궁금할 정도로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모되는게 제사입니다. 집집 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설날 아침 풍경이 저희 집과 비슷한 집이 많겠지요.
그래도 어릴 때에 비하면 제사 규모가 많이 줄었습니다. 굶으면 굶었지 제수는 못 줄인다고 하시던 부모님과 작은 아버지들도 요즘은 딱 올릴 만큼만 마련하자는 어머니의 주장을 따라줍니다. 제사라는 행사가 현대인들에게 꽤 부담스러운 전통이 되고 보니 줄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별거 아니라면 아니지만 사실 제사상을 줄이는데는 방송의 역할도 컸습니다. TV나 신문이 없던 70년대 문화 그대로였다면 절대로 제사상을 줄일 수가 없었겠지요. 제사라는 문화를 고수하는데도 공중파가 큰 역할을 하지만 제사상을 줄이는데에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공중파 방송의 역할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큽니다. 드라마와 예능을 방송하는 오락의 기능부터 각종 뉴스와 시사 정보를 방송하는 언론의 기능 그리고 각종 문화와 정책을 계몽하는 역할 등 국민 생활 전반이 공중파와 관련이 있습니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그 역할이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공중파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미디어인 공중파는 전국민이 공유할 수 있는 유일한 소통수단입니다. 공중파 방송의 사장 임명과 정권과의 유대관계 그리고 파업 소식에 국민들이 민감한 이유는 바로 그것입니다.
MBC 파업 이후 볼 수 없게 된 아나운서들이 많이 있습니다. MBC 노조가 파업 중단을 선언한 작년 7월 18일 다음날 MBC는 대규모 인사발령을 단행했습니다. 파업에 참가했던 많은 아나운서들이 자신의 업무와 관계없는 부서로 대거 이동되었고 일부 아나운서들은 'MBC 아카데미'에서 대학 교양 수준 보다 못한 특강을 받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파업참가자들은 '브런치 만들기'같은 강의를 받으며 징계밭는 자신들의 처지를 '신천교육대'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5공화국에서 많은 사람들을 '삼청교육대'에 보냈던 것처럼 MBC가 신천동에 있는 'MBC 아카데미'에 보내 교육받게 한다는 뜻입니다.
최일구, 홍은철, 김완태, 신동진, 나경은, 오상진, 최현정, 문지애 아나운서 등 TV에서 얼굴을 보지 못하게 된 많은 아나운서와 각종 드라마와 예능을 제작하던 PD들에게 홈페이지 관리 업무가 맡겨졌고 MBC 드라마 촬영지인 '드라미아'로 발령이 났습니다. 자신들이 제일 잘하는 일을 맡기지 않고 전혀 상관없는 일을 시키거나 능력 개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수준낮은 교육을 시키는 것은 어서 그만두라는 무언의 압력과 다르지 않습니다. 파업에 참가한 많은 MBC 노조원들이 '신천 교육대'에서 영원히 오지 않을 복귀를 기다리며 추운 겨울을 견디고 있는 셈입니다.
MBC의 간판 아나운서였던 최일구 앵커가 사표를 냈다는 기사를 본 게 8일인데 그날 바로 사표가 수리되었다고 합니다. 아카데미에서 무의미한 교육을 받고 있던 최일구 아나운서의 특강을 징계하겠다며 엄포를 놓고 모멸감을 느낀 최일구 아나운서가 사표를 내자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수리한 MBC의 행보가 혐오스럽게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MBC의 간판 프로그램인 'MBC 뉴스데스크'의 앵커이자 보도국 국장이었던 최일구는 끝끝내 앵커로 복귀하지 못하고 한순간에 MBC의 직원이 아닌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3개월 정직, 3개월 교육, 덧붙여 3개월의 교육발령. 일하지 말라며 그를 내몰았던 MBC에서 정작 물러나야할 김재철 사장은 아직까지 멀쩡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부정한 일에 사용했다는 의혹에도 불구하고 그의 사장 자리를 위협할만한 일은 아무것도 없어 보입니다. 최일구 앵커는 사석에서 '나의 이런 사표가 김재철 시대를 하루빨리 종식시켜야 한다는 것을 알리는데 밀알이 됐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고 하는데 MBC 기자들 중 가장 직급이 높았던 최일구 앵커의 사퇴는 '삼천교육대'로 좌천된 노조원들을 더욱 위태롭게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재철 사장은 올 한해 MBC의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일일사극 '구암 허준'에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MBC의 핵심인력인 여러 PD와 제작진 다수를 '삼천교육대'로 보내고 신입 아나운서를 공개채용하는가 하면 여러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외주 제작을 의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물러난 노조원들을 배제한 신규 프로그램은 한때 최고 시청률을 자랑하던 MBC에 먹칠을 하는 동시에 프로그램의 질적 수준까지 의심하게 만드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구암 허준'에 김주혁, 고두심, 남궁민, 백윤식, 박진희, 김미숙, 이재용 등 출연료만 봐도 '대단한' 출연진을 대거 투입하는 이유도 실패하지 않기 위한 발악이라 볼 수 있습니다.
최일구 앵커의 사퇴는 공중파 방송의 부활을 내심 바라고 있던 시청자 입장에서도 아쉽기만 합니다. 종편이 되어버린 MBC를 버려야한다면서도 완전히 포기할 수 없는 건 MBC가 김재철과 특정 정치인들을 위한 사적인 방송이 아니라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국민들의 공중파이기 때문입니다. 전국에 방송되는 공중파 방송이 사라진다는 것은 국민들에게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손실이기에 MBC가 완전히 망하기 보다 어서 빨리 국민의 방송으로 돌아와주길 간절히 바라는 것입니다. 최일구 앵커의 사표는 마지막 희망의 불꽃까지 사라진듯 아쉽기만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동안 묵묵히 참고 견뎌온 최일구 앵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최일구 앵커가 28년간 일했던 MBC, 김재철과 함께 그 MBC는 몰락해 가지만 진정한 언론을 바라는 국민들은 미디어 역사에 기록될 국민 앵커를 얻은 것 같습니다. 춥고 힘들었던 MBC 파업을 그리고 모멸스러운 '삼천교육대'을 견딘 그의 노고가 고맙습니다. MBC가 국민들의 관심에서 사라져도 '국민 TV방송'을 비롯한 대안언론이 일어설 수 있을테니 그들의 노력이 헛되지만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도 어릴 때에 비하면 제사 규모가 많이 줄었습니다. 굶으면 굶었지 제수는 못 줄인다고 하시던 부모님과 작은 아버지들도 요즘은 딱 올릴 만큼만 마련하자는 어머니의 주장을 따라줍니다. 제사라는 행사가 현대인들에게 꽤 부담스러운 전통이 되고 보니 줄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별거 아니라면 아니지만 사실 제사상을 줄이는데는 방송의 역할도 컸습니다. TV나 신문이 없던 70년대 문화 그대로였다면 절대로 제사상을 줄일 수가 없었겠지요. 제사라는 문화를 고수하는데도 공중파가 큰 역할을 하지만 제사상을 줄이는데에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공중파 방송의 역할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큽니다. 드라마와 예능을 방송하는 오락의 기능부터 각종 뉴스와 시사 정보를 방송하는 언론의 기능 그리고 각종 문화와 정책을 계몽하는 역할 등 국민 생활 전반이 공중파와 관련이 있습니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그 역할이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공중파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미디어인 공중파는 전국민이 공유할 수 있는 유일한 소통수단입니다. 공중파 방송의 사장 임명과 정권과의 유대관계 그리고 파업 소식에 국민들이 민감한 이유는 바로 그것입니다.
MBC 파업 이후 볼 수 없게 된 아나운서들이 많이 있습니다. MBC 노조가 파업 중단을 선언한 작년 7월 18일 다음날 MBC는 대규모 인사발령을 단행했습니다. 파업에 참가했던 많은 아나운서들이 자신의 업무와 관계없는 부서로 대거 이동되었고 일부 아나운서들은 'MBC 아카데미'에서 대학 교양 수준 보다 못한 특강을 받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파업참가자들은 '브런치 만들기'같은 강의를 받으며 징계밭는 자신들의 처지를 '신천교육대'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5공화국에서 많은 사람들을 '삼청교육대'에 보냈던 것처럼 MBC가 신천동에 있는 'MBC 아카데미'에 보내 교육받게 한다는 뜻입니다.
최일구, 홍은철, 김완태, 신동진, 나경은, 오상진, 최현정, 문지애 아나운서 등 TV에서 얼굴을 보지 못하게 된 많은 아나운서와 각종 드라마와 예능을 제작하던 PD들에게 홈페이지 관리 업무가 맡겨졌고 MBC 드라마 촬영지인 '드라미아'로 발령이 났습니다. 자신들이 제일 잘하는 일을 맡기지 않고 전혀 상관없는 일을 시키거나 능력 개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수준낮은 교육을 시키는 것은 어서 그만두라는 무언의 압력과 다르지 않습니다. 파업에 참가한 많은 MBC 노조원들이 '신천 교육대'에서 영원히 오지 않을 복귀를 기다리며 추운 겨울을 견디고 있는 셈입니다.
MBC의 간판 아나운서였던 최일구 앵커가 사표를 냈다는 기사를 본 게 8일인데 그날 바로 사표가 수리되었다고 합니다. 아카데미에서 무의미한 교육을 받고 있던 최일구 아나운서의 특강을 징계하겠다며 엄포를 놓고 모멸감을 느낀 최일구 아나운서가 사표를 내자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수리한 MBC의 행보가 혐오스럽게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MBC의 간판 프로그램인 'MBC 뉴스데스크'의 앵커이자 보도국 국장이었던 최일구는 끝끝내 앵커로 복귀하지 못하고 한순간에 MBC의 직원이 아닌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3개월 정직, 3개월 교육, 덧붙여 3개월의 교육발령. 일하지 말라며 그를 내몰았던 MBC에서 정작 물러나야할 김재철 사장은 아직까지 멀쩡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부정한 일에 사용했다는 의혹에도 불구하고 그의 사장 자리를 위협할만한 일은 아무것도 없어 보입니다. 최일구 앵커는 사석에서 '나의 이런 사표가 김재철 시대를 하루빨리 종식시켜야 한다는 것을 알리는데 밀알이 됐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고 하는데 MBC 기자들 중 가장 직급이 높았던 최일구 앵커의 사퇴는 '삼천교육대'로 좌천된 노조원들을 더욱 위태롭게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재철 사장은 올 한해 MBC의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일일사극 '구암 허준'에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MBC의 핵심인력인 여러 PD와 제작진 다수를 '삼천교육대'로 보내고 신입 아나운서를 공개채용하는가 하면 여러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외주 제작을 의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물러난 노조원들을 배제한 신규 프로그램은 한때 최고 시청률을 자랑하던 MBC에 먹칠을 하는 동시에 프로그램의 질적 수준까지 의심하게 만드는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구암 허준'에 김주혁, 고두심, 남궁민, 백윤식, 박진희, 김미숙, 이재용 등 출연료만 봐도 '대단한' 출연진을 대거 투입하는 이유도 실패하지 않기 위한 발악이라 볼 수 있습니다.
최일구 앵커의 사퇴는 공중파 방송의 부활을 내심 바라고 있던 시청자 입장에서도 아쉽기만 합니다. 종편이 되어버린 MBC를 버려야한다면서도 완전히 포기할 수 없는 건 MBC가 김재철과 특정 정치인들을 위한 사적인 방송이 아니라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국민들의 공중파이기 때문입니다. 전국에 방송되는 공중파 방송이 사라진다는 것은 국민들에게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손실이기에 MBC가 완전히 망하기 보다 어서 빨리 국민의 방송으로 돌아와주길 간절히 바라는 것입니다. 최일구 앵커의 사표는 마지막 희망의 불꽃까지 사라진듯 아쉽기만 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동안 묵묵히 참고 견뎌온 최일구 앵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최일구 앵커가 28년간 일했던 MBC, 김재철과 함께 그 MBC는 몰락해 가지만 진정한 언론을 바라는 국민들은 미디어 역사에 기록될 국민 앵커를 얻은 것 같습니다. 춥고 힘들었던 MBC 파업을 그리고 모멸스러운 '삼천교육대'을 견딘 그의 노고가 고맙습니다. MBC가 국민들의 관심에서 사라져도 '국민 TV방송'을 비롯한 대안언론이 일어설 수 있을테니 그들의 노력이 헛되지만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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