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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나와라 뚝딱, 컵라면 먹는 아들 때문에 사돈을 쫓아낸 시어머니

Shain 2013. 5. 25.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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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가족극은 기본적으로 '시집살이'가 빠질 수 없나 봅니다. '백년의 유산'이 민채원(유진) 시집살이로 재미를 톡톡히 보더니 '금나와라 뚝딱'에는 어딜 가나 시집살이가 있습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여주인공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시댁 식구들 때문에 고민하고 있죠. 특히 갓 시집간 정몽현(백진희)가 겪고 있는 시집살이는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이 아닙니다. 어머니가 다른 아들 형제 셋은 각자의 이유로 아버지 박순상(한진희)과 대립하고 있고 부인 역할을 하고 있는 장덕희(이혜숙)는 불안한 위치 때문에 아들 며느리들을 괴롭힙니다.

정몽현은 사사건건 트집잡는 장덕희로 인해 속이 속이 아닙니다. 윤심덕(최명길)이 박순상 앞에서 놀고 먹는 사위 박현태(박서준)를 걱정하자 장덕희와 둘째 동서 성은(이수경)은 현태가 형제들에게 밀릴까봐 걱정이냐며 비아냥거립니다. 덧붙여 왜 그런 말을 해서 분란을 일으키냔 식으로 몽현을 교대로 나무랍니다. 성은은 몽현을 날카로운 눈으로 노려보며 친정집 형편이 그래서 그 모양이냐는 막말도 하고 비에 젖은 강아지 안아주면 옷버린다는 말이 있다면서 대놓고 몽현의 친정을 무시합니다.

두 시어머니와 둘째 동서에게 교대로 시달림을 당하는 정몽현. 시집살이하러 결혼한 몽현.

엄마가 걱정할까봐 전화도 자주 못했던 몽현으로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지만 첫째 현수(연정훈)와 막내 현태를 눌러야 둘째 현준(이태성)의 입지가 확고해진다고 생각하는 장덕희와 성은은 일부러 트집을 잡아 몽현을 찍어누르려는 것입니다. 막내 현태가 평소에는 망나니처럼 행동해서 박순상에게 찍혀 있었지만 귀여운 막내라는 이유로 회사에서 한자리 차지하면 현태와 사이안좋은 현준이 힘들어지기 때문이겠죠. 현준과 현태는 만나기만 하면 싸우는 남보다 못한 형제입니다.


현태의 친어머니 민영애(금보라)는 만만치 않게 어려운 성격이라도 어쨌든 어려운 며느리 처지를 이해하려고 노력은 합니다. 화가 나서 퍼부을 때는 퍼부어도 차분하게 풀어주면 금방 내편이 되어주는 민영애는 장덕희가 몽현에게 자신을 자주 만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현태가 바람피울 때나 상의할 일이 있을 땐 몽현을 억지로 끌고 나와 도와주려고 합니다. 어쨌든 몽현은 대를 이은 아내들의 자존심 싸움과 돈이 얽힌 후계자 싸움 때문에 시집살이는 각오하고 시집을 갔습니다.

집안일은 전혀 거들지 않으면서 사돈더러 나가라고 압력을 넣는 시어머니 김필녀. 최광순은 방을 알아본다.

한편 몽현의 어머니 윤심덕이 겪는 시집살이는 시어머니 고유의 권한을 이용한 심술인 탓에 합리적인 설득으로는 대응하기 힘듭니다. 안그래도 심덕의 시어머니 김필녀(반효정)는 고졸 큰며느리가 대졸 아들 정병후(길용우)에게 혼수로 장모 최광순(김지영)을 데리고 왔다며 나무라곤 했습니다. 며느리가 맞벌이하는 동안 최광순이 손자 손녀들 다 키워주고 집안 살림 건사해준 공은 우습게 보면서 두 모녀가 아들 뜯어먹고 살았다며 기세등등하게 구는 것입니다.

그 귀한 아들이 조기 퇴직하고 지금은 며느리 덕에 그 많은 식구들이 먹고 사는 걸 생각하면 기가 막힌 유세지만 명색이 시어머니인데다 퇴직한 아들이 집에서 기가 죽었다는 이유로 그렇게 심술을 부리니 윤심덕은 고스란히 당하고 있어야 하는 입장입니다. 돈나가는 곳도 많은 빠듯한 살림살이에 집안 살림 거들어주던 최광순 마저 없으면 윤심덕의 하루하루가 더욱 고단해지겠죠. 김필녀는 지금도 사돈 최광순을 부려먹을 줄만 알지 청소하고 밥하고 빨래하는 일은 전혀 하지 않는 시어머니입니다.

볕도 안들고 벌레가 우글거리는 집에 엄마를 혼자 내보내야 하다니 심덕은 피눈물을 흘린다.

시어머니와 친정엄마 두 사람이 모두 형편이 안 좋아서 둘 중의 한쪽을 모셔야하는 형편일 때도 자식끼리 나누어 그 책임을 분담하니 둘째 정병달(김광규)이 김필녀 내외를 모시고 정병후가 장모 최광순을 모신다고 해도 요즘 세상에 별로 흉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30년동안 집안일 거들어준 장모라면 더욱 모시고 살아야할 의무가 있죠. 그러나 정병후는 그런 책임감을 느끼면서도 집안에서 장모와 단둘이 점심먹는 일이 힘겹기만 합니다. 며느리가 시어머니 어렵듯 사위도 장모가 어렵더라 뭐 그런 말이죠.

그런 아들이 혼자 만화방에서 컵라면 먹는 모습에 분노한 김필녀는 남편 정판금(최주봉)과 위장이혼을 하고 큰아들 집에서 살아야겠다고 고집피우다 정병후가 안된다며 거절하자 아프다는 핑계로 드러누워버렸습니다. 안 그래도 평소에도 거친 말로 사돈 최광순을 눈치밥 먹이던 김필녀는 큰아들집에서 살겠다며 짐을 싸들고 들어오고 최광순은 자신을 부려먹는 김필녀 때문에 방을 얻어야겠다고 결심합니다. 집안 사정 때문에 그냥 나가게 되는 것만도 서러운데 쫓겨나다시피 나가게 생긴 것입니다.

사돈을 쫓아내고 자식을 패륜으로 만드는게 아들을 위하는 길일까. 김필녀의 행동이 불쾌하다.

70대 후반의 노인을 볕도 잘 들지 않고 곰팡이피고 벌레가 우글우글하는 원룸에 나가서 살라니 딸도 자식인데 해도해도 너무한 상황이지만 김필녀에겐 그런 건 안중에도 없습니다. 오로지 아들이 컵라면을 먹었다는 사실만 화가 나는 그녀의 몽니는 주변 사람들이 말려도 소용이 없습니다. 거기다 큰아들네에 들어와 살아도 살림 도와줄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는 김필녀가 회사일하는 윤심덕에게 집안일을 맡길 것은 뻔한 일입니다. 오히려 그동안 너무 편하게 살았다며 큰소리치고, 손주씻기고 재우는 정판금과는 딴판인 할머니가 김필녀입니다.

손주들에게도 자신들을 키워준 외할머니가 더 크게 느껴지듯 아들에게도 자신을 곤란하게 하는 어머니 보다 밥차려준 장모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사돈을 쫓아낸 김필녀는 어떻게 보면 자식 키운 남의 공을 가로채려는 뻐꾸기같은 성격이죠. 유세도 앞뒤 봐가면서 해야지 오히려 아들을 은혜 모르는 패륜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요즘같은 세상에 그냥 장모도 아니고 뒷바라지 해준 장모를 원룸으로 쫓아내려 하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최광순을 이대로 나가게 하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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