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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의 비밀, 주목받지 못한 마지막회 기다려지는 이유

Shain 2013. 6. 2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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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자본이 투자되는 미드는 헬기가 폭파되고 자동차가 불타는 장면이 예사로 연출되곤 합니다. 땅값도 물가도 비싼 뉴욕에서 고가의 보석을 휘어감고 연기하는 배우들도 쉽게 볼 수 있죠. 미드는 Drama를 Show로 분류하는 만큼 셋트장이나 CG에 엄청난 공을 들이고 '화끈하고' 파격적인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반면 우리 나라는 상대적으로 출연 배우들의 연기에 좌우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미드 배우들이 연기를 못한다는 말이 아니라 그만큼 한드가 막장 드라마 구조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이번주에 마지막회가 방송되는 '출생의 비밀' 비록 주목받진 못했지만.


'출생의 비밀'은 전체 18부작으로 이번주에 마지막회가 방송됩니다. 경쟁 드라마인 '백년의 유산'도 이번주에 마지막회가 방송됩니다. 지난주 '백년의 유산' 시청률은 25.9%, '출생의 비밀' 시청률은 6.2%로 무려 4배가 넘는 차이가 납니다. 시청률 높은 드라마에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상 '출생의 비밀'이 마지막회라는 것 조차 모르는 시청자들도 많을 것입니다. '백년의 유산'이 아무리 인기있다지만 신선함으로 호평받았던 '출생의 비밀'이 마지막회에 이렇게 주목받지 못할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네요.

'백년의 유산'은 출생의 비밀, 재벌, 삼각관계, 불치병 등 그동안 시청자들이 지적해온 온갖 '막장'이 다 버무려진 드라마지만 재미있습니다. '출생의 비밀'은 포토그래픽 메모리라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여주인공과 독특한 캐릭터들이 과거를 추적해가는 미스터리 드라마였고 '백년의 유산'에 비해서는 역동적이기 보다는 정적인 편입니다. 지난주 내용만 비교해도 '백년의 유산'이 주인공의 교통사고로 마무리된 반면 '출생의 비밀'은 남주인공 홍경두(유준상)가 예가그룹 주주총회에 나타나는 내용으로 비교적 밋밋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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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야 '본방사수' 타입이 아니라 두 드라마 모두 시청하는 입장입니다만 확실히 극적인 볼거리에 좀 더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백년의 유산'의 남주인공인 이세윤(이정진)의 죽지 않으리란 '경험적인 확신'이 있으면서도 그런 낚시에 낚이는 것이 시청자입니다. 평소에는 잔잔하게 이야기를 몰고 나가는 방식의 드라마를 좋아하다가도 격한 이야기 쪽이 궁금해진다는 뜻입니다. '출생의 비밀'이 한자리수의 낮은 시청률을 기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역시 '대진운'이 좋지 않았다고 봅니다.

그리고 '미스터리'로 시작되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유발시켰던 첫부분과는 달리 시간이 갈수록 미스터리가 흥미를 잃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주에는 정이현(성유리)이 스스로 해리성 기억상실증으로 홍경두와의 기억을 지워야했던 이유가 밝혀지고 최국(김갑수), 정이현 부녀를 불행하게 만든 최석(이효정)의 비밀리 폭로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과거의 일들이 모두 밝혀지고 이현과 해듬(갈소원), 경두, 최국이 함께 살 수 있을지 그 결말도 마무리되겠죠. 지난주에는 그 과정에서 최석이 정이현을 함정에 끌어들였음이 드러났습니다.

독특하고 흥미로운 설정에도 불구하고 대진운이 좋지 않았던 '출생의 비밀'


예가그룹의 모든 것을 차지하기 위해 이복형을 죽이려했고 조카 마저 비자금에 연루시켰다는 비정한 이야기가 기존 재벌가의 후계다툼 내용과 별로 다를 것이 없어 식상하기도 했고 독특한 매력으로 드라마를 끌어오던 홍경두, 최국, 조여사(유혜리) 캐릭터가 지난주에는 빛을 발하지 못했습니다. 하필이면 마지막회를 앞두고 가장 불편한 이야기가 방송된 것이 시청률이 급격히 낮아진데 한몫했다고 봅니다. 일부 시청자들 중에는 '이야기가 산으로 간다'는 극단적인 평을 내린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언제나 그렇듯 시청률이 드라마를 평가하는 모든 잣대는 아닙니다. 한번쯤 안아주고 싶은 홍해듬이 시선을 잡아끌었고 가진 것도 없고 배운 것도 없지만 사랑이라는 순수함 하나로 정이현을 끌어당기는 홍경두의 순정도 그럭저럭 흥미로웠습니다. 누구나 쉽게 빠질 수 있는 질투의 함정에서 벗어나지 못해 지옥으로 끌려들어간 이선영(이진)이나 마치 기독교의 '원죄'라도 지니고 태어난 듯 인상을 쓰는 최기태(한상진) 등 각각의 사연들이 아기자기하고 재미있었죠.

마지막회에 드러날 진실은 생각 보다 따뜻하고 아름답지 않을까. '행복의 씨앗' 그 정체는?


솔직히 '출생의 비밀'이 뭔가 엄청난 큰 반전을 감추고 있다거나 그럴것 같진 않습니다. 유난히 '대진운'이 안 좋았던 이 드라마는 '백년의 유산'을 의식한 무리수를 두기 보단 본래 추구했던 따뜻한 '출생의 비밀' 즉 첫회에서 언급한 '행복의 씨앗'을 보여주는 내용으로 따뜻하게 종영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내용 자체는 별것없을지 몰라도 또 '출생의 비밀' 역시 다른 드라마처럼 그렇고 그런 '해피엔딩'을 선택하더라도 그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는 매력이 있더군요.

요즘 시청률을 의식한 많은 드라마들이 '백년의 유산' 흥행공식을 모방하는 경우가 많은데 '출생의 비밀'이 그런 무리한 선택은 하지 않으리란 믿음도 조금쯤 있습니다. 귀여운 해듬이도 해듬이지만 '레인맨(1988)'의 더스틴 호프만처럼 천재 과학자 역할을 흥미롭게 해석한 김갑수씨를 못보는게 아깝네요. 초반에 잠깐 등장하고 안 보이길래 또 다른 드라마에서처럼 죽는 역할을 맡았나 아쉬워했었습니다. 어쩌면 최석과 정이현의 위기를 해결해줄 사람도 최국이 아닌가 싶거든요. 마지막회에서는 진짜 '탄생의 비밀'이 드러나길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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