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 이야기/한국 드라마 보기

메디컬탑팀, 시청률 하락과 정려원의 감기 엎친데 덮친 악재

Shain 2013. 11. 12. 14:35
728x90
반응형

평소 치정극 보다는 의학 드라마를 의학 드라마 보다는 사극을 좋아하는 편인데 요즘은 그 취향을 고수하기가 참 힘듭니다. 사극은 아시다시피 드라마의 기본틀과 전개방식이 고정된데다 고증이 파괴된 픽션이 대세가 되어 어지간한 경우가 아니고선 재미가 없습니다. 의학 드라마도 진찰은 안하고 연애만 하던 옛날 패턴에서 벗어났다고 하지만여전히 멜로와 병원내 알력다툼이라는 구조를 변형시키는 정도입니다. '메디컬탑팀'은 어딘가 모르게 미국 의학 드라마를 많은 부분 의식했다는 생각이 들고 캐릭터면에서 매력적인 부분이 있었죠.

지난주 최저시청률을 기록한 '메디컬 탑팀'. 고민하는 의사 캐릭터라는 점이 장점이었지만.

지금 수목 드라마 시청률 1위를 차지한 '비밀'의 1회 시청률이 4.7%였습니다. 반면 '메디컬탑팀'의 1회 시청률은 6.5%로 1회 시청률만 보면 '메디컬탑팀'이 훨씬 유리한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어제 10회를 방송한 '메디컬탑팀'의 시청률은 4.7인 반면 '비밀' 최고 시청률이 계속 올라 13.4를 기록했습니다(닐슨코리아 수치는 17.3이었다는군요). '메디컬탑팀은' 최저 시청률을 깨버렸고 '비밀'은 최고 시청률을 갱신한 것입니다.

'메디컬탑팀'은 완벽한 드라마가 아닙니다. 첫회를 보고 많은 팬들이 박태신 역의 권상우 발음이 또렷하지 못하단 점을 지적했고 최고의 실력을 가진 서주영(정려원)에게 연륜에 맞는 카리스마가 느껴지지 않는다고했습니다. 한승재 역의 주지훈은 헤어스타일이 이상하다는 말이 나왔죠. 물론 '메디컬탑팀'에는 주인공들의 결점을 메꿔줄만한 '명품조연'도 많이 출연하고 있습니다. 세련된 느낌의 악역 신혜수(김영애)도 있고 노련한 흉부외과 과장 장용섭(안내상)도 있지만 그래도 전반적인 전개 방식은 뭔가 부족했습니다.

이 드라마의 최대 장점은 각기 다른 입장의 캐릭터이지만 그 매력이 살지 않고 있다.

일단 '메디컬탑팀'에서 보여주는 응급실 에피소드는 MBC의 히트작인 '골든타임(2012)'을 떠올리게 합니다. 복합 시술이 필요한 응급환자에 여러 명의 전문의가 동원된다는 점이나 환자를 살리기 위한 치료가 병원내 정치로 힘들어진다는 점. 현실적인 어려움 따윈 신경쓰지 않고 환자를 살리는 일에만 몰두하는 의사 등. 익숙한 느낌의 설정이 상당 부분 눈에 띕니다. 그외에도 인기 의학드라마의 여러 장면을 도입한게 아닐까 싶을 만큼 신선한 느낌이 없죠

.

전문성을 최대한 살려 생소한 의학 용어를 수시로 대사로 소화합니다만 전체적으로는 이도저도 아닌 느낌입니다. 그런 애매한 부분을 상쇄하려면 캐릭터가 독보적이어야하는데 안타깝게도 '메디컬 탑팀'에는 부원장 신혜수를 제외하면 그리 매력적인 캐릭터가 없죠.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고민하는 박태신은 지나친 자신감 과잉이 껄끄럽고 혼외자라는 약점을 가진 한승재는 늘 '형수'인 신혜수에게 휘둘리기만 합니다. 실력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서주영은 장용섭과 신혜수 사이에서 우왕좌왕 합니다.

10회 출연장면에서 감기에 걸린 기색이 역력했던 정려원. 시청률 부진과 더불어 덮친 악재.

권상우와 정려원 두 사람이 예전에 볼 수 없었던 발전을 보여주었다는 걸 인정 합니다. 아무리 외우고 외워도 어려운 의학 용어를 단숨에 소화하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특히 권상우처럼 발음 지적을 자주 받는 배우에겐 구강구조상 꽤 힘든 일이었을텐데 생각한 것 보다 꽤 잘하더군요. 정려원도 첫회에서 속은 여리지만 겉으로는 냉정하고 딱 부러지는 흉부외과 의사 역할을 통해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드라마가 산만하니 두 사람의 장점이 돋보이기엔 역부족인 듯하더군요.

최악의 시청률을 기록한 10회에서는 서주영 역의 정려원이 감기에 걸렸다는 걸 한눈에 알겠더군요. 피곤한듯 탁하게 가라앉은 목소리에 눈에 띄게 빨개진 코 밝게 웃고 있는데도 감기 증상이 분명한 듯 했습니다. 촬영장이 병원이라 따뜻할 것같기도 한데 갑자기 추워진 날씨탓인지 아니면 몸살 때문인지(설마 목이 쉰 건 아니겠지요?) 아프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기자 본인이 혼신의 힘을 다해 얼굴에서는 그런 기색을 최대한 감췄습니다만 컨디션이 안 좋을 때도 쉴 수 없는게 우리 나라 드라마 촬영의 현실이죠.

 

 

 

 

 

 

 

정려원이 맡은 서주영은 성공하고 싶은 야망도 의사로서 최선을 다하고 싶은 욕심도 모두 가진 여성입니다. 한승재 덕으로 그 자리까지 왔다는 말을 듣기 싫어 한승재의 도움을 거절했더니 탑팀을 노리는 신혜수와 장용섭이 번갈아가며 서주영을 괴롭힙니다. 최대한 현명하게 그 위기를 넘기려 같이 술도 마셔보고 시키는 일도 해보지만 한승재와 갈등만 늘어갈 뿐 답답한 상황이 나아지질 않습니다. 안 그래도 답답한 캐릭터라는 지적을 받는 판에 감기라는 악재까지 겹쳤으니 안쓰러운 상황이죠.

산만한 구성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괜찮은 점이 있는 의학드라마 '메디컬 탑팀'

드라마 '메티컬탑팀' 추천한다면 연기자들의 발전된 모습과 입장이 다른 젊은 의사들의 고민과 성장 부분입니다. 진부한 면도 없잖아 있지만 캐릭터 하나하나는 매력적인 드라마죠. 배우 개개인과도 잘 맞는 편입니다. 반면 전문의학용어는 자주 등장합니다만 의학드라마로서는 그리 큰 점수를 주고 싶지 않아요. '메디컬탑팀'이라는 전문적인 냄새가 나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파벌싸움이라는 주변적인 것이 훨씬 강조되는 분위기입니다. 무엇 보다 MBC가 요즘 히트한 드라마를 지나치게 우려먹는 경향이 있어 다른 의학드라마 히트작을 지나치게 의식한 느낌은 지적하고 싶습니다.

사극이나 통속 멜로극은 한번 성공한 포맷이 생기면 그 포맷을 그대로 반복하는 복제가 가능하지만 의학드라마는 드라마 고유의 매력을 살리지 못하면 성공하기 쉽지 않습니다. 시청률 공식에 따라 판에 박힌 드라마를 찍어내는 요즘에 어쩌면 이런 의학드라마를 시도한 점 자체를 높이 사야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시청률 경쟁에서 뒤쳐진다는 점을 의식하기 보다 다소 산만한 드라마의 색깔을 통일하고 배우들도 간만에 출연한 의학드라마에서 기억에 남을 만한 의사 역할을 만들어내길 기원해 봅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