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 문화 읽기

불편한 합법 다운로드 불법 보다 나은 점이 뭐지?

Shain 2014. 3. 1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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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포털 연예란 뉴스를 보다 보면 드라마 파일을 캡처한 기사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대개 각 방송사의 로고가 찍힌 드라마 파일은 각 방송사 사이트에서 무료 제공하는 생방송 캡처거나 웹하드 등을 통해 내려받은 파일입니다. 물론 생방송 중 캡처한 화면은 그냥 일반 TV와 같기 때문에 필요한 순간에 바로 캡처하기가 쉽지 않죠. 캡처하겠다고 마음 먹은 순간 다음 장면이 방송되니까요. 또 온라인 전송의 특징상 고화질 온에어가 아닌 이상 굉장히 흐릿합니다. 합법 다운로드 사이트에서 파는 드라마 파일은 VOD 마크가 찍혀 있거나 방송사 로고가 없는 경우가 많아 캡처 장면만 봐도 대충 어떻게 받았는지 짐작이 가능합니다. 저작권법 적용 방법이 다양해졌지만 아직 불법 다운로드도 많습니다.

합법 다운로드를 통해 다운받은 드라마 파일 캡처. KBS, SBS는 아무 마크가 없지만 MBC는 VOD가 붙어 있다.




제가 공중파 파일을 합법적으로 구매하기 시작한 이유는 광고 때문입니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프로그램을 쉽게 볼 수 있고 돈을 내면 광고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부분은 굉장한 장점입니다. 그러나 처음 다운로드 사이트를 접한 심정은 솔직히 뭐 이런 서비스가 다 있냐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상당히 불편하고 설치하고 난 후에도 오류가 많았거든요. 그 때 당시에는 '콘팅(Conting)'이 유일하게 합법적으로 다운로드 가능한 포맷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래도 방송사들의 오래된 드라마들까지 DB화해서 갖추고 있단 점에서 꽤 긍정적이었습니다.

종종 수년전 방송된 드라마 파일을 보고 싶은 경우가 있는데 방송사에서 제공해주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콘팅'에도 처음에는 옛날 파일이 없었지만 최근에는 2000년대부터 방송된 인기드라마는 한두편씩 올려놓고 있습니다. 박정희 정권의 명암을 조명한 '제3공화국(1993)'같은 드라마는 드라마 제작의 수준도 높고 자료화면으로서도 괜찮은 편이라 종종 다운로드 받아서 보곤 합니다. 그런데 서비스는 정말 '이런 품질의 서비스를 돈받고 하나' 싶을 정도로 불만족스럽습니다.




액티브 엑스로 설치되는 전용 다운로드 프로그램이 종종 에러를 일으키는데 이게 사용자 입장에서 쉽게 해결되지 않습니다. FAQ 파트에 정확한 원인과 대처법을 적어놓지 않아 혼자서 몇차례 PC를 리부트 하고 프로그램을 재설치해야했습니다. 또 그런 문제가 있을 때 마다 문의하거나 상담할 수 있는 공간이 없습니다. 어렵게 어렵게 구석에서 이메일 문의를 찾았는데 문의해봐도 답장이 오지 않더군요. 그런 서비스 때문에 짜증나서 환불을 신청했는데 '환불' 의 주체는 각 방송사였습니다. 물론 방송사는 중개업체니까 자세한 이유도 설명하지 않은채 환불을 거부합니다(방송사 마다 이건 좀 다르더군요).

'합법 다운로드' 서비스임을 강조하는 콘팅. 고객게시판이 없고 KBS 다운로드가 늦다.


결정적으로 이 사이트에 열이 받은 이유는 KBS의 다운로드 서비스입니다. 방송 3사 중 MBC와 SBS는 방송 이후 늦어도 30분 안에 다시보기, 다운로드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KBS는 10시경 방송된 프로그램이 빨라야 2시간 늦으면 그 다음날 새벽 3시쯤 파일이 올라옵니다. '바로 보기'가 장점인 사이트에서 특별한 양해도 없이 특정 방송사 파일만 늦게 올라오다니 처음엔 이게 방송사의 늑장 즉 방송사의 특별한 사정인가 싶어 그냥 참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푹(pooq)'이란 사이트를 이용해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콘팅'만 KBS가 늦은 거였습니다(아까운 내 시간!).

'콘팅'을 오래 썼으니 다운로드 서비스 테스트라도 해보자 하는 심정으로 '푹'의 자동이체를 신청했습니다. 아무래도 핸드폰과 신용카드만 결제가능하다는 걸 보니 모바일 중심 서비스가 아닌가 했는데 직접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해볼 때까진 몰랐습니다. '푹'에는 '콘팅'과는 비교도 안되는 단점이 있더군요. '콘팅'은 받고 싶은 드라마 파일을 다운로드시키고 '컴퓨터 자동종료'를 설정해두면 다음 날 아침에 드라마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푹'은 기본적으로 드라마 다운로드 권한이 15분에 한번씩 끊깁니다. 이유도 모르고 끊겼다는 걸 알았을 땐 황당하기만 하더군요.

'다시보기'와 '모바일'에 최적화된 'pooq' 15분 마다 한번씩 다운로드가 끊긴다는 공지는 없다.


예를 들어 1기가 분량의 드라마 파일을 다운로드 받으면 800메가 쯤 받았을 때 전송이 끊겨서 다시 다운로드를 받아야하는 것입니다(ADSL 기준). 그나마 그렇게 여러 차례 눌러서 다운로드가 완료되면 다행인데 여러 파일을 한번에 다운로드받는 건 꿈도 꿀 수 없고 가끔 PC 사정으로 종료할 경우 그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한 프로그램당 4회까지 다운로드 클릭이 가능하고 4회가 넘으면 다운로드 시도를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으려고 리스트에 3-4개 파일을 올렸다가 중지되서 다시 클릭했다간 돈만 날리는 겁니다. 센스없는 파일명부터 시작해서 마음에 드는 부분이 하나도 없더군요.

가장 심각한 건 이런 사실을 처음부터 공지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다운로드'를 15분 만에 받아야하고 4번만 클릭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이 불편한 서비스를 이용할 사람이 있을까요?  한마디로 '푹'이란 사이트는 모바일로 다시보기에는 적절한 사이트인지 몰라도 다운로드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셈이지만 그 부분을 알리지 않은채 서비스합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화가 나서 노발대발한 메일에 '브라우저와 사용자 네트워크 문제'로 밀어부치는 고객센터의 대응입니다. FAQ를 찾아보니 15분 후 다시 받아야한다고 써 있으면서 제가 겪은 문제가 '개인 문제'라네요.

FAQ 사이트에 이렇게 적어놓았지만 고객센터 응대는 사용자 잘못이라니. 이건 무슨 쌍팔년도 서비스 마인드?


솔직히 두 사이트가 각종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에 비해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장점은 '합법'적인 서비스라는 점 뿐입니다. 수년전부터는 '불법'으로 낙인 찍힌 각종 웹하드 사이트에서도 '제휴 컨텐츠'를 이용해 각종 불법 파일을 돈을 내고 다운로드할 수 있지만 이는 저작권자의 저작권료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일 뿐 파일을 올리는 과정 자체가 합법은 아니기 때문에 아직까지 불안정합니다. 그러나 다운로드 서비스 자체는 두 '합법' 사이트 보다 좋은 곳이 많죠. 파일이 올라오는 속도도 빠르고 다운로드도 안정적입니다.

최근 'pooq' 고객센터의 상담 태도를 보면 마치 자신들의 서비스는 완벽한데 고객이 트집잡는다는 느낌의 답변입니다. 기본적인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점에 화가 난 것인데 그렇게 직접적인 분노도 이해하기 어려웠나 봅니다. 웹하드 업체가 그런 식으로 장사하면 금방 망했겠죠. 이런 류의 불편이 당연한거라면 차라리 불법 위험을 감수하고 편리한 웹하드를 이용하는게 훨씬 낫습니다. 원하는 파일이 바로바로 다운로드 안되고 다운로드 과정은 불편하고 '합법' 타이틀 외에 더 나은 점이 대체 무엇인가요? 저작권 보호를 부르짖으면서 정작 우리 나라 합법 다운로드는 이 모양이니 한숨만 나옵니다. 그냥 웹하드 업체에게 권한을 넘기는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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