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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데이즈, 절대권력의 대통령 암살 이제서야 100억 대작이 볼만하다

Shain 2014. 3. 20.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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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이 강한 사람일수록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견디지 못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자신이 믿고 있는 신념이 부정한 사람에 의해 붕괴되는 것을 보면 평범한 사람들 보다 더욱 크게 반발하기 마련이죠. '쓰리데이즈'의 경호실장 함봉수(장현성)는 한태경(박유천)의 총에 죽었지만 결국 자살이나 다름없습니다. 양전리 마을 사람들을 구출하기 위해 출동했던 작전에서 전우들이 모두 죽고 국민도 구하지 못했습니다. 그때 이후 오로지 대통령 경호실에만 매달렸던 함봉수가 이동휘(손현주) 대통령을 저격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누군가 함봉수의 트라우마를 자극했기 때문이겠 죠. 그러나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한태경 앞에서는 흔들릴 수 밖에 없는 함봉수입니다. 98년 그때 지키지 못한 전우들처럼 한태경 역시 자신을 따르는 또다른 동료이기 때문입니다.

 

드디어 밝혀진 이동휘의 어두운 비밀. 대한민국의 모든 절대권력이 그를 죽이려 한다.

 

대통령을 목숨걸고 지키라고 교육받았던 한태경은 함봉수의 죽음으로 또다시 아버지같은 사람을 잃었습니다. 의문사한 아버지 한기수(이대연)가 양전리 사고의 원흉이라는 것도 믿을 수 없는데 함봉수를 직접 죽이고 보니 대통령 경호 임무에 회의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동휘 대통령이 최지훈(이재용) 검사가 밝힌 양전리 사건의 진실을 모두 사실이라고 자백했다는 것입니다. 이동휘로 인해 목숨을 잃은 24명의 사람들과 대통령을 지킨다는 신념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함봉수. 강렬한 듯 자연스러운 장현성의 연기가 빛나더군요.

98년, 미국 군수업체 팔콘사에서 폐기 직전의 무기를 한국에 팔아먹기로 합니다. 당시 팔콘의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던 이동휘는 현 재신그룹 회장인 김도진(최원영)과 함께 한국 고위 관료들를 불러 북침 계획을 털어놓습니다. 북한 잠수함이 한번 나타나면 경제 위기로 삭감된 국방 예산을 올릴 수 있을 것 이라 합니다. 그렇게만 해준다면 그곳에 모인 멤버들에게 적절한 대가를 줄 수 있다고 말입니다. 이동휘가 만났던 그 사람들이 지금의 국정원장, 여당 대표, 합창의장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모두 김도진의 대통령 암살에 협력했습니다.



 

 

그 방에는 렘브란트의 '야경'이 걸려 있습니다. 그 그림은 원래 '프란스 반닝코크 대위의 중대'로 대낮을 배경으로 그린 그림인데 물감 때문에 색이 어둡게 변해 '야경'이란 이름으로 더욱 잘 알려져 있습니다. 렘브란트의 시대에는 돈을 모아 단체사진 성격의 초상화를 그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렘브란트는 그 시대의 개념과는 달리 가상의 인물까지 섞어 단체 초상화를 역동적이고 드라마틱하게 연출해 버립니다. 근사한 초상화를 기대했던 사람들은 천재 화가 렘브란트를 욕하기 시작했죠. '야경'은 다양한 사람들의 욕망이 어떻게 어긋나는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듯 합니다.

이동휘는 약속대로 북한의 잠수함만 내려오는 것으로 생각했고 인명 피해는 없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과잉 대응인지 아니면 어떻게든 무기를 팔아야 했던 팔콘의 조작 때문인지 현장에선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주민을 구출하러 들어갔던 군인들이 정전으로 서로를 향해 총을 쏘는 바람에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부상자가 19명 사망자가 24명 발생한 최악의 사건.권력자들은 야합으로 각자의 잇속을 챙겼지만 혈세는 낭비되고 억울한 국민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강직한 함봉수가 대통령을 증오하고도 남을 충분한 이유였죠.

대통령이 상대해야하는 절대권력의 정체는 미국 군수업체를 등에 업은 재벌과 권력자들.

함봉수와 최지훈 검사가 폭로한 대통령의 과거는 윤리와 정의에 대한 판단을 요구합니다. 누가 뭐래도 북침을 모의한 이동휘는 악인입니다. 본인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간에 그로 인해 무고한 사람들이 죽었고 국가는 불필요한 무기를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최지훈 검사의 판단대로 '국가내란죄'에 해당하는 엄청난 범죄입니다. 이 정도면 국민 누구나가 대통령을 비난할 것이고 여당 의원들 조차 탄핵을 주장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동휘의 계획에 동참한, 어쩌면 이동휘 보다 더욱 악한 절대권력자들이 현직 대통령인 이동휘를 죽이려하는 것은 훨씬 질나쁜 범죄입니다.

사실 1회에서 4회까지 보여준 대통령 암살 과정은 핵심인 손현주의 부재로 다소 모호한 감이 있었고 보는 재미도 덜 했습니다. 함봉수와 한태경 사이의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계속 끌고가기에는 설득력이 없었습니다. 이유없이 대통령을 배신한 함봉수가 마치 사이코패스처럼 보였습니다. 이제 부드럽게 웃으며 이동휘를 자극하는 섬뜩한 김도진과 대통령을 향해 총을 겨눈 권력자들이 나타났으니 드디어 비어있던 아귀가 맞게 되었습니다. 미국을 등에 업은, EMP 폭탄까지 동원할 수 있는 군수업체와 재벌과 군인과 정치인이 모두 대통령을 죽이려 합니다. 이야기가 본 궤도에 올랐으니 시청률이 오를 만 했네요.

함봉수가 죽이려했던 이동휘. 한태경에게도 과연 지킬 가치가 있는 인물인가. 판단을 요구하는 문제들.

 

한태경은 함봉수의 집을 둘러보다 경호실에 또다른 암살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신규진(윤제문)이 날을 세운 가운데 경호본부장 김상희(안길강)부터 측근 경호원(윤서현)까지 최대한 삼엄하게 경계하고 있지만 사방이 적인 상태입니다. 이동휘가 팔콘사의 컨설턴트로 무기 구매를 주도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한민국을 불바다로 만들겠다는 협박이라도 받았던 것일까요? 이동휘는 과연 보호받을 가치가 있는 인물일까요? 이동휘라는 인물이 군수업체의 개에서 그들을 처단하려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변신한 사연이 궁금합니다. 드디어 150억 대작의 매력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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