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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에도 국경 분쟁은 세계가 주목하는 심각한 이슈입니다. 때로는 독도처럼 명백히 대한민국 영토인 곳을 국경 분쟁 지역으로 둔갑시키는 횡포를 목격하기도 하고 강대 국가가 약소 국가를 점령하는 일은 요즘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원나라의 침략을 받고 독립적인 국호 조차 지키기 힘들었던 고려 말기의 상황은 지금 보다 훨씬 더 안 좋았겠죠. 말로만 원나라의 부마국이지 속국이나 다름없던 고려에서 공민왕이라는 천재적인 왕이 등장한 것은 어찌 보면 기적입니다. '정도전'의 공민왕(김명수)는 고려 출신 명덕태후(이덕희)의 아들로 기황후의 원나라에 맞선, 탁월한 인물로 묘사됩니다. 원나라 노국공주를 아내로 맞아 사랑했으나 노국공주가 죽자 미치광이로 전락하고 맙니다.
'정도전'의 최영(서인석)은 방탕한 우왕(박진우)이 공민왕의 핏줄이라며 요동정벌을 부추킵니다. 공민왕은 원나라의 몰락을 틈타 한때 요동을 정벌했으나 조직적으로 침략하던 왜구에게 시달리던 고려는 요동을 영토로 지킬 능력은 부족했던 것같습니다. 더군다나 공민왕의 암살과 우왕의 등극 과정에서 외세인 명나라와 북원까지 고려를 들쑤셔놓으니 '고려'라는 이름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꽤 벅찬 시간을 보낸 듯합니다. 극중에서 이인임(박영규)은 혼란스러운 고려에서 왕실과 자신을 존속시키는 방법을 아주 잘 아는 간신으로 등장하죠.
이인임이 몰락하고 권력을 잡은 최영은 명나라의 철령위 설치를 계기로 요동정벌을 주장하고 나섭니다. 자신의 서녀를 우왕과 혼인시켜 국부 자리에 오릅니다. 이성계(유동근)와 조민수(김주영 - '추동궁마마'에서 이방간 역으로 나온 분)를 비롯한 장수들과 신진사대부들은 현재 고려 상황으론 무리라며 반대하지만 최영은 공민왕 때 점령한 국토를 지켜야한다는 당위성과 명나라의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점을 들어 꿋꿋이 요동정벌을 주장합니다. 1388년 우왕 14년, 고려에는 엄청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최영의 요동정벌은 그 변화를 앞당기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강력한 무력으로 영토를 회복하는 것은 어느 국가에게나 중요한 문제입니다. 주변 강대국들에게 고려가 함부로 할 수 없는 만만치 않은 나라라는 걸 보여주는데는 군사력 만한 것이 없습니다. 왜구들이 무서워 벌벌 떨었다는 최영과 신궁 소리를 듣던 이성계의 능력은 전장에서 갈고 닦은 실력이었습니다. 1388년 당시 최영의 나이는 74세, 요동정벌을 죽기전에 '외적의 침략에 신음하는 고려가 천하를 향해 당당히 어깨를 펼 마지막 기회', '뼈속 깊이 스며든 패배주의를 걷어낼 기회'라고 표현하는 드라마속 최영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죠. 그는 최전방에서 직접 고려를 수호한 장군이니 말입니다.
외교를 통해 명나라를 저지하려는 신진사대부 정몽주(임호)의 말도 틀린 것은 아닙니다. 이숭인(정희태)을 처벌하면서까지 요동정벌을 주장하며 '당신네의 사대주의가 주원장의 콧대를 높이는 거'라고 호통치는 최영에 맞서 이색(박지일)과 정몽주는 사대는 '약국강식의 천하에서 소국이 살아남는 생존의 원리'라 대답합니다. 사실 심정적으로 당당하게 명나라를 물리치자고 말하는 최영에 말에 고개를 절로 끄덕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외교를 통해 혁혁한 성과를 이뤄낸 정몽주의 주장도 일리가 있죠. 고려는 수시로 공격받는 나라였습니다.
요동 정벌을 둘러싼 최영의 강건한 태도는 반쯤 미친 우왕을 각성하게 할 만큼 대단했습니다. 이인임에게 좌지우지되던 우왕은 처음으로 아버지처럼 요동을 점령하고 싶다는 야망을 가지게 됩니다. 반면 이색을 비롯한 신진사대부 집단의 최영에 대한 반발은 점차 거세지고 조민수, 번안렬(송금식), 배극렴(송용태)같은 장수들은 최영 보다는 이성계를 더욱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말겠죠. 힘의 균형이 이렇게 깨지면 한 쪽이 무너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대로라면 정도전(조재현)이 부추켰던 대업의 꿈을 잠시 접었던 이성계가 또다른 선택을 강요받게 됩니다. 바로 위화도 회군입니다.
이성계로서도 감히 요동을 정복하라는 왕명을 어기고 돌아왔으니 판을 갈아엎거나 죽거나 둘 중의 한가지 말고는 선택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최영의 요동정벌은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을 촉발시킨 결정적인 계기로 조선의 개국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직접 정벌에 나섰더라면 뭔가 달라도 달라졌을텐데 역사는 만약이란 건 없죠. 고려의 간신 이인임은 그래도 유배를 떠나 비교적 곱게 자신의 삶을 마무리했지만 요동 정벌을 주장한 최영은 위화도 회군 이후 이성계에게 참형을 당합니다. 영웅에 어울리지 않는 비극적 최후입니다. 빌붙어서 권력을 유지하던 우왕의 생명이 끝나는 것도 그 시점이죠. 다소 옹고집처럼 묘사되는 최영이 안타깝지만 역시나 전쟁 보다 외교를 선택하는 것이 현대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는 문제겠죠.
1388년 요동정벌을 주장하며 이성계, 신진사대부와 맞서는 최영. 그는 우왕과 동반 퇴장한다.
'정도전'의 최영(서인석)은 방탕한 우왕(박진우)이 공민왕의 핏줄이라며 요동정벌을 부추킵니다. 공민왕은 원나라의 몰락을 틈타 한때 요동을 정벌했으나 조직적으로 침략하던 왜구에게 시달리던 고려는 요동을 영토로 지킬 능력은 부족했던 것같습니다. 더군다나 공민왕의 암살과 우왕의 등극 과정에서 외세인 명나라와 북원까지 고려를 들쑤셔놓으니 '고려'라는 이름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꽤 벅찬 시간을 보낸 듯합니다. 극중에서 이인임(박영규)은 혼란스러운 고려에서 왕실과 자신을 존속시키는 방법을 아주 잘 아는 간신으로 등장하죠.
이인임이 몰락하고 권력을 잡은 최영은 명나라의 철령위 설치를 계기로 요동정벌을 주장하고 나섭니다. 자신의 서녀를 우왕과 혼인시켜 국부 자리에 오릅니다. 이성계(유동근)와 조민수(김주영 - '추동궁마마'에서 이방간 역으로 나온 분)를 비롯한 장수들과 신진사대부들은 현재 고려 상황으론 무리라며 반대하지만 최영은 공민왕 때 점령한 국토를 지켜야한다는 당위성과 명나라의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점을 들어 꿋꿋이 요동정벌을 주장합니다. 1388년 우왕 14년, 고려에는 엄청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최영의 요동정벌은 그 변화를 앞당기는 계기를 마련합니다.
강력한 무력으로 영토를 회복하는 것은 어느 국가에게나 중요한 문제입니다. 주변 강대국들에게 고려가 함부로 할 수 없는 만만치 않은 나라라는 걸 보여주는데는 군사력 만한 것이 없습니다. 왜구들이 무서워 벌벌 떨었다는 최영과 신궁 소리를 듣던 이성계의 능력은 전장에서 갈고 닦은 실력이었습니다. 1388년 당시 최영의 나이는 74세, 요동정벌을 죽기전에 '외적의 침략에 신음하는 고려가 천하를 향해 당당히 어깨를 펼 마지막 기회', '뼈속 깊이 스며든 패배주의를 걷어낼 기회'라고 표현하는 드라마속 최영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죠. 그는 최전방에서 직접 고려를 수호한 장군이니 말입니다.
요동정벌은 어쩌면 우왕의 처음이자 마지막 야망 아니었을까.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을 불러올 요동정벌
외교를 통해 명나라를 저지하려는 신진사대부 정몽주(임호)의 말도 틀린 것은 아닙니다. 이숭인(정희태)을 처벌하면서까지 요동정벌을 주장하며 '당신네의 사대주의가 주원장의 콧대를 높이는 거'라고 호통치는 최영에 맞서 이색(박지일)과 정몽주는 사대는 '약국강식의 천하에서 소국이 살아남는 생존의 원리'라 대답합니다. 사실 심정적으로 당당하게 명나라를 물리치자고 말하는 최영에 말에 고개를 절로 끄덕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외교를 통해 혁혁한 성과를 이뤄낸 정몽주의 주장도 일리가 있죠. 고려는 수시로 공격받는 나라였습니다.
요동 정벌을 둘러싼 최영의 강건한 태도는 반쯤 미친 우왕을 각성하게 할 만큼 대단했습니다. 이인임에게 좌지우지되던 우왕은 처음으로 아버지처럼 요동을 점령하고 싶다는 야망을 가지게 됩니다. 반면 이색을 비롯한 신진사대부 집단의 최영에 대한 반발은 점차 거세지고 조민수, 번안렬(송금식), 배극렴(송용태)같은 장수들은 최영 보다는 이성계를 더욱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말겠죠. 힘의 균형이 이렇게 깨지면 한 쪽이 무너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대로라면 정도전(조재현)이 부추켰던 대업의 꿈을 잠시 접었던 이성계가 또다른 선택을 강요받게 됩니다. 바로 위화도 회군입니다.
최영이 옹고집으로 그려지는 건 아쉽지만 현대인의 선택은 정복 보다는 외교 쪽 아닐까.
이성계로서도 감히 요동을 정복하라는 왕명을 어기고 돌아왔으니 판을 갈아엎거나 죽거나 둘 중의 한가지 말고는 선택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최영의 요동정벌은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을 촉발시킨 결정적인 계기로 조선의 개국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직접 정벌에 나섰더라면 뭔가 달라도 달라졌을텐데 역사는 만약이란 건 없죠. 고려의 간신 이인임은 그래도 유배를 떠나 비교적 곱게 자신의 삶을 마무리했지만 요동 정벌을 주장한 최영은 위화도 회군 이후 이성계에게 참형을 당합니다. 영웅에 어울리지 않는 비극적 최후입니다. 빌붙어서 권력을 유지하던 우왕의 생명이 끝나는 것도 그 시점이죠. 다소 옹고집처럼 묘사되는 최영이 안타깝지만 역시나 전쟁 보다 외교를 선택하는 것이 현대인의 선택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는 문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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