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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1827

연평도, 소주 안락사, 뉴스를 보고 싶지 않다

전에도 적은 적 있지만 TV 드라마 리뷰를 쓰는 관계로 어쩔 수 없이 각종 포털을 들락거립니다. 현장에 직접 다녀올 수 없는 블로거들에게 정보원은 이런 기사들 밖에 없습니다. 비단 연예면 뿐만 아니라 각종 분야 기자들이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만들어야 하는 건 '정보'의 가치에 상관없이 무한하게 퍼질 수 있는 매체의 속성 때문일 것입니다. 한때 '탤렌트 양미경씨가 사망했다'는 뉴스가 네티즌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지만 동명이인을 착각한 기자의 실수로 드러난 적도 있습니다. 행여 그 이후 정정 보도를 읽지 못한 사람이라면 아직도 사실이라 아는 분들이 있을 수 있지요. 최근 확산되고 있는 트위터의 정보는 글을 올린 분들을 정보원으로서 존중하기에 '일단 믿지만' 정확성과 객관성 부분은 담보할 수 없을 때가 종종 ..

TV Inside 2010.11.28

근초고왕, 왕은 타고난 인물이어야 한다

부여구의 성장 과정을 묘사하지 않아 극중 근초고왕 부여구(감우성)가 흑강공 사훌(서인석)과 어떤 경험을 하고 왕재로서 배운게 무엇인지 알 길 없지만 부여구는 비류왕 부구태(윤승원)의 장자인 부여찬(이종수) 보다 나은 기량과 재주를 선보입니다. 기억을 돌이켜보면 고구려 고국원왕 사유(이종원)과 전투를 치르는 부여구는 어릴 때부터 특별한 인물이긴 합니다. 제2왕후 진사하(김도연)에게서 태어난 그의 태몽은 감히 '나투(羅鬪)'의 꿈이었다고 합니다. 부여구가 위험하게도 주몽의 현신이라고도 합니다. 그런 상징적이고 미신적인 부분은 다 제쳐두고서라도 비류왕과 결혼해 후계를 약속받고 간신히 마음을 다잡은 해씨 집안의 해소술(최명길)이 불안해 하는 부분은 백제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사오리성의 우두머리 진정(김효원)의..

80년대 추억의 '대학가요제' 수상곡

종종 대학가요제란 행사가 아직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삽니다. 요즘은 다양한 가요와 팝이 있지만 'MBC 대학가요제' 음악들이 특별했던 시절도 있었답니다. 80년에도 이미 댄스가수와 밴드 등 여러 타입의 가수들이 존재했지만 지금처럼 가수가 '엔터테이너'로 분류되지는 않던 시절입니다. 90년대를 이어 21세기 까지도 좋은 노래들은 많이 발표되었고 여러 팬들을 휘어잡았지만, 매년 이렇게 대학가요제 수상곡이 발표되면 추억의 노래들을 떠올리게 됩니다. 외우고 있는 지 조차 몰랐던 노래들이 흥얼흥얼 가사까지 분명하게 떠오를 땐 그만큼 좋은 노래였구나 행복해하기도 하죠. 2010년 제 34회 대학가요제에서는 한림대 '이인세'의 '위드 유'가 대상을 차지했다고 하는군요. 아직 음원을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이라 어떻게..

드라마와 문화 2010.11.28

'댄싱 위드 더 스타' 한국도 만든다?

우리 나라엔 Mnet의 '슈퍼스타K'가 노래로 겨루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입니다만 미국엔 춤추는 사람들의 서바이벌 프로그램도 있죠. FOX의 '유 캔 댄스(So you think you can dance)'와 ABC의 '댄싱 위드 더 스타(Dancing with the Stars)'입니다. 매주 지정된 종목을 겨루고 그 심사 결과에 따라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커플을 떨어트리는 방식입니다. '유 캔 댄스'와 '댄싱 위드 더 스타'는 모두 볼륨댄스(댄스스포츠) 종목을 두루 경쟁 분야로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차차차, 룸바, 탱고, 지터벅, 왈츠, 자이브 등 댄스스포츠 팬에게 익숙한 춤들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죠. 2005년에 1시즌을 시작해 이제 11시즌을 마친 'DWTS(Dancing with the stars)..

드라마와 문화 2010.11.27

욕망의 불꽃, 방통위 경고 아쉽다

미국 드라마는 성인용 장면을 자주 묘사하는 것 같지만 청소년과 어린아이, 성인이 시청할 수 있는 등급이 확연히 구분되어 있습니다. 수입되어 인기를 끄는 내용들이 대부분 성인물이거나 케이블 TV용인 경우가 많아 미국 가정에서 전 가족이 그런 내용을 시청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건 그렇지 않습니다. 9시 이전에 방영되는 TV 드라마는 제목부터 용어까지 많은 부분 제약이 있습니다. 최근 영미권엔 2세 이전 아동에겐 TV 시청이 몹시 해롭다는 연구결과에 따라 어린아이들에게 TV 시청을 금지시키라는 권고가 내려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TV 방영물은 폭력성, 선정성 등에 따라 전체시청가, 아동용, 성인용 등으로 아주 골고루 분류하고 있습니다. 해당 TV 프로그램은 분류 마크를 방영전 혹은 방영 내내 부착해 시청자들에..

대물, 정치는 배꼽 아래 일을 묻지 않는다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위기의 남자, 강태산(차인표)는 모든 더러운 것은 자기가 다 할테니 따라와달라고 서혜림(고현정)에게 사정하지만 서혜림은 현실과 타협해야한다면 자기손으로 직접 한다며 조배호(박근형)과 강태산 사이에서 남해도의 이익을 얻어냅니다. 정부 지방채 발행 조치도 이뤄짐으로서 모라토리엄 위기를 극복하고 급한 불을 끄게 됩니다. 남해도 내에서 서혜림은 시장상인들에게 '은인'이란 소리까지 듣게될 정도로 인기가 높아집니다. 그렇지만 이런 승승장구를 두고볼 강태산이 아니죠. 조배호의 비리를 폭로하고 도지사 당선 때 하도야(권상우)가 상대 후보를 협박한 일을 물고 넘어집니다. 비정상적으로 서혜림에게 집착하는 강태산은 새내기 정치인을 금방이라도 망가트릴 것 같습니다. 강..

즐거운 나의 집, 성은필의 빨간색 취향

AG으로 인해 지난 주 결방이 참 아쉽게 느껴졌었는데 이번주에 이어진 내용은 공백 탓인지 금방 눈에 들어오진 않았습니다. 아이가 다칠까봐 두려워 하는 김진서(김혜수)의 갈등과 교수로서의 명예가 땅에 떨어진 이상현(신성우)의 분노,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아버지와 성은숙(윤여정)의 압박으로 불안해하는 모윤희(황신혜)의 이야기가 좀더 세세하게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시청자가 알고 있는 상황은 주인공들이 겪었던 일의 반도 되지 않습니다. 성은필(김갑수)의 이중성은 알면 알수록 오리무중이고 모준하란 이름이 따로 있는 이준희(이호재)의 과거도 궁금하기 짝이 없습니다. 은필의 전처 조수민(최수린)은 왜 정신줄을 놓아버렸을까요. 모든 인물들의 정보를 다 모아야 완전한 그림이 그려질텐데 아직까지 조각이 충분히 모이지 않았..

대물, 위기의 남자 강태산 속셈은?

조배호(박근형)의 말대로 서혜림(고현정)이 현실정치인이 되긴 됐나 봅니다. 하도야(권상우)의 부정한 협박으로 당선됐다는 걸 알았음에도 남해도 도지사 자리에서 물러날 생각은 하지 않고 조배호와의 커넥션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시청자 입장에선 강태산(차인표)나 조배호가 오십보 백보인데 그녀의 선택은 어떤 속셈인지 모르겠지만 강태산과 조배호 모두 서혜림을 블루칩으로 여기는 건 확실합니다. 'MBC 대장금'의 장금이는 삼일 동안 최고상궁으로 일하며 어머니의 소원을 성취했듯 하도야 검사는 백성민(이순재) 대통령의 요리사로 일하며 조배호에게 곰탕을 제공합니다. 부정한 일을 했다는 죄책감에 이젠 검사 자리를 내놓는다 공식 선언하고 야인의 길을 가게 될 듯합니다. 조배호와 강태산을 검거하는 건 공성조(이재용) 검사의..

바나나 농장 대학살, 지금은 끝났을까

최근 리메이크된 미드 '하와이 파이브 오(Hawaii Five-0)'에 등장하는 코노 칼라카와(Kono Kalakaua)를 맡은 그레이스 박은 한국계입니다만 그녀의 극중 이름 칼라카와는 하와이 왕의 이름입니다. 원작에서는 덩치가 제법 큰 하와이 원주민이 맡았던 역이죠. 드라마 제목 자체가 하와이가 미국의 50번째 주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라 미국에 점령되고 왕국이 사라진 하와이의 역사를 떠올리게 합니다. 식량 제국주의라는 거창한 용어를 떠올리지 않더라도 농작물 재배를 위해 희생된 나라들이 제법 많습니다. 하와이는 왕국이 사라지고 미국에 흡수되고,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와 공산국가 쿠바도 미국의 농장이 있던 곳입니다. 그곳 출신들이 미국 뉴욕의 갱단을 이루어 한때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었죠. 단순히 많은 양의..

드라마와 문화 2010.11.24

한국의 '엽전'과 미국의 '루저'

뜬금없는 말이지만 저는 루저물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특히 최근 들어 한국에도 증가한 루저 논란이 자기 비하적 체념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기 때문에 '적당히' 즐겨야할 문화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컨텐츠는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즐기기만 하는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반응할 수도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믿는 까닭에 오락거리처럼 등장하는 루저 주인공은 더욱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극과 정치극은 현실을 기반으로 했고 항상 현실의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즉 사람들의 생각을 부르는 드라마들입니다. 저는 같은 오락거리라도 이런 류를 좋아합니다. 사랑을 이야기하는 로맨스 소설 보다는 앞뒤를 짜맞춰야 하는 추리 소설이 훨씬 구미가 당기는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루저(looser)란 용어는 패자라는 뜻의 '루저(l..

드라마와 문화 2010.11.24

욕망의 불꽃, 살로메와 에로디아스

진짜 아이 엄마가 누구인지 밝히려는 '솔로몬의 판결'은 간단합니다. 진짜 엄마는 아이가 위험하거나 다치길 원치 않는다는 뜻이죠. 최근엔 진짜 엄마가 '더 비싼 걸 사주는 엄마'라는 컨셉으로 만든 광고도 있습니다. 진짜 엄마라면 광고하는 물건을 먹일거다 뭐 이런 내용인데 'MBC 욕망의 불꽃'에서 이런 컨셉으로 진짜 엄마를 찾는다면 답은 재벌가의 아내 '윤나영(신은경)' 뿐이겠죠. 극중 김민재(유승호)의 친엄마인 백인숙(엄수정)은 윤나영이 계속 떠나라고 압력을 넣지만 친아들의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아 합니다. 친엄마도 아니지만 재벌 상속자가 되기 위해 꼭 필요한 김민재를 버릴 수 없는 윤나영은 과도한 집착을 보이며 교통사고까지 위장합니다. 아무리 친딸인줄 몰랐다고 하지만 친딸 백인기(서우)에게는 몹쓸 짓을 ..

근초고왕, 완월당 해소술 이야기

KBS 근초고왕의 초반부는 왜 주인공 부여구가 왕위를 향해 달려갈 수 밖에 없는지 극적인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왕의 자질을 타고나 전쟁을 이끌고 형님을 구하는 속넓은 그의 모습은 간만에 보는 선굵은 사극의 매력을 톡톡히 느끼게 합니다. AG 중계로 라이벌 방송국은 주말극을 결방하고 있음에도 이 사극의 시청률은 두자리수를 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제도 적었듯 이 드라마는 소품 등에서는 고증이 잘된 섬세한 장면들을 연출했고 극적인 긴장관계도 잘 설정된 편이지만 내용이나 배경을 모른다면 도저히 알 수 없는 장면들이 많습니다. 극중에 배들이 오고가는 작은 나루터가 등장하는데 그곳이 현재의 한강임을 알아본 시청자들이 있을까요. 초기 백제 시대 즈음부터 조선 때까지는 퇴적물이 많지 않아 한강을 통해..

SBS 초혼, 최초 남사당패 드라마 아니다

지난주 SBS에서 20주년 특집극으로 2부작 단막극 '초혼'을 방영했습니다. 남사당패 이야기로 정은별과 박정철이 주연이라는데 드라마 최초로 남사당패의 애환을 그리게 될 거라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최초라고 주장하고 있긴 하지만 남사당패를 다룬 드라마는 이것이 국내 최초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KBS에서 '동의보감'으로 유명한 이은성 작가의 극본을 바탕으로 1989년 1월 4일부터 3일 동안 방영된 '두 석양'이란 드라마가 있었습니다. 그 각본으로 그해 백상예술대상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한 명작인데 신년특집 드라마로 당시로서는 몹시 생소했던 남사당패의 애환 그리고 그들이 늙어 갈등하는 예술가로서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남사당패' 이야기로 제일 유명한 건 누가 뭐래도 공길과 장생의 '왕의 남자(2..

드라마와 문화 2010.11.22

근초고왕, 백제가 많이 고프다

백제사는 읽으면 읽을수록 어느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주장은 너무 앞서나갔고 어느 주장은 너무 축소한 듯 해서 적정선을 맞추기 힘듭니다. 그 짧은 시기 안에 요서와 백제 두루 정복했다는 근초고왕은 그 뒷 이야기가 상세하지 않은 관계로 그 영웅성을 어디까지 묘사해야할 지 제작진도 고민이 아주 많았을 것으로 봅니다. 특히 일본과의 관계는 어떻게 묘사하는게 정답일까요. 그동안 불만족스러운 점을 여러 부분 봤길래 드라마가 여전히 '불친절하다'고 생각하지만 한가지 이 드라마의 장점으로 인정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시대 고증' 입니다. 사서에 의한 고증이나 성씨 등을 비롯한 역사 고증은 '이건 아닌데' 싶지만 소품이나 지역 배경, 복식 등은 꽤 만족스럽습니다. 왜 복장이 일본색이냐고 하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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