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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1827

교사와 학생 누가 사회적 약자인가

오늘 아침 인터넷을 달군 기사는 '여교사와 여중생이 머리채를 잡고 싸웠다'라는 내용입니다. 지난 달 12일 발생했던 이 사건은 해당 교사(55세)는 수업 중 학생이 노트에 낙서를 하자 그 노트를 빼았으려 했고 그 과정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전학 권고가 내려졌지만 학부모가 고소하겠다고 반발해서 사건이 커진 모양이군요. 교사와 학생 둘중 누가 약자인가. 아시다시피 이건 정답이 없는 문제입니다. 상황에 따라 약자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는 학생도 있겠고 반대로 약자가 될 수 밖에 없는 교사들도 있습니다. 무슨 학교가 약육강식의 정글이냐고 묻겠지만 요즘 학교에서의 권력 관계는 그리 일방적이지 않습니다. 그건 대부분의 사회인들이 체험하는 현상이죠. 일명 '사랑의 매'를 휘두르고 두발 단속을 하고 학교 ..

즐거운 나의 집, 무력한 바세바의 남편 우리야

성경에 기록된 다윗왕은 우리야의 아내인 바세바의 목욕을 훔쳐 보다 그녀와 동침하게 된다. 바세바가 임신을 하자 다윗은 전장에서 우리야를 불러들어 바세바에게 보낸다. 충성스럽고 우직한 우리야는 전장에서 고생하는 중인 동료와 부하들을 배신하고 싶지 않아 바세바를 만나지 않고 돌아간다. 다윗왕은 결국 부하를 보내 우리야를 죽여버리고 바세바와 결혼한다. 성은필(김갑수)는 렘브란트의 '목욕하는 바세바'를 이상현(신성우)에게 보여주며 바세바와 우리야, 다윗왕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는 다윗과 바세바의 이야기 보다는 다윗왕과 우리야가 더 재미있다고 이야기한다. '권력이란 건 그런 거야. 마음만 먹으면 부하의 아내를 취하고 그 남편의 목숨까지도 거둘 수 있는 것' 성은필의 대사로 그가 어떤 남자였는 지 다시 한번 더 ..

해운대 화재 미화원 입건 공정한가?

고층 빌딩 청소 노동자분들이 따로 제공받는 휴식 장소가 없어 건물 시설물이 설치된 장소에서 식사한다는 내용으로 포스팅한 적이 있습니다. 이 문제에 관심가진 사람들이 없는 것인가 싶어 자료를 뒤져보니 일명 '비트실' 또는 'PS실'에서 식사하시는 미화원들이 전국적으로 꽤 많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 공간 조차 여의치 않으면 화장실 마지막칸을 개조해 식사하는 휴게실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한편 지난달 1일 부산 해운대 마린시티내 '우신골든스위트' 오피스텔에서 발생한 화재로 현장을 목격한 미화원 3명이 입건되었습니다. 관련기사를 살펴 보면 당일날 현장에 있지도 않았던 인물도 입건자에 포함되어 있고 그 '탈의실'의 콘센트를 관리하는 건 관리소장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쓰레기를 치운다고 그 인간까지..

대물, 네가 서혜림이냐 조배호지

조배호(박근형)에 복수하겠다는 장세진(이수경)은 결국 유부남을 사랑한 어머니의 전철을 밟는다. 아내가 아무리 사업상의 파트너라지만 이미 유부남인 강태산(차인표)와 연인 사이가 된 것이다. 강태산 역시 조배호가 아버지에게 했던 비겁한 술수를 그대로 배우고 있다. 이로서 조배호에게 개인적인 복수를 꿈꾸는 커플이 탄생했다. 서로에 대한 호감을 접어두는 서혜림(고현정)과 하도야(권상우) 커플의 행보와 비교되는 이들 커플의 행보는 '필멸(必滅)'의 운명이 될 수 밖에 없는 설정이다. 재미있는 건 이들 커플이 가진 모순이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반어적'인 상황과 맞물린다는 점이다. 깨끗한 정치를 내건 정치인 서혜림, 누구나 원하고 있는 그 이상향을 보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를 시청하는 사람들은 만족..

즐거운 나의 집, 성은필 정체가 뭐야

MBC '즐거운 나의 집'에서 배우 김갑수씨는 2010년 드라마 출연 사상 여섯번째 죽음을 맞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의 흐름을 좌우하는 중요한 역할로 여전히 얼굴을 비추고 있다. 죽어버렸지만 전혀 죽은 것같지 않은 성은필의 존재는 드라마를 장악하고 있다. 모윤희(황신혜)의 아내로 김진서(김혜수)의 환자로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는 김갑수씨 없는 후속 편은 상상할 수가 없다. '우리 성씨 가문을 김박사가 낳고 자란 여염집하고 똑같다고 생각지 마세요'라는 말로 성씨 가문에 대한 자긍심을 드러내는 성은숙(윤여정)의 동생이자 미쳐버린 빨간 원피스 조수민(최수린)의 전남편, 다른 남자와의 불륜이 의심스러운 모윤희의 남편인 성은필의 정체는 대체 무엇일까. 모윤희는 성은필에 대해 감추려하고 김진서는 단순한 이..

워킹데드, TV 좀비 드라마 성공하다

방영전에 이미 전세계 120개국에 방영 계약을 마쳤고, 세계 26개국에서 좀비 분장 플래시몹을 진행했던 AMC의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The Walking Dead)'는 케이블 드라마 답지 않은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직접 제작한 오리지널 프로그램이 몇개 되지 않는 AMC 방송국 사상 최고의 시청률이었다. 530만명의 미국인이 시청했다는 이 드라마는 2010년 미국 케이블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흔치 않은 '대박'을 기록한 것이다. 거기에다 어제(2010년 11월 9일)는 단 2회 방영 만에 시즌 2를 주문받는 기염을 토했다. 이렇게 빨리 다음 시즌 제작 결정나는 드라마는 몹시 드물다. FIC(FOX International Channel) 배급 능력과 이벤트 능력이..

어쩐지 짧은 미드가 보고 싶은 날엔?

집에서 편안히 쉬기로 한 주말, 느긋하게 영화라도 한편 봐야겠다 싶은 그런 날에 영화를 골라 보지 못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간신히 한편을 골라도 영화는 분량이 너무 짧고, 미국 드라마를 보자니 완결되지 않은 내용이 많은데다 한 시즌을 모두 감상하는 시간이 만만치 않게 소요됩니다. 주말에만 시청하기엔 시간이 모자르죠. 미니시리즈 미국 드라마는 이런 경우 추천할만 합니다. 전체 분량은 웬만한 2시간짜리 영화 1-2편쯤 되고 다른 미드와 달리 깔끔한 완결도 볼 수 있습니다. 웬만한 영화보다는 길고 1시즌 미드 보다는 짧다는 장점이 있죠. 무엇 보다 수준높은 영화와 견줄 수 있을 만큼 재미있고 완성도 높은 것들이 많습니다. 미국 드라마를 접해 보고 싶지만 분량 때문에 걱정되시는 분들이라면 이런 미니 시리즈를 추..

드라마 '김수로'는 어떤 사극이었나?

시청율이 낮고 인기도 없이 흐지부지 끝나버린 사극, 종친회의 방영금지 신청을 받는 등 초반부터 잡음이 많았던 드라마라 기억하는 사람도 드문 'MBC 김수로'는 2010년 9월 18일에 방영이 종료되었다. 가야와 대가야를 세우고 신라와 더불어 남쪽의 강력한 왕국을 만든 김수로의 이야기는 제작자가 '임충'이란 사실 때문에 시청하기로 했던 드라마다. 알에서 태어났다는 김수로(지성)와 천축국의 공주였다는 허황옥(서지혜), 김수로의 형제 이진아시(고주원), 신라 공주 아로(왕빛나), 남해차차웅(권성덕), 석탈해(이필모), 대가야 건국신화에 등장하는 정견모주(배종옥), 아진의선(이덕희), 천신 이비가(이효정), 아효, 아니 공주(강별) 등은 모두 실제 설화나 사서에 등장했던 인물들이다. 야심차게 가야의 전설 김수로..

꼭 알아야하는 결별설은 없다

드라마 관련 글을 쓰다 보면 정보가 필요하기 마련이고 각종 홈페이지나 연예란을 자주 들리곤 합니다. 요즘은 배포자료를 기본으로 기사가 작성되기 때문인지 그리 많은 정보를 얻긴 힘듭니다. 사극 경우 어떤 원작의 어떤 컨셉을 차용했으며 어떤 사료를 참조했으냐 등이 꽤 궁금한 정보입니다. 최근 방영되는 'KBS 근초고왕' 경우에도 입장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요즘은 약간의 힌트를 얻을 수 있는 기사는 종종 발견할 수 있어도 정보 보다는 연예인들의 역사를 익히고 돌아오는 경우가 거 많은 거 같습니다. 드라마 별 등장인물이 복잡해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인물관계도가 드라마를 이해하는데 꼭 필요가 되어주긴 합니다만 실사 버전 관계도가 만들어지고 있을 줄은 몰랐네요. 기사가 제공되는 패턴은 거의 대동소이..

글로리아, 80년대 캔디를 위한 올드팝

어렵게 살아보지 않은 사람들, 마음 고생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절대 이해하지 못하는 경험들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낡은 물건 만 보고도 짐작하는 사연이 있는데 어떤 사람들은 낡은 물건이 깔끔하지 못하다며 인상을 찌푸립니다. 어린 시절 만화영화 캔디를 볼 때는 캔디가 슬퍼하길래 그냥 울었지만 어른이 된 후엔 고아로 유일한 친구를 떠나보내는 아픔과 첫사랑을 잃어버리는 아픔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힘들고 어려운 시절을 겪었던 사람들은 드라마 보다 더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노라 말하죠. 'MBC 글로리아'는 10살 때부터 30살이 될 때까지 안해본 일이 없는 나진진(배두나)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 등장하는 80년대는 많은 사람들이 가난했던 시절이었죠. 19살에 데뷰한 ..

근초고왕, 부여구는 부여씨인가?

삼국시대 드라마가 거의 없지만 그중에서 백제에 대한 드라마는 아예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김부식의 삼국사기나 일연의 삼국유사도 매우 짧아 중국의 사료를 기반으로 정보를 얻는게 삼국시대다. KBS 드라마 '근초고왕' 역시 이런 류에 정보를 기반으로 세계를 구성하고 메꾸지 못한 부분은 가설이나 픽션으로 대체한다. 근초고왕이 방영된 후 읽을 수 있었던 반응은 참 다양하다. 간만의 정통사극 분위기라 밋밋하고 단순해서 재미가 떨어진다는 감상평도 있고 오히려 아주 반갑다는 평도 있다. 제일 많이 지적된 것은 주인공들의 성이 왜 '부여씨'가 아니라 '부'씨냐는 것이다. 교과서를 비롯한 많은 책에 부여의 왕족은 모두 '부여씨'라 적혀 있기 때문이다. 지난번에 적은 대로 백제의 11대왕 비류왕이 온조계의 핏줄을 잇는다고..

욕망의 불꽃, 부부란 무엇인가

이상하게 막장 소프 오페라일수록 가족의 정과 가정의 끈을 과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리 저리 치여서 상처입은 인간관계를 단숨에 해결할 수 있는, 마법의 코드이자 끈끈한 인연의 실 가족. 가족이란 말로 해결되는 드라마의 결말을 보면 대부분의 시청자에겐 용서가 됩니다. 제작자로서는 모든 갈등을 봉합하기 편리하고 시청자로서는 '그래, 피가 섞인 가족이니까 그럴 수 있지'라고, 조금은 꺼름칙하지만 받아들일 수 있게 해주죠. 'MBC 욕망의 불꽃'에 등장한 혼외자 김영식(김승현)과 김미진(손은서)의 존재가 탐탁치 않지만 김태진(이순재)의 가족은 그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부부 사이라면 어떨까요. 내 배우자가 나 이외의 연인이 있다면, 도저히 배우자와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없..

근초고왕, 소서노의 백제와 주몽의 고구려

역시 사극은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게 가장 보기 좋다. 사극이 단순한 역사의 나열 같지만 역사적 사실로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는 사극은 오랫동안 공들여 전체를 구성했을 때 가장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삼국의 영웅 시리즈 첫 주인공으로 편성된 근초고왕은 백제의 가장 위대한 왕이라 꼽을 수 있는 인물이다. KBS가 다음 주인공으로 삼을 고구려의 광개토대왕이나 신라의 무열왕(김춘추)은 각자 굵직한 업적이 있어 종종 드라마에 등장했었던 인물이지만 근초고왕이 드라마에 등장한 경우는 지금까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의 라이벌로 고구려의 왕 고국원왕을 등장시킨 것도 제법 그럴싸한 대치 구도다. 온조왕의 직계들과 고이왕계의 갈등, 그리고 혼사 관계가 엮인 부여 귀족들의 파워게임도 그럴듯하다. 사극에 오래 출연한 경험이..

MBC '욕망의 불꽃'과 소프 오페라의 특징

언젠가도 적은 적이 있지만, 연애 불륜 막장 드라마, 소프 오페라(Soap Opera)의 원조는 미국입니다. 미국은 20세기 초에 라디오 방송을 대중화시키면서 드라마 시리즈를 방송했었고 1940년대 TV 방송이 활성화된 이후에도 아주 많은 드라마를 제작해 냅니다. 주부들이 살림하는 동안 시청하는 낮시간대의 드라마, 주로 멜로 연속극을 지칭하던 이 소프 오페라는 주부들이 소비하는 세제나 비누 광고를 함께 방영했습니다. 비누 광고와 함께 방송되는 드라마란 뜻으로 소프(Soap)라고 불렸던 것이죠. 무려 70년이 넘게 진행된 라디오 소프 오페라(Guiding Light)도 있고 1963년부터 현재까지도 방영 중인 ABC 방송국의 종합병원(General Hospital)도 있습니다. 지금은 다양한 소재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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