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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드라마 '대물'의 줏대없는 수난기

SBS 드라마 대물은 속시원한 정치판 비난과 지저분한 선거판 묘사로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연예인 동원 선거유세, 상대후보에 대한 흑색 선전, 지킬 수 없는 공약 남발, 선거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하는 선거운동원, 돈주머니가 오고가는 공천 과정의 비리와 파워게임까지 그동안 뉴스로 들어왔던 많은 일들이 등장한다. '대물'이란 드라마로 가장 좋은 이미지를 얻는 건 배우 차인표이다. 그가 맡은 강태산이란 인물은 정의롭고 깨끗한 정치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았지만 재벌가의 사위로 조배호의 조력자로 부정부패에도 발을 깊숙이 담은 인물이다. 주인공 서혜림을 끌어올리는 정치 스승이지만 자신은 이미 서혜림이 깨트려야할 대상 중 하나이기도 하다. 차인표의 분노 시리즈는 지금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내가 이딴 쓰레기같은 ..

이요원에 대한 마뜩치 않은 '아줌마' 논란

작년 포스트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MBC 선덕여왕(2009)' 제작 당시 제일 싫어한 배우가 이요원이다. 여왕 역할에 뭔가 선명한 인상을 줄 수 있는 배우를 원하던 나로서는 이요원의 캐스팅이 좋지 않았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 개인 취향으로 제작자가 원하던 여왕은 다를 수도 있다. 배우로서 이요원을 좋지 않게 본 이유 중 하나는 그녀가 출연한 작품 중 '마음에 드는'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연기자가 아닌 스타로 양성된 연예인으로 생각했기에 내가 원하는 배우, 드라마와 타입이 아예 다른 사람이었다. 어제 기사를 보고 최근 배우 이요원이 또다른 문제로 도마에 올랐다는 걸 알게 됐다. 바로 '아줌마 이야기 하지 말라며, 기자회견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는 논란이다. 이요원에겐 두가지 비난이 늘 따라다닌다. 실력 ..

드라마와 문화 2010.10.20

가장 앙큼한 미드 속 주인공들은 누구?

한드에는 비밀이 있는 캐릭터 보다는 상대적으로 과거를 감춘 악당이나 악녀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이런 구성이 불가한 건 소재의 제약 탓이 크다고 보입니다. 한드에 스파이, 범죄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거든요. 앙큼하다는 표현이 좀 과하긴 합니다만, 미드 속엔 겉으론 평범한 등장인물이지만 시청자들만 알고 있는 비밀을 가진 주인공들이 있습니다. 겉모습 만 봐서는 도무지 정체를 짐작할 수 없는 인물들도 있죠. 그리고 그 비밀은 드라마를 이끌어 나가는 큰 변수가 됩니다. 오늘은 최고로 앙큼한(!) 드라마 속 주인공들을 찾아볼까 합니다. 자신의 목적이나 진짜 정체를 얼마나 잘 속이고 있는 지가 극의 재미이기도 하고 비극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깜쪽 같이 속일 수 있어야 주인공이 될 수 있죠. 말 ..

TV 속 악녀의 계보를 잇는 신은경

최근 저는 미국 드라마를 더 많이 보는 편이라 미드 속 악녀를 뽑아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워낙 악당이 많아 뽑기가 힘들더군요. 한국 드라마에도 악녀들은 많지만, '이해 불가' 판정을 받는 못된 캐릭터들이 훨씬 많은 거 같습니다. 최근 'MBC 욕망의 불꽃'에서 악녀를 연기하는 신은경씨의 인터뷰를 읽고 인상적인 악역을 한다는 건 배우로서 상당한 '연륜'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감정이 고조되는 그 역할을 해내는데 무척 체력이나 정신적으로 타격이 클 테니까요. 신은경씨는 2010년 최고 악녀 타이틀은 무리없이 따실 거 같더라구요. 악녀 연기는 오래 지나도 기억에 남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도 합니다. 우리 드라마엔 특히 사연있는 악녀가 많지요. TV가 오락거리의 전부이던 옛날옛날엔 TV에서 악역을 ..

드라마와 문화 2010.10.18

시에라리온의 눈물, Blood Diamond

커피, 바나나, 파인애플, 코코아, 아프리카 와인, 다이아몬드에 빠지지 않고 붙는 수식어는 'Blood'이다. 공통적으로 전세계에 수출되며 자본을 퍼부은 다국적 기업의 돈줄이 되는 생산품들이고 생산자인 남아메리카나 아프리카 사람들에게 부유함을 제공해주지 못하는 물건들이다. 다이아몬드로 인한 시에라 리온의 내전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아프리카에 부를 가져다 주지 않는 다이아몬드 광산, 그 광산의 잇권을 차지하기 위해 죽은 고기에 몰리는 까마귀처럼 몰리는 사람들. 다이아몬드가 주는 부에 눈이 먼 사람들은 소년병들의 비극도 사람들의 슬픔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듯 했다. 반군과 정부가 번갈아가며 얼마나 많은 양을 채취했는지 지금은 광맥이 말라버려 더이상 다이아몬드는 생산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채굴된 ..

내년에 방영될 미국 드라마 뽑아보기 (2)

( 미드 시즌에 방영 확정된 신작들은 제외합니다 ) 때로는 시청자의 눈에는 괜찮아 보이는 파일럿이 캔슬되기도 합니다. 방송사에서 선정하는 파일럿의 기준과 시청자의 기준이 다른게 아닐까 싶을 때도 있죠. FOX사에서 거부한 드라마 중 하나는 내년 초에 A&E에서 방영되기로 했고, FOX사가 선정한 Lone Star는 캔슬되는 운명을 맞았습니다. 누구의 선택인지는 몰라도 문책을 받을 거 같습니다. NBC의 부사장으로 프라임타임 편성 담당자인 한국계 에드윈 정은 이런 컨텐츠를 선발하는 책임자 위치에 있는 사람이죠. 최근 한국과 거래하고 있는 BBC 월드 와이드의 아시아 세일즈 담당 조이스 양 부사장도 '대장금'을 자신들의 회사가 배급했다면 세계적으로 히트했을 거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시청자들의 취향 문제는..

내년에 방영될 미국 드라마 뽑아보기 (1)

( 미드 시즌에 방영 확정된 신작들은 제외합니다 ) 이건 미국 드라마의 제작 예고장 같은 겁니다. 빠르면 올해 미드 시즌이나 내년 휴방기에 나올 파일럿을 주문했단 소식입니다. 괜찮아 보이는 아이템이나 시나리오는 방송국에서 Pilot을 주문하죠. 일종의 견본 프로그램같은 건데 최근 주요 방송국들이 몇몇이 시작했다고 합니다. 대충 보기엔 '잘 팔리는' 공중파 드라마들은 웬지 비슷비슷해서 딱히 신기해 보이는 작품은 없습니다. 전 그리고 HBO에서 제작 중인 '얼음과 불의 노래(Game of Thrones)'나 사극 시리즈, SF 시리즈에 관심이 많아 로맨스물이나 코믹물은 다 그저그래 보이는군요. 하긴 그런 류들은 출연 배우의 역량이 드라마를 결정짓는 거니 어떤 배우가 결정되느냐가 가장 큰 문제일 것 같습니다...

Chuck 시즌4에 끝없이 출연하는 게스트 스타

시청율 만으로는 시즌 4까지 이어온 게 기적이라는 드라마 Chuck(NBC, 2007)은 생각 보다 인기가 많습니다. 거의 바닥에 가까운 시청율을 보이지만 이 어리버리한 주인공이 매력적이긴 하거든요. 또 말도 안되는 인간 컴퓨터에 의지하는 스파이 스토리에 주인공처럼 엉성한 작전이지만 진지하게 유지되는 장면장면이 웃음을 유발합니다. 임무에 매진하는 극성 스파이들 사이에서 얼떨결에 영웅이 되는 주인공 척은 귀엽기까지 합니다. 아무튼 이 드라마가 이번이 마지막 시즌일거라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반면 척 방영 시간 경쟁작이 워낙 강적(FOX의 하우스와 CBS의 How I Met Your Mother)이라 어차피 못 이길 거 이 드라마를 싼 값에 방영하게 살려둘 것이란 전망도 있긴 합니다. '마지막 불꽃'을 태..

연예인은 이미지를 파는 직업일까?

결론만 보자면 나는 기본적으로 연예인은 이미지를 파는 직업이라 생각한다. 가수, 탤렌트, 연기자, 개그맨이란 이름 대신 이들 업계 종사자를 연예인이란 이름으로 부를 때부터 본격 이미지를 파는 직업이 되어버린게 아닌가 싶다. 그중 '예술가' 차원으로 업그레이드한 연기자, 가수들도 있긴 하지만 연예인(엔터테이너)들이 등장하고 난 이후 그런 감동을 느껴본 지 꽤 오래 되었다. 그들의 이미지는 아까운 재능을 썩혀 버리게 하기도 하고 아직은 모자란 그들의 재능을 돋보이게 하기도 한다. 린제이 로한을 영화에서만 봤을 땐 가능성있는 어린 여배우였지만, 마약을 먹고, 전자 팔찌를 차고 다니는 그녀의 모습은 한심하기까지 하다. 그녀가 출연한 영화를 볼 때 마다 그녀의 망가진 이미지가 떠올라 몰입을 방해할 게 뻔하다. 그..

대물, 정치 드라마는 항상 유념하자

'SBS 대물'은 불매운동 대상 드라마라 본격적으로 볼까 말까 망설이고 있다. 그러나 어머니가 재방송을 틀어놓으신 것까진 말릴 수가 없었다. 어머니 또래들은 딱히 TV를 시청한다기 보다 적적하니 틀어놓는다는 개념이 강해서 이왕이면 한번도 안 본 걸 보고 싶으시단다. 첫회가 방영되는 걸 보니 여성 대통령의 이야기다. 뉴스를 대충 보니 이 드라마를 보고 여성대통령 후보가 될만한 사람들을 부추키는 기사들이 많다. 뭔가 시류를 타고 싶은 기분은 알겠는데 오락의 영역인 드라마 컨텐츠와 비판의 영역인 정치를 결부시키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단 걸 모르는 모양이다. 오락거리 속에서 등장한 대리만족 이미지를 구현한다는 건 신이 아닌 이상 불가능한데 굳이 얼마나 더 모자란지 비교당하고 싶은 것일까? 정치 드라마도 마찬가..

숙종은 아내들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드라마에서 장희빈을 본게 이번이 다섯번째가 아닌가 합니다. 숙종은 그 사이 여자에 휘둘리는 유약한 버전에서 강력한 군주로 또는 깨방정 버전으로 여러번 다시 태어났습니다. 장희빈은 악녀란 평가가 별반 달라진게 없고 숙빈 최씨는 이번 'MBC 동이'로 '느님' 반열에 올랐군요. 장희빈과 인현왕후, 그리고 숙빈 최씨의 대결에서 절대 빠져서는 안되는 게 자의대비(장렬왕후) 조씨와 그 며느리 헌렬대비(명성왕후) 김씨의 대립입니다. 장렬왕후가 인조의 계비였고, 효종임금의 아내가 인선왕후, 효종의 아들 현종의 부인이 명성왕후이니 시할머니뻘이 되는 셈입니다. 숙종에게 증조 할머니가 되죠. 동이 마지막회 기념으로 깨방정 숙종의 가족사를 한번 훑어보려 합니다. 전부터 왕이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어린 중전을 들이면 사고가 ..

드라마와 문화 2010.10.13

영조가 바라던 숙빈 최씨의 꿈, 행복한 동이

60회의 대장정을 마치는 동안 영웅 만들기 사극이 하나 더 나오지 않았으면 싶었지만 영조란 임금이 마지막을 장식하고 보니 제작자가 원하던 모습이 무엇인지 대충 그려지는군요. 현대의 서민이라 할 수 있는 천민 출신의 후궁이고 강력했던 왕의 어머니가 된 여자, 모든 서민들의 희망이니 당연히 행복해져야 합니다. 실질적인 마지막회는 어제 59회였고, 60회의 내용은 꿈이라고 봐야할 거 같습니다.. 전에도 말했지만 이병훈PD는 이야기 사극의 달인입니다. 어떤 역사 소재도 그 PD의 손에 들어가면 한편의 전설이 되버리죠. 우리 나라 퓨전 사극의 형식을 완성시킨 사람이기도 합니다. 이런 영웅식 퓨전 사극의 원조랄 수 있는 '허준'의 패러디가 어제 등장하더군요. 이병훈의 사극에 자주 등장하던 임현식의 '줄을 서시오'를..

MBC 동이에는 왕이 7명 숨어 있다!

이제 오늘이 동이의 마지막 방송이군요. 사극의 고질병인 영웅 만들기에도 불구하고 스토리 자체는 재미있게 구성된 편이라 60회에 이르도록 잘 시청했군요. 항상 사극에 고파하는 저인지라 판타지 사극이라도 좋습니다. 어제 내용은 서용기가 '소원이 이루어졌다'고 표현했으니 이제 아버지의 원수를 갚은 셈인가요. 동이는 출궁을 앞두고 인원왕후의 호감을 얻는데 성공했습니다. 선조가 인목왕후를 얻고, 영조가 정순왕후를 얻어 모두 결과가 좋지 않았는데 인원왕후는 어린 왕후임에도 나이차도 별로 안나는 영조를 양자로 들이고 꽤 잘 지냈죠. 그 기반이 마련됐습니다. 드라마를 잘 보다 보니 그동안 사극에서 마주쳤던 조선의 왕들이 눈에 보이더군요. 깨방정 숙종이야 현 드라마 주인공이니 두말할 것 없고 마지막 기념으로 다른 왕들을..

올해도 완결없는 미국 드라마가 탄생했다

우리 나라는 쪽대본 촬영 어쩌고 저쩌고 해도 스토리가 완결되지 않는 경우는 드물다. '늑대'의 주인공 에릭이 촬영 중 다치거나 했을 때처럼 '불가능'한 상황일 때만 방영 중단된다. 대충 급속 진행을 하거나 대역을 사용해서 드라마는 완결하는 편이다. 일본 드라마는 깔끔하게 사전 제작이 많기 때문에 완결을 못 보는게 더 힘들고, 대충 아시아권은 편성을 조율 하긴 해도 '몇부작'이 정해진 상태에서 연장 또는 축소를 하기 때문에 끝장면을 가늠하기가 쉽다. 올해도 미국 드라마 중에 스토리 '완결권'을 보장받지 못한 드라마들이 생겼다. 바로 'My Generation(ABC)'와 'Lone Star(FOX)'이다. 확정은 나지 않았지만 'Outlaw(NBC)'와 'Chase(NBC)' 역시 캔슬할 것으로 보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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