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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글 1827

건물 미화원들은 어디서 식사하나요?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사연 중 이런 것이 있었습니다. 학교 미화원 아주머니에게 심각한 수준의 욕설을 내뱉은 학생 목소리가 녹음된 파일이었죠. 특정 대학의 이름까지 거론되며 여러 사람들의 비난을 받았던 이 사건은 사회의 무정한 단면을 뒤돌아보게 해줬습니다. 원래 학생의 성격이 그리 거친 편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을 교과서에서 가르치면서도 최소한의 존엄도 보여주지 않는 이런 사건들은 어두운 이 사회의 단면입니다. 20대 초반의 나이일 이 학생은 최소한 자신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는 학교 총장 앞에서는 이런 일을 벌이지 못하지 않았을까요? 오늘 동생과 대화하다가 동생이 직접 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날이 갑자기 추워져 방문한 건물(좀 높은 오피스 빌딩) 엘리베이터 앞에서 종종거리고..

신라를 휘젓고 간 자연인 미실

2009년 드라마 'MBC 선덕여왕'에 미실이 등장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제일 먼저 연상된 건 김별아의 소설 '미실'이었다. 화려한 색의 앵두꽃인지 배꽃인지 알 수 없는 꽃그림이 그려진 소설책, 2005년경 처음 읽었던 '미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책의 본문이 책의 본질을 결정할 지언정 책의 첫인상은 표지가 결정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화랑세기에 대해 처음 읽은 건 2000년 경이었다. 필사본으로 사서인지 위서인지 조차 판단하기 힘든 파란을 몰고 온 책, 그 본문을 제대로 이해하기도 전에 드문드문 상식 밖의 신라 문화들이 귀에 들어왔다. 마복자(磨腹子), 색공지신(色供之臣), 대원신통(大元神統)이란 낯선 단어들의 전후사정을 알 길이 없었다. 소설 '미실'의 내용은 화랑세기와 전혀 다르지 않다. 천하미색 ..

대물, 꺼내지 않을 수 없는 이야기

엔딩에 서혜림(고현정)의 죽은 남편 얼굴과 게슴츠레한 하도야(권상우)의 눈이 등장한 것으로 보아 대물 11, 12회의 내용 중 한 축은 두 사람의 애정전선이 될 것 같다. 하도야 아버지의 '애딸린 과부'라는 말을 한번 더 듣게 될 지도 모른다. 하도야 앞에서 너 없이 어떻게 할 수 있냐고 울먹이는 서혜림은 부정으로 점철된 남송지역 개발을 두고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두고 오는 길이었다. 강태산(차인표)에게 호감이 있는 장세진(이수경)은 조배호(박근형)에게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표와 함께 아버지가 맞음을 확인받았지만 부정을 보여주지 않는 조배호에게 더욱 더 복수의 칼날을 갈게 된다. 정치계의 검은 거물, 조배호의 약점이자 부정함을 강조하기 위한 캐릭터인 장세진은 호감을 가졌던 강태산에게 버림받음으로써 그 ..

즐거운 나의 집, 범인의 윤곽이 드러날까

11월 4일 방영된 드라마 '즐거운 나의 집'이 시청율이 8.6%까지 올랐다고 한다. 심장이 찢어질 것 같은 배신의 고통을 연기하는 김혜수(김진서 역)의 파국도 속셈을 아무도 알 수 없는 성격의 악녀 황신혜(모윤희 역)의 비밀도 자극적이란 평가를 받는 동시에 시청자들의 호감을 얻고 있다. 얽히고 섥힌 출연배우들의 감정싸움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치정 싸움 만큼 좋은 이야기 소재는 역시 없는 모양이다. 드라마와 함께 발매된 OST, 바비 킴의 '그래도' 역시 가사도 드라마의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한몫하고 있다. 남편에게 배신당한 슬픔에 울고 있는 김진서, 쓸쓸하게 읖조리는 가사처럼 죽을 만큼 미워해도 그만큼 사랑하는 인물에 대한 정을 끊을 수 있는 그녀의 감정이 충분히 표현되고 있다. 그..

즐거운 나의 집, 비밀의 중심은 성은필

드람마 '즐거운 나의 집' 3회는 악에 받친 김진서(김혜수)의 거짓말로 시작한다. 호텔방에서 모윤희(황신혜)와 이상현(신성우)가 함께 밤을 보냈음을 알게 된 진서는 상현이 췌장암이라 6개월 밖에 살지 못한다고 거짓말을 하게 되고 자신을 극한까지 몰아간 상황 때문에 목놓아 울게 된다. 덕분에 아내의 교통사고도 알지 못할 만큼 부교수 자리에 눈이 멀었던 상현은 울부짖는 아내 조차 눈치채지 못한다. 3회의 내용은 스스로 파국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는 김진서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성은필(김갑수)의 죽음에 모윤희가 연결되어 있으리라 생각하고 그녀를 몰아부치지만 점점 더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되는 건 자신일 뿐이다. 상현은 상현대로 학자로서의 자존심이 망가지고 시한부 삶이 되었다는데도 무관심한 아내에게 화가 난다. 김..

대물, 서혜림 보다는 국민이 보고 싶다

서혜림은 하도야가 울먹이던 지난 주를 기점으로 할 말을 하는 타입으로 돌아섰다. 제작진은 주눅든 설정이라 우겼지만 감각도 상식도 없는 '멍청이 서혜림'이란 시청자들의 지적이 거슬렸던 모양이다. 끌려 다니던 서혜림은 의정활동에 나서며 국회의원 행보를 시작했다. 줏대없어 보이는 설정과 무언가 의심쩍은 소재를 바라보며 2012년 대선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시선도 많다. 화제를 몰고 온 드라마 '대물'은 애초에 건드려서는 안되는 부분을 너무 많이 건드렸다. 사대강 사업을 비롯한 구설에 오를 만한 일들을 너무 많이 인용한게 대물의 최대 약점이라면 약점이다. 드라마 인기를 끌자면 현실 소재를 가져다 쓰는게 좋지만, 특정 정치인, 정책 편들기라는 시선을 피할 수 없다. 남송지역 친환경 간척지 개발 사업에 비리와 피해..

블로거와 기자는 어떻게 달라야 하나?

물론 요즘 같은 시대에 블로거와 기자를 구분한다는게 딱히 효율적인 일은 아니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기자도 있고 기자 역할을 하는 블로거도 있겠지만, 이건 적어도 '기자'라는 호칭으로 불리울 수 있는 사람들이 블로거와는 어떻게 구분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다. 아직까지 직업도 아니고 직장도 아닌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을 지칭하는 블로거와는 좀 달라야하지 않을까? 물론 전문 블로그와 수익형 블로그에서는 일부 직업이라 할 수 있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건 전체 블로거들에 비해 극히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자기의 직업과 본분을 가진 상태에서 블로그를 취미 삼아 운영하는 사람들이 더 많지 않을까 싶다. 자신 만의 정보를 공개하는, 기자의 영역을 넘보는 블로거들이 많지만 신변잡기적인 내용을 적는 블로그도 절대 ..

드라마와 문화 2010.11.03

왜 이번에도 '프레지던트'인가?

2010년 11월 2일, KBS 2에서 '도망자 Plan B'를 이어 2010년 12월 8일부터 2011년 3월 3일까지 방영될 드라마 '프레지던트'의 주인공 부부를 최수종과 하희라 부부로 결정했다는 뉴스가 발표됐다. 시청자들은 2010년 한해 'SBS 대물'과 함께 또다른 대통령의 탄생을 TV에서 지켜보게 되었다. 예상했던 것보다 상당한 분량의 드라마다. 주인공 장일준은 인권변호사 출신의 3선 국회의원으로 대통령에 출마해 각 후보들과 경합을 벌인다. 이미 이 가상인물 '장일준'의 트위터가 개설되고 홍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고의 인기를 끌던 여배우 여성 대통령이 탄생한 직후 뒤를 이어 사극에서 가장 잘 나가던 탤렌트가 남성 대통령으로 등장한다. 두 드라마 모두 정치혐오증에 걸린 대한민국을 흔들어..

드라마와 문화 2010.11.03

KBS 근초고왕, 또 다시 방황하는 왕자

애초에 역사에 악당은 없다, 이렇게 단언을 하긴 했지만 역사상 타고나길 악한 성정의 인물이 있긴 하다. 개인적 회한에 빠져 많은 사람을 피흘리게 하고 전쟁에 휘말리게 한 인물도 많다. 그럼에도 나라와 나라간의 전쟁, 정치인과 정치인과의 갈등에서 '입장차이'는 존재할 수 있어도 '절대악'은 존재하지 않는게 맞다. 드라마 제작 초기엔 장희빈의 표독스런 눈빛과 모사에 핍박받는 인현왕후를 그리는 사극이 많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남인의 후원으로 중전까지 오른 희빈 장옥정 역시 자신의 '입장'이란게 있고 절대악에 해당하는 인물은 전혀 아니다. 사극은 종종 절대 악인이란 관점을 나라와 나라 간의 이야기에도 적용시키곤 한다. 주인공이 다스리는 나라의 적국은 천하에 둘도 없는 바보 나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영화 '수(Soo)'가 미국 드라마 된다?

2007년 경에 얼핏 본 영화였는데 미국 FX 채널에서 이 영화를 TV 시리즈로 개작한다는 기사가 올라왔더라구요. 제 기억에 암살자, 청부살인업자가 주인공인 상당히 폭력적인 영화였는데 케이블 채널의 성인용 드라마인지라 좋은 시나리오가 될 거 같긴 하더군요. 영화 '수(Soo, 壽)'는 신영우 작가의 만화 '더블캐스팅'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영화는 느와르 영화로 경찰과 갱들의 다툼이 자주 등장하고 칼로 찌르는 장면이 많아 보기가 부담스러웠습니다. 배우 지진희가 쌍둥이로 경찰 장태진, 암살자 장태수의 1인 2역을 담당했고 역시 경찰인 강성연이 그들의 연인 강미나 역할을 했죠. TV 물로 만들어질 거 같진 않다고 생각해왔는데 연쇄살인범 Dexter(Showtime, 2006)같은 드라마도 있는 걸 ..

드라마 배급의 힘을 보여준 '워킹 데드'

미국 시간으로 10월 31일에 방영되는 'The Walking Dead'는 이 포스트가 발행될 즈음에 첫방영되어 할로윈을 맞은 시청자들에게 선보였을 것입니다. 유령 분장으로 파티를 벌이는 날에 좀비 영화라니 드라마 방영 날짜를 참 잘 잡았지요. 이뿐 만이 아닙니다. 몇일 전 썼던 포스트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바로 워킹 데드(The Walking Dead)의 홍보를 위해 전 세계 26개 도시에서 좀비로 분장한 사람들이 나타났단 이야기인데요. 알고 보니 이 행사는 전세계적인 대대적인 마케팅 전략의 일부더군요. 특히 FOX 채널에서 달아준 댓글은 국내에도 관련 행사가 있다는 정보를 알려줍니다. 요약하자면 한국 정서엔 좀비 플래시 몹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판단 하에 극장 시사회를 준비했다는 것이죠. 한국 방송 하..

욕망의 불꽃, 악녀들의 마지막 양심

악당 연기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내면의 동기이다. 시덥잖게 시비나 거는 건달 역이 아닌 바에야 악하게 행동하는 원인이 존재한다. 그 동기에 타고난 성격까지 보태지면 최고의 악당이나 악녀가 탄생한다. 'MBC 욕망의 불꽃' 윤나영(신은경)은 아버지를 해꼬지하는 조폭을 물어뜯고 달려들 정도로 독한 기질을 타고난 여자다. 집안환경이 가난하다는 건 그녀의 성격을 활활 타오르게 하는 동기가 된다. 윤나영의 표독함을 그대로 물려받은 백인기(서우)의 소원은 돈많은 부자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곧 그녀가 올인할 동기가 된다. 인기는 죽은 줄 알았던 아버지가 사형수였다는 모욕을 참을 수 없자 집을 떠나 자청해 고아가 되버린다. 모든 어려움을 헤치고 원하는 걸 얻고자 하는 그녀들의 야망은 점점 더 활활 타오른다..

66년 월드컵의 영웅 '천리마 축구단'

2002년 월드컵에서 보여준 한국 국민들의 성원은 대단했다. 한국에서 처음 열린 월드컵에 대한 흥분도 국민들을 자극했지만 기세 등등하게 4강까지 오른 한국축구에 대한 열망으로 많은 사람들이 응원에 동참했다. 한 무리의 사람들에게 같은 응원 상대가 있다는 건 상당한 동질감을 불러일으킨다. 거리를 가득 매운 붉은 옷의 물결에 동참해보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축구라는 스포츠는 많은 세계인을 열광시킨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 나아가서는 자신이 응원하는 국가의 한골 때문에 전세계의 사람들은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든다. 월드컵 예선을 통과한 나라에선 국가 차원의 광란이 대세다. 북한같은 폐쇄된 국가가 아닌 이상 뜨거운 월드컵의 흥분을 구경해보지 못한 나라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게 그렇지 ..

욕망의 불꽃, 전쟁을 선언한 둘째 며느리

물밑작업으로 눈치 만 보던 대서양 그룹의 아들과 며느리들이 어제 방영분에서 드디어 전쟁을 시작했다. 둘째 남애리(성현아)는 상대를 가리지 않고 그룹의 주식을 사들이고 셋째 윤나영(신은경)은 사태를 주시하며 남애리를 무너트릴 방법을 궁리한다. 첫째 차순자(이보희)는 셋째와 아버지를 편드는 척 하면서 어부지리를 노리고 있다. 얼핏 보기에도 숨가쁘게 진행된 남애리의 주주총회를 막을 길은 없어보인다. 만만치 않은 친정 아버지를 둔 남애리는 욕망을 드러냄에 부끄러움이 없는 여자다. 자신을 밀어주지 않으면 보복할 것임을 알려준다. 어릴 때부터 남을 무시하고 명령 내리기에 익숙한 그녀는 시동생도 부하직원 앞에서도 안하무인이다. 남애리가 주주총회를 열어 시아버지의 아슬아슬한 권력을 뺏어갈까 두려운 윤나영은 점점 더 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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