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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武神), 몽고 침략을 앞두고 격구 시합을 질질 끄는 이유

교회 건물 보다는 절이 편하다고 입버릇처럼 말은 하면서 제대로 불가의 가르침을 공부해본 적이 없습니다. 종교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승려들은 채식주의자에 가부좌(跏趺坐) 수련을 하는 특별한 사람들이고 어쩐지 범인은 쉽게 범접할 수 없는 내공을 쌓은 사람들이란 막연한 느낌을 줍니다. 소림사를 비롯한 각종 영화에 등장한 '도사'들의 모습이 왜곡된 편견을 심어준 것도 사실입니다. 한때 우리 나라의 국교가 불교였고 왕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불교 교리를 따랐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조선이 개국하고 개국공신들과 사대부들은 유교이념에 입각해 불교를 탄압했지만 조선 후기까지도 불교는 왕실과 민간의 대표적인 신앙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엔 승려들을 많이 보기 힘들어졌고 불교의 이론이나 논리도 자주 접하기 ..

내일이오면, 괴짜 디자이너 서인호 교수의 매력적인 변신

나이먹는다고 더 현명해지고 세상에 너그러워지란 법은 없습니다. 오십이 넘은 나이에도 갈등하고 괴로워하는게 사람이고 삶의 시련은 끊이지 않고 밀려오기 마련입니다. 희노애락은 젊은 시절과 변함이 없는데 제 감정 하나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 오히려 더욱 괴로울 것입니다. '내일이 오면'의 여주인공 손정인(고두심)은 여자로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이룬 그 나이에 모든 것을 빼앗기는 고통을 겪게 됩니다. 만약 환갑이 가까운 그 나이에 새로운 기회가 얻는다면 어렸을 때 보다 훨씬 성숙한 태도로 인생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인생은 끊임없는 도전이고 자기 개발이라고들 하지만 그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특히 한 사람의 인격을 완성할 단계인 오십줄에 삶의 태도를 바꾸는 것은 단단한 껍질을 깨는 것과 같은 ..

퓨전사극 흥행공식에 자리잡은 '스파르타쿠스'

사극은 하나의 고유 장르로 꽤 오래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역사를 연극이나 드라마로 즐긴 역사가 오랜 만큼 그 형태도 시대에 따라 달라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엔 과거를 그대로 옮기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워했지만 어느새 작가의 창작과 역사가 결합된 형태로 변형되어 갔습니다. 최근엔 '해를 품은 달'처럼 '사극'이라 부를 수 없는 형태의 '시대극'까지 사극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통 사극'도 일정 부분 창작이 포함되기 마련임에도 과거엔 제약이 많았던 반면 최근엔 팩션(Faction)이 보편적입니다. 그동안 제작되었던 한국 사극은 '역사적 사실'과의 관계에 따라 크게 네가지 종류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조선왕조오백년(1983, MBC)'같은 역사 재현에 충실한 연대기식 사극, '용의 눈물(199..

드라마와 문화 2012.02.25

해를품은달, 은월각 울음소리의 비밀과 대왕대비 윤씨의 업보

몇년전 외국의 한 몽유병 환자가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아내의 어린 시절 직접 가출한 아내를 찾아오기도 했고 가까이 살던 장인, 장모를 친부모처럼 돌보던 사위가 몽유병 상태에서 장인 부부를 죽여버린 것입니다. 몽유병 증세를 보이는 사람을 잠에서 깨우는 건 아주 위험하다고 합니다. 불러도 제대로 대답하지 않고 각종 공구를 들고 일하는 사위에게 무슨 짓이냐며 걱정을 표시하던 장인은 갑자기 흉폭해진 사위에게 죽고 맙니다. 말리던 장모 역시 그 과정에서 죽은 듯하다는군요. 다음날 잠에서 깬 사위는 어렴풋한 기억을 바탕으로 자신이 죽인 것같다며 자수했고 아내는 꽤 오래 고민 끝에 남편의 몽유병 증세를 법정증언합니다. 남편이 평소 선량한 사람이었던 걸 알고 또 얼마나 부모님을 사랑했는지도 몽유병 증세가 있다는 ..

해를품은달, 망가진 캐릭터의 밸런스 탐정놀이할 때가 아니다

어제 방영된 '해를 품은 달'은 전반적으로 지루했다는 평이 다수더군요. 지난주 은월각에서 과거를 기억해내고 사람이 달라진 월(한가인)에 대한 기대감에 좀 더 속도감있는 전개를 원한 시청자들이 많았던 것같습니다. 기억을 찾은 연우가 설(윤승아)과 함께 자신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캐기 시작한다는 내용 이외엔 별다른 부분이 없었습니다. 마지막에 보경(김민서)이 연우의 얼굴을 보고 놀라긴 했습니다만 그 내용은 아무래도 오늘 방영될 장면이니까요. 지난주부터 화제가 된 연장설을 염두에 둔 듯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분량을 늘리는게 아니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갑자기 죽어야 했던 월에겐 자신에게 얽인 미스터리가 궁금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세자빈 책봉을 앞두고 무병도 아닌 원인모를 병에 걸렸던 것, 아버지 허영재..

빛과그림자, 유채영은 되고 이정혜는 안되는 불편한 진실

어린 시절 읽은 잡지 중 영화 촬영 에피소드를 회상하는 코너가 있었습니다. 60년대 영화는 발전된 문화의 상징이었고 화려한 배우들은 선망의 대상이 되곤 했습니다. 그 글은 대중의 사랑을 받던 은막 스타가 사실은 이런 사람이었다는 험담이었는데 그 내용이 참 재미있습니다. 찢어지게 가난한 집 출신인 한 여배우가 지방 촬영 중 갑자기 배추뿌리가 먹고 싶으니 구해오라며 힘없는 조연출을 압박했다 것입니다. 배곯던 시절 맛있게 먹던 배추뿌리를 먹고 싶은 욕구야 이해한다 쳐도 눈오는 한밤에 어딜 가서 구해오란 것인지 밖으로 나가면서도 너무 억울하고 화가 나더랍니다. 여배우 비위 맞추는 일에 빈정이 상한 조연출은 복수를 다짐합니다. 마침 그들이 촬영 중이던 영화에는 주연 여배우가 눈밭을 헤매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조연..

빛과그림자, 정치인도 울고 가던 짧고 굵은 주먹들의 권력

요즘도 많은 배우들이 딴따라는 '힘'에 울고 웃는 존재들이라고 합니다. 예전처럼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라'는 시대는 지났어도 아무대나 들이미는 기획사의 힘은 무섭다고 합니다. 70년대 연예계를 묘사하는 드라마 '빛과 그림자'에서는 그 '힘'이 좀 더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 요구하는 술시중과 접대, 돈가진 재벌들의 추근거림, 연예계 주변을 기웃거리는 깡패들의 착취와 압력 등 연예계에서 감당해야할 파워는 너무도 무시무시했죠. 어제는 장철환(전광렬)이 지원하는 한빛회(육사 출신 비밀조직인 전두환의 하나회)까지 등장했습니다. 힘으로 질서를 잡을 수는 있어도 힘이 곧 정의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중정 김부장(김병기)은 무식하고 거친 장철환에 비해 신사적이고 도리를 아는 인물처럼 행동했지만 그 역..

무신(武神), 절벽을 기어오르는 범의 새끼가 되기 위해

역시 사극은 배우들의 역량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어려운 장르가 맞나 봅니다. 현대극에서는 분위기있게 자기 역을 잘 소화하던 배우도 사극에 출연하면 발성이 좋지 않다는 약점이 드러나곤 합니다. 반면 그리 두각을 드러내지 않고 평범한 조연처럼 보이던 배우가 사극에서는 과감한 액션이나 안정적인 호흡을 보여주며 주목받기도 합니다. 이런 '전문배우'들이 모자라 스케일이 큰 사극을 찍을 때 마다 겹치기 출연을 할 정도죠. 사극 특유의 과장된 표현과 큰 목소리가 거슬리긴 하지만 이런 역할은 연기를 오래한 배우가 아니면 맡을 수가 없습니다. 정호빈이나 정성모같은 배우들이 사극에서 활약하는 걸 보면 마치 물만난 물고기같다는 느낌도 받습니다. 개인사정으로 오래 TV에서 볼 수 없었던 정숙첨 역의 정욱도 그렇지만 오랜만에 ..

신들의만찬, 내가 봐도 너무 얄미운 고준영의 아리랑 입성

운명을 바꿔버린 출생의 비밀과 명장 자리를 두고 벌이는 두 라이벌의 경쟁, 드라마 '신들의 만찬'은 어린 시절 우연한 사고로 엇갈린 두 여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주인공 고준영(성유리)의 본명은 하인주, 아리랑 4대 명장인 성도희(전인화)의 딸이지만 성도희의 자살을 보고 놀라 크루즈선에서 떨어집니다. 같은 배에서 어머니를 잃은 송연우(서현진)는 목걸이 때문에 자신을 인주라고 착각한 성도희로 인해 하인주로 살게 됩니다. 겉으로 보기엔 하인주의 모든 것, 즉 어머니와 부유한 환경과 첫사랑 최재하(주상욱)까지 송연우가 뺏어간 것처럼 보이죠. 그러나 남의 자리를 꿰고 들어간 송연우는 남몰래 고통스러워합니다. 아버지 하영범(정동환)은 딸 인주를 대신해 연우에게 딸의 자리를 지키게 했지만 그것은 크루즈선에서..

으랏차차 MBC, 나꼼수 보다 환영받는 방송이 되려면

MBC 노조의 총파업 콘서트 '으랏차차 MBC'는 지난주 알려지자 마자 모든 티켓이 매진되었다고 합니다. 방송이나 신문같은 기성 언론이나 인터넷 매체로는 널리 홍보되지 않았어도 트위터 등을 통해 입소문이 퍼져나간 것이겠죠. 웹툰작가 강풀의 재치만점 포스터도 멋졌지만 잠시 일을 '파업'하고 있는 전문 PD들의 공연이라니 그만큼 기대가 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공정방송 회복을 위한 MBC 노조의 총파업이 벌써 19일째입니다. '국민의 품으로 돌아가겠다'는 그들의 기대와는 달리, 봄이 오는 이 시점에도 방송가의 기류는 차갑기만 합니다. 실제 파업을 주도한 PD들의 증언은 MBC가 과연 공영방송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입니다. 사사건건 취재를 방해하고 경위서를 쓰게 하고 방송하지 못하게 했다는 그 간의 사정은 ..

해를품은달, 연우의 기억과 함께 돌아온 '애정의 조건' 한가인

한가인은 과거 '애정의 조건(2004)' 출연 당시 차세대 연기자로 기대를 한몸에 받던 배우였습니다. 아버지가 혼외자로 얻어온 막내딸, 마음깊이 외로움을 느끼며 의지할 사람을 찾는 강은파의 운명은 눈물의 연속이었습니다. 첫사랑에 실패하고 나장수(송일국)와 결혼했지만 과거가 들통나 시어머니에게 쫓겨나고 맙니다. 아들의 사랑을 응원하고 싶은 시아버지 나만득(장용)의 도움으로 시어머니 몰래 시댁에 살게 됐지만 시어머니가 집에 오면 2층 자신의 방으로 올라가 숨어야 하는 은파, 시아버지는 임신한 은파를 위해 커다란 보울에 밥과 반찬을 섞어 급하게 식사를 챙겨줍니다. 시어머니가 오면 쫓겨난다는 무서움, 임신한 아이 때문에 시도때도 없이 밀려오는 배고픔, 이 순간에도 배고픈 며느리를 위해 먹을 것을 챙겨주는 시아버..

다음 뷰의 공정한 관리와 범죄 블로거의 퇴출을 요구합니다

다음 뷰의 공정한 관리와 범죄 블로거의 퇴출을 요구합니다. 우리 블로거들은 지난해 12월 23일 Daum view의 유명 야구 블로거가 어느 음악 블로거에게 60여 개의 글을 대필해주어 베스트 글에 선정되게 해주었다고 주장하는 글로 시작된 사건과 관련하여 Daum view의 공정한 관리와 범죄 블로거의 퇴출을 요구합니다. 본 사건은 알려진 바와 같이 음악 블로거의 즉각적인 반론 및 고소를 거처 유명 야구 블로거의 경찰 출석및 경찰조사 완료 후 현재 검찰에 송치됨으로써 유명 야구 블로거는 검찰 조사와 처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 블로거들은 유명 야구 블로거의 주장 이후 검찰 송치에 이르는 40여 일의 짧지 않은 기간 동안 Daum view가 보여 준 무성의한 관리 태도를 문제 삼지 않을 수..

해를품은달, 오락가락 알 수 없는 양명군의 월에 대한 사랑

판타지 로맨스 소설 '해를 품은 달'과 달리 드라마로 옮겨진 '해를 품은 달'은 잡음이 끊이지 않는 듯합니다. 선녀인듯 환상인듯 마치 진짜 달의 여신이 환생한 것처럼 우아하고 지혜로운 허연우를 한 배우로 표현한다는 것도 쉽지 않을 뿐더러 구름에 달 가듯이 운명적으로 연결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앞뒤가 맞게 엮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가 봅니다. 권력욕에 눈이 먼 외척 윤대형(김응수)이 이훤(김수현)을 위협하기 위해 월(한가인)을 고문하는 장면이 다시 구설에 오른 것같더군요. 첫회에서 피투성이가 되어서도 신들린 듯, 악에 바쳐 윤대형을 저주하던 아리(장영남)의 잔상이 지워지지 않은 시청자들에는 '대역없이' 고문신을 찍었다는 언론 보도가 당연히 탐탁치 않았을 거라 봅니다. 팬들은 대부분의 배우들이 그런 고문 ..

빛과그림자, 히트가수가 되려면 라디오 PD에게 잘 보여라

어제 한 예능프로그램에 '심수봉'이 출연했다고 합니다. 10.26 이후 정신병원에 강제 강금되어 약물주사까지 맞았던 그녀의 사연은 한 시대를 휩쓸던 권력의 부조리를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그때 그 사람'들은 왜 그렇게 되어야만 했을까요. 극중 장철환(전광렬)의 모델인 차지철은 김재규와 대립 관계로 죽을때까지 권력을 두고 경쟁했지만 제 기억엔 딱히 수세에 몰렸던 적은 별로 없었던 것같습니다. 드라마 '빛과 그림자'는 둘의 갈등을 드라마틱하게 창작하기 위해 중정 김재욱(김병기)을 등장시킵니다. 역사와 다르게 두 사람의 '전쟁'은 시선을 뗄 수 없는 승부의 연속입니다. '빛나라기획'을 설립한 강기태(안재욱)이 조롱의 의미로 장철환과 그 무리들을 초대하자 장철환은 차수혁(이필모)과 조명국(이종원)까지 데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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