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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그림자, 손가락질 받고 뺨맞고 궁정동 여자 이정혜의 굴레

남상미가 맡고 있는 이정혜를 보면 7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단아한 여배우들이 떠오릅니다. 문희, 남정임, 윤정희같은 미인들이 당시 최고 인기를 끌던 배우들이었고 극중 이정혜처럼 청초한 이미지로 팬들을 사로잡곤 했습니다. 남상미가 가수역치고는 노래를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던 걸로 아는데 본래 이정혜의 역 자체가 배우로 성공하는 캐릭터고 노래를 부르고 무대 공연을 하는건 극중 박노식(박준규)처럼 당시 배우들의 필수코스같은 것이었습니다. 정혜가 왜 필사적으로 못하는 노래를 부르면서까지 스타가 되려는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곧 유명 배우가 될 것같습니다. 박노식이 등장하고 최성원(이세창)같은 영화스타 출신 영화감독이 등장했으니 70년대 영화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건 당연한 수순 아닐까 싶습니다. 이 드라마..

드라마 속 관계를 어디까지 받아들이게 될까

아무리 명절 연휴가 길어도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이 모여 할 수 있는 일은 생각 보다 많지 않습니다. 고생하며 도착한 고향집이지만 있어 봤자 하루나 이틀인데다 노래방같은 곳을 제외하면 같이 즐길 만한 놀이도 별로 없습니다. 그 마저 취향 차이가 나는 가족이 있으면 함께 어울리기 힘들기 마련이죠. 기억해 보면 고스톱을 치거나 윷놀이를 하거나 함께 모여 앉아 그동안 해보지 못한 이야기를 나누고 TV를 보면서 휴식을 취하는 것 조차 벅찬 명절일 때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시간을 쪼개 만날 사람 다 만나면 돌아가는 길에 길이 막혀 출근에 지장은 있지 않을까 걱정하느냐 마음 편히 쉬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죠. 요즘은 명절 특선이다 해서 꽤 괜찮은 영화도 방영해주곤 하지만 과거에는 명절에 TV에서 볼 수 있는 영화는 ..

드라마와 문화 2012.01.23

널기억해, 지친 현대인들에게 휴식이 되는 예인 김병만

주말이나 명절 뿐 아니라 평소에도 드라마를 자주 보는 편이라 아이팟을 비롯한 휴대 기기들이 늘 드라마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요즘은 방송국 다시보기 서비스가 제일 빨라 방송 끝나고 바로 다운로드가 가능하더군요. 방영하는 드라마도 많고 보고싶은 것들도 많다 보니 무얼하든 드라마와 함께 하는 것 같습니다. 어제 밤에는 주말이다 보니 평소 보다 방영되는 프로그램이 많고 신년특집극까지 가세해 드라마 편수가 한편 더 늘어있더군요. 개그맨 김병만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설날특집드라마 '널 기억해'가 그것입니다. 새해맞이로 명절 마다 만드는 특집 프로그램들 혹은 기념일에 제작되는 특집극들의 수준이 딱히 뛰어나다고는 하기 힘든 것같습니다. 보통은 시간떼우기 용으로 만들어지는 단막극들이라 그리 큰 기대도 하지 않고 ..

내일이오면, 구성지게 트롯을 부르는 괴팍한 서교수 혹시 은채의 생부?

아주 예전 드라마 여주인공은 무조건 착하고 순종적인 타입들이 많아 보는 사람들을 답답하게 하곤 했는데 요즘은 악녀 타입 캐릭터도 늘어나고 이유있는 악역도 늘어나 보는 재미가 다양해진 것 같습니다. 주말극 '내일이 오면'의 여주인공 손정인(고두심)도 착한 타입과는 거리가 먼 독하고 모진 타입의 캐릭터입니다. 돈과 자기 가족 밖에 모르던 그녀는 남편의 내연녀 김순정(김혜선)에게 모든 걸 빼앗기고 빈털털이가 되었습니다. 그녀의 전 인생을 투자했던 노력이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되고 악행을 해서라도 지키겠다고 마음먹었던 가족들 마저 뿔뿔이 흩어져 버렸습니다. 그녀의 불법과 비리는 비난받아야 마땅하지만 가난했기 때문에 아버지를 잃고 할머니 마저 떠나보내야했던 그녀의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돈이라는 도깨비에 홀린 그녀..

해를품은달, 몰입도 떨어지는 성인 역할 언론이 논란 키워

예전에 읽던 만화 중 스즈에 미우치의 '유리가면'이란게 있습니다. 천재적 연기자 자질을 타고난 기타지마 마야와 최고 연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히메카와 아유미의 이야기로 30년이 넘도록 완결되지 않은 만화로도 유명합니다. '유리가면'의 뜻은 연기자는 배역에 따라 마치 가면을 바꿔 쓰듯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뜻인데 유리는 투명한 재질이라 얼굴이 완전히 가려지지 않고 자신의 얼굴을 비치게 합니다. 즉 자신의 재능, 경험과 연륜을 모두 담아 연기를 해야한다는 뜻입니다. 두 여주인공이 연기를 겨루던 내용 중 '두 사람의 왕녀'란 연극이 있습니다. 히메가와 아유미는 음침하고 어두운 왕녀 오리겔드를 맡았고, 기타지마 마야는 구김살없이 밝은 미소녀 알디스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는 아유미가 훨씬 미인인데다 부족함없이..

해를품은달, 딸을 고통없이 보내고 싶은 아버지의 탕약

배우 김영애는 전작 '로열패밀리'에 이어 이번에도 가족에 대한 살가운 애정이 없는, 무섭고 욕심많은 어머니 노릇을 하게 되었군요. 그때도 첫째 아들(안내상)이 못마땅해 그 며느리(전미선)도 고운 눈으로 보지 않고 자식들에게 치열한 경쟁을 시키더니 이번에는 마음에 들지 않는 손자 며느리를 죽이기 위해 손녀딸까지 이용하는 무서운 각본을 짰습니다. 외척 윤대형(김응수)의 딸 보경(김소현)이 세자빈으로 간택되지 못하자 국무 장녹영(전미선)을 시켜 허연우(김유정)의 목숨을 빼앗는 주술을 썼고 그 음모에 민화공주(진지희)를 가담시켰습니다. 예전부터 무속으로 특정인을 저주하고 살을 내리게 한다는 그런 기록을 본 적은 있습니다만(대표적인게 장희빈이 인현왕후를 저주하며 굿을 했다는 내용이 있죠) 극중 장녹영처럼 무서운 ..

빛과그림자, 이쯤 되면 궁금해지는 중정 김부장의 정체

음지가 양지되고 양지가 음지된다더니 이렇게 하루아침에 전세가 바뀔 줄은 몰랐습니다. 지난주만 해도 공연할 곳이 없어 변두리 극장을 알아보던 빛나라 쇼단이 업소 중에 제일 크다는 빅토리아 나이트의 공연을 담당하게 되다니 강기태(안재욱)에게도 이제 재기의 발판이 마련되었습니다. 거기다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던 장철환(전광렬)과 조명국(이종원) 앞에도 그들이 두려워할만한 적수가 나타났습니다. 나는 새도 떨어트린다는 중앙정보부 김부장(김병기), 영화 배급업으로 잔뼈가 굵은 손미진(이휘향)의 등장은 기태에게 양날개를 달아준 격이 되었습니다. 무슨 수로든 강기태가 연예계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겠다며 깡패 조태수(김뢰하)까지 동원한 세븐스타 노상택(안길강)은 자존심 굽혀가며 얻어낸 빅토리아 무대를 고스란히 빼앗기고 맙니..

브레인, 김상철의 수술로 새롭게 거듭난 세 의사

방금 드라마 '브레인'에 출연 중인 배우 조동혁이 신종플루 확진을 받았단 기사를 읽었습니다. 케이블 방송에서 KBS2 TV의 재송출을 중단하는 바람에 어제 방송시청률이 뚝 떨어졌다고 하던데 이 드라마 시청률이 언제 20 퍼센트를 넘느냐며 고대하던 팬들에겐 두가지 슬픈 소식이 전해진 셈이네요. 극중에서 심리적인 압박으로 수술에 임할 수 없어 고통스러워하던 서준석 역의 조동혁은 실제로도 몸이 아팠던 모양입니다. 오늘밤이 마지막회 방영인데 종방 파티에도 함께할 수 없다니 본인이 제일 괴로울 것같군요. 김상철(정진영)의 수술을 하며 모두 함께 수술을 걱정하고 그의 뇌를 지켜보는 장면은 감동적이면서도 안타까웠습니다. 뇌는 그 사람의 영혼이고 그 사람 자체라고 이야기하는 상철이 자신의 뇌를 본다는 건 그 어떤 것 ..

빛과그림자, 먹물과 꼴통이 무식한 시대를 헤쳐나가는 방식

배우 김뢰하가 조태수 역으로 떡 하니 나타났을 땐 이거 정말 제대로 가는구나 싶더군요. 연예계가 한때 '주먹'들에게 휘둘렸단 소문을 못 들어본 사람들은 없어도 그들이 어떤 식으로 연예 사업에 간섭하는 지는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았을 것입니다. 무대 공연, 밤무대 출연을 하자면 취객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도 힘 깨나 쓰는 사람들이 필요했지만 전설의 정치깡패 '임화수'같은 사람들은 아예 연예인들을 협박, 폭행하며 그 이익을 취하기도 했습니다. 노상택(안길강)이 불러들인 조태수(김뢰하)는 그 연장선상에 있는 인물입니다. 지난번에서도 몇번 설명했듯 일부 연예인들은 공연 중에도 테러를 당하고 강압적인 요구를 하는 사람들에게 폭행을 당하는 경우도 많아 부득이하다고 해야할지 자의적이라고 해야할지 '주먹'들과 함께 하는 ..

오작교형제들, 시청자의 심정을 대변한 공부장의 강력 펀치

최근 주말 드라마들은 중간중간 '이건 좀 아닌데' 싶은 설정을 넣는 것이 유행인가 봅니다. 몇몇 장면은 흥미롭게 빠져들다가도 황당한 상황이 연출되면 웃어야할 지 욕을 해야할 지 몰라 어이를 상실하곤 합니다. 드라마 '오작교 형제들'은 방영 초반에는 범죄 가족 드라마란 평가를 받았지만 캐릭터 개개인의 매력과 공감가는 사연들 때문에 후반부는 '괜찮다'는 평으로 돌아선 사람들도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 캐릭터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점이 충분히 느껴졌기 때문이지요. 지난주 방영분은 특히 더 공감하며 볼 수 있는 장면이 많았습니다. 비록 황태희(주원)와 백자은(유이)의 관계를 더욱 어렵게 만든 원수 만들기는 많이 억지스러웠지만(한참 알콩달콩하게 사귈 때 그런 설정을 넣은 건 솔직..

광개토태왕, 고무 장군과 후연 모용수의 50년 묵은 원한

이 드라마 초반엔 등장인물들의 지나치게 '남성적인' 발성과 무협극처럼 창작된 내용에 거부감이 들었던 게 사실입니다. 배우 김진태나 임호 모두 사극에 뛰어난 능력을 갖춘 연기자들임에도 아직 상대적으로 신인이라 할 수 있는 담덕 역의 이태곤이 영 만족스럽지 못하기도 했구요. 그러나 전반부 후연과의 갈등 상황과는 달리 백제 아신왕(박정철)이 등장한 이후에는 흥미진진한 장면이 자주 연출되고 있습니다. 특히 어제 방영분은 그동안 시청했던 어떤 내용보다 눈길이 갔습니다. 제게 광개토대왕에 대한 첫인상은 '정복군주'라는 것입니다. 아마도 광개토대왕비에 적힌 여러 업적 때문에 그러할텐데 의외로 삼국사기를 뒤져보니 침략하였다는 기록이 생각 보다 적습니다. 후연과 백제의 공격에 방어했다는 글이 더 많아보일 지경인데 삼국사..

내일이오면, 팜므파탈 김순정의 공감가지 않는 파괴본능

드라마에서 극적인 연출을 위해 제일 많이 활용하는 캐릭터 중 하나가 '악녀' 입니다. 착하기만 해서 밋밋한 주인공을 대성통곡하게 만들고 때로는 복수하리라 이를 악물게 만드는 악녀들은 멜로물이든 가족 드라마든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대활약하곤 합니다. '아내의 유혹'에서 남편에게 복수하겠다며 되살아난 구은재(장서희)의 무리수가 용서받은 건 정교빈(변우민)과 신애리(김서형)의 악행이 너무나 악랄했기 때문입니다. 악녀들은 때로 드라마 속 주인공들에게 삶의 이유와 의욕을 부여하는 사람들같기도 합니다. 주인공들은 되갚아주겠다는 일념으로 그 누구 보다 당차고 격한 삶을 살게 됩니다. 최근 방영되는 드라마 속 악녀들 중 최강은 누가 뭐래도 '내일이 오면'의 김순정(김혜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입은 좀 험하긴 해도 고아..

해를품은달, 성조를 괴롭히는 마성의 남매 허염과 연우

이 드라마는 불행한 운명 속에 엇갈리는 연인들의 이야기입니다만 어린 그들은 아직까지 자신들의 불행을 모르는 채 가슴뛰는 사랑을 합니다. 상추소년 이훤(여진구)은 허연우(김유정) 만 보면 좋아서 어쩔 줄 모르고 민화공주(진지희)는 허염을 한번 볼까 싶어 이훤이 공부하는 비현각을 떠날 줄 모릅니다. 양보하는데 익숙한 양명(이민호)은 연우의 선택을 지켜보며 가슴태우고 잘 생기고 똑똑하지만 연애감정이라곤 도무지 모르는 허염(윤시완)은 동생 걱정 뿐이고 뭘해도 그림이 되는 무뚝뚝한 무사 운(이원근)은 도무지 속을 알 수 없습니다. 연우의 옆을 지키는 설(서지희)의 눈은 염을 향하고 있지요. '해를 품은 달(해품달)'의 어린 시절은 곧 끝이 납니다. 그들이 쏜 사랑의 화살은 연인의 가슴을 관통하기도 하고 때로는 빗..

해를품은달, 영화같은 나례진연 고백 아역 분량 늘리고 싶다

이전까지 드라마에서 아역 배우들이 담당하던 역할은 그리 큰 비중이 아니었습니다. 성인 캐릭터의 과거를 설명하기 위한 보조 역할로 출연 분량도 매우 짧았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아역도 성인 연기자들 만큼이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전체 드라마 진행에 꼭 필요한 장면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어린 연인들의 만남을 풋풋한 기억 정도로 취급하던 것에 비해 최근엔 아역들의 사랑도 절절하고 가슴뛰는 장면이 연출되곤 하지요. 아역 연기자들의 기량이 성인배우들 못지 않게 뛰어남은 물론 그들의 연기도 당당히 드라마 인기에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입을 모아 '해를 품은 달(해품달)'의 시청률이 20%를 넘은 건 아역 배우들의 덕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출연하지 않은 성인연기자들에 대한 기대감보다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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