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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 자신의 뇌를 강훈에게 보이려는 김상철의 진심은?

결국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예상했던 대로 김상철(정진영)은 이강훈(신하균)의 수술대 위에 누웠습니다. 성격이 변하고 눈앞이 흐려지는 등 여러 뇌질환 증세를 깨닫고 있던 김상철은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질병을 알리길 원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연락을 차단하고 어둠 속에서 벌벌 떠는 김상철을 발견한 이강훈은 그의 증세를 알아차리고 맙니다. 뛰어난 의사 김상철의 젊은 시절이 강훈과 같았다고 하더니 강훈도 김상철 만큼이나 예리하고 정확한 신경외과 전문의였던 것입니다. 강훈의 아버지를 의료과실로 죽게 만든 의사가 김상철이었다면 김상철의 수막종을 수술할 의사는 이강훈입니다. 김상철에게 어린 시절을 박탈당한 이강훈이 입은 상처도 컸지만 강훈의 아버지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김상철이 잃어야 했던 것도 만만치 않게 컸습니다. 강..

빛과그림자, 황금알을 낳는 연예산업과 눈물짓는 연예인

70년대엔 곡을 만들기만 하면 히트하는 유명 작곡가들도 많았지만 외국곡을 번안해 한국어 가사만 붙여 발매하는 경우도 흔했습니다. 극중 보리수 다방에서 흘러 나왔던 은희(라나에로스포)의 '쌍뚜아마미(Sans Toi Mamie)'도 대표적인 번안곡입니다. Connie Francis 원곡인 트윈폴리오의 '웨딩케잌'과 '하얀손수건', 김추자의 '눈이 내리네' 등 목록도 나열하기 힘든 정도로 많은 외국곡들이 한국어로 번안되었습니다. 유명 작곡자들이 외국곡에 직접 가사를 붙이는 경우도 있었죠. 극중 유채영(손담비)은 오랜 노력 끝에 방춘수 작곡가의 곡을 받기로 했지만 노상택(안길강)은 그 곡을 이정혜(남상미)에게 줘 버립니다. 70년대엔 유명 작곡가의 곡들 받는다는 자체로 히트는 따논 당상이었기에 유명, 무명 가수..

빛과그림자, 일당백 파워 이휘향 연예계 대부 역에 제격

70년대 연예계의 명암을 조명하자면 경직된 당시 사회 분위기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고 주먹이 법을 대신하던 풍경이나 정확한 계약 대신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던 연예산업을 묘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극중 신정구(성지루) 단장이 초반에 강기태(안재욱)를 속일 수 있었던 것도 그런 분위기 덕분이었겠죠. 커미션을 떼이거나 뇌물을 주는 일도 흔했고, 높은 분 한마디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도 하던 그 시대. 개중에는 실제 노상택(안길강)처럼 주먹쓰던 쇼단장들이 구속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동생 명의의 집까지 잃고 빛나리 쇼단을 운영하기 위해 뛰는 강기태 앞엔 힘겨운 일 뿐입니다. 변두리 카바레라도 계약해볼까 싶어 찾아가지만 계약은 성사 못시키고 대낮에 춤추러 온 제비족으로 오해받습니다. 시장바구니 들고 무도장에 온아주..

'해품달' 인기에 문근영을 거론한 건 위험한 선택

때아닌 사극 열풍이라 해야할지 각 방송국 별로 최고 인기 사극이 연이어 방영되고 있습니다. KBS에서 성공리에 방영된 '공주의 남자'를 보며 당분간 이 정도 인기 사극은 보기 힘들 거라 했더니 SBS '뿌리깊은 나무'는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현대 사회와 역사를 잘 반영한, '명품 사극'의 전통을 만들어버렸습니다. MBC에서 방영중인 '해를 품은 달'은 비록 실제 역사와는 전혀 상관없는 창작극이고 로맨스 판타지이지만 초반 아역들의 열연에 힘입어 벌써부터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잠시 쉴 틈도 없이 매주 수, 목이 사극 풍년이다 보니 보는 사람들 조차 정신이 혼미할 지경입니다. '해를 품은 달'에서 애틋한 사랑을 나누게 될 두 주인공 허연우와 이훤 역할을 맡은 배우는 한가인과 김..

드라마와 문화 2012.01.09

광개토태왕, 약연까지 임신 장수왕의 어머니가 될 여인은 누구길래

삼국을 소재로 한 사극을 시청하다 보면 어느 쪽을 편들지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삼국 모두가 우리 한반도의 핏줄이라 생각하는 저로서는 어느 한편이 악당으로 묘사되는 상황이 씁쓸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각자 자신의 나라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선악을 구분한다는건 껄끄럽기도 하구요. 고구려는 그중에서도 아래로는 신라와 백제에 맞서고 위로는 북방 여러 나라들과 겨루던 사람들이니 왜 그들의 기상이 유독 전투적이었는지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 지금 드라마 '광개토태왕'에서 묘사되는 고구려는 백제와 후연, 말갈, 거란과 때로는 갈등하고 때로는 동맹을 맺기도 합니다. 역사적으로 건국 초기부터 백제와 고구려는 갈등할 수 밖에 없는 사이였다고 했습니다. 유리를 위해 소서노를 배신한 고구려 주몽이나 주몽을 떠나 두 아..

욕하면서 보는 주말극, 채널 선택의 권리를 달라

작년 봄 방영된 MBC '내 마음이 들리니'는 주말 드라마로서 최고의 작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내용 자체는 배신과 복수, 삼각관계와 사랑, 화해와 용서라는 '뻔한' 주제를 다루고 있었지만 소리가 들리지 않는 주인공과 그의 순수한 연인이 마음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 사람들을 극복하는 내용은 보는 사람들을 흐뭇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 김재원이나 남궁민, 황정음이 너무도 기다려졌습니다. 꽃바보 정보석이나 말 못하는 김여진을 보면 따뜻한 웃음이 났고 윤여정의 치매 열연은 눈물나도록 슬펐지요. 그 이후 주말극들은 '히트작'은 있는지 몰라도 '내 마음이 들리니'처럼 감동적이거나 마음에 쏙 드는 드라마는 없었던 것같습니다. 주말극이 꾸준히 방영되긴 했습니다만 대부분 기억나지 않고 최근엔 사기극이..

당신이 이효리였으면 벌써 퇴출되었을거야

최근 재미있게 보는 로맨틱 판타지 사극 '해를 품은 달'에는 이런 장면이 등장합니다. 자신의 여종이 부당한 누명을 쓰고 양반가 딸인 보경(김소현)에게 폭행당하는 장면을 보게된 주인공 허연우(김유정)는 '사람에게는 귀천이 없어도 인격에는 귀천이 있다'는 말로 양반의 의무를 자각한 보경을 꾸짖습니다. 신분제 사회에서 큰 혜택을 누리는 '윗것'들의 책임은 인품과 행동 모두를 포함한 것이었습니다. 조선 후기에는 그런 책임을 망각한 탐욕스런 권력자들이 늘어났고 '뿌리깊은 나무'의 정기준처럼 사대부의 자질을 논하는 유학자는 점점 더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종종 우리 나라의 연예인들이 대접받는 모습을 보면 조선 후기의 '광대'가 연상됩니다. 물론 최고의 탑스타로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는 연예인들도 있지만 그것도 잠시 ..

해를품은달, 낯익은 아역 배우 이 느낌 어디서 봤더라?

요즘 날씨가 너무 추운 탓인지 아역 연기자들의 얼굴이 발그레하더군요. 아무리 화장으로 가려도 추운 날씨에 빨개진 얼굴은 감출 수 없나 봅니다. 이번에 완성된 '꽃미남 4인방'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준수한 외모에 '후광'을 겸비한 인물들이고 두 달의 역을 맡은 김유정과 김소현, 공주 진지희도 시선을 끄는 얼굴들입니다. 지역별로 약간씩 차이가 나긴 해도 시청률이 20%를 확 넘어섰으니 최근 방영되는 드라마 중에는 이만한 '대박'이 없는 모양입니다. 겨울엔(?) 판타지 로맨스 만큼 좋은 소재도 없지요? 원래 판타지물이나 로맨스물에서 '유치'함과 '멋'은 한끝 차이입니다. 나름 진지하게 사랑을 고백하는 미소년의 대사가 손발이 '오글거리게' 들릴 수도 있고 가슴이 두근두근할 만큼 설레는 끝내주는 장면이 될 수도..

해를품은달, 흥행률 보장하는 아역들의 힘찬 출발 불안요소는 무엇?

판타지 사극의 장점은 실제 역사와 인물들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시대적 배경은 실제에서 모티브를 얻으면 그만이고 인물들은 창작하면 그만이니 사극 분위기를 내면서 훨씬 흥미로운 연출이 가능합니다. 대신 단점은 성공하면 '대박'이고 실패하면 본전도 건지지 못하는 허황된 이야기가 되버린다는 점이죠. KBS의 '성균관 스캔들'은 실제 역사에서 일부 소재를 끌고 오긴 했지만 달콤한 로맨스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최고의 판타지 로맨스가 됩니다. '해를 품은 달' 역시 같은 작가의 작품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습니다. '해를 품은 달'은 방영전부터 주연배우를 두고 말이 많았습니다. 주연 배우 김수현은 상당히 젊고 어린 이미지인데 여주인공 한가인이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고 기존 ..

브레인, 강훈에게 사진을 보낸 건 과연 김상철일까?

사람을 치료하고 살리는 의사들에게 가장 두려운 순간은 언제일까요. 제 생각에는 자신의 시술이 지금 누워있는 환자를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는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아닐까 싶습니다. 나의 수술이 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공포는 때로는 그들을 짓누르고 힘겹게 만들 지도 모릅니다. 그런 이유로 수련의들은 딴 생각 할 틈이 없도록 바쁘게 환자를 돌보는 훈련을 받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 적 있습니다. 환자에게 감정을 이입하고 자신의 의학적 지식에 불안을 가지기 시작하면 오히려 환자에게 안 좋은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브레인'의 이강훈(신하균)은 누구 보다 냉정하고 칼같은 인물로 자신을 사랑하는 장유진(김수현)의 감정도 잘 모르고 윤지혜(최정원)도 마음아프게 하는 남자입니다만 자신의 어머니 김순임(송..

빛과그림자, 부단장 홍수봉을 보면 떠오르는 코미디언 故 이주일

이 드라마의 재미 중 하나는 등장인물 한명한명 마다 실존했던 과거 인물들이 떠오른단 점입니다. 시바스 리갈을 보면 떠오르는 남자, 무식하게 아랫사람의 정강이를 걷어차며 권력으로 사람을 누르는 장철환(전광렬)은 그 시대에 실존했던 군부 출신 권력자들과 유사하고 다소곳하고 단아한 이정혜(남상미)를 보면 남정임이 떠오릅니다. 배우로서는 재능있지만 사생활 관리는 전혀 못하는 최성원(이세창)은 최무룡, 신성일같은 그 시대 인기 남자 배우를 모두 모아놓은 느낌입니다. 70년대를 주름잡았던 남진, 하춘화, 김추자는 대역으로 재현했지만 쟈니보이(서승만)나 앵두보이(김동균)는 당시 쇼단의 메인MC 체리보이를 모델로 만들어진 역할이겠죠. 쇼단 마다 사회를 보고 만담을 펼치며 막간을 떼워주던 스타급 진행자들이 있었는데 체리..

빛과그림자, 사면초가 강기태 쇼단으로 성공하는 비결은 무엇?

이 드라마를 보면 우리 나라 70년대의 명암이 한눈에 보이는 것같습니다. 평화시장 봉재공장 노동자의 하루 월급이 50원이던 시절 사무직들이 심심풀이로 마시는 커피 한잔값도 50원이고, 무대 위에 올라 화려하게 빛나는 유채영(손담비)같은 스타들이 있는가 반면 이정혜(남상미)같은 무명 가수들은 가방모찌같은 잡일을 하며 생계를 잇고 막강한 권력으로 국민적 추앙을 받는 장철환(전광렬)같은 권력자가 있는가 하면 그들이 휘두른 주먹에 모든 걸 빼앗겨야 하는 강기태(안재욱)처럼 억울한 피해자가 있고. 도시의 불빛이 화려하게 밤을 밝히는가 하면 12시 통금 사이렌과 함께 모든 도시가 잠들어 버리는 적막함을 느끼기도 하고 차수혁(이필모)같은 대졸 출신 고학력자가 있는가 하면 초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하고 직장을 구하..

오작교형제들, 형제들 모두의 삼각관계는 애교 이젠 원수의 딸

한국 드라마에서 금기시되는 내용이 몇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아내의 불륜은 되도록 묘사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드라마 시청자들이 주로 주부층이라 그런지 그도 아니면 유교적 관점에서 남편은 바람피워도 아내는 가정을 지킨다는 관습 때문인지 남편 때문에 고생하는 아내는 있어도 바람피우며 양다리를 걸치는 아내는 주인공이 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그런 경우가 있어도 대부분은 '어쩔 수 없는 상황' 쯤으로 묘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이외에도 시어머니는 딱 부러지는 이유없이 며느리를 미워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정형화된 설정이 제법 많습니다. 덕분에 한때 배우들 조차 거부하는, '병풍' 역할이 문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주연급 캐릭터의 감정 표현이나 상황 설정은 꼼꼼하면서 주연 배우들의 부모로 나오는 캐릭터들은 전..

애정만만세, 동우 재미의 해피엔딩은 변주리가 철이 들어야

등장인물들의 갈등이 고조되고 숨겨왔던 비밀이 폭로되는 아슬아슬한 순간, 달리 말하면 그것은 곧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50부에서 7회 연장된 드라마 '애정만만세'는 앞으로 한달 안에 강재미(이보영)와 변동우(이태성)의 사랑이야기를 결론지어야 합니다. 해피엔딩이 아니면 상당히 서운할 것 같은 내용이기도 합니다. 강재미를 못살게 굴던 못난 남편 한정수(진이한)도 천벌을 받아 채희수(한여름)가 아이 낳고 죽었고 원치 않은 불륜으로 두번 결혼했던 재미아버지 강형도(천호진) 역시 본처인 오정희(배종옥) 옆으로 돌아왔습니다. 자신들의 잘못도 아닌데 꼬인 사랑을 하게 된 재미와 동우, 이 드라마 속에서 가장 불쌍한 커플이고 가장 골치아픈 이 커플의 문제가 해결되는 건 현재로서는 복잡해 보입니다.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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