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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이야기/한국 드라마 보기 516

'7급공무원'은 왜 '트루라이즈'가 되지 못했을까

수목드라마 경쟁이 워낙 치열해 시청률 20퍼센트가 넘는 드라마는 단 한편도 없습니다. 가장 인기있는 드라마도 14퍼센트를 넘지 못하고 시청률 꼴지인 '7급공무원'도 9퍼센트니 완전히 망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경쟁작인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멜로물 색깔이 뚜렷한데 비해 로맨틱 코미디와 국정원을 결합시킨 '7급공무원'은 로코물과 진지한 첩보물을 넘나드는 연출이 거슬렸던 것 같습니다. 초반에는 거짓말 때문에 만날 때 마다 싸우는 두 남녀주인공의 사랑이 재미있었지만 '국정원'은 로코물의 배경으론 결과적으론 무리였나 봅니다. 남녀주인공들이 근무하는 '국정원'은 실제 국정원과 몇 부분 유사한 면도 있지만 실제 국정원의 운영방식은 극비이기 때문에 드라마 속 묘사와는 많은 부분 다르다고 합니다. 우선 요원..

백년의유산, 방영자 안하무인 며느리를 나무랄 수 없는 이유

세상에 이렇게 악랄한 시어머니는 없다고 비난을 퍼부었더니 그에 못지 않은 막장 며느리가 또 화제입니다. 드라마 '백년의 유산'의 방영자(박원숙)는 며느리를 괴롭히다 못해 정신병원에 가두고 불륜까지 엮어 쫓아낸 막나가는 시어머니입니다. 자신의 소원대로 며느리와 아들 철규(최원영)가 이혼하자 앓던이가 빠진 것처럼 속시원하다며 냉큼 재벌가와 맞선을 보았고 태상그룹 막내딸 마홍주(심이영)를 새며느리로 들였습니다. 그랬는데 이 며느리의 행동이 시어머니 못지 않게 문제입니다. 못된 시어머니가 당하는 건 고소하다 싶을 정도로 통쾌하지만 윗어른을 모시고 사는 며느리가 그래도 되는거냐며 말이 나왔다는군요. 사실 아무리 방영자가 막가는 캐릭터라고는 해도 '장유유서'를 배우고 자란 세대라면 며느리 마홍주의 행동을 불만스럽게..

돈의화신, 스트레스없는 이차돈의 복수극 이게 진짜 복수다

지난주 최고 화제가 된 사건은 누가 뭐래도 '성접대'와 '성상납' 파문입니다. 강원도 별장에서 대가성 성접대를 받은 각계 고위층 인사들의 실명이 적힌 리스트가 알음알음 퍼져나가고 있다는 뉴스와 연예인들이 정재계 여기저기에서 성상납 요구를 받는다는 내용은 삼류 막장 드라마 보다 더 드라마틱했습니다. 성접대 당사자인 Y씨와 한 여성사업자의 간통 사건으로 시작된 파문은 고위층 인사들의 동영상이 폭로되면서 국가를 뒤흔드는 대형사건으로 비화되었습니다.'욕심이 있기 때문에 성상납이 생기는 것'이라는 사유리의 솔직한 의견처럼 무언가를 갖고 싶은 사람들의 욕심이 뒤엉켜 뿌리를 알 수 없는 엄청난 사건이 되고 말았습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무언가에 대한 욕망을 갖고 있습니다. 매슬로우의 욕구이론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인..

백년의유산, 방영자의 천적 마홍주 터트릴 비밀이 더 남았나

못된 짓을 일삼던 사람이 천적을 만나 괴롭힘당하는 장면은 속이 시원합니다. 착한 며느리 채원(유진)을 가난한 집 출신이라며 미친듯 구박하던 시어머니 방영자(박원숙)가 채원을 정신병원에 가두고 못살게 굴더니 부유한 집 출신의 정신병 증세가 있는 새 며느리 마홍주(심이영)에게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습니다. 돈없는 채원과 아들 김철규(최원영)를 이혼시키려 억대의 돈을 쓰고 만만한 채원에게는 할 소리 못할 소리 안가리며 잘도 퍼붓더니 마홍주에게는 혹시나 재벌 친정에서 보복이라도 할까 싫은 소리 한번 제대로 못하고 내버려두는 방영자. 독한 그녀가 정말 감당안되는 며느리를 만났습니다. 못된 시어머니 역에는 전부터 배우 박원숙을 따라올 사람이 없었죠. '한지붕세가족(1986)'의 순돌이 엄마로 유명했던 박원숙은 톡..

돈의화신, 이차돈 나는 이제부터 지세광과 달라야한다

영화배우 내연녀와 바람을 피운 아버지는 내연녀의 애인에게 살해당하고 아버지에게 사랑받지 못하던 어머니는 살인자 누명을 쓰고 정신병원에 감금당하고 목숨을 위협받던 그들의 아들은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고 고아원에서 자랐다는 슬픈 가족사. '돈의 화신'은 제법 유쾌하게 돈과 권력을 풍자하는 재미있는 드라마지만 기본적으로는 매우 우울하고 슬픈 이야기입니다. 지난 주에는 불법요양원에 몰래 침투해 어머니 박기순(박순천)과 알아본 이차돈(강지환)이 간신히 만난 어머니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나 했더니 오랜 감금과 약물 투여로 건강을 해친 박기순은 아들 앞에서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박기순은 죽기직전까지 '내 아들이 복수같은거 안했으면 싶다'며 이차돈을 만류합니다. 남편 이중만(주현)이 죽고 나서 감옥과 정신병원에 갇힌채..

백년의유산, 떼쓰는 아이들같은 부부 김철규와 마홍주

통속극의 재미는 뻔하고 쉽게 예상 가능한 이야기에도 있지만 한눈에 파악되는 캐릭터에도 있습니다. '백년의 유산' 등장인물 중에는 개성있는 사람은 많아도 예측불가능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는 드뭅니다. 중년 로맨스를 다룬 드라마가 많이 없어 순정남 민효동(정보석)이나 오빠야를 연발하는 양춘희(전인화), 육십 노총각 강진(박영규)같은 캐릭터가 신선하게 다가오기는 합니다만 뜬금없이 이해가지 않는 행동을 하는 그런 타입들은 아닙니다. 허세많고 속물스런 큰며느리 도도희(박준금)부터 억척 둘째 며느리 공강숙(김희정)이나 건어물녀 엄기옥(선우선)까지 한번쯤 어디서 봤을 법한 캐릭터들이 이 드라마의 재미죠. 흔치는 않아도 전형적인 마마보이 김철규(최원영)도 어디선가 한번쯤 부딪혀봤을 법한 그런 남자입니다. 한편 김철규의 ..

돈의화신, 기억을 되찾은 이차돈 진짜 재미는 이제부터

베토벤의 운명이 흘러나오는 원장실. 이쑤시개로 조심스럽게 번데기를 하나하나 집어 먹는 그 남자는 번데기와 와인을 함께 하는 그 시간이 특별하게 음미합니다. 고소하고 담백한 번데기의 맛도 맛이지만 톡 터트리며 씹는 그 순간이 중요하다는 듯 눈을 감고 입 안에서 번데기를 심오하게 터트리는 고명한 원장(김병옥). 번데기를 유난히 사랑하는 원장의 독특한 습관은 마치 고문과 학대를 즐기는 캐릭터를 음식으로 승화시킨 듯 예술적이기까지 합니다. 고문기술자 출신 요양원 원장의 미친 성격과 돈이면 뭐든 다 되는 기묘한 풍경이 드러난 그 장면이 정말 기발하다 싶더군요. 돈이면 뭐든지 다 되는 드라마 속 세상은 정말 재미있습니다. 근무시간에 음악 감상하며 와인 한잔을 즐기는 그 공간은 원장의 집이 아닌 사무실이고 원장이 회..

백년의유산, 독신이라면 공감할 혼자 사는 양춘희의 설움

흔히들 솔로인 사람들은 짝을 찾고 싶어 안달났을 거라 생각하곤 하지만 아주 오래 독신으로 살아온 사람들은 오히려 그 부분에서 태연합니다. 짝이 있던 사람이 갑자기 혼자 되면 그 허전함을 못 이기지만 계속 솔로였던 사람은 나름 혼자 사는 법에 적응해 오히려 남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내심 불편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끔 심심해서 기혼자들을 불러내 술자리를 갖기도 하고 한번씩 미팅을 시켜달라 조르기도 하지만 대개는 독신들에게도 그들 만의 생활패턴이 있고 살아가는 방식이 있습니다. 혼자 살면 무조건 외롭다는 시선도 사람들의 편견일 뿐이죠. 극중 육십세 노총각 강진(박영규)은 어쩌다가 그 나이까지 혼자 살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그럭저럭 솔로 생활에 잘 적응 중입니다. 먹고 살려고 피아노 조율부터 노래강사까지 안하..

백년의유산, 예사롭지 않은 새 며느리 마홍주 그 무서운 비밀

앞으로의 내용이 예측불가능이라서 좋은 드라마가 있는가 하면 한눈에 다음 전개를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내용이 뻔해서 재미있는 드라마도 있죠. '백년의 유산'은 그다지 복잡하지 않은 쉬운 이야기 전개가 재미있는 드라마고 앞으로의 내용은 그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대로 막장 시어머니 방영자(박원숙)의 몰락입니다. 방영자는 착한 며느리 민채원(유진)을 정신병원에 집어넣고 불륜으로 몰아 괴롭히다 못해 아버지까지 엮어 이혼시키는 바람에 아들 김철규(최원영)와 딸 주리(윤아정)의 사랑을 망쳐놓고 말았습니다. 이세윤(이정진)을 오래 짝사랑했던 주리는 방영자가 세윤과 채원에게 한 짓을 알고 경악했지만 이미 때늦은 일이었죠. 어머니를 닮아 이기적인 구석이 있는 주리는 애초에 민채원이 억울한 일을 당하든 말든 관심이 없었습니..

7급공무원,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자는 말의 진정한 뜻

드라마 시청률을 보다 보면 재미있는 수치를 발견하게 됩니다. 대개 10시 이후 방영되는 드라마에 비교적 많은 제작비가 투자되고 그 시간대 드라마 시청률이 가장 높을 것이라 생각하곤 하지만 실제로 하루중 가장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는 매일밤 8시 30분에 방송되는 '힘내요 미스터김'으로 평균 시청률은 30퍼센트가 넘습니다. 방송 3사가 경쟁적으로 방송하는 수목드라마들 중 15%의 시청률을 넘긴 드라마는 단 한편도 없고 '아이리스2'와 '7급공무원'은 옴부즈맨 프로그램인 '우리사는 세상'이나 '6시 내고향' 보다도 시청률이 낮습니다. 그중 가장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7급공무원'은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습니다. '추노(2010)'의 천성일 작가 드라마에다 요즘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 주원과 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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