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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이야기/한국 드라마 보기 516

백년의유산, 방영자의 마지막을 보여준 듯한 외로운 생일파티

요즘은 포털사이트 뉴스 기사가 드라마 보다 훨씬 더 자극적입니다. '백년의 유산'에서 민채원(유진)이 강제로 정신병원에 감금되는 내용을 보며 저렇게 멀쩡한 사람을 가두는게 가당키냐 하냐며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1월 2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면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몇몇 제보 사이트에서는 실제 며느리를 강제 입원시키려던 시댁 식구들 이야기가 올라오기도 했었구요. 또 '사랑과 전쟁'에서 올라올 법한 사연, 지독한 시집살이 끝에 스트레스를 받아 암에 걸리는 며느리들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 속 이야기입니다. 따지고 보면 돈과 위력을 가진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괴롭힌다는 '막장 시어머니' 이야기는 '갑'이 '을'을 누르고 강자가 약자를 못살게 구는 사회 속 이야..

백년의유산, 끝나지 않는 민채원의 시집살이 관전평

지난주 방송된 '백년의 유산' 8회 마지막 장면이 꽤 극적이었죠. 민채원(유진)은 자신의 여행 가방을 찾으려 방영자(박원숙)의 뒤를 밟습니다. 이혼을 마음먹고 집을 나설 때 챙긴 가방이니 여행가방 안에는 채원이 기억을 잃기전 챙겨둔 신분증이나 이혼서류같은 여러 자료들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몰래 뒤를 밟아 지하실에 들어가는 건 성공했으나 방영자가 문을 잠그고 나가는 바람에 채원은 혼자 지하실에 갇히고 그 충격으로 자신의 과거를 모두 기억해냅니다. 어딘가에 감금되었다는 무서움은 그게 처음이 아니었으니까요. 이 드라마 '백년의 유산'은 방영 첫주에 당당히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물론 100년된 국수 공장을 배경으로 어떤 자식들에게 국수공장을 물려줄까 고민하는 엄팽달(신구)과 국수 사..

전우치, 악당 마강림과 의적 전우치의 불편한 대립

드라마 '전우치'의 이야기가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동안 속시원한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좌상 오용(김병세)과 마숙(김갑수) 패거리에게 당하기만 하던 전우치(차태현)는 역모를 꾸미는 마강림(이희준) 일당을 피해 임금 이거(안용준)을 피신시킵니다. 궁궐 내금위장으로 부릴 수 있는 수하도 많고 오용에게 반기를 들기 위해 검계 패거리들도 양성해왔던 마강림은 전우치의 발목을 잡고 임금을 죽이려 합니다. 전우치에게는 홍무연(유이)과 중전 김씨(고주연)를 비롯해 지켜야할 가족들이 많으니 더욱 행동이 쉽지 않습니다. 마지막회를 앞둔 '전우치'는 초반부에 전개되던 내용과는 많은 부분 달라졌습니다. 방영 초기에는 다수의 민중 세력과 다양한 반란 세력의 대립을 기본으로 장난꾸러기 도사 전우치의 코믹한 활약상을 묘사할 생..

7급공무원, 간만에 보는 좋은 각본과 매력적인 캐릭터

요즘 국정원 때문에 정치권이 시끄러워 그런지 '국정원'을 배경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에 눈길이 가긴 하더군요. 국정원이면 극중 김서원(최강희) 아버지 김판석(이한위)의 말대로 옛날 '안기부' 아닙니까. 간첩 잡는 곳이니 도무지 장난을 칠래도 칠 수가 없는 대상인데다 20-30년전만 해도 말 한번 잘못했다간 쥐도 새도 모르게 끌려가서 남산 칠성판 위에 눕게 된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뭐 물론 요새는 국정원 콜센터에서 전화받는 김원석(안내상)의 에피소드처럼 장난전화 거는 사람도 많이 늘었나 본데 '안기부'의 악명을 한번이라도 들어본 사람들은 간떨려서 그런 장난 못칠 겁니다. 그런 국정원에서 로맨틱 코미디를 찍는다니 이거 진지함과 가벼움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희한한 드라마가 나올 거 같단 생각이 들더군요. 스파이 ..

'청담동 앨리스'가 새로 쓴 신데렐라 드라마의 공식

한국 시청자들은 유난히 '새드엔딩' 보다는 '해피엔딩'을 선호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 그것은 영화에서 자주 보던 촌스럽고 작위적인 '헐리우드 해피엔딩'에 익숙한 까닭이기도 하지만 워낙 현실이 팍팍하다 보니 TV 드라마까지 우울한 것은 보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약간의 지식이 필요한 특수 장르 드라마 보다 통속극이 인기있는 까닭도 그 때문이라고 하죠. 덕분에 모든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 드라마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는 나름의 공식이 있고 어떤 반전과 기발함으로 그 뻔한 해피엔딩을 연출하느냐가 시청률을 좌우하는 요령이라 합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새드엔딩'이 싫으면서도 완벽한 '해피엔딩'도 뭔가 씁쓸합니다. 재벌 2세와 사랑 밖에 모르는 캔디 여주인공의 결합은 행복해 보이지만 너무나 비현실적이라 '가..

청담동앨리스, 차승조도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재벌아들이었다

TV 속 로맨틱 코메디에는 수많은 재벌 후계자들이 등장합니다. '청담동 앨리스'의 찌질한 재벌 후계자 장띠엘샤(박시후)도 그동안 다른 '로코물'에서 보던 재벌 2세들처럼 적당히 매력있고 비현실적인 그런 캐릭터였습니다. 차승조는 프랑스에서 자수성가했다며 자신이 아르테미스 한국지사 회장이 된 건 자신의 노력 덕분이라 생각했고 아르테미스의 가방이 비싸도 사겠다고 덤비는 여성들을 조롱하곤 했습니다. 차승조는 알고 보니 애정결핍증에 걸린, 사랑이라는 환상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도 남달랐습니다. 우리가 알던 현실 속 재벌 아들들이 아니었습니다. 현실 속에서 마주 치는 재벌 후계자는 '은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사람들입니다. 요즘은 '은수저'가 아니라 '다이아몬드 수저'라고 할 정도로 평범한 서민들과의 갭이 엄청납니다..

청담동앨리스, '이상한 나라'로 현실도피하는 우리들의 모습

루이스 캐럴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는 사회풍자적인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대표적으로 '하트퀸'이 그렇습니다. 정원을 관리하는 트럼프 병사들은 그녀가 빨간 장미를 심으라 한 곳에 실수로 흰장미를 심자 흰장미에 빨간 칠을 하다 여왕에게 들킵니다. 입버릇처럼 참수를 명하는 여왕은 정원사들을 곧장 참수시킵니다. 여왕은 살아있는 홍학과 고슴도치로 크로켓 경기를 하고 트럼프 병사들이 만든 골대는 여왕이 친 공 즉 고슴도치를 골대 안에 넣으려 알아서 움직입니다. '하트퀸'은 절대권력자를 상징하는 역할이라 남들 보다 머리가 크고 기이하게 생겼죠. '청담동 앨리스'는 '청담동'이라는 부자 세계를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에 빗대 설정합니다. 그렇다면 누가 '청담동'의 하트퀸일까요. 계약직 한세경(문근영)의 ..

청담동앨리스, 진짜 앨리스는 한세경이 아닌 차승조 아닐까

흔히 상식과 기준에 맞지 않는 세계와 접했을 때 '이상한 나라'에 왔다고 표현합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는 몸이 커졌다 작아지고 트럼프들이 움직이는 정말 '이상한 나라'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앨리스 입장에서는 사람이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일은 일어날 수 없으니 그 세계가 이상한 것입니다. 반면 '이상한 나라' 사람들 입장에서는 시계토끼가 뛰어다니고 하트퀸이 참수 명령을 내리고 체셔고양이가 나타났다 사라지는 그런 일이 그 나라의 질서에 맞습니다. '앨리스'가 이상한 사람일 뿐이지요. '청담동 앨리스'는 청담동이라는 이상한 나라와 마주친 신데렐라 한세경(문근영)의 이야기입니다. 돈없고 비전없는 남친과 노력하며 살아보려 했지만 취업도 결혼도 출..

백년의유산, 선우선 '내조의 여왕' 그 배우인줄 몰랐어

어제 방영된 KBS '사랑과 전쟁'은 말 그대로 공분의 도가니였습니다. 아들에 대한 집착이 너무 심한 시어머니가 두 며느리를 함부로 대하자 며느리 둘 모두가 그 스트레스로 암에 걸리고 맙니다. 결국 큰 며느리는 죽고 작은 며느리도 갑상선암에 걸려 남편에게 이대로는 못 살겠다며 이혼을 요구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죽어가는 큰 며느리 앞에서 아들에게 재혼하라고 하는 등 악랄한 행동이 많은 비난을 받고 있더군요. 시청자들은 '사랑과 전쟁'이 실화를 소재로 만들어졌다는 컨셉 때문에 더욱 분노하는 것 같습니다. 비슷한 사례를 어디선가 본적이 있으니 말입니다. MBC '백년의 유산' 속 시어머니 방영자(박원숙)는 '시어머니의 전설'을 모두 모아모아 만든 듯한 캐릭터입니다. 물론 전통과 인간미를 중시하는 채원(유진)의 ..

전우치, 언론이 죽어버린 시대의 영웅 우울하고 칙칙할 수 밖에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이 의적에 환호하는 이유는 별것 아닙니다. 의적은 왕과 신하들에게는 기를 쓰고 잡으려 하는 도둑이지만 백성들의 입장에서는 부정하게 모아진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기행으로 팍팍한 세상살이에 기쁨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 의적들이 부패한자들의 재산을 모두 빼앗아 나누어줄 수도 없고 또 의적으로 인해 가진자와 못가진자, 강자와 약자로 나뉜 세상이 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의적인 체하며 자기 이속만 챙긴 도둑도 있었을 것입니다. 사람들도 그걸 알고 있지만 '큰 도둑'의 재물을 훔친다며 권력자들을 조롱하고 속시원하게 웃을 수 있어서 좋은 것입니다. 물론 그 의적들 중에는 불합리한 세상을 뒤엎자며 무리를 이루었던 사람들도 있고 신분제 사회였던 조선의 개혁을 추구했던 사람들도 있었으나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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