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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이야기/한국 드라마 보기 516

청담동앨리스, 한세경은 가난한 꽃뱀이고 신인화는 능력있는 여자?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는 사랑과 돈에 대한 판타지입니다. 이 판타지의 기본 질문은 이런 것입니다. 타고난 능력이나 노력은 뒤떨어지지 않는 한 젊은 여성이 아무리 애를 써도 극복할 수 없는 장애물에 부딪혔을 때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느냐는 것입니다. 충분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 타고난 환경이나 성별, 인종같은 이유로 더 이상 높은 자리로 가지 못하는 현상, 사회학에서는 이런 보이지 않는 장벽을 '유리천장(Glass Ceiling)'이라 부릅니다. 극중 한세경(문근영)은 국내 명문대 출신의 디자이너 지망생이지만 지앤누리의 파트타이머가 됩니다. '청담동 앨리스'는 가난한 서민 출신의 세경이 남자친구 소인찬(남궁민)과의 이별로 깨트릴 수 없는 유리천장을 느꼈다는 설정입니다. 세경은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던..

백년의유산, 뻔한 레퍼토리도 시선 끌게 만드는 박원숙의 연기

막되먹은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괴롭히는 내용의 드라마는 그동안 볼만큼 봤다고 생각했는데 드라마 시장에서는 아직도 그 소재가 '화수분'인가 봅니다. 매주 방영되는 KBS '사랑과 전쟁2'에선 상상도 해보지 못한 고부갈등 사례가 연출되곤 하고 가족드라마치고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갈등을 묘사하지 않는 내용은 거의 없지 않나 싶습니다. 지난주부터 방영되기 시작한 MBC '백년의 유산'은 못된 시어머니 시리즈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들과 며느리 사이를 질투하다 못해 이혼하겠다는 며느리를 정신병원에 가둬버리는 시어머니는 미친 사람 같습니다. 각종 게시판을 보면 실제로 저 정도로 못되고 야비한 시어머니가 있다 없다 말들이 많고 또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는 고백성 게시물도 있지만 확실한 건 드라마 속 시어머니 방영..

청담동앨리스, 돈 앞에서 주눅들고 구차해지는 세경의 사랑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The Pianist)'는 나치 치하에서 간신히 살아난 블라디미르 스필만의 실화를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전쟁 속에서 피폐해진 주인공이 독일군 장교 앞에서 쇼팽의 피아노곡을 연주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으로 꼽힙니다. 제대로 먹지 못해 메마른 한 예술가의 영혼도 영혼이지만 자신을 당장 쏘아죽여도 이상하지 않은 독일군 장교 앞에서 주인공은 아찔한 공포를 느꼈을 것입니다. 아니면 너무 배가 고파서 죽든 살든 상관없다는 심정이었을까요. 그러나 삶과 죽음의 위기에서 울리는 피아노 곡은 너무나 아름답고 서정적이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은 여러 차례 죽음의 위기를 겪습니다. 도시 곳곳에서 사람들이 죽어갔으니 블라디미르 스필만 역시 하루하루 피가 마르는 듯한..

드라마의제왕, 드라마 키드는 헐리우드 키드와 달랐다

도대체 드라마가 뭐길래 사람들이 TV를 보며 울고 웃을까. 어떤 사람들은 드라마에 열을 올리는 시청자들을 보며 그런 하찮은 것에 시간을 낭비한다며 비웃기도 합니다. 그러나 드라마는 영화, 소설이나 음악같은 작품처럼 지구상에서 인간이 아니면 그 어떤 생명체도 누릴 수 없는 오락거리입니다. TV가 보급되기 전, 영화가 발명되기 전부터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형식을 통해 '드라마'를 즐겼습니다. 시청자들은 TV나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드라마가 '가짜'라는 걸 알면서도 그속에 빠져들고 이야기에 동참합니다. '드라마의 제왕'을 처음 시청했을 때 느낀 기분은 아 드디어 제작자와 방송국이 드라마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이야기하려나 보다 하는 호기심이었고 두번째로 느낀 감정은 어디선가 본듯한 익숙함이었습니다. 냉정..

백년의유산, 드라마 백년 역사에 무엇을 물려주려고

우리 나라 최초의 TV 드라마는 1956년 방송된 HLKZ-TV '천국의 문'이라 합니다. 30분 짜리 드라마였던 '천국의 문'은 뒤이어 제작된 드라마 '사형수'에 비해 아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우리 나라에서 최초로 전파를 탄 '드라마'였습니다. AFKN의 기술을 빌려 촬영하고 전송하던 당시는 녹화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한정된 무대에 2대의 카메라로 생방송으로 드라마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전쟁 직후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던 한국에서 TV 드라마를 방송한다는 건 상당히 뜻깊은 일이었습니다. 그때는 TV를 가진 가정도 흔치 않아 시청자라고 해봐야 만가구가 될까말까였던 시대였죠. 요즘은 TV 드라마없는 여가 생활을 상상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드라마 방영시간에 맞춰 '본방사수'를 못하면 다운로드받아서라도 드라마..

청담동앨리스, 한세경은 자기합리화에 빠진 된장녀인가

'신데렐라'는 그동안 우리 나라 드라마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던 여주인공 유형입니다. '꽃보다남자'의 씩씩하고 생활력있는 금잔디(구혜선)도 나라를 뒤흔들 만큼 엄청난 재벌집 아들과 사귀었고 '시크릿가든'의 길라임(하지원)도 재벌 후계자와 사랑에 빠지는 스턴트우먼입니다. 재벌과 신데렐라의 신분 상승 이야기는 이제 로맨틱 코미디의 '클리셰'이고 PPL 덕분에 제작이 편하다는 점에서 포기할 수 없는 드라마 소재입니다. 여주인공과 남성의 캐릭터만 조금씩 달라질 뿐 가난한 여성이 운명적으로 만난 부유한 남자로 인해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다는 점에서는 다름이 없습니다. 사실 '신데렐라'가 현실이 된다고 해도 그녀들이 반드시 행복해지란 법은 없습니다. 이적의 노래 '해피엔딩' 가사처럼 신데렐라가 결혼 1년 만에 ..

'메이퀸' 마지막회에 정치적인 의도가 보였다고?

이 정도 높은 시청률의 인기 드라마가 이런식으로 끝맺음할 줄은 미처 상상 못했던 일입니다. 아무리 요즘 MBC표 주말 드라마의 대세가 소위 '막장'이라지만 '메이퀸'의 첫시작은 '대놓고 막장' 소프오페라를 선언한 '욕망의 불꽃(2011)'같은 드라마와 조금 달랐습니다. 경쟁작이었던 SBS의 '다섯손가락'과 유사한 복수극이면서도 선박사업을 기본 골자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한몸에 받던 드라마였죠. 또 아역 연기자들을 비롯한 연기자들 대부분이 호평을 받으며 시청률 1위의 비결이 되기도 했습니다. 어제 방영된 '메이퀸'의 마지막회를 본 많은 사람들은 '연기는 하나같이 다 잘한다'며 입을 모았습니다. 온순하고 착하지만 복수에 사로잡힌 이금희 역을 맡았던 양미경이나 평생을 못된 짓만 하다 결국 스스로 ..

청담동앨리스, 김영현 박상연의 크리에이터 시스템 기대해본다

지난 포스트를 보시면 알겠지만 마지막회를 앞둔 드라마 '메이퀸'에 굉장히 실망한 상태입니다. 조선업에 대한 묘사가 재미있었고 또 통속극이니까 내용은 거기서 거기다 싶어 몇가지 막장(?) 설정을 용납해왔지만 아버지의 원수인줄 알았던 남자가 친아버지라는 설정은 도저히 봐줄 수가 없더군요. 인기 드라마 작가가 된다는게 쉽지 않은 걸로 아는데 어째서 평판을 깎아먹는지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자연스럽게 상대방송국의 '청담동 앨리스' 쪽으로 채널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드라마는 '김영현'과 '박상연'이란 이름 때문에 언젠가는 볼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김영현은 예전부터 '대장금(2003)'으로 유명했지만 어느새 그 옆에 당연한듯이 박상연 작가의 이름이 함께 따라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두 사람이 공동으로 ..

메이퀸, 천해주의 아버지는 셋? 반전이 아니라 막장

그동안 꽤 여러 드라마를 봤지만 '메이퀸'처럼 작가에게 배신당해본 경우는 또 처음인 것 같습니다. 영화 역사상 최고 반전이었다는 '스타워즈: 제국의 역습'의 명대사 'I'm your father'는 그나마 전체 맥락에서 이해가 가는 반전으로 꼽히고 또 선과 악의 대립이라는 면에서 명장면으로 해석하는 사람도 많습니다만 갑작스럽게 내가 몰락시키려 했던 원수가 '내 아버지'라는 반전을 곱게 받아들일 사람이 어디있을까요. 반전이기 이전에 충격이고 주인공의 심정과 동화되어 드라마를 보던 사람들에겐 배신감이 느껴질 법한 설정입니다. 어제 방영된 '메이퀸'의 내용이 딱 그랬습니다. 돌이켜 보면 천해주(한지혜)의 아버지가 장도현(이덕화)일 수 있다는 복선이 있긴 있었습니다. 장도현은 아들 일문(윤종화) 보다 똑똑한 해..

전우치, 홍길동의 시대에서 전우치의 시대로

사극은 과거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이야기인 동시에 현시대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좋은 수단입니다. 그동안 꽤 많은 사극들이 인기를 끌었고 사람들은 과거의 역사를 통해 현대를 돌이켜보곤 했습니다. 개혁을 원하는 시대엔 개혁적인 주인공들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민생이 어려운 시기엔 희망적인 주인공들이 호응을 얻었습니다. 시청자들 역시 '사극'하면 멜로나 코믹함외에도 뭔가 묵직한 시대관이나 세계관을 담았으려니 기대하기 마련입니다. 굳이 사랑이야기나 팔자 사나운 주인공 이야기를 다루려면 현대극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방영된 몇편의 퓨전사극은 그런 직접적인 메시지를 담은 '사극'이라기 보다 사극 포맷을 빌린 현대극에 가깝습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마의'같은 이병훈 PD의 민중사극은 좀 다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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