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기본적으로 '막장 드라마'를 옹호하지 않습니다. 잔인하고 선정적인 성인용 오락거리도 존재하는 만큼 막장 드라마도 필요한 장르라는 걸 인정하지만 아침부터 저녁까지 TV 드라마 편성표가 '막장'으로 채워지는 건 반대하는 겁니다. '막장 드라마'는 음식으로 치면 인공조미료를 많이 쓴 자극적인 인스턴트 푸드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첫맛은 특이하고 맛있다고 느껴지지만 먹을수록 몸에 좋지 않고 나중에는 물리는 음식 말입니다. 사람들은 자극적인 무엇에 처음에는 짜릿함을 느끼지만 나중에는 더욱 자극적인 걸 찾게 되고 웬만한 자극에는 쉽게 무뎌지곤 합니다. 전쟁을 잘 모르던 과거 사람들은 칼싸움을 흉내낸 사당패의 놀이만 봐도 재미있다며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요즘은 웬만한 액션으로는 관객들이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