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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깊은나무, 집현전 타파를 외친 가리온 이제 세종의 편은 누구?

한글 창제는 세종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이 함께 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세종이 한글을 창제한 중심인물이자 주체인 것은 맞지만 왕자와 공주들, 그리고 집현전 학자들 또 이름이 적히지 않은 여러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는 그 조력 세력의 일부를 소이(신세경)을 비롯한 목야(신소율) 등의 궁녀로 설정했습니다. 또 실존인물인 집현전 정인지(박혁권), 가상 인물 무휼(조진웅) 등도 세종의 비밀 프로젝트를 아는 사람들로 설정했습니다. 학사들의 살인 사건이 일어나자 개발 과정을 알고 있는 사람은 여덟 명 뿐이라 언급하기도 했었지요. 반전 아닌 반전, 너무도 정기준 같았지만 너무도 정기준 같지 않았던 가리온(윤제문)의 정체가 3대 밀본 본원으로 드러나자 우의정 이신적..

뿌리깊은나무, 세종의 밀명과 가리온이 정기준이 될 수 없는 이유

드디어 군나미욕(君那彌欲)의 비밀이 풀리고 세종 이도(한석규)의 한글이 집현전 학자 성삼문(현우)과 박팽년(김기범) 앞에 공개되었습니다. '가나다라'의 초성을 음운학으로 풀어낸 세종도 대단한 인물이지만 자신이 연구한 서적을 근거로 그 한자가 발음에 따라 구분된 한자임을 알아낸 성삼문도 대단합니다. 세종의 총애를 받고 놀라운 세종의 한글 창제를 지켜본 그들이니 수양대군이 왕위를 찬탈한 그 순간에도 단종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 수 있었나 봅니다. 위의 모든 장면은 단순히 드라마 속 상황일 뿐이지만 실제로도 세종은 어느날 갑자기 한글을 공개했다고 합니다. 성삼문도 사대부 유학자인지라 중화질서에 입각해 이럴 수 없노라 반발합니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대부들은 이에 반대하고 나설 것이 분명합니다. 명나라 사신 기..

세종의 청렴한 사대부들이 뇌물을 받았다는데

젊고 패기만만한 세종(송중기)는 '왕도와 패도는 언제나 양날의 검'이라는 아버지 태종(백윤식)의 말에 단호하게 자신의 문치를 주장합니다. 양보하고 설득하여 숫자 1만 남는 마방진이 아닌 모든 숫자가 각자의 역할을 하는 마방진을 만들겠다는 그의 신념은 단단합니다. 그러나 사대부들 몰래 한글을 만들며 자신의 집현전 학사들이 하나 둘 죽어가는 모습을 보아야하는 노년의 세종(한석규)은 그 말이 자신이 얼마나 어려운 길을 선택했는지 깨닫게 됩니다.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속 상황이 아니라도 토론하고 논쟁하여 설득하고 감싸주는 정치는 요즘에도 힘든 일이니 말입니다. 지난 번 포스팅에서 세종이 한글 창제를 비롯한 각종 문화, 과학 발전에 기여했고 업적을 남겼지만 소위 사대부들이 그를 반대하고 폄하하곤 했다고 썼습니..

김수현 드라마의 장점은 무엇인가

어느 집이나 다 그렇듯 저도 어린 시절에는 TV 채널 선택권이 없었습니다. 당시에는 어린이와 어른이 봐야할 프로그램도 딱히 경계하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아찔한 내용도 황금시간대에 자주 방송되곤 했었지요. 요즘은 '막장 드라마'라고 해서 웬만한 드라마는 삼각, 사각관계를 기본으로 엮고 친인척들끼리 커플맺기하는 것도 예사지만 그때는 삼각관계 하나로도 충분히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드라마 소재가 되었습니다.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야상곡(1981, MBC)'을 보며 '어떻게 친구 남편을 뺏어'라고 비난하던가 '청춘의 덫(1978, MBC)'을 보며 성공에 눈멀어 여자 버린 나쁜 놈을 욕해도 충분했습니다. 제 기억 속에 자리잡은 최초의 '드라마'는 배우 김영애가 주연을 맡았던 '야상곡'입니다. 어른들은 아무리..

계백, 만약 고타소 대신 김춘추가 죽었더라면

돌이킬 수 없는 역사에 '가정'을 해본다는 건 아무 의미없는 일입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역사를 고칠 수 있다면 몰라도 상상해본들 그 결과가 바뀌는 것도 아니라서 이미 벌어진 일을 두고 가능성을 왈가왈부하는 것은 현대인들의 입씨름이고 오락거리일 뿐입니다. 백제의 윤충이 김춘추의 딸 고타소가 있던 대야성을 공격하지 않았다면 백제는 멸망하지 않았을까? 고타소가 죽지 않았더라도 당시 당나라가 고구려를 어떻게든 무너뜨리려 기를 쓰고 있었고 백제와 신라가 역사적으로 서로를 경계하던 상황이니 역학관계상 백제의 패망은 막을 길이 없었을 것입니다. 드라마 '계백'은 백제와 신라 역사상 가장 운명적인 만남일 한 김춘추(이동규)와 의자왕(조재현), 그리고 계백(이서진)의 갈등 관계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삼국사기'에서는 백..

오작교형제들, 꼬장꼬장 심갑년할머니의 뒤늦은 개명 신청

범죄 가족 드라마란 평가까지 받았던 드라마 '오작교 형제들'. 여전히 주말 시간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고 있는 인기드라마입니다만 아직까지 등장인물들의 '묘한' 범죄 행각은 현재진행형입니다. 대신 그들의 범죄(?)가 그 죄값을 받는다고 해야할지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복잡한 갈등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백자은(유이)은 어떻게든 황창식(백일섭)의 농장을 빼앗아 보려 했지만 오히려 창식의 아내 박복자(김자옥)에게 엄마의 정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복자는 복자대로 어떻게든 자은을 내치려다 애교있게 잘 따르는 자은에게 안쓰러운 감정을 느끼고 맙니다. 복자가 각서를 훔쳤음을 자은에게 고백하고 돌려주려 했지만 백인호(이영하)의 아내 정윤숙(조미령)이 모든 걸 알게 되면서 복자는 각서를 훔쳐간 사실을 들켜버리고 맙니다..

뿌리깊은나무, 외로운 임금 세종과 한글 창제를 반대한 사대부들

조선은 왕을 중심으로 다스려지는 나라이기 때문에 감히 왕에게 활을 쏘는 끔찍한 일은 절대 저질러서는 안되는 나라였습니다. 왕에게 반기를 든 역모는 삼족을 멸했고 왕을 참칭하는 행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상왕 태종(백윤식)이 궁수들에게 활을 쏘라 명령하고 젊은 세종(송중기)이 그 많은 활을 뚫고 홀로 걸어오는 장면은 생각해보면 많은 의미를 압축하고 있습니다. 왕이 하는 일이라 해도 감히 목숨 걸고 반대할 일이 있다는 뜻도 될 것이며 왕이라 해도 힘있는 무리를 거스르면 목숨이 위험해진다는 뜻도 됩니다. 태종에게는 학문과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겠다는 세종이 한심하게 보였을 것입니다. 문치(文治)는 국가의 궁극적 이상이긴 하나 왕을 두려워하지 않는 신하는 언젠가는 왕을 업신여기기 마련입니다. 드라마 '뿌리깊은 ..

뿌리깊은나무, 반인 가리온과 정기준은 무슨 관계일까

드라마라면 보통 회를 거듭할수록 미스터리가 풀리기 마련인데 한글 창제를 둘러싼 추리극 '뿌리깊은 나무'는 오히려 범인 정기준의 정체를 더욱 알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혹시 정기준이 아닐까 가장 많은 의심을 받던 심종수(한상진)가 밀본 본원을 언급하고 자신이 밀본의 3대 본원이 아님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아버지 태종(백윤식)이 추구했던 패도에서 벗어나 문치를 펼치고자 했던 세종(한석규)은 정체불명의 사대부 결사조직인 밀본과 어릴 때 자신 때문에 모든 식솔을 잃어야 했던 똘복 강채윤(장혁) 때문에 괴로워 어쩔 줄 모릅니다. 세종은 재상들과 백성들은 아무도 모르게 모종의 비밀 프로젝트를 추진중이었습니다. 천지계라는 세종의 비밀 조직에 속한 젊은 학자들은 누가 자신들의 동료인지도 모른채 세종이 나누어진 임무에..

소셜테이너를 딴따라로 만들고 싶은 정치인

예전에는 노래부르며 춤추는 사람들을 '딴따라'라 부르며 천시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본래 예술이 배부르면 환대를 받고 배고프면 사치로 여겨지는 법이라 그런지 몰라도 흥겹게 나팔불고 흥을 띄우던 그들의 삶은 거칠고 절망적이었습니다. 조선 후기 주린 배를 움켜쥐고 전국을 떠돌던 각설이패나 남사당패의 고생을 보았던 까닭인지 사람들은 그들을 비천하다 했고 때로는 한껏 깔보며 하찮게 여기기도 했습니다. 그들로 인해 울고 웃고 삶의 한조각 즐거움을 얻으면서도 그들의 삶을 그리 부러워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딴따라'의 어원이 나팔부는 소리를 따라한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영어 나팔소리인 '탄타라(tantara)'에서 따온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일제 강점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연예인들이 스스로를 딴따라라 부르는 ..

지금 보면 유치찬란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요즘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부분 자연스럽게 대학을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대학은 일부 특별한 학생들만 갈 수 있는 고등교육기관이었습니다. 집 기둥뿌리 뽑아서 대학간다고 할 정도로 학비도 비싼데다 정원도 지금이랑 차이가 나 입학도 어려웠습니다. 대신 대학 졸업 후 사무직 취업을 보장받을 수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살림살이에도 자식들을 대학에 보내고자 했고 80년대 후반에는 대학생들의 숫자가 많이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87년은 6월민주항쟁이 일어나는 등 전반적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상대적으로 과거에 비해 경제적으로 넉넉해진 가정도 많았고 어지러운 사회 분위기에 휩쓸리는 대학생들의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젊은 혈기는 한편으로는 사회 비리를 참지 않는 의로운 ..

뿌리깊은나무, 군나미욕과 집현전 학사들의 숨겨진 비밀

집현전 학사들이 이유도 모른채 살해당하고 왕을 죽이려 하는 젊은 겸사복이 그 미스터리를 뒤쫓는다. 한글 창제를 둘러싼 세종대왕의 비밀을 묘사한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가 드디어 본격 범죄 추리극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강채윤(장혁)이 박포(신승환)와 함께 집현전을 감시하는 모습은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비밀을 한눈에 보여주는 장면이라 최고의 구성이라고 밖에 할 수 없더군요. 평범한 사람들은 절대 알 수 없는 집현전의 비밀을 몰래 훔쳐보는 겸사복, 그리고 그 안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이라니. 세종(한석규)은 정인지(박혁권)를 불러 비밀스럽게 추진중이던 자신의 계획을 논의하고, 최만리(권태원)와 우의정인 이신적(안석환)은 모여 윤필의 시신에서 나온 사자전언을 두고 고민합니다. 집현전 젊은 학사..

뿌리깊은나무, 비밀스런 등장인물 추가 정기준 정체 벌써 밝혀지나

대부분의 드라마는 1, 2회가 호기심을 끌더라도 그 뒷심을 끌고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김영현, 박상연 작가의 인기 드라마는 끝마무리가 초반부에 비해 김이 빠진다는 평도 종종 듣습니다. 드라마는 영화와 다르게 장기간 시선을 끌려면 늘 새로운 화제거리와 궁금증을 제시해야하는데 '뿌리깊은 나무'의 최대 미스터리 중 하나는 주인공 세종(한석규)을 모욕한 정기준이 대체 누구냐는 점입니다. 상왕 태종(백윤식)이 그리도 두려워하던 정도전의 후손인 정기준은 사대부들의 비밀조직인 밀본을 이끌고 있다는 것만 알려져 있습니다.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홈페이지에도 정기준이 주요 배역에 올라 있긴 합니다만 누가 그 역을 맡은 배우인지 정확하게 적혀 있지 않습니다. 세종의 친위대인 집현전 학사들이나 강채윤(장혁)의 ..

언론은 범죄집단 인화학교를 낱낱이 파헤치라

광란의 도가니, 혼란의 도가니, 슬픔의 도가니. 우리 나라를 충격에 빠트린 인화학교 사건을 소재로 만든 영화 '도가니'와 동명의 소설 '도가니'는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의사표현도 잘 하지 못하는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저질러진 성범죄, 허술한 법망을 피해 가벼운 처벌을 받은 가해자들과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입고 물러나야했던 피해자들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이전에도 인화학교 사건을 취재한 언론은 많았지만 이런식의 뜨거운 관심이 모아진 것은 처음이었지요. 교장 이하 몇몇 교사들이 아동성폭행을 저지르고도 멀쩡한 척 학생들을 가르치고 가해자까지 복직시켰던 학교, 그런데 그 인화학교에서 저질러진 범죄가 그게 끝이 아니랍니다. 영화 '도가니'와 함께 80년대엔 학생들에게 노동을 강..

계백, 타오르는 은고의 분노 사택황후 부활하다

지금은 조각을 잃어버린 고대사의 한부분 백제, 사람들은 남겨진 주변국 기록으로 당시의 백제가 어땠을 지 상상해 보곤 하지만 그들 나라도 사람이 살았던 곳이기에 비슷하지 않았을까 상상해볼 뿐 이것이 맞다 그르다 확실히 대답하지 못합니다. 백제는 왜 신라를 자주 공격했으며 신라는 왜 고구려가 아닌 당나라와 손을 잡았을까. 의자왕은 탁월한 능력을 가진 왕이었다는데 어쩌다가 신라와 당에게 패망하고 당나라에서 죽음을 맞았는가. 현대사 만큼이나 치열하게 전개된 당시의 역사가 문득 궁금해지곤 합니다. 역사를 잘 아시는 분들은 드라마 '계백' 속의 역사가 실제 역사와는 다르다는 걸 아실 것입니다. '실제 역사' 라는 것도 백제를 폄하한 삼국사기나 진위 여부에 말이 많은 일본서기 정도이니 드라마의 내용이 틀렸다 맞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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