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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와 문화 100

이육사의 '절정' 시대를 품지 못한 시인은 시인이 아니다

어린 시절 기억에 시인 '이육사'는 그냥 저항 시인이었습니다. 교과서에서도 참고서에서도 그의 인생이나 그가 쓴 시의 문학적 가치를 논하기 보다 마치 문학인이 '항일 운동'을 했다는게 옥에 티라도 되는 양 '저항 시인'이란 이름을 붙여 부르곤 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흔히 접하던 이광수나 서정주, 모윤숙이야 말로 연약한 문학인이란 이름으로 현실에 눈감은 비겁한 인간 군상이고 그들이 시대를 외면하며 써내려간 글의 문학적 가치라는게 이육사가 평생에 걸쳐 극복하고자 했던, 시대적 비운에 비하면 그닥 극적인 일도 아닌데 말입니다. 8월 15일 오전에 방영된 MBC 드라마. '절정'을 보았습니다. '절정'은 이육사가 남긴 시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사람들에게 '저항 시인'이라는 별명으로만 불리웠던 한 남..

드라마와 문화 2011.08.16

KBS, 도청 의혹 보다 심각한 공영방송의 자멸

저는 요즘 KBS라는 방송국을 아예 대한민국에 존재하지 않는 기관으로 취급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나라의 세금으로 세워진 국영방송이었지만 이제는 수신료를 받아 운영되는 KBS는 권력이 아닌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하는 '언론' 기관입니다. 광고 수익으로 기사를 쓰는 민간 '기업'인 신문사들 보다 훨씬 더 언론으로서의 책임을 크게 느껴야할 기관이기도 합니다. 당연히 언론 기관들끼리 똑같은 비열한(?) 짓을 저질렀을 때 제일 먼저 비난받아야 하는 것도 KBS입니다. 지난주 방영된 KBS의 '전쟁과 군인'은 간도 특설대 출신 백선엽을 전쟁영웅으로 미화했다는 이유로 시청자들의 빗발치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전쟁과 군인'은 6.25 특집 다큐멘터리를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제작하고 백선엽의 친일 경력을 자세히 설명하지 ..

드라마와 문화 2011.06.30

댄싱위드더스타, 진정한 예능이란 이런 것

예전에 ABC 방송국의 'Dancing with the Stars'를 보며 반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저도 한눈에 알아볼 만큼 유명한 연예인이나 저명인사가 춤을 추며 노력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 보였고 흥겨워 상당히 즐겁게 감상했었습니다. 지인에게 한국에도 저런 댄스스포츠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더니 한국은 한동안은 힘들지 않을까란 반응을 보였습니다. 80-90년대까지 댄스스포츠는 곧 '춤바람'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카바레 등에서 불륜을 저지를 때 배운다는 소문이 있어 시청자들이 부정적일 거라 했습니다. 이성재, 박솔미 주연의 영화 '바람의 전설(2004)'은 예술적인 춤을 추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지만 그 안에도 '불륜'과 '춤바람'이야기는 빠지지 않고 묘사되고 있습니다. 한국..

드라마와 문화 2011.06.18

김여진과 김제동은 왜 소셜테이너인가

요즘은 3월 15일, 4월 19일, 5월 18일, 6월 10일, 11월 3일 해마다 찾아오는 기념일의 의미를 기억해내는 분들도 드물겠지만 현직 대통령이 5월 18일, 6월 10일 공식 기념일 행사에 불참했다는 글을 읽으니 현대사회의 민중이 왕정 시대였던 조선 시대의 백성, 스스로를 한심하게 여겨 '엽전'이라 불러야했던 그 때의 민중과 그닥 다르지 않은 대접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민중의 무서움을 아는 나라라면 민중의 힘으로 역사를 바꾼 그 날을 두려워할 것이고 존중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문화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그닥 가치있는 대접을 받지 못하는 민중은 드라마에도 그 위상이 반영되곤 합니다. 최근 방영된 사극 '근초고왕'을 보며 가장 갑갑했던 건 왕족들의 권력 다툼에 이리 끌리고 저리 끌려 다니..

드라마와 문화 2011.06.14

삶이 절박한 시대의 '생계형 악역들'

월화에 방영되는 MBC 드라마 '미스리플리'의 주인공은 자신의 힘으로 벗어날 수 없었던 과거 때문에 학력 위조를 하게 되는 비운의 여성입니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입양갔지만 양아버지의 도박빚을 갚기 위해 유흥가에서 일했고 간신히 한국으로 도망왔지만 한국에서 정식 사원으로 취업하지 못하면 취업비자가 발급되지 않아 일본으로 추방될 위기입니다. 세상의 모든 비극을 초래하는 원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각종 불행의 요소를 다 갖춘 그녀를 도무지 비난할 틈이 없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의 주인공 황금란은 어릴 때부터 갖은 고생을 하고 자라 스물아홉이 될 때까지 가난한 가족 뒷바라지를 하며 살았습니다. 남들처럼 살아보고 싶어 사법고시생 남자친구를 사귀어 봤지만 가난한 집 출신인 그 남자는 합격하자 금란을 쓰레기 취급합니..

드라마와 문화 2011.06.11

연예인들의 고통, 그들 만의 것은 아니다

최근 '최고의 사랑'같은 드라마나 '49일'같은 드라마 때문에 판타지 또는 로맨틱 코메디에 급격히 빠져들고 있습니다만 유명 헐리우드 로맨스물도 거의 본 적없는 제게 멜로물이나 로코물은 소위 '연예계'라는 곳도 알아둘 것이 많구나 하는 점을 알게 해줬습니다. 어느 어느 연기자가 로코물의 달인이며 특정 연기자의 연기 경력이 어땠으며 아이돌 출신과 정극 출신이 어떻게 다른 지 시청하면서 직접 체감할 수 있기도 하고 실력과는 상관없이 주연급에서 밀려나거나 기용될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해주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표현하면 알맞을 지 모르겠지만 '연예계'라는 곳은 돈, 인기, 권력같은 것이 시장바닥처럼 얽힌 곳이라 연기자, 가수, 코미디언 등이 각자의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믿어왔던 제 생각과는 많..

드라마와 문화 2011.05.28

배우 김여진의 소신을 지켜주고 싶다

처음 이 글을 쓰기로 마음먹었을 때는 배우 김여진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시장을 보러 갔다가 원산지 표시 제도를 믿을 수 없다는 사실에 실망하고 인터넷의 댓글을 읽다 갑작스레 든 생각이 글로 발전한 것인데 최근 '소신있는 발언'을 했던 배우 김여진의 이후 행보를 보니 점점 더 신념을 지키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깨닫게 됩니다. 하긴 드라마 '짝패'에 등장하는 일반 백성들이 탐관오리에 저항하는 아래적에 동조하기 보다 속어로 '먹고사니즘'에 바빠 올바르지 못한 가치관을 보여주는 걸 보면 소신 보다 중요한 건 생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은 시청자들에게 김여진은 배우입니다. 인기리에 방영된 정조임금의 이야기 'MBC 이산'에서 표독스럽고 똑똑한 정순왕후 역을 맡았는가 하면 '대장금'에서 주..

드라마와 문화 2011.05.20

이준기 부상 투혼, 그럴 만한 이유 있었나?

군대란 기관이 워낙 '상명하복'을 중시하는 곳이다 보니 이 이슈가 터져 나왔음에도 현역으로 입대해 복무 중인 특정 연예인들에게 좋지 않은 일이 있을까 우려스럽기도 합니다. 연예인으로 바깥에서 이런 일을 당했을 때는 기획사를 통해 혹은 팬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처지를 호소할 수 있겠지만 군대란 곳은 아무래도 개인적인 이익 보다는 전체의 질서와 상부의 지시가 중요한 기관이랄 수 밖에 없습니다. '국방의 의무' 때문에 군대에 입대한 것도 반 이상 타의에 의한 것이랄 수 있겠지만 이번 문제처럼 군의 수입을 위해 출연한 것 역시 '명령에 복종'한 것이니 타의에 의한 것이라 봐야할 것입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작년 5월경 이준기가 군입대를 한 것 같습니다. 당시 짧은 머리로 현역 입대하는 이준기에게 찬사가 쏟아졌고..

드라마와 문화 2011.05.16

드라마 '근초고왕'을 바라보는 아쉬움

예전부터 사극에 관심이 많다 보니 역사서와 관련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포스팅하곤 합니다. 미드 속 사극이든 영드 속 사극이던 간에 일단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한편의 '사극'이 어떻게 재창작된 건지 제대로 음미할 수 있기에 과거의 기억을 토대로 이런 저런 자료를 읽어보기도 하고 상식과 학계의 평가가 어떻게 다른지 따져보기도 합니다. 이해를 위해 일정 수준의 '지식'이 필요한 드라마들이 늘어나는 편이지만 그런 드라마들 중에 '사극'이 주는 의미는 특별히 남다른 것 같습니다. 한 나라의 가치관이나 국가관이 개입되는 경우도 있고 영웅들의 철학이나 세계관이 포함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에 '사극'에 대해 블로깅하는 포스팅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 그런지 '근초고왕'이나 '짝패'가 방영되기전 역사적 ..

드라마와 문화 2011.05.09

이지아 이혼, 김태호 PD 해프닝, 방송대란 예고편이다

대작이라 불리던 드라마가 종료되고 그 드라마에 출연했던 정우성과 이지아가 사귄다는 소식이 들려온지 얼마되지 않은 듯한데 인터넷은 다시 이지아의 과거사로 시끄럽습니다. 그녀의 결혼과 이혼, 서태지의 비밀주의 등이 도마에 올라 누구의 잘잘못이다 누구는 피해자다 등으로 인터넷 여론이 들끓고 있는데 정치권에서는 은근슬쩍 '덮고싶은' 뉴스들이 오고가는 것 같습니다. 'BBK 패소' 관련 기사가 나와야 할 자리를 이지아 서태지가 꿰어 찼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게 백퍼센트 루머였으면 좋으련만 이지아가 자신의 신분을 노출하지 않은 채(법정대리인에게 모든 걸 위임)소송을 맡긴 법무법인이 바로 '바른'이라는 곳이랍니다. BBK와 관련이 있던 모 부장판사가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바로 그곳이지요. 그동안..

드라마와 문화 2011.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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