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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와 문화 100

윤창중, 김학의 사건으로 되짚어본 '진상'의 어원

얼마전에 '내 연애의 모든 것'을 시청하다 보니 극중 국회의원 김수영(신하균)이 '술 먹고 짜는 거 진상이야'란 대사를 하더군요. 최근에는 드라마에서 '진상'이란 표현을 자주 볼 수 있고 또 많은 사람들이 '진상'이란 말을 아무 생각없이 쓰고 있습니다만 본래 이 단어는 술집에서 쓰던 표현입니다. '아빠'는 기생집에서 기둥서방 노릇을 하는 부자를 의미하는 은어였던 것처럼 '진상'도 술집에서 행패부리고 추태부리는 손님을 뜻하던 은어였습니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아빠'라고 부르지 말라는 어르신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80, 90년대에는 사회적으로 비속어나 은어를 드라마에서 쓰지 않도록 권장하는 분위기도 있었고, '진상'이란 말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았기 때문에 드라마에 그 단어를 쓰는 경우가 거의 ..

드라마와 문화 2013.05.15

퓨전사극 흥행공식에 자리잡은 '스파르타쿠스'

사극은 하나의 고유 장르로 꽤 오래 발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역사를 연극이나 드라마로 즐긴 역사가 오랜 만큼 그 형태도 시대에 따라 달라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엔 과거를 그대로 옮기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워했지만 어느새 작가의 창작과 역사가 결합된 형태로 변형되어 갔습니다. 최근엔 '해를 품은 달'처럼 '사극'이라 부를 수 없는 형태의 '시대극'까지 사극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통 사극'도 일정 부분 창작이 포함되기 마련임에도 과거엔 제약이 많았던 반면 최근엔 팩션(Faction)이 보편적입니다. 그동안 제작되었던 한국 사극은 '역사적 사실'과의 관계에 따라 크게 네가지 종류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조선왕조오백년(1983, MBC)'같은 역사 재현에 충실한 연대기식 사극, '용의 눈물(199..

드라마와 문화 2012.02.25

어른 배우가 아역의 연기를 흉내내야 할까?

요즘은 드라마 속 아역의 비중이 만만치 않습니다. '해를 품은 달'은 아역들 덕에 소위 '대박'이 터졌다고 하고 주말극 '신들의 만찬'은 운명이 뒤바뀐 두 여자의 이야기를 위해 박민하, 주다영, 정민아 등 베테랑 아역을 동원했습니다. '해품달'도 그렇고 '신들의 만찬'도 그렇고 주인공들의 극적 운명을 묘사하자면 어린 시절의 고생은 필수적으로 연출되어야 합니다. 아역들은 단순히 성인 연기자가 거치는 한 시기를 연기하는 엑스트라가 아니라 극중 캐릭터의 인상을 결정짓는 첫 이미지가 되기에 드라마가 성공하려면 천재 아역을 캐스팅해야 한다고들 합니다. 때로는 아역 배우들이 지나치게 연기를 잘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짝패(2011)'는 아역 배우들의 인기가 너무 좋아 주연 4인방의 연기가 묻혔다고 했고, '계백(2..

드라마와 문화 2012.02.11

바쁘게 뛴 아역배우 김유정 잠시 쉬면 안되겠니?

드라마 '해를 품은 달(해품달)'의 시청률이 40%를 넘다 보니 어딜 가든 화제입니다. 연기력 논란을 겪는 한가인에 대한 주제는 포스팅만 했다 하면 화제고 어린 나이에도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 아역 배우들은 각종 매체에서 앞다투어 인터뷰합니다. 사극을 좋아해도 이런 류 '트렌디 드라마'는 그냥 넘길 법도 합니다만 워낙 원작 소설이 매력적이었기에 저 역시 시선을 뗄 수 없는 드라마 중 하나입니다. 얼핏 보면 10대 취향의 로맨스 소설이라도 잘 보면 그 사랑 이야기나 각종 배경지식은 꽤 매력적인 이야기죠. 저도 사극이 처음인 배우 한가인의 미숙함이 아쉬웠습니다. 제가 아역 배우 김유정의 팬이 된 것은 '선덕여왕(2009)' 때 부터입니다. 단 한 컷 천명공주(박예진)의 아역으로 등장해 미실에게 안겼던 아이가 ..

드라마와 문화 2012.02.06

스타 연기자들의 함정, 성장 시기를 놓치지 마라

기본적으로 연기란 '감정의 재현'이라 믿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연륜이 높고 경험이 다양한 배우들이 훨씬 더 풍부한 감정 표현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다양한 출연 경험이 배우로서 한 연기자의 얼굴을 다양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연기 훈련은 일정 나이를 지나면 두 번 다시 습득할 수 없는 것들도 있기에 진짜 연기자가 되고 싶은 사람은 어릴 때부터 단역이라도 자주 출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0대의 풋풋한 감정이나 미숙함을 연습하고 싶다면 30대가 아니라 10대일 때 10대 연기를 해보는 것이 제일 좋겠죠. 그때 연습을 해보았다면 30대가 되어서도 10대의 감정을 쉽게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거 방송국의 전속 탤렌트 제도는 연기 연습을 위한 좋은 발판이 되곤 했습니다. MBC나 KBS는..

드라마와 문화 2012.02.04

드라마 속 관계를 어디까지 받아들이게 될까

아무리 명절 연휴가 길어도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이 모여 할 수 있는 일은 생각 보다 많지 않습니다. 고생하며 도착한 고향집이지만 있어 봤자 하루나 이틀인데다 노래방같은 곳을 제외하면 같이 즐길 만한 놀이도 별로 없습니다. 그 마저 취향 차이가 나는 가족이 있으면 함께 어울리기 힘들기 마련이죠. 기억해 보면 고스톱을 치거나 윷놀이를 하거나 함께 모여 앉아 그동안 해보지 못한 이야기를 나누고 TV를 보면서 휴식을 취하는 것 조차 벅찬 명절일 때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시간을 쪼개 만날 사람 다 만나면 돌아가는 길에 길이 막혀 출근에 지장은 있지 않을까 걱정하느냐 마음 편히 쉬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죠. 요즘은 명절 특선이다 해서 꽤 괜찮은 영화도 방영해주곤 하지만 과거에는 명절에 TV에서 볼 수 있는 영화는 ..

드라마와 문화 2012.01.23

'해품달' 인기에 문근영을 거론한 건 위험한 선택

때아닌 사극 열풍이라 해야할지 각 방송국 별로 최고 인기 사극이 연이어 방영되고 있습니다. KBS에서 성공리에 방영된 '공주의 남자'를 보며 당분간 이 정도 인기 사극은 보기 힘들 거라 했더니 SBS '뿌리깊은 나무'는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현대 사회와 역사를 잘 반영한, '명품 사극'의 전통을 만들어버렸습니다. MBC에서 방영중인 '해를 품은 달'은 비록 실제 역사와는 전혀 상관없는 창작극이고 로맨스 판타지이지만 초반 아역들의 열연에 힘입어 벌써부터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잠시 쉴 틈도 없이 매주 수, 목이 사극 풍년이다 보니 보는 사람들 조차 정신이 혼미할 지경입니다. '해를 품은 달'에서 애틋한 사랑을 나누게 될 두 주인공 허연우와 이훤 역할을 맡은 배우는 한가인과 김..

드라마와 문화 2012.01.09

맥빠진 MBC 드라마대상, '최고의 사랑'만 드라마냐?

한때 '드라마 왕국'이란 명성을 갖고 있던 MBC가 왜 이렇게까지 추락하게 된 것인지 아쉽기만 합니다. 2011년 방영된 총 27편의 드라마 중 '대박'이 많지 않다던가 시청률이 낮았다는 부분은 둘째 치더라도 최근 제작되는 드라마 분위기는 과거의 명예를 잇기에는 많이 부족해 보입니다. 시청률과 작품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방법이 그렇게 없는 것인지 안타까울 정도입니다. MBC는 아예 작품성 보다 '막장 드라마' 비난을 받거나 상업성을 지적받는 드라마를 다수 제작하여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모습입니다. 방송국별로 각기 자신들의 드라마를 시상하는게 관행이고 총 27편의 드라마 중 누가 더 잘했다를 뽑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에 각 방송국 '연기대상'은 어쩔 수 없이 '공로상'이 될 수 밖에 없음을 이제는..

드라마와 문화 2011.12.31

FTA와 '미드'의 한국계 배우 출연은 무슨 관계?

가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했으면 FTA를 찬성해야하는 것이 아니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은 말도 안되는 주장입니다. FTA는 국가 정책이기도 하지만 각 사회 분야 사람들의 이익과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에 각기 다른 반응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농민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고 있는 FTA를 수출입과 연관있는 대기업들은 환영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렇듯 각 직업군별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에 무조건적인 찬성 보다는 꼼꼼히 따지고 국내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려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집권 여당의 성향을 보아 한미FTA가 강행처리될 것이란 예상은 충분히 가능했던 일입니다. 그들과 성향이 비슷한 일부 언론들은 벌써부터 미국산 체리와 포도즙 등을 싸게 먹을 수 있게 되었다며 설레발치..

드라마와 문화 2011.11.23

한예슬 사태, 20년전이나 지금이나 생방송 드라마

처음 한예슬과 드라마 '스파이 명월' 제작이 중단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떠오른 건 '터질 게 터졌구나' 였습니다. 드라마 제작 현장이 위험하고 시간에 쫓기는 곳이란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었습니다. 20년전에도 과로로 입원하는 여배우들이 많았고 드라마 제작 중 목숨을 잃은 스턴트맨이 있었고 주인공 여배우가 다치면 그 다음주 방송분이 방영되지 못하는 생방송 드라마 제작이 있었습니다. 1984년경 빙판길에 넘어져 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13주의 부상을 당한 배우 김혜자는 '전원일기'같은 고정 프로그램엔 다친걸로 설정하고 출연중이던 다른 드라마는 '사망'으로 처리해 하차해야 했습니다. '스파이 명월'에 함께 출연하고 있던 에릭도 생방송 드라마의 피해자라 볼 수 있습니다. 촬영현장에서 연출진과 사인이 맞지 ..

드라마와 문화 2011.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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