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SMALL

한국 드라마 이야기/마의 39

마의, 숙휘공주 불행했던 공주들의 역사를 새로 써라

조선 왕실의 공주들은 어떤 의미에선 골치덩어리였습니다. 귀한 핏줄이나 물려받은 작위는 공주나 옹주라는 호칭 뿐 별다른 특권도 없고 왕실에 적극적으로 간섭도 못하면서 각종 역모 사건이 발생하면 줄줄이 엮여가기 좋은 위치였습니다. 아무리 공주의 남편이 관직에 오를 수 없어도 역모에 연루된 왕족과 가까이 지냈단 이유로도 충분히 처벌받을 빌미가 되었습니다. 공주의 남편과 시댁은 아내나 며느리가 아닌 상전을 모신 셈이라 불편해했고 관직에 나가지 못해 허송세월하는 부마들은 바람을 피워 공주들의 속을 썩였습니다. 거기다 공주가 죽으면 정실 부인을 얻을 수 없었죠. '마의'에 등장하는 숙휘공주(김소은)의 모습을 보면 불행하게 살았던 진짜 효종의 딸들이 떠올라 씁쓸하기도 하고 드라마에 등장하는 숙휘 하나 만이라도 행복하..

마의, 의생이 되는 백광현 드라마 골든타임이 엿보인다

마의에게 사람을 치료하지 못하게 하는 건 동물과 사람 사이에 생물학적 차이가 있기 때문이지 별다른 이유가 아닙니다. 동물의 가죽이 두꺼워 굵은 침이 필요하듯 사람과 동물은 시술 방법이 꽤 다릅니다. 동물을 기준으로 처치했다간 큰일이 나기 때문에 조선 시대가 아니라도 수의사가 사람을 치료하는 건 법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사람이 죽는 다급한 상황에서 마의 백광현이 침을 들었던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고 그런 백광현이 처벌받은 것은 어디까지나 괘씸하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감히 마의가 인의의 영역을 침범했다고 발고하게 한 것입니다. 드라마 '마의'의 백광현이 처한 상황은 현대의 '착한 사마리아인법'이 떠오르게 합니다. 그 법은 자격 조건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생명을 구하기 위해 불가..

마의, 숙휘공주 지녕 신분이 너무 높아 가슴 아픈 그녀들

방영 내내 화려한 볼거리를 보여주면서도 식상하다는 느낌을 주는 드라마가 있는가 하면 뻔하고 구태의연한 전개인데도 참신하다는 느낌을 주는 드라마도 있습니다. 이병훈 PD의 '마의'는 그동안 만들어진 '이병훈 사극'의 특징을 모두 답습하고 있는데도 신선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게 다 매력덩어리 숙휘공주(김소은)와 보는 내내 시선을 사로잡는 동물연기자들 덕분입니다. 역사적 상식 마저 깨고 싶게 만드는 사랑스러운 숙휘공주나 물그릇을 앞에 두고 '발연기'를 펼치는 고양이 달이나 모두 '마의'의 최고 화제거리입니다. 어제는 드디어 마의 백광현(조승우)이 인의로서 첫 발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사암도인(주진모)에게 혈자리를 배우고 최고의 마의로 활약한 분량이 어찌 보면 너무 짧은 것같아 아쉽습니다. 고주만(이순재)의 제..

마의, 숙휘공주 때문에 사극인 걸 자꾸 잊어버리네

고려 후기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드라마나 영화에서 공민왕과 노국공주는 거의 빠지지 않는 주인공들입니다. 삼국 시대 드라마를 만들었다 하면 선덕여왕이나 김유신 이야기가 거의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조선시대 사극의 절대 다수는 숙종 시기를 전후해서 만들어집니다. 몇년새 수없이 많은 사극이 많들어졌고 또 사람들을 감동시킨 대작이 다수 탄생했습니다만 대부분은 사람들에게 잘 알고 익숙한 시기를 설정하는 경우가 많아 참신한 사극은 흔치 않습니다. 사서를 기반으로 역사 속 인물을 재해석했느냐 아니냐는 드라마를 많은 부분 바꿔놓기도 합니다. 내년에 김태희 주연의 또다른 '장희빈'이 만들집니다. 어린아이부터 노인들까지 다 알고 있는 드라마 속 장희빈은 조선왕조실록이 완역되기 전과 후로 그 평가가 달라진 대표적 인물입니다. ..

마의, 변신 퀘스트를 수행중인 백광현과 참신한 몬스터 정성조

시청자들 중에는 이병훈 PD의 사극을 게임에 비유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것도 롤플레잉 게임 즉 RPG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주인공이 감히 깰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퀘스트를 어렵게 수행하면서 성장하고, 퀘스트를 반복하다 맨 마지막에는 '최종보스'를 물리치고 성공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대장금(2003)'에 등장한 장금(이영애)의 퀘스트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역병 물리치기, 최고상궁 경합에서 이기기 같은 것들이 있을테고 최종보스는 최상궁(견미리)이 되겠죠. 이야기 흐름상 주인공에 맞서는 '중간보스'나 협력하는 NPC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주인공은 대부분 실존인물이라 절대 죽거나 패배할 리 없습니다. 때로 퀘스트에 실패해도 목숨을 잃지는 않습니다. 이병훈 PD의 사극이 뻔하고 식상하다고 하면..

마의, 고양이 만큼 귀여운 숙휘공주의 짝사랑

조선 왕조 역사상 현종이나 숙종 시기 만큼 왕실 여인들의 이름이 많이 거론된 시기도 드물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때 숙종의 정비였던, 경종의 어머니 장희빈을 둘러싼 왕가의 비극 때문입니다. 장희빈은 요녀이자 악녀로 묘사되고 그녀의 반대편에 섰던 인현왕후 편들은 정의파로 묘사하는 경향이 있으나 그 이전부터 권력을 둘러싼 각 파벌들의 경쟁은 심각했고 효종, 현종 시대엔 자의대비 즉 장렬왕후의 예송 문제로 왕실이 시끄러웠죠. 장렬왕후는 며느리 인선왕후, 손자 며느리 명성왕후 보다 오래 살아 장희빈까지 지켜보게 됩니다. '마의'에 등장하는 숙휘공주(깅소은)는 본래 효종의 넷재딸입니다. 효종과 인선왕후(극중 김혜선) 사이에는 다섯명의 딸이 있었고 그중 차녀 숙안공주를 비롯한 공주들은 장희빈이 쫓겨나고 인현왕후가 복..

마의, 젊은 임현식을 보는 듯한 자봉 역의 안상태

최근 종영된 드라마 '아랑사또전'에서 귀신 아랑(신민아)이 제사밥을 먹지 못해 굶주리던 장면을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그런 아랑에게 주먹밥을 건내주며 너처럼 자식없는 귀신은 고수레를 먹어야 한다고 가르쳐주던 귀신이 있었죠. 그 귀신역이 바로 '아랑사또전'에 특별출연한 배우 임현식입니다. 배우 임현식은 대부분의 드라마에서 주연급으로 활약하는게 아니라 보통 이런 해학스러운 '감초 역할'로 극에 포인트를 주는 조연급일 때가 더 많습니다. 임현식씨가 맡은 역은 극의 흐름상 없어도 되는 캐릭터인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없으면 서운한, 그런 얼굴이죠. 1969년 MBC 공채 탤렌트로 합격해 오랜 무명생활을 했던 임현식은 자신의 색깔을 '잘 생긴 주연'이 아닌 '꼭 필요한 조연'으로 규정하고 색깔있는 연기를 만들기 위..

마의, 설득력없던 아역 캐릭터 조승우가 부활시키다

요즘이야 아역 배우를 위한 연기 학원도 있고 성인 연기자 뺨치는 베테랑 아역 스타도 많습니다만 과거 20-30년 전에는 아역배우를 위한 오디션이 많이 없었다고 합니다. 연예인 자녀들 중 임의로 선택하는 경우도 있고 카메라 잘 받는 아이들을 데려다 입만 벙긋하게 하는 캐스팅도 있었습니다(그땐 성우가 있었습니다). 외국도 이 부분은 마찬가지라 유명 제작자의 딸 자격으로 드라마에 출연해 성인이 되어서도 배우 생활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만큼 아역의 대사나 비중이 중요하지 않았고 아역배우에게 큰 기대를 걸지도 않았습니다. 또 그 시절 아역 배우의 선택 기준 중 하나는 '울지 않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방송에 익숙하지 않은 일부 어린아이들은 촬영현장에 들어가기만 하면 울고 카메라만 보면 굳어 대사 한마디 못하..

'마의'는 이병훈 PD의 자기복제? 그래도 기대된다

이병훈 PD하면 작년에 작고하신 김재형 PD와 더불어 한국 사극의 대표적인 제작자입니다. 김재형 PD가 '용의 눈물(1996)'같은 정통 사극으로 사극의 기본형을 만든 연출가라면 이병훈은 역사 속 인물과 가상의 창작 인물을 섞은 국내 첫 퓨전사극을 시도했고 '허준(1999)'같은 '이병훈식 영웅 사극'의 기본을 만들어낸 인물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사극이 '허준'과 유사한 영웅의 일대기를 시도했고 최근에도 여러 드라마가 '허준'의 기본구조를 그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동이(2010)'의 숙빈 최씨(한효주)가 검계의 수장인 최효원(천호진)의 딸이라는 '출생의 비밀'이라던가 '대장금(2003)'의 서장금(이영애)이 궁녀(김혜선)와 군관 서천수(박찬환)의 딸이라는 설정처럼 실존 인물들의 신분을 바꾼다던가..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