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실의 공주들은 어떤 의미에선 골치덩어리였습니다. 귀한 핏줄이나 물려받은 작위는 공주나 옹주라는 호칭 뿐 별다른 특권도 없고 왕실에 적극적으로 간섭도 못하면서 각종 역모 사건이 발생하면 줄줄이 엮여가기 좋은 위치였습니다. 아무리 공주의 남편이 관직에 오를 수 없어도 역모에 연루된 왕족과 가까이 지냈단 이유로도 충분히 처벌받을 빌미가 되었습니다. 공주의 남편과 시댁은 아내나 며느리가 아닌 상전을 모신 셈이라 불편해했고 관직에 나가지 못해 허송세월하는 부마들은 바람을 피워 공주들의 속을 썩였습니다. 거기다 공주가 죽으면 정실 부인을 얻을 수 없었죠. '마의'에 등장하는 숙휘공주(김소은)의 모습을 보면 불행하게 살았던 진짜 효종의 딸들이 떠올라 씁쓸하기도 하고 드라마에 등장하는 숙휘 하나 만이라도 행복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