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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이야기/한국 드라마 보기 516

비밀, 유정을 물속으로 끌어당긴 민혁 그를 둘러싼 비밀

지금 생각해보면 빨리 보고 싶다는 급한 마음으로 '비밀'을 시청하다 보니 놓친 장면들이 몇가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유정(황정음)의 얼굴로 손을 뻗는 민혁(지성)의 사진이 담긴 오프닝이었죠. 유리 파편들이 튀는 푸른 물빛 배경 속으로 두 사람이 함께 추락하는 이 사진은 얼핏 보면 민혁이 한손으로 유정의 목을 조르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어딘가 한곳을 응시하는 유정과 달리 민혁은 유정의 목을 조르는게 아니라 필사적으로 유정을 잡으려하는 것같죠. 서지희(양진성)의 납골당을 찾아갔던 유정이 노란 은행잎이 날리는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그런 유정을 뒤에서 끌어당겨 안는 민혁의 모습은 마치 유정을 깊고 깊은 물속으로 끌어당기는 것만 같았습니다. 버스의 문이 닫긴다는 것은 두 사람이 다..

'기황후' 논란을 보면 떠오르는 실존인물 '배정자'

작년에 방송된 드라마 '각시탈'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만든 히스토리컬 픽션입니다. 이강토(주원)가 실존인물이 아니듯 극중 인물들 역시 가상의 인물들이지만 그들 캐릭터에는 모두 모티브가 된 실존인물이 있습니다. 그중 제가 가장 꺼림칙하게 생각한 캐릭터가 채홍주(한채아)인데 채홍주는 아시다시피 실존인물 배정자를 모델로 하고 있습니다. 채홍주는 조선에서 아버지가 죽자 일본으로 넘어가서 일본 권력자의 양녀가 되고 조선으로 되돌아와 스파이 노릇을 하며 일본의 충견이 되었다는 점이 배정자와 거의 흡사합니다. '배정자'라는 인물은 대표적인 친일파로 위안부 할머니들이 가장 원망스러워할 존재이기도 합니다. (정확히는 이용당한 셈이지만) 뼈속까지 일본인이라는 생각으로 일제를 위해 충성한 배정자는 70 나이에도 직접 '정..

방송사 '비밀'의 성공을 보면 느끼는 게 없을까?

2013년 한해에도 꽤 많은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전혀 본 적도 볼 일도 없는 아침드라마, 저녁드라마같은 일일극도 있고 종편이나 케이블에서 방송되는 드라마도 상당수였습니다. 그중에는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뒷맛이 씁쓸했던 드라마도 있고 전체적으로 낮은 시청률이 아쉬웠던, 묻히기 아까운 드라마도 있습니다. 블로그를 자주 방문하신 분들은 아무리 인기있어도 제가 전혀 보지 않는 드라마가 꽤 많음을 아실 것입니다. 제가 드라마를 선택하는 기준은 간단합니다. 소재면에서 사회성이 있거나 전체적으로 신선한 전개방식을 유지하는 드라마 또는 막장드라마임에도 드라마 특유의 재미를 잘 살린 내용을 좋아합니다. 2013년 상반기에 가장 기억나는 드라마는 역시나 '직장의 신'과 '돈의 화신'입니다.'직..

사랑해서남주나, 어쩐지 공감가는 전처와 후처의 기묘한 동거

80년대의 강석우 씨는 매력적인 미남 탤런트의 대명사로 멜로 영화의 단골 주연배우였습니다. 특히 故 곽지균 감독의 영화 '겨울나그네(1986)'에서 보여준 젊은 모습을 기억하는 올드팬들이 여전히 많죠. '겨울나그네'에서 보여준 민우라는 여린 캐릭터를 생각하면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아줌마(2000)'의 장진구는 팬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 파격적인 변신이었습니다. 부드럽지만 우울한 느낌의 미남 청년은 어디가고 누구나 밉쌀스럽게 생각할만한 중년의 느물느물한 아저씨가 나타났는데 더 재미있는건 장진구의 배역이 딱 맞춘 옷인듯 강석우에게 딱 어울리더라는 것 입니다. 아버지의 퇴직금으로 전임교수 자리를 사면서도 고졸인 아내를 무식하다며 무시하는 장진구의 모습은 당시 남녀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비난을 받은 동시에 풍..

사랑해서남주나, 딸의 불륜을 알게 된 늙은 아버지의 고통

친구 중 하나가 결혼을 하게 되서 간만에 그 집에 놀러갔더니 친구 어머니가 저를 붙잡고 한소리하시더군요. 친구가 어릴 때는 아빠같은 남자와는 결혼하기 싫다고 투털대더니 결혼하겠다며 데려온 남자가 딱 아버지와 똑같은 타입이더랍니다. 고전적인(?) 시어머니 덕에 남편과 자주 티격태격하던 친구 어머니는 당신 팔자를 친구가 그대로 닮으면 어쩌나 푸념 아닌 푸념을 했습니다(진지한게 아니라 농담처럼 그러시더군요). 저 역시 친구에게 아내 보다 어머니가 우선인 남성은 싫다는 말을 자주 들었기 때문에 똑같은 사람을 골랐다는 말이 의아하긴 하더라구요. 알게 모르게 딸들이 아버지와 비슷한 남자를 고른다는 말은 맞습니다. 마찬가지로 아들이 어머니와 비슷한 여성을 은연중에 선택하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싫다 싫다 하..

사랑해서남주나, 일더하기 일이 이가 아니고 마이너스일 때

사람들이 결혼을 결심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지금 보다 나은 것을 얻기 위해서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 동안 같이 살고 싶어서 혼자 사는데 지쳐서 아이를 낳기 위해 결혼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크고 작은 결혼의 이유 중 많은 부분에는 지금과는 달라지고 싶다는 욕망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현대인들은 결혼에 회의적입니다. '일 더하기 일이 이'가 아니라 가끔은 '일 더하기 일이 마이너스'가 되는 결혼을 눈으로 보고 느끼며 자랐기 때문 이죠. 더 나아지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아도 현상 유지라도 되면 좋겠는데 세상에는 기적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 다는 걸 서른쯤이면 깨닫게 됩니다. '사랑해서 남주나'에는 자식에게 무엇이든 주고 싶어하는 부모 정현수(박근형), 홍순애(차화연)와 자식에게 바라는 것..

아역배우 '최지우 가슴만졌다'는 기사 무엇이 문제인가

우리 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980년대 중후반 '달려라 하니(1988)'같은 국산 애니가 나오기 전까지 TV에서 방송되던 애니메이션도 그 뒤를 이어 현재까지 방송중인 애니메이션 다수가 일본 애니입니다. 요즘도 한국 어린이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며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한국 이름으로 바꾸고('개구리 중사 케로로'의 '한별'처럼) 몇가지 장면은 삭제도 합니다만 어릴 때는 전혀 몰랐던 일본의 풍습과 문화가 이제서야 눈에 들어오더군요. 복날 장어를 먹고 신년에 소원을 빌러 신사에 가고 정좌 자세로 밥그릇을 들고 식사하는 장면도 낯설기만 했습니다. 문화가 다르면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장면이 있긴 있더군요. SBS '수상한 가정부'는 첫회부터 우리 나라 정서..

사랑해서남주나, 서민 드라마에 대한 갈증을 채워주려나

최근에 제작되는 드라마들을 보면 사극에 '고증'을 바라는 것이 무리가 된 것처럼 드라마에 현실성을 바라는 것도 재벌이 아닌 서민의 삶을 묘사해달라는 바람도 판타지가 되어가는 듯합니다. 몇몇 드라마 팬들은 '드라마는 원래 현실과 다른 판타지' 또는 '드라마 제작 현실을 몰라서 하는 말'이라며 이런 지적 자체를 말도 안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PPL를 받기 위해 재벌이 등장해야 하는 드라마 제작 현실을 감안해도 90퍼센트가 넘는 대한민국의 서민들이 전체 국민의 0.1퍼센트가 될까 말까한 부유층의 연애사를 보고 있다는게 말이 되는 일인가 싶기도 하고 재벌에 대한 판타지로 미디어를 낭비하는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드라마 속 인물들의 감정에 전혀 공감할 수 없는 막장 판타지가 늘어나고 김운경 작가의 '서울..

주군의태양, 로맨틱 코미디의 모든 비밀은 사랑으로 마무리된다

귀신이나 유령이란 소재는 로맨틱 코미디와는 상극으로 여겨지던 소재입니다. 물론 '고스트 위스퍼러(2005)'처럼 아름다운 외모의 미디엄이 영혼을 위로하고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내용의 멜로 드라마도 있습니다만 그 드라마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침착하고 차분한 편이죠. '고스트 위스퍼러'의 여주인공은 남편과 사랑에 빠져 인물이나 유령 이야기는 어딘가 모르게 우울하다는 고정관념을 그리 벗어나지 않는 편입니다. 어떻게 보면 '주군의 태양' 시즌 2가 나온다면 잔잔한 분위기의 태공실(공효진)이 믿음직한 남편 주중원(소지섭)이 '고스트 위스퍼러'같은 분위기의 드라마를 찍지 않을까 싶습니다. 로코물에는 전혀 어울릴 것같지 않은 귀신을 선택했던 만큼 홍자매 작가의 이번 드라마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환상의 커플(20..

주군의태양, 홍자매 로코물의 마지막 공식 여주인공 홀로서기

지구에서 태양이 멀어진 빙하기 동안 지구의 공전주기가 375일이었다고 하죠. 햇볕을 덜 받는 만큼 지구는 추웠고 얼음 속에 남겨진 매머드처럼 많은 생명들이 꽁꽁 얼었다고 합니다. 주중원(소지섭)은 태공실(태양이)이 없는 375일째 아침에 깨어났고 김실장(최정우)은 감기 기운 때문인지 귀신에게 홀렸는지 주중원의 팔레스 호텔에서 약속시간을 한 시간 일찍 잡는 실수를 저지르고 맙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주중원은 거짓말처럼 태공실을 만나죠.다크서클없는 깨끗한 얼굴에 자신만만하고 도회적인 모습의 태공실은 한국에 왔지만 주군을 찾지 않았고 주군의 목소리를 듣고도 금방 알아듣지 못한 듯 보였습니다. 일년 전의 태공실과는 다르게 밤늦게 혼자 술을 마시고 자신에게 대시하는 남자에게 일행이 있다며 자리를 옮기는 태공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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