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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이야기/한국 드라마 보기 516

끝없는 사랑, 참을 수 없는 80년대 정치의 가벼움

어린 시절에 '공포의 삼겹살' 혹은 '날으는 돈까스'라는 유행어를 한번쯤 들어본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람들을 조롱하는 별명이려니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곰, 멧돼지 등으로 불리던 김형욱 중앙정보부장의 별명입니다. 가장 오래 중앙정보부장을 역임한 인물로 한때 권력의 실세였지만 박정희 대통령과 사이가 틀어져 미국으로 망명했고 국외에서 박정희 정권의 비리를 폭로했습니다. 김형욱은 79년 프랑스에서 실종되어 생사가 묘연했는데 김재규의 명령으로 죽었고 시신이 산산조각나 찾을 수 없다는 설이 가장 유력합니다. 지금 '끝없는 사랑'에서 빅베어(박요한)의 역할 모델이 바로 김형욱입니다. 79년에 죽은 사람인데 하고 생각해보니 김형욱의 공식 사망신고가 84년이었죠. 드라마 '끝없는 사랑'은 이렇게..

운명처럼 널 사랑해, 상상도 못했던 주찬옥 작가의 달팽이 멜로

올해는 어쩐지 드라마에 재미를 느끼기 힘들었습니다. 예년에 비해 제 취향의 드라마가 많이 방송된 편이지만 어쩐지 흥이 나지 않더군요. 올 상반기는 4월에 있었던 대참사 때문에 드라마를 즐길 기분이 아니기도 했습니다. 거기다 근래에 보기 드문 화제작인 '개과천선'이 조기종영하는 바람에 수목드라마는 아예 흥미를 잃었죠. 이다해와 이동욱이 '호텔킹'을 찍고 권상우와 최지우가 '유혹'을 찍고 이준기와 남상미가 '조선총잡이'를 찍는 요즘에 '명랑소녀 성공기(2002)'에서 히트쳤던 장혁, 장나라가 다시 재미있을 거란 기대도 별로 안 했습니다. 로맨틱 코메디가 재미있어 봤자 거기서 거기일테고 이제는 파릇파릇한 시기를 지난 남녀 주인공이 달달해봐야 얼마나 달달하겠어 - 그때 기분이 정말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

'닥터 이방인' 대남공작원 차진수는 없는 편이 나았다

북에서 내려온 의사가 북에 있는 아내를 구출하기 위해 위험한 수술로 돈을 모으고 '생명을 살리는 것'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병원의 현실을 보게 된다는 내용의 소설 '북의'. '닥터 이방인'이 방송된다는 소식을 들었들 때 원작 소설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북한 출신 의사라는 독특한 캐릭터의 의학드라마라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다소 우울하고 무게있어 보이는 소설 설정에 비해 주인공 박훈 이종석이나 재희 진세연이 너무 어린 건 아닌가 생각도 했지만 그럭저럭 밝은 분위기도 잘 살리고 트렌드에 맞을테니 괜찮을 거라고 계산도 했었구요.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뭔가 전개는 급박하게 돌아가는데 사건의 구성이 많이 산만하더군요. '닥터 이방인'은 꽤 여러 개의 이야기 축이 얽혀 만들어진 드라마입니다. 첫번째는 돈이..

끝없는 사랑, 지독한 멜로를 부각시키기 위한 어설픈 시대극

평소 사극 만큼이나 시대극을 참 좋아합니다. 장편 드라마 특유의 서사는 현대극 만으로 소화할 수 없거니와 TV에서 쉽게 보기 힘든 시대적 상황을 묘사해서 얻을 수 있는 볼거리도 꽤 많습니다. 그런데 최근 사극이나 시대극은 주인공들의 관계를 부각하기 위한 극적 장치거나 코스프레 수준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죠. 시대상을 완벽히 구현하는, 소품이나 배경의 고증을 이야기하는게 아니라 드라마 속에 보이는 시대가 그 시대같다는 '리얼리티'가 부족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미국 드라마 '매드맨(2007)'같은 드라마를 보는 것도 TV를 보는 즐거움 중 하나인데 안타깝게도 우리 나라의 드라마는 그런 드라마를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죠. TV 드라마가 한시적인 소모성 컨텐츠로 제작되는 것도 한 원인입니다. SBS '끝없는 사랑'은..

호텔킹, 아모네 차재완의 비극 어디까지 눈치챘나?

요즘은 가족 드라마들 중에는 복수극이나 가족 붕괴를 묘사하는 내용이 괘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출생의 비밀은 기본이고 부유한 집안을 중심으로 악랄하게 남의 재산을 차지하는 악녀나 악당도 자주 등장하는군요. '호텔킹'과 비슷한 시간대에 방송되는 '왔다 장보리'같은 경우 남의 집 친딸을 대신해 그 집안의 수양딸로 들어가려는 악녀가 등장합니다. 친부모는 오래전에 잃어버린 딸도 못 알아보고 못살게 굴죠. 요새는 가족 드라마 하며 가족이 불행한 일을 겪으며 화합하는 내용이 대세다 보니 이런 식의 드라마에도 점점 더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호텔킹'은 그런 가족 드라마 중에서 가장 끔찍한 비극을 기본으로 구성된 주말극입니다. 주인공 차재완(이동욱)은 절대로 혈연임을 인정하기 싫은 악당 아버지 이중구(이덕화)와..

진짜 '개과천선'이 필요한 곳은 어디일까

드라마 '개과천선'과 실제 사건의 관계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분들이라면 김명민의 스케줄로 조기종영해야한다는 해명을 납득할 수 없을 것입니다. 드라마 속 로펌이 얼마나 일을 깔끔하게 처리하는지 보았던 까닭에 오히려 외압설이 설득력을 얻을 정도입니다. 이렇게 직설적인 드라마니까 누군가 빨리 종영하라 압력을 넣은게 아니겠느냐고 말입니다. '개과천선'에서 모티브로 삼은 사건들은 사회적 파장과 충격에 비해 재판 과정이나 결과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드뭅니다. 그만큼 언론에서 사건의 원인과 영향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사건 초기의 뜨거운 관심이 지리한 법정 공방이 계속되는 동안 식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개과천선'은 그동안 우리가 잘 몰랐던 여러 법정 싸움의 결과를 간략하게 알려준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개..

신의 선물,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한 기동찬의 운명론

미스터리 추리극의 범인은 보통 1, 2회에 등장한다는 불문율이 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이야기의 한 축인줄만 알고 있었던 장면 뒤에는 시청자들에게 보여주지 않은 비밀이 숨겨져있곤 하죠. 대통령 후보 토론회에서 사형제도를 반대했던 미스터 저스티스 한지훈(김태우)은 응큼한 야망을 숨긴 속물이었고 한지훈에 맞서 사형집행을 주장하던 김남준(강신일) 대통령 후보의 친구 이명한(주진모)은 대통령 당선을 위해 살인사건을 은폐하고 조작한 무서운 악마였습니다. 그리고 술을 마시면 기억이 끊기는 기동찬(조승우)은 기동호(정은표)가 이수정(이시원)을 안고 물속으로 들어가는 꿈을 꾼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기동찬이 잠든 샛별이(김유빈)를 안고 물속에 들어가는 장면이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모두 진실은 아니다 - 시청자들은 ..

신의 선물, 샛별이를 살릴 사람은 문신남이 아닐까

어제도 SBS '신의 선물 14일'이 결방할 줄 알았는데 마지막회를 의식한 까닭인지 정상 방송하더군요. 최근 세월호 참사에 시선을 고정하느냐 미처 생각지도 못하게 본방송을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신의 선물'은 아동범죄 피해자와 부모들에게 초점을 맞춰 진행되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많은 부분 드라마 속의 묘사가 현실을 떠올리게 합니다. 내 아이가 억울하게 죽으면 가해자를 죽이고 싶지 않을 부모가 누가 있을 것이며 내 아이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을 부모는 또 어디있을까요. 주인공 김수현(이보영)에게 돈을 뜯어내려는 사기꾼과 아이의 무사귀환 보다는 시청률에 신경쓰는 방송국 아동범죄에 냉담하다 못해 피해자들을 조롱하는 모습이 현실 속 피해자 가족이 겪는 모습과 똑같죠. 지금까지 수많은 복선과 단서가 있었기..

신의 선물, 대통령 손녀를 잡은 김수현 실망스러웠던 이유

이 모두 사건의 진실은 아니었다는 것이죠. 대표오후 1:17 2022-07-18적인 것이 '신의 선물' 6회 엔딩장면입니다. 김수현(이보영)이 깜깜한 장문수(오태경)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샛별이(김유빈)와 은주가 찍힌 사진을 보며 깜짝 놀랐던 그때 끼이익 소리가 들리며 장문수가 문을 열고 들어와 김수현을 보는 듯했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공포심을 자극하기 위한 장치였을 뿐이죠(감독의 아이디어였다고 하더군요). 마찬가지로 김수현이 대통령의 손녀를 위협한 13회와 기동찬(조승우)이 머리핀을 던진 14회 엔딩장면도 중요 부분이 편집되어 내용을 오해하기 쉬웠습니다. 4회 첫장면에서 13회의 엔딩 장면 궁금증이 해결되었습니다. 13회에서 기동찬의 전화로 샛별이 납치가 대통령 김남준(강신일)이 사형을 집행하기 위한 정..

신의 선물, 네메시스 문신남과 샛별이 엄마 김수현의 공통점

내 자식을 살리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는 것이 부모 마음이라고 합니다. 자식을 살리려고 죽음의 신과 맞서는 '어느 어머니 이야기'처럼 자식을 위해 고통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 어머니라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대로 '신의 선물 14일' 등장인물들의 범행 동기는 자식에 대한 사랑이었습니다. 그 지독한 모성애가 때로는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가 되었고 때로는 진실을 밝히는,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이유가 된 것입니다. 대통령의 손녀딸을 위협하며 샛별이(김유빈)를 살려내라 협박한 엄마 김수현(이보영)은 과연 자신의 딸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16부작인 '신의 선물'이 벌써 13회, 이제 딸기머리핀과 한지훈에 얽힌 마지막 미스터리만 해결되면 한 어머니 이야기가 마무리됩니다. 동화속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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