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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사또전, 민폐 캐릭터 조짐이 보이는 아랑 씩씩한 그녀가 그립다

제가 시청하는 드라마를 고르는 기준은 보기 보다 간단합니다. 아무리 재미있어도 설정이 마음에 안드는 드라마는 처음부터 선택하지 않습니다. 반면 연기자, 내용 모두가 마음에 안 들어도 '사극'같은 장르의 특수성이 있거나 눈여겨볼 화제성이 있으면 억지로라도 한번쯤 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원래부터 '졸작'인 드라마는 없으니 잘 살펴보면 장점 하나쯤은 있는 법이니까요. 그런데 '아랑사또전'은 꾸준히 시청하면서도 뒤끝이 개운치 않은 드라마입니다. 방영 초기의 기대감은 산산조각났지만 연기자는 매력적이라 시선을 뗄 수가 없네요. 예전에 '전설의 고향'에서 보던 밀양의 '아랑전설'은 무서워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이야기였으나 '아랑사또전'은 뭔가 기괴한 것이 대중적인 코드는 아닌 듯합니다. 이런 류 드라마들은 ..

툭하면 구설에 오르는 MBC표 막장 드라마, 방송사고

어머니 또래의 아주머니들에겐 일일드라마가 꽤 재미있다고 합니다. 하루종일 바쁜 일과를 마치고 저녁까지 먹고 나면 한결 느긋해지는 저녁 시간. 이야기 자체는 흥미로우면서도 TV 시청에 별다른 지식이 필요하지도 않고 딱히 복잡하지도 않은 그런 류 드라마들이 그 시간엔 제격이라고 하더군요. 또 어머니 나이쯤 되면 (자기 일이 아니라도) 외간 여자에게 빠져 바람피우는 남편에 분노한 경험이 한두번쯤은 있고 실제 세상 일이 드라마 보다 더 '막장'이란 걸 잘 알고 있습니다. 드라마 내용과 똑같지는 않아도 '그럴 수도 있겠지'하는 심정으로 지켜보게 된다는 것입니다. MBC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인 일일 드라마 '그대 없인 못살아'가 대표적인 그런 드라마인 것 같습니다. 부인 몰래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진 남편이 강..

요즘 '싸이'와 '김기덕' 현상이 씁쓸한 이유

대량 생산되는 기성복이나 공산품은 소량 만들어지는 수제품이나 '명품'들과는 다르게 누구나 사고 이용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옷을 입거나 같은 메뉴를 먹는 건 그런면에서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습니다. 대량 판매되는 물건 중에서 아무리 색다른 걸 선택해도 싸고 좋은 기준으로 고르다 보면 결국 비슷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같은 라면을 소비한다고 해서 그 대중의 취향이 '동일'하다고 보기 힘든 이유는 바로 그때문이죠. 때로는 다른 맛의 라면을 먹고 싶어도 유통을 선점하지 못해 싸게 살 수 없는 물건도 있으니까요. 물론 이런 상품 뿐만 아니라 컨텐츠 역시 대량유통되는 걸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형배급사를 통해 유통되는 영화는 가뿐히 백만 관객이 넘어갑니다. 바쁜 ..

메이퀸, 해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장도현의 비밀

세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오랜 집안의 갈등 때문에 죽어야했던 비극적인 커플 이야기로 유명합니다. 10대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그 어떤 증오도 우릴 갈라놓을 수 없노라며 가출했고 결국엔 목숨을 잃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런식의 사랑이 이루어지는 건 거의 불가능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가족도 재산도 모두 버릴 수 있다고들 말하지만 혈연을 끊는다는 건 생각 보다 힘든 일입니다. '메이퀸'의 박창희(재희)가 장도현(이덕화)를 처벌할 수 없었던 것도 아버지 박기출(김규철)의 살인죄를 차마 밝힐 수 없었기 때문이죠. 아무래도 통속극이다 보니 '메이퀸'에는 여러 극단적인 설정이 자주 연출되는데 곁에 있는 친딸을 못 알아보는 금희(양미경)의 비극이라던가 데려온 딸을 구박하는 계모, 로미오와 줄리엣..

아랑사또전, 너무나 인간적인 무연의 하소연 와닿는 이유

요즘이야 예쁜 사람을 표현하는 여러 말이 많지만 옛날에는 고운 '여신'같은 여성을 '선녀'라 표현하곤 했습니다. '마치 천상에서 내려온 선녀같다'고 하는 건 최고의 칭찬이었죠. 거기에 선녀'란 표현엔 아름답고 예쁘다는 뜻 외에 다른 한가지 뜻도 더 포함되어 있습니다. 남부러울 것없는 고귀하고 기품있는 천상의 존재란 뜻으로 평범한 인간은 함부로 할 수 없다는 말도 됩니다. 천상과 현세의 간극을 생각해 보면 옥황상제와 함께 있던 선녀를 아내로 만들기 위해 날개옷을 훔친 나무꾼은 정말 간 큰 남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랑사또전'의 요물 홍련(강문영)의 연기는 보면볼수록 호러입니다. 악귀가 되어 은오엄마 서씨 몸에 들어간 무연(임주은)은 자신의 힘을 유지하기 위해 윤달 보름 마다 맑은 영혼을 먹고 하늘의 눈..

아랑사또전, 병주고 약준다더니 의뭉스런 능구렁이 옥황상제

처음 '아랑사또전'의 시놉시스를 읽었을 땐 처녀귀신과 총각 사또의 사랑이라니 이거 마지막엔 눈물바람이겠구나 지레짐작했습니다. 첫방영 때는 무시무시한 밀양 '아랑전설'을 코믹하게 옮겨놓은 부분에 꽤 많은 점수를 주었고 이 드라마 가능성이 정말 많구나 하는 기대를 했습니다. 우리 나라의 요물이나 귀신 중에 드라마로 만들기 좋은 것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이제서야 하나둘 컨텐츠로 옮겨지나 싶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보면 작가는 이 드라마의 세계관을 시청자들에게 설명하는데 많은 부분 실패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이 드라마는 장면 하나하나에 공을 들여 장점이 참 많습니다. 방울(황보라)이 언급한 지옥은 불교에서 설명하는 내용이고 각종 부적이나 정보를 찾을 때 이용하는 '무죄자지옥아귀축생수라문전당당투석서'같은..

'마의'는 이병훈 PD의 자기복제? 그래도 기대된다

이병훈 PD하면 작년에 작고하신 김재형 PD와 더불어 한국 사극의 대표적인 제작자입니다. 김재형 PD가 '용의 눈물(1996)'같은 정통 사극으로 사극의 기본형을 만든 연출가라면 이병훈은 역사 속 인물과 가상의 창작 인물을 섞은 국내 첫 퓨전사극을 시도했고 '허준(1999)'같은 '이병훈식 영웅 사극'의 기본을 만들어낸 인물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사극이 '허준'과 유사한 영웅의 일대기를 시도했고 최근에도 여러 드라마가 '허준'의 기본구조를 그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동이(2010)'의 숙빈 최씨(한효주)가 검계의 수장인 최효원(천호진)의 딸이라는 '출생의 비밀'이라던가 '대장금(2003)'의 서장금(이영애)이 궁녀(김혜선)와 군관 서천수(박찬환)의 딸이라는 설정처럼 실존 인물들의 신분을 바꾼다던가..

'아랑사또전' 귀신들도 배불리 먹는 명절이었으면

추석 전에 태풍이 연달아 오는 바람에 제사상에 올라야 하는 밤하고 대추값이 상당히 폭등했다고 합니다. 아무리 상을 간소화해도 밤이나 햇과일은 꼭 올려야하는 음식이다 보니 제사상을 마련하는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층층이 담아 한상 가득 차리던 과거에 비해 가지수가 줄어들었는데도 상을 마련하는 비용은 더 늘어났다는 말이 괜한 엄살은 아니더군요. 저희 집도 제사를 워낙 많이 지내는 집이라 어릴 때는 명절에 새옷이나 맛있는 음식 보다 제수에 더 많은 돈을 들이는거 같아 서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귀신이 음식을 정말 먹느냐 아니냐를 두고 따지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조상을 기리는 정성이 더 중요한 거라며 제사상에 돈을 아끼지 말라 주장합니다. 또 어떤 분들은 제사 자체를 부정하며 제사..

메이퀸, 악역 박기출과 장도현 그리고 금희의 비밀은 대체 뭘까

예전에는 드라마에 '가족'이 나오면면 하하호호 식사하고 단란한 모습이 연출되곤 했는데 요즘은 자녀를 목적을 위한 도구로 이용하거나 친자식인줄도 모르고 괴롭히는 극단적 설정이 유행입니다. 아무리 부모 자식 간이 전생의 원수였다는 말이 있다지만 피를 나눈 자녀를 못 알아보고 고통스럽게 하는 모습은 보기가 껄끄럽죠. 아이들을 학대하는 장면까지 연출되면 이거 드라마를 위해 아역연기자들에게 못할 짓하는 거 아닌가 싶을 때도 많습니다. 그런 불편한 감정에도 불구하고 이런 통속극들은 주인공을 괴롭히는 독한 악역이 등장하는게 제 맛이죠. 드라마 '메이퀸'에는 악역이 제법 여럿 등장합니다. 어린 해주(김유정)에게 집안일을 맡기고 지금도 철부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게 만든 엄마 조달순(금보라)은 대표적인 악역으로 '야 이..

아랑사또전, 시청자 배꼽잡게 만든 사극 PPL과 아전들

종편 채널 개국 이후 유난히 드라마 속 PPL이 더 늘어난 것 같다는 막연한 느낌을 받았는데 그게 단순히 느낌은 아니더군요. 요즘은 어떤 드라마를 봐도 간접광고를 볼 수 있고 일부 드라마는 특정 화장품 케이스가 자주 노출되고 또 주연배우가 그 화장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불필요하게 삽입하는 등 광고 CF인지 드라마인지 헷갈린다는 비난을 받기도 합니다. 종종 일부 시청자들 중에는 PPL이 없는 사극이 그래서 보기 편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극 보다 훨씬 더 많은 제작비가 소모되는 사극에 간접광고가 없을 수는 없습니다. 사극은 기본적으로 셋트장을 지어주고 관광수익을 노리는 지방자치단체의 제작비 후원을 받는 경우가 많아 대형사극 경우 몇개 지역와 협약을 맺지 않은 채 촬영하기가 아예 불가능합니..

골든타임, 시청자들이 환영한 PPL 이번이 처음 아닐까

드라마 '골든타임'의 장점 중 하나는 누가 뭐래도 적절히 활용된 PPL입니다. 응급환자의 이송과 치료를 위해 헬기까지 동원된다는 내용의 이 드라마는 부산광역시와 소방방재청, 해운대 백병원을 비롯한 공공기관과 관공서, 의료기관의 촬영협조 없이는 제작이 아예 불가능한 드라마였고 현장근무 중인 외상외과 의료진들의 자문과 의료장비 협조없이는 풍부한 연출이 힘든 드라마였습니다. 이외에도 부산광역시는 휴가철이라 잠자리 얻기 힘든 제작진을 위해 숙소를 제공하기도 하고 관사를 빌려주는 등 각종 혜택을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응급상황에 처한 환자를 일정 시간 안에 병원에 옮기지 못하면 죽는다 - 환자를 살릴 수 있는 황금 시간을 뜻하는 '골든타임'이란 용어는 정확한 의학용어는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 용어를 훨씬 ..

아들녀석들, 불륜은 짜증 멜로는 절절 상반된 소감이 공존하는 드라마

결혼해서 잘 사는 '평범한' 부부도 많지만 사별과 불륜과 이혼으로 마음고생하는 부부도 많습니다. 사람사는 일이 만나고 헤어지는 일의 연속이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인데 어떤 면에서는 주변의 '흔한' 일은 아니라 유원태(박인환), 우정숙(나문희) 가족의 독특한 사랑 이야기를 별스럽다는 눈으로 보게 되더군요. 첫방송을 본 소감이 이렇게 상반된 드라마도 간만인듯 합니다. 아무리 드라마가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오가는 오락물이라지만 가끔은 너무 많은 소재가 섞여 있으면 역시 당황스럽습니다. 그러고 보니 나문희씨는 어느새 '다섯손가락'에서 '아들녀석들'로 오셨군요. 각 커플을 뜯어놓고 보면 현실에서 한번쯤 있을 법한 이야기고 캐릭터 설정도 사실적이라 공감이 가고 그런데 '아들 녀석들' 하나하나가 - 아니 심지어는 ..

같은 통속극인데 '메이퀸'이 '다섯손가락' 보다 낫다고?

같은 시간대에 방영되는 드라마는 시청률면에서 자주 비교 대상이 됩니다. 물론 드라마 자체의 매력과 각 드라마의 제작자, 고유 팬층을 서로 인정하기 때문에 드러내놓고 '어느 드라마가 더 낫다'고 평가하는 경우는 흔치 않겠지만 시청률이 박빙을 이루고 보면 각 드라마의 장단점이 거론되기 마련입니다. 제작자 쪽에선 일단 '경쟁작'이 되면 어떻게든 상대 드라마 보다 인기를 끌어보려 여러 수단을 동원합니다. 때로는 각 드라마 정보를 싣는 포털 사이트에는 경쟁 드라마의 팬들이 드라마 평점을 낮춰 놓고 가는 '테러'를 저지르기도 할 정도로 치열한 양상을 보이기도 하죠. MBC의 '메이퀸'과 SBS의 '다섯손가락'은 매주 주말 9시 50분에 방영되는 드라마로 8월 18일부터 방영되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시간대에 방영된다..

아랑사또전, 은오엄마와 아랑 그날밤 무슨 일이 있었나

억울하게 죽은 처녀귀신에게 홀린 두 남자와 수백년전 쫓겨난 선녀의 악귀가 들러붙은 부인. 드라마 '아랑사또전'의 이야기는 유쾌하고 장난스럽던 첫시작과 달리 점점 더 은밀하고 으시시해지더니 이제는 등장인물들의 가슴아픈 사랑이 시작되었습니다. 허기에 지쳐 소죽을 훔쳐먹던 거지 아이 주왈(연우진)과 원한에 사로잡혀 반쯤 미친 어머니 서씨(강문영) 때문에 속끓이던 김은오(이준기)는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처녀귀신 아랑(신민아)를 사랑하게 됩니다. 아랑은 이미 이서림이란 지상의 육신을 잃어버린 존재로 보름달이 세번 뜰 동안만 살 수 있기 때문에 두 남자 중 그 누구도 선택할 수 없습니다.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첫눈에 반했던 최대감(김용건)집 도령 주왈도 귀신인 자신에게 다정하게 굴며 함께 죽음의 비밀을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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