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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헬리콥터를 갖춘 중증외상센터와 착한 사마리아인 법

환자가 위급할수록 책임 문제는 중요합니다. '골든타임'의 마취과 과장 지한구(정석용)가 퇴근하려다 발길을 돌린 건 어레스트까지 온 환자를 경력짧은 다른 스탭에게 맡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응급의학과 레지던트 김도형(김기방)이 환자가 오면 각 과 레지던트와 펠로우를 부르고 원칙적으로 인턴에게 처치를 맡기지 않는 이유는 경험도 경험이지만 그 책임을 감당할 자격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또 책임을 면하고 의료소송을 피하기 위해 종종 1차 병원에서 감당할 수 없는 응급환자를 입구에서 되돌려 보내는 경우도 있고 응급처치를 수행했다는 증거를 남기기 위해 검사를 하기도 합니다. 현장에서 환자를 책임지고 진료하고 수술하는 사람은 의사지만 그 의사의 책임을 감시하고 평가하는 기관은 정부입니다. 아무리 최선을 다해 시술하고 ..

'무신'과 '대왕의 꿈'그리고 우리 나라 영웅사극의 문제점

가장 좋아하는 장르 중 하나가 '사극'입니다. 요즘은 '사극'의 의미가 한복을 입고 왕족 코스프레하는 드라마로 바뀌었다고 비꼬는 사람들도 있지만 여전히 '역사'를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한 이야기는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이미 알고 있는 역사적 교훈이 현대 사회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새삼 느껴보기도 하고 정사를 벗어난 퓨전을 보며 사극도 새로운 콘텐츠가 될 수 있음을 깨닫기도 합니다. 사극을 좋아하는 또다른 이유는 출연 배우들의 발성 때문입니다. 그 어떤 드라마 보다 발음이 정확하고 발성이 뛰어난 배우들은 사극 만의 고유 매력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공중파 채널에서 실종된 '정통사극'에 대한 아쉬움도 없잖아 있습니다. 최근엔 SBS '신의'나 MBC '닥터진' 또는 '해를 품은 달'까지도 사극으로 분류하는 ..

아랑사또전, 은오와 아랑 이 커플의 가능성은 아직 현재진행형

우리 나라도 가끔 '퇴마(退魔)'를 주제로 한 드라마를 제작하곤 합니다만 '퇴마'는 그렇게까지 널리 제작되는 판타지는 아닙니다. 특히 '생방송 드라마'라고 불리는 한드의 제작 환경 때문에 CG를 많이 쓰지 않고 짧은 기간에 촬영 가능한 장르를 선호하기 마련입니다. 사전제작이 반 이상이라면 모를까 배우의 특수분장에 그래픽에 와이어 액션이 난무하는 '퇴마'를 우리 나라에서 촬영하기는 무리가 따릅니다. NBC 미드 '그림형제(Grimm)'이라던가 CW의 '수퍼내추럴(Supernatural)'같은 드라마는 제작 여건상 힘들다는 뜻입니다. 지난주 방영된 '아랑사또전'은 절벽에서 떨어지는 아랑(신민아)를 촬영하기 위해 엄청난 중장비를 동원했더군요. 줄이 끊어져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위기의 순간, 죽을지도 모른다는 ..

'넝쿨당'과 '골든타임'이 보여준 한드의 가능성

결국 드라마 '골든타임'의 연장방송이 확정되었나 봅니다. 그동안 '골든타임'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며 연장설이 솔솔 흘러나오긴 했지만 '시즌제'를 요구하는 의견이 빗발쳐 다음 기회를 엿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3회 연장'으로 최종 결정했나 봅니다. 한드의 최고 단점이자 장점이 어쩌면 이런 부분이죠. 처음부터 인기가 좋으면 연장을 염두에 두고 컨텐츠와 대본을 기획하기 때문에 2-3회 정도 추가 분량이 가능하다는 것 말입니다. 덕분에 한드는 현장에서 나누어준 쪽대본으로 어제 촬영한 분량을 오늘 편집해 방영하는 '생방송 드라마'라는 별명을 갖고 있습니다. 한드 시청자들 중에도 미드를 비롯한 외국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이 많고 또 케이블 일부에서 '시즌제'를 도입한 드라마가 있어 한국 시청자들도 '시즌제'라는 용어..

골든타임, 강재인 응급실을 떠나 의사 가운을 벗은 이유

세상은 둥글게 사는게 모나게 사는 것 보단 편하다고들 하죠. 아무래도 이 사람 저 사람하고 잘 어울리는 사람이 융통성있게 이런 저런 일을 막힘없이 잘 처리하고 능력도 인정받는 법입니다. 때에 따라서는 쇠고집을 부려야하는 원칙도 있고 그런 분야도 있기 마련이지만 행정적 능력이나 사람들을 지휘할 땐 적당히 타협할 줄 아는 그런 성격이 유리합니다. 그리고 이런 '융통성'의 문제는 때로 상황에 대처하는 '방어능력'과도 연결됩니다. 자기 일만 잘한다고 해서 남에게 해를 입지 말란 법도 없고 때로는 자신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 해도 타격을 받습니다. '골든타임'의 세중대병원 이사장 강대제(장용)는 아들 내외 없이 손녀딸 강재인(황정음)을 건사하느냐 늘 그녀의 후계가 걱정되었던 모양입니다. 자신의 여동생(반혜라)을 비..

넝쿨째굴러온당신, 상처입은 가족의 마음을 치유하는 결혼식

요즘은 과거처럼 대가족을 이루고 살기 쉽지 않은 시대라고 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혼자 살아도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 그 많은 가족의 의식주를 어떻게 챙겨줄 것인지 생각만 해도 어깨가 무겁습니다. 거기다 그 많은 가족들에 치이면 모두 행복하란 법이 없습니다. 가족 뒷바라지를 하다 허리가 굽은 아내, 동생들 먹여살리다 혼기놓친 장남이나 장녀들, 자식에게 짐이 될까 전전긍긍하는 노부모에 형제 보다 더 좋은 것을 갖고 싶어 눈치보는 아이들까지. 과거에는 모두가 어렵게 살았으니 그런 모습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그런 대가족은 찾아보기 힘들죠.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여주인공 차윤희(김남주)는 억척 소녀 가장 출신이라 아둥바둥하는 그런 삶이 싫었습니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 경제적으로 어려운데 ..

아랑사또전, 매력을 잃으면 정체불명의 요괴 이야기가 된다

요즘은 드라마의 인기가 제작자 입장에서는 PPL을 비롯한 각종 수입의 원천이 되다 보니 '팬심은 민심'이라고 합니다. 덕분에 드라마 팬들이 비판하는 설정이나 복장을 바꿔버리는 경우도 있고 시청자들의 구미에 맞춰 결말을 수정하거나 캐릭터를 변형시키는 경우도 흔합니다. 때로 '우리 오빠'가 다른 배우 보다 뒤떨어져 보인다는 이유로 '작가를 때려잡자'며 항의하는 무작정 팬심도 있지만 팬들이 한 연기자의 연기 경력이나 미래를 따져 출연 작품을 골라주고 배우의 부족한 점을 소속사 보다 더 잘 짚어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최근 '아랑사또전'에 대한 팬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습니다. 배우 이준기를 좋아해서 혹은 드라마 자체에 흥미를 가지고 자발적 팬이 된 분들 사이에 '아랑사또전'에 대한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수퍼히어로 '각시탈'이 배트맨 보다 시시하다고?

어제 인터넷 뉴스를 읽다 보니 일본의 대표적 친한 가수인 각트가 일본 우익단체에게 사생활을 공개당했다고 하더군요. 숨겨둔 아이가 있고 팬클럽의 경비 일부를 횡령했다는 혐의가 공개되었다고 합니다. 신비주의 컨셉이라 할 정도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연예인 각트로서는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은 셈이라 이웃 나라인 우리 나라에서까지 화제가 될 정도였습니다. 각트가 그렇듯 '공격'을 당한 이유는 평소 한국에 우호적인 발언을 자주 해온 가수라는 점과 그가 사귀는 여성 아유미가 한국인이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연예인의 사생활 폭로는 앞으로의 활동에도 영향을 끼치지만 주가 하락 등으로 경제적인 면에서도 실질적인 피해가 있습니다. 일본 우익단체는 같은 '일본인' 조차 적으로 인식하고 공격할 만큼 비이성..

골든타임, 세 의사의 깨알같은 로맨스는 롤러코스터 효과?

의학드라마 팬들 중에는 지나친 멜로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론 멜로와 메디컬이 적절히 섞인 소프오페라 타입도 좋아하는 분들이 많긴 많습니다. 제목이 '러브 아나토미'인지 '그레이 아나토미(Grey's Anatomy)'인지 헷갈리는 한 미드는 올해도 어김없이 시즌 오더를 받아 9시즌 방영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드라마가 의사들 간의 사랑이야기인지 메디컬 드라마인지 헷갈린다며 거부감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의학 드라마'라고 사람 살리고 수술하는 이야기만 등장하란 법은 없으되 로맨스 비중이 너무 크면 의학 드라마가 아니란 거죠. '골든타임'의 인턴 이민우(이선균)는 사망선고 하나 내리지 못하는 겁쟁이 의사였으나 자신의 롤모델인 최인혁(이성민)과 일하면서 생명 앞에 어떤 자세를 가진 의사..

골든타임, 의학드라마에서 은근슬쩍 외면하던 의료비 문제

누구든 응급실에 한번쯤 가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불의의 사고를 당해 간 적도 있을 것이고 다친 가족 때문에 급하게 달려가본 적도 있겠죠. 그럴 땐 원인이 분명한 질병이나 외상으로 응급처치를 받을 때도 있지만 때로는 원인을 알 수 없어 여러 검사를 받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 역시 어릴 때 추락사고로 '큰' 병원 응급실에 실려간 적이 있는데 뇌진탕과 골절이 의심스러워 각종 비싼 검사를 여러 차례 실시했다고 합니다.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도 MRI에 들어갔다 나온 기억이 나고 응급실 의사들이 각종 테스트를 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결국 저는 병실이 많은 그 '큰' 병원에 입원하지 못했습니다. 부모님 말씀으로는 각종 '쓸데없는' 검사를 잔뜩 해서 병원비만 올리더니 그 다음날 이 병원에 소아입원실이 ..

'나주 성폭행 사건' 이번에도 어김없이 '피해자 신상털기'

예전부터 성폭력 관련 사건이 일어나면 신문과 방송에 피해자의 성과 거주지, 나이, 학교, 가족환경을 모두 거론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정확한 실명이나 사진을 싣는 것은 아니지만 피해자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피해자가 누구인지 또 누구로부터 어떤 일을 당했는지 낱낱이 알 수 있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 대표적 사건이 '밀양성폭행' 사건으로 당시 가해자 수십명의 신상은 해당사건에 분노한 네티즌이 폭로했지만 피해자의 신상정보는 언론에서 공개되어 전국적으로 널리 퍼져나가게 되었습니다. 미성년자 성폭행이나, 아동성범죄 사건 발생하면 어김없이 경찰의 늑장대응이나 매뉴얼이 도마에 오르곤 합니다. 2009년 발생한 조두순 사건의 경우에도 담당 경찰이 아동섬범죄 매뉴얼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문제로 비난을 받았습니다..

넝쿨째굴러온당신, 결혼 입양 시집살이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예전에 읽은 이야기 중에 '가족의 따뜻함' 보단 '가족의 무서움'을 알려준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어떤 나그네가 여행 중 화목하고 정많은 한 대가족을 알게 되었는데 그 가족은 얼마나 서로 위하는지 나그네가 그 가족의 일원이 되고 싶다는 바람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그 가족의 둘째 아들이 살인 사건을 저지르자 나그네의 그런 '착각'은 깨어지고 맙니다. 가족들은 살인을 저지른 둘째를 비난하는게 아니라 둘째 아들이 받을 형벌을 걱정하더니 결국 살인의 책임을 나그네에게 덮어씌우기로 작정하고 나그네를 죽이려 합니다. 한 가족들 간의 결속력이나 사랑은 쉽게 얻을 수 없는 소중한 것이지만 그들이 똘똘 뭉쳐 타인들에게 배타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다면 그것은 '왕따'입니다. 무리를 짓는 건 행복한 일이나 그 무리의 결..

메이퀸, 친딸의 뺨때리는 장면을 예언한 시청자들

어른들은 '핏줄이 당기는 건 본능'이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피 한방울 안 섞인 남 보다는 조금은 먼 촌수라도 혈연인 사람이 더 가깝게 느껴진다는 말입니다. 이런 감정은 부모들에게 더욱 특별한데 아이 엄마들은 아무리 많은 아이들이 똑같은 옷을 입고 서 있어도 그 중에 내 아이가 어디 서 있는지 금방 알아본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헤어졌던 자식이라도 부모는 그 아이를 알아보곤 합니다. 한눈에 이 아이가 내 애구나 확신하진 못해도 남보다 더 친근하게 느껴지고 눈길이 가서 눈도장을 찍게 된다는 말입니다. 최근 방영되는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도 30년전에 잃어버린 아들이 자신의 앞집으로 이사오는 내용이 묘사되었습니다. 워낙 어릴 때 잃어버려 아들의 얼굴도 모르는 엄마는 앞집 남자에게 자꾸 관심..

각시탈, 서러운 독립군의 슬픔을 대변하는 이름 담사리

과거에는 이름을 가졌다는 자체가 신분을 증명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반가의 후손이 아니면 제대로된 성과 이름을 얻기 힘들었고 남의 집에서 종살이하는 사람들은 부모가 지은 이름이 아니라 일월, 삼월, 돌쇠같은 즉 '아무개'와 거의 다르지 않은 호칭을 얻곤 했습니다. 지금이야 그렇지 않지만 그땐 정성들여 지은 이름은 먹고살만한 집의 귀한 아이를 위한 호사같은 것이었습니다. 70년대까지도 여자아이의 이름을 지어주지 않고 언년이나 간난, 개똥이로 부르다가 말숙, 종말같은 대충 지은 이름을 호적에 올리는 사람들이 많았으니까요. '각시탈'에 등장한 독립군대장 이름은 담사리(전노민)였습니다. 담사리가 무슨 뜻인가 알아보니 '꼴머슴'을 뜻하는 전라도 사투리 '깔담살이'에서 나온 말이더군요. 어릴 때 머슴살이로 들어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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