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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쿨째굴러온당신, 둘째딸 방이숙 조금 이기적으로 살아도 좋다

딸을 시집 보내고 전전긍긍하는 친정부모의 심정을 '딸가진 죄인'이라 합니다. 행여 심보 사나운 시댁을 만나 시집살이하게 되면 어쩌나 싶어 딸가진 부모는 뭐라도 흠이 잡힐까 딸에게 하나라도 더 주고 사위를 어려워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어릴 때는 '딸낳은 죄인'이란 말이 있었습니다. 요새도 딸을 낳았다고 며느리잡는 시어머니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과거에는 며느리가 딸을 낳으면 산후조리도 해주지 않고 산모를 홀로 두고 가는 시어머니가 종종 있었습니다. 요즘에야 인터넷에나 올라올 법한 '화제거리' 사연인데 그때는 '아들이 대를 잇는다'는 생각이 많아 시어머니가 그러는 것도 당연하다고들 했습니다. 한때 제 어머니도 '딸낳은 죄인' 취급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친척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할머니가 우리 며느리는 딸만..

각시탈, 일본인이 조선인을 '반도인'이라 불렀던 이유

제가 맏손녀가 아니라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일흔 가까운 나이 차이가 납니다. 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 초기에 태어나 광복을 지켜보고 6.25전쟁까지 몸소 겪으신 분입니다. 한때 경성과 만주를 오가며 바쁜 세월을 살기도 하셨다는 할아버지는 종종 손주들에게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시곤 했습니다. 환갑이 다 되신 이후에는 집에서 어릴 때부터 배웠던 한학을 공부하셨는데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아 때로 외국서적을 구해오고 이런 저런 시사 잡지를 가리지 않고 읽고 때로는 어릴 때부터 살았던 고향 동네의 오래된 이야기를 학자들에게 고증해주기도 하였습니다. 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에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은 모르는 말이 많다고 하셨습니다. '공출'이나 '징용', '보국대', '황민화'같은 단어들 말입니다. 가을만 되면 농사지은 곡식..

유령, 조현민이 벗어날 수 없는 신효정 살인의 모순

과거에는 주어진 단서로 미궁의 사건을 추리하는 소설류가 많았는 요즘은 오로지 작가만 모든 것을 알고 있고 독자나 시청자는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을 지켜보는 미스터리물이 훨씬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아주 작은 실마리로도 모든 걸 예측하는 머리좋은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에 '작가가 신'이 되는 이런 전개는 어쩔 수 없는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모든 건 작가 마음'이라는 전개도 예상치 못한 반전이 주는 매력이 솔솔합니다. 함께 추리해서 결말을 알아맞추고 싶은 시청자들에겐 다소 '약올리기'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이야기 자체의 매력이 사람들을 끌어들입니다. 드라마 '유령'의 전개 방식도 그렇습니다. 첫회에 등장한 탑스타 신효정(이솜) 살인 사건을 사이버 수사1팀의 인물들이 수사해나갔지만 그때 알 수 없던 것들이 마..

TV 드라마에서 완전히 사라진 '네' 발음 어떻게 하나

가수 임재범이 '나는 가수다'에서 불러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곡 '여러분'은 본래 79년 발표된 노래로 서울국제가요제 대상 수상곡입니다. 각종 콘서트 무대에서 윤복희의 솔로곡으로 훨씬 더 많이 알려졌지만 당시에는 함께 가수 활동을 하던 윤복희의 오빠 윤항기가 작곡을 하고 국제가요제에는 두 사람이 듀엣으로 참가를 했습니다. 웅장하고 서사적인 그 노래의 첫 부분은 어지간한 가수가 불러서는 좀처럼 그 느낌이 잘 살지 않습니다. 이상하게 이 노래는 어느 수준 이상의 경력있는 가수가 불러야 노래의 진짜 매력이 살아나는 것같더군요. 그 노래의 첫 가사는 이렇습니다. '네가 만약 괴로울때면 내가 위로해줄께. 네가 만약 서러울때면 내가 눈물이 되리'라는 가사입니다. 윤복희는 상대방을 지칭하는 '네' 발음과 일인칭을 ..

사고많은 MBC, 올림픽 중계는 예능이 아니라 뉴스다

한국도 아닌 외국에서 생방송으로 중계하다 보면 어쩔 수 없는 방송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현지 문화를 잘 몰라 일어나는 일도 있고 상황통제가 되지 않다 보니 벌어지는 우발적 사고도 있습니다. 최근 올림픽 중계로 MBC 방송국이 자주 구설에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방송국 역시 한두가지 방송사고는 있었습니다. MC 김제동이 영국에서 제작한 SBS '힐링캠프'의 경우 눈찢어진 동양인을 조롱하는 듯한 외국인이 카메라에 잡혔으며 한국 축구 승리 후 SBS '모닝와이드'에서 방영된 현장 화면에선 손가락 욕을 하는 영국인이 가감없이 한국에 중계되기도 했습니다. '미녀들의 수다'로 유명해진 에바가 리포터로 활약한 그 프로그램 일명 '런던와이드'에서 한 안경쓴 영국인이 카메라에 손을 들어 '브이'를 그려보였는데 ..

넝쿨째굴러온당신, 차윤희의 우울한 유산 그 뒤에 일어날 일들

맑고 쨍쨍한 날이 있으면 폭풍치고 비내리는 날도 있는 것처럼 가족 간에 일어나는 일이 늘 유쾌하거나 즐거운 것만은 아닙니다. 항상 재미있는 이야기로 사람들을 즐겁게 하던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이번주 내용은 모두가 슬픈 현실에 직면하는 '날궂은 날'의 사연들이었습니다. 사돈과 사귀게 해 달라며 집을 나갔던, 가장 어린 '말세커플'도 스스로 독립하고 자신의 삶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인생의 쓴맛을 알게 되었고 사람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던 '천방커플'도 재벌과 서민이라는 환경차이 때문에 이별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남몰래 감추고 있던 이숙(조윤희)의 나약함이 드러난 순간이기도 합니다. 큰 딸 방일숙(양정아)는 양아치나 다름없는 남남구(김형범)의 횡포로 자신이 좋아하는 윤빈(김원준)에게 이혼 사실을 들..

넝쿨째굴러온당신, 악녀전문 김서형 대체 어떤 시누이가 되려고?

인터넷에 흔히 올라오는 '한국여자' 험담 중 대표적인 게 '한국여자는 명품과 돈많은 남자를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물질만능 시대에 부자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남녀 불문 드물겠지만 평범하고 성실하게 사는 여성들 보다 그런 여성들이 더욱 눈에 띄는 건 아마도 그들이 '외모'를 중요시하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밉상 시누이 방말숙(오연서)은 명품 된장녀라는 비난을 받았아도 그녀 주변엔 늘 남자들이 끊이지 않았고 수많은 구애를 받았습니다. 반면 착실한 방이숙(조윤희)은 10년째 혼자 짝사랑만 하던 여성으로 친구 혜수(최윤소) 조차 그녀를 매력없는 여성으로 평가합니다. 흔히들 '같은 여자가 봐도 괜찮은데' 내지는 '같은 남자가 봐도 괜찮은데'라는 평을 듣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의..

각시탈, 욱일승천기 하나 찢지 못하는 미완의 수퍼히어로

런던 올림픽의 편파 판정 논란이 연일 네티즌을을 흥분시키고 있습니다. 전세계의 관심을 집중시킨 1초 오심, 편파 판정이라는 빗발치는 여론 속에서도 '나의 판정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바바라 차르 심판의 인터뷰가 보는 사람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같은 국민인 신아람의 눈물도 눈물이지만 어쩐지 이런 판정 문제가 국력을 반영한 건 아닌지 의심스럽기 때문에 더욱 동요하는 것 같습니다. 일제강점기 이후 피폐해진 우리 나라가 한때 극빈국으로 취급받던 때도 있어 그런지 유럽 여러 나라가 우리를 우습게 보고 그런 판정을 내린 것인가 싶어 안타까운 마음까지 듭니다. 거기다 신아람 선수의 특별상 문제로 구설에 오른 대한체육회의 자세는 여러모로 '약한 나라'의 수동적 처세는 아닌가 싶어 더욱 보는 사람들의 마..

골든타임, 미드 하우스와 비교해본 의사 최인혁의 캐릭터

요즘은 한국 드라마에도 의학 드라마 비중이 늘었지만 미드에서는 원래 의학드라마가 단골소재입니다. 절대적 인기를 자랑하는 경찰 미드와 함께 한 시즌에 두 세편 이상 병원 배경 드라마, 의학드라마가 제작되곤 합니다.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장기 방영중인 의학드라마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제작한 의학 드라마도 소재와 캐릭터가 다양해졌지만 미드와 한드는 문화적 배경과 사회 환경 때문에 꽤 큰 차이를 보입니다. 특히 과거의 한국 의학 드라마는 환자의 경제적 문제나 정서적 아픔을 중심으로 의사를 '성직'으로 묘사하는 분위기가 강했던 기억이 납니다. 과거 드라마 속 의사들은 그 어떤 정치적 이해나 이익과 관계 없이 환자의 목숨을 최고로 여기는 성인들이었습니다. 최근 방영되는 판타지 드라마 '닥터진'의 의사 진혁(송승헌..

올림픽 경험자 없는 MBC 미녀복식조 자막에 조작?

날이 뜨거워 낮시간의 외출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습니다. 휴가를 떠난 사람들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어야할텐데 이렇게까지 사람들이 북적이고 날이 무더우면 즐겁기 보다 짜증나는 시간의 연속 아닐까 싶네요. 그래도 사람들은 TV와 인터넷을 놓지 않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읽는 올림픽 편파 판정 논란에 왕따를 당하다 퇴출당했다는 모 연예인 이야기까지 사람들의 열기 마저 뜨거우니 더위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떤 것이 사실이고 어떤 것이 추측일까. 정보원이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오니 답답한 느낌이 배가 되는 것 같습니다. 최근 MBC는 올림픽 관련으로 꽤 자주 구설에 올랐습니다. 특히 박태환 선수가 400m 예선에서 실격 판정을 받았을 때 무리한 인터뷰를 시도했다는 이유로 네..

덩쿨째굴러온당신, 비밀 감추기가 엄청애를 지켜주는 것일까

누군가 나를 지켜주고 보호해준다는 건 굉장히 기분 좋은 일입니다. 언제 어디에서 위험이 닥칠지 모르는 세상에서 자신을 지켜줄 든든한 부모가 있고 믿음직한 연인이 있다는 건 세상을 살아가는 힘이 되어주곤 하지요. 하다 못해 갓 태어난 아기들 조차 엄마의 보호를 믿고 푹 잠이 들고 어린아이들은 부모의 뒷배를 믿고 한껏 호기를 부려봅니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부모를 잃고 자폐 증세를 보이는 지환(이도현)은 그래서 더욱 방귀남(유준상)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세상에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슬픔, 갑자기 부모가 사라졌다는 공포는 아이에게 그 어떤 고통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아픔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그릇을 들고가다 넘어질 뻔한 이숙(조윤희)의 운동화 끈을 매주고 그릇을 떨어트려 다칠 뻔한 이숙..

'배트맨'과 비슷하지만 다른 수퍼히어로 '각시탈'

요즘은 '정의'를 추구하는 드라마가 인기입니다.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추적자'는 가진자와 가지지 못한 자에게 공평하게 적용되지 않는 법질서를 꼬집고 드라마 '유령'은 재벌가 상속 문제를 둘러싼 살인사건과 검찰, 경찰의 비리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속에서 조차 정의를 원할 만큼 부당하고 억울한 일이 많으며 나아가서 우리 나라의 현실이 부조리하다고 느끼는 것도 맞지만 그런 이유가 아니라도 정의구현과 영웅은 사람들이 환호하는 컨텐츠입니다. 각종 악의 무리를 물리치는 '영웅'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합니다. 때로는 평범한 아버지같은 작은 영웅도 좋고 때로는 어마어마한 악당들과 상대하는 위대한 영웅도 좋고 때로는 악당 보다 더 재치있게 악당을 농락하는 개구쟁이같은 영웅들. 과거의..

유령, 박기영 김우현이야 말로 허술한 시스템의 유령

요즘은 어딜 가나 CCTV를 볼 수 있습니다. 용인에서는 한 가게의 화분을 절도하던 여성이 CCTV에 촬영되어 화분 주인이 해당 장면을 공개하고 검거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일명 '화분녀'로 불리던 이 여성은 인터넷에 자신의 도난 장면이 퍼져나가자 서둘러 자수했다고 합니다. 하다 못해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한적한 시골에도 방범 목적의 CCTV가 설치되어 있으니 그 어떤 곳에서도 감시의 눈길을 피하기는 힘든 시대인가 봅니다. 사생활이 보장되어야하는 목욕탕에도 CCTV가 있어 한때 사람들을 기분나쁘게 하기도 했었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신의 흔적을 지우는 '완전범죄'는 불가능하단 생각이 듭니다. 각종 CCTV 녹화 영상이 보관되어 있기만 하다면 주요 용의자들의 행적을 쉽사리 추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간접광고, CF도 드라마처럼 드라마도 CF처럼

최근 종영된 드라마 MBC '아이두 아이두'를 볼 때 마다 ABBA의 노래 'I do I do'가 떠오릅니다. 그 곡은 '뮤리엘의 웨딩(Muriel's Wedding, 1994)'의 결혼식 장면에서 흘러나왔고 영화는 한 여성이 결혼과 사랑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지요. 배우 김선아가 드라마 '아이두 아이두'에서 어떤 사랑찾기를 연기했을지 궁금해지는 타이틀입니다. 배우 김선아가 출연했던 드라마들은 하나같이 유쾌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시티홀'이나 '내 이름은 김삼순'같은 로맨틱 코미디는 김선아의 대표작이자 오래동안 기억될 인기 드라마입니다. 그러고 보면 김선아는 데뷰할 때 '낯선 여자에게서 내 남자의 향기를 느꼈다'라는 묘한 CF로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찾아보니 그 CF는 H모화장품에서 발매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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