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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사또전, 갈수록 오싹해지는 은오엄마의 진짜 정체는?

어릴 때 제법 많은 민담집이나 이야기책을 읽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우리 나라에서 전해내려오는 귀신이나 괴물 이야기는 떠오르는 것이 몇가지 없습니다. 그리고 간혹 전하는 귀신이나 요물이야기도 그리 무섭거나 끔찍하지는 않습니다. 사람을 괴롭히는 처녀귀신, 몽달귀신같은 원혼도 어찌 보면 귀여운 구석이 있고 자식이 없어 제삿밥도 못 얻어먹는다는 무자귀는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무당들에게 빙의된다는 동자귀신도 그런 타입의 귀신이죠. 사람의 간을 빼먹는다는 구미호에 오싹함을 느끼다가도 인간을 사랑하다 배신당한 그녀들이 불쌍해지는 순간도 있습니다. 우리 나라 전국 각지에는 아주 오래전부터 전해내려오던 민담이 많습니다. 때로는 현대인의 눈으로 봐도 무서운 기담도 있고 때로는 보는 사람들을 흐뭇하게 하는 설화나 야사들이 ..

골든타임, 흥미진진한 산탄총 사고 미스터리 연출이 괜찮네

흔히 한국 드라마는 어떤 장르의 드라마를 찍어도 종합멜로물이 된다고들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의학드라마를 찍든 경찰 드라마를 찍든 멜로 코드가 빠지지 않고 때로는 고난도 액션이나 미스터리, 출생의 비밀까지도 포함 되니 드라마 한편에 모든 시청자의 취향을 다 만족시키려 작정한 사람들 같습니다. 한드는 그래서 '장르 드라마'는 없고 '종합 드라마'는 있다는 웃지 못할 평가를 받곤 합니다. 가끔은 종합병원에서 제작된 의학 드라마가 병원에서 연애하는 시트콤으로 변질되어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기도 하니까요. 물론 한번에 70분씩 일주일에 2회 방영되는 드라마로 시청자들을 앉혀 놓자면 이런 다양한 시도가 꼭 필요하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적당히 의학적 상황에 지칠 때 쯤 멜로를 부각하는 장면이 연출되고 진지..

한국 TV 드라마 속 위안부와 노다 총리의 망언

1993년 발표된 '고노 담화'는 일본군 성노예(위안부)의 존재를 시인하는 공식문서로 발표 이후 지금까지 종군 위안부에 대한 일본의 공식입장이었습니다. 어제 27일 일본 총리 노다 요시히코의 망언 즉 '일본이 위안부를 강제동원한 증거가 없다'는 내용의 발언은 기존 일본의 입장을 번복하는 것으로 일본 일부 각료들 사이에서는 '고노담화'를 수정해야한다고 주장도 제기되었다고 합니다. 일본 정부가 오랜 기간에 걸쳐 그 증거를 수집하고 발표한 고노담화인데 정치적 입장에 따라 뒤집을 수 있다니 참으로 뻔뻔한 행동입니다. 피해국가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참으로 황당한 일입니다. 20세기 초반 일본이 아시아 주변 국가들에서 어떤 일을 자행했는지 그 과거를 알고 있는 국가와 민족이 한둘이 아닌데 수많은 증언과 증거에도 ..

무신(武神), 대를 이어 주인을 문 개 홍복원과 홍다구

1253년 몽고는 황족 예꾸를 앞세워 다시 고려를 침략합니다. 몽고의 다섯번째 침략입니다. 최우의 뒤를 이어받아 무신정권의 수장이 된 최항은 1257년 몽고의 8차 침입중 병사합니다. 그뒤를 이어 최항의 아들 최의가 그 자리를 이어받지만 최의도 1258년 김준을 비롯한 무신들에게 제거당하고 최양백도 그때 명을 달리합니다. 이를 '무오정변'이라고 부르는데 현대인들의 눈에는 권력자들 사이의 단순한 권력싸움에 불과해 보이는 이 갈등은 고려의 왕권, 몽고와의 전쟁 그리고 무신정권의 흥망과 관련된 큰 사건이었습니다. 드라마 '무신(武神)'은 노예에서 무신정권의 정점이 된 김준(김주혁)을 중심으로 모든 사건을 전개하고 있기에 최우(정보석)의 천출 아들이자 망나니였던 최항(백도빈)이 김준의 수작 때문에 죽는 것으로 ..

넝쿨째굴러온당신, 엄청애 며느리가 차별하는게 서운하다구요?

잃어버린 아이가 30년 간 다른 부모밑에서 자라고 또 다른 나라에서 살다 보니 외국 문화에만 익숙하다면 아무리 피를 나눈 자식이라도 남처럼 느껴지는게 당연합니다. 실제 해외 입양되었다 수십년 만에 가족을 만난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그 시간과 문화의 거리 때문에 힘들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함께 살던 가족처럼 자주 보고 친하게 지내다가도 각자 생활 터전이 다르니 만나는 횟수가 줄어들고 나중에는 가끔씩 안부나 묻는 사이가 되기도 합니다. 그들 나름대로는 수십년 함께 산 가족이 진짜 가족일까 피를 나눈 가족이 진짜 가족일까 고민도 되겠죠. 물론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방귀남(유준상)을 30년전 잃어버린 아이로 설정한 것은 시집살이의 한단면을 조명하기 위한 극적 장치에 불과합니다. 갑자기 나타난 아들..

각시탈, 아버지의 친일로 자살한 이해석 실존인물일까?

며칠전에 누군가 댓글로 달아주신 것처럼 드라마 '각시탈'의 인물 고증은 정말 '깨알'같습니다. 김구 선생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드라마 캐릭터의 이름을 백범의 호와 백산 안희제의 호를 따 '양백'이라 작명하는가 하면 보림재님의 글대로 여운형 선생의 이름은 '동진'으로 작명하는 등 '각시탈'의 유현미 작가는 자료 조사에 꽤 많은 공을 기울인 것같습니다. 덕분에 실제 역사 속 백범과 몽양의 만남은 남북 분단과 함께 엇갈림을 거듭했지만 드라마 속에서는 가상의 수퍼히어로 '각시탈'과 함께 두 사람이 손을 잡고 거사를 도모할 수 있었던 것으로 설정되었습니다. 이강토(주원)가 변장한 각시탈은 실존하지 않는 가상의 인물입니다. 강토를 증오의 눈빛으로 노려보게 된 일본인 기무라 슌지(박기웅)도 창작된 인물입니다. 그들이 ..

아랑사또전, 귀신 아랑의 부활과 인간이 아닌 최주왈 무리들

어릴 때 본 귀신 이야기 속 원혼들은 하나같이 단정한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옷은 흰 소복을 차려입었지만 머리는 마치 일부러 풀어헤친듯 산발하고 얼굴은 무서울 만큼 하얗거나 여기저기에서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 때로는 새빨갛게 충혈된 눈에 입가에 피를 흘리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죽을 때 살해당해서 행색이 지저분한 것인지 아니면 묘지에서 훼손된 귀신의 외모를 표현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에 비하면 MBC '아랑사또전'에 나오는 귀신 아랑(신민아)는 정말 유쾌하기 짝이 없습니다. 양반가 도령 은오(이준기)를 쾌활하게 따라다고 지나가던 걸귀들과 제사밥을 두고 치고받고 싸울 정도로 격한 이 귀신은 풀어헤친 머리에 낡은 옷을 입었지만 밝고 경쾌합니다. 그리고 귀신들의 머리카락이 산발이고..

각시탈, 드라마로 다시 본 백범의 총알체 그리고 몽양 여운형

최근 몇년 사이 보았던 드라마들 중 가장 감동적인 한편이 작년 8월 15일에 방영된 드라마 '절정'입니다.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이육사의 인생을 묘사한 이 드라마는 광복의 의미와 독립의 의의를 되새기지 못하는 우리 세대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애국'이라는 단어에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 조차 숭고한 뜻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바친, 백마를 탄 초인 이육사의 죽음을 슬퍼했습니다. 이육사가 말한 진짜 '강한 나라'의 뜻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구요. 아직까지도 한국과 일본은 독도 문제를 두고 대립하고 있고 한국 국민들에게 반일 감정이 모두 사라진 것도 아니지만 일제강점기는 점점 더 머나먼 역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 시대에 태어난 사람들도 하나 둘 세상을 떠나고 있..

골든타임, 안정적인 최인혁 캐릭터 시즌제가 가능한 이유

우리 나라에서도 최근엔 시즌제 드라마가 종종 제작되곤 합니다. 케이블 채널 tvN에서 방영되는 '막되먹은 영애씨'같은 드라마가 대표적인 시즌제 드라마라고 합니다. 본래 '시즌(Season)'은 미국 드라마에서 흔한 제작 방식으로 일년에 10개 내지는 24개의 에피소드를 정기적으로 제작하는 방식입니다. 우리 나라처럼 미니 시리즈나 장편 드라마를 선호하는 시스템에서는 좀 무리한 제작 방식일 수도 있고 또 시청자에 비해 채널수가 많고 다양한 드라마가 쏟아지는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는 효율적이지 못한 방식이기도 합니다. 몇년전 공중파 한드에서 몇번 시즌제 드라마를 시도한 적이 있지만 지나치게 낮은 시청률(10% 미만의 시청률인 경우가 대부분) 때문에 중단된 경우가 많습니다. 실험적으로 그 시간대를 활용한 것이겠지..

넝쿨째굴러온당신, 30년간 학대당한 엄청애 그녀를 울린 남편의 사과

80년대에는 아들 하나 낳으려고 딸을 여럿 낳았다던가 불법 태아 감별로 임신한 딸 아이를 유산시켰다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도 예전에 이웃에 살던 아주머니가 딸 세쌍둥이를 임신하자 낙태했다는 말을 전해들은 적이 있으니 말입니다. 종종 어머니께 들러 수다를 나누고 가던 그 아주머니는 딸 둘에 아들 하나를 낳았는데 막내딸과 아들의 나이차이가 열살쯤 납니다. 그 기간 사이에 임신한 여자아이들은 모두 낙태했다는 이야길 한스럽게 하곤 하더군요. 유난히 그 집안은 아들에 대한 집착이 강했고 어쩔 수 없이 따라야했다고 합니다. 그 이전 세대는 아들을 낳지 못하면 소박맞는다는 말이 있어 딸을 여러 차례 낳은 며느리가 갓 태어난 자기 딸을 죽여버리는 사건도 있었고 때로 정신이 온전치 못한 상태로 남의..

한국인들이 나눠먹는 소울푸드 '한국인의 밥상'

예전에는 부모님도 TV 드라마나 쇼프로그램을 곧잘 보시더니 시골로 이사오고 난 후로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요즘은 사는 지역과 관련된 농촌 프로그램을 선택하곤 하시는데 '여섯시 내고향'같은 프로그램 아니면 '고향극장'같은 농촌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좋아하십니다. 또 가끔은 현실에 맞지 않는 설정 때문에 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시긴 해도 농촌 드라마도 시청합니다. 요즘은 복잡한거 보다 단순한게 좋아 '동물의 왕국'도 재미있다고 하시니 고연령층 중심으로 제작된 그런 프로그램들이 아무래도 편하신 모양입니다. 공영방송 KBS에서 제일 쓸모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가 이런 것들입니다. 어제는 식사 후 TV를 켜니 '한국인의 밥상'이라는 다큐 프로그램을 방영하더군요. 매주 목요일 7시 30분 쯤에 방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아랑사또전, 판타지 로맨스가 된 아랑전설 그 관전포인트 다섯

원래 '귀신' 하면 이승에 미련을 품은 무시무시한 존재들로 과거의 기억을 담은 칙칙한 존재들이라 생각하기 마련인데 역시 시대에 따라 귀신도 그 캐릭터를 바꿔야 성공하나 봅니다. 납량특집 '전설의 고향'에서 등장하던 간담 서늘한 귀신들은 퇴출되고 이제는 깜찍 발랄하고 기억상실증에 걸린 말괄량이 귀신이 인기를 끌고 있네요. 길게 풀어헤친 머리에 한복,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은 옛날 귀신과 같은데 무섭지도 않고 설상가상으로 깜찍하고 귀여우니 이것 참 흥미롭습니다. 거기다 저승사자들에게 잡혀가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뛸 때는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제가 어릴 때 읽은 '아랑전설'은 정말 끔찍한 이야기였습니다. 재미삼아 서양, 동양 유령 이야기를 한두번쯤 읽어봤지만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처참한 귀신은 많아도 ..

흉내도 맛깔나게, 사투리 코치가 절실해진 한국 드라마

공교롭게도 최근 방영중인 월화 드라마 두 편 모두가 부산을 배경으로 촬영중입니다. '해운대 연인들'과 '골든타임' 두 드라마 모두 부산시로부터 제작지원을 받은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요즘은 제작셋트부터 촬영지, 지역특산물까지 드라마에 간접광고 즉 PPL 형태로 삽입되다 보니 경쟁작을 함께 지원한다는게 특이해 보이긴 해도 같은 지역을 배경으로 드라마를 촬영하는 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덕분에 두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때아닌 사투리를 배우느냐 고생하기도 하고 몇몇 배우는 '부산 사투리'를 제대로 못 한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몇몇 연기자들의 훌륭한 사투리 연기를 두고 소위 '표준어'를 쓰는 사람들은 '저 배우 부산 사투리 정말 잘한다'며 감탄하지만 사실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듣기에는 억양이..

골든타임, 겁쟁이 의사 한 생명에 대한 책임을 말하다

요즘은 자기 자신을 책임지기도 힘든 시대입니다. 한몸을 책임진다는 것도 생각 보다 쉽지 않아 힘겨워하고 한 가족을 책임지는 일이 버거워 결혼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책임'이 필요한 일들은 많아졌지만 '책임진다'는 말을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책임진다는 말을 쉽게 하는 사람을 두고 '허세가 심하다'고 평가할 정도니 시대가 사람들을 겁쟁이로 만드는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또 '책임'이라는 말의 의미가 다양해 어디에서 어디까지가 내 책임이고 어떤 부분이 남의 책임인지 알 수 없는 시대이기도 합니다. 의사는 보통 '사람의 생명을 책임진 직업'이라고 합니다. 약물을 잘못 처방해 환자가 사망하거나 오진으로 치료시기를 놓치는 환자도 있고 때로는 수술 중 일어난 사고로 환자가 죽거나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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