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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의 거리, 마지막회가 끝나도 궁금할 그 사람들 이야기

개인적으로 어떤 드라마든 마지막회는 번외편 또는 보너스같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뒷이야기가 궁금한 시청자들을 위한, 일종의 팬서비스랄까요. 전체 드라마의 완성도를 위해서 꼭 필요한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고 굳이 알려줘야할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지만 유난히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한국 시청자들을 위해 추가된 장면들이라 이런 말입니다. '유나의 거리' 주인공인 유나(김옥빈)의 의붓아버지(한갑수)가 창만(이희준)을 불러 사회적 기업을 만들겠다고 제안하는 장면은 어쩌면 사람은 가난하든 모자라든 못됐든 함께 어울려 살아야한다는 작가의 바람이자 팍팍한 세상을 사는 사람들의 판타지를 덧붙인 것인지도 모릅니다. 유나가 바닥식구를 떠나지않고 인간적인 유대를 이어가듯이 세상 사람들도 그렇게 살길 바라는 마음인거죠. 이렇게 좋아..

미생, 오과장 완생이 되기 위해서는 술맛을 알아야 한다

이번 주 '미생' 7화를 보며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신 분들이 꽤 많았을 것입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경쟁이 필요하기 마련이고 그 경쟁 관계 속에서 불쾌한 경험을 할 때가 있습니다. 어쨌든 직장이니까 티는 못내도 속으로는 심한 내상을 입게 되는 경우도 많죠. 저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과거 우리 팀의 팀장이 퇴사하고 새로 팀장이 된 사람과 팀장 자리를 노리던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는 감정싸움이 있었습니다. 자신이 다음 팀장이 될거란 생각에 거들먹거리 적도 있으니 그럴만도 했겠죠. 상황을 대충 눈치챈 대표는 원래 경쟁을 부추키는 타입이었는데 딱히 팀 분위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그 상황을 그냥 둘 리가 없었습니다. 회의 자리에서 누군가를 지목하진 않았지만 불만있으면 그만 두라는 식으로 질책했습니다...

미스터백, 신하균을 위한 최고의 캐릭터 최고봉, 아인슈타인 닮았네

나이들면 많은 일에 무뎌지고 덤덤해지기도 하지만 오히려 다섯살 어린아이처럼 고집이 세지고 투정을 부리기도 합니다. 감당할 수 없는 죽음의 공포에 마음이 초초해질 때도 있고 젊을 때처럼 건강치 않은 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합니다. 무엇 보다 힘든 것은 나이들어도 욕망은 그대로인데 대부분의 노인들은 형편은 어려워 집니다. 때로는 건강 문제로 먹고 마시는 일도 마음대로 못합니다. 만사가 마음대로 안되니 약해진 체력 만큼 주변 사람들에게 쉽게 분노하고 가끔씩 떠오르는 과거의 추억과 후회 때문에 편하게 잠 못 이루기도 합니다. 주변에 믿고 의지할 배우자나 가족이 있으면 그나마 낫지만 혼자서 그 긴 시간을 견딘다면 더욱 힘들 수 밖에 없습니다. 반면 나이들어서 좋은 점은 세상의 이치를 조금이나마 깨닫는다는 것입니다..

유나의 거리, 사람을 바꿀 힘을 가진 작은 영웅 김창만

이른바 '영웅'은 능력이 뛰어난 수퍼맨을 뜻하기도 하고 강력한 카리스마로 무리를 통솔하는 사람을 뜻하기도 합니다. 보통 선거할 때 '뽑을 인물이 없다'고 하는 말은 그런 영웅이나 지도자 자질을 가진 사람이 없다는 뜻일 때가 많죠. 제가 생각하는 영웅의 개념은 좀 다릅니다. 진짜 영웅은 스스로가 잘난 것 보다 많은 사람의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입니다. 무력이나 경제력로 어떻게 하길 강요하는 것도 아니고 뿜어나오는 '포스'로 사람들을 휘어잡는 것도 아니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영웅입니다. 시대가 바뀐 만큼 '나를 따르라'며 나서는 위대한 영웅 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작은 영웅이 더욱 필요한 요즘입니다. 그러고 보니 '유나의 거리'에서 찌질한..

분노를 불러온 국과수 부검 결과 '신해철법'이 거론되는 이유

첫회가 마지막이 되어버린 JTBC '속사정쌀롱'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여전히 살아있는 사람처럼 웃고 대화하는 신해철 씨의 모습을 보며 마왕이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잠깐이나마 잊어보기도 했고 아직은 그의 이름 앞에 '고(故)'라는 말을 붙이기 싫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누군가의 말대로 그의 갑작스런 죽음은 '신해철을 잃었다'라는 말로 표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오래 간만에 새로운 앨범을 냈고 이제는 조금 더 많은 신해철의 음악을 들을 수 있겠다고 믿었던 팬들은 크나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갑작스런 사고로 떠나도 믿어지지 않을 상황에 그의 죽음이 의료사고일지도 모른다는 의혹은 팬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죠. 그의 음악은 잠시 시청자들을 떠났었지만 그는 막연히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대중과 가까이 ..

미생, 존대말도 반말도 불편한 직장에서 만난 '갑' 친구

직장에서 회식이나 접대를 하다 보면 꽤 비싼 술집이나 음식점을 가게 될 일이 종종 있습니다. 물론 회식 자리는 비싼 곳 보다 편하게 마실 수 있는 곳이 훨씬 좋지만 접대는 될 수 있으면 고급스런 곳으로 가야 생색이 납니다. 접대가 꼭 잘 봐달라는 뜻의 뇌물은 아니라도 업체간 친목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으로 간주해 회사에 따라서는 접대 대상별로 비용이 정해져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동등한 협력관계라면 그나마 괜찮지만 업체에 따라 갑을 관계가 분명한 곳일수록 접대자리가 과하거나 뒷말이 많은 곳들이 흔합니다. 기분좋게 마신 술은 숙취도 덜하지만 대접을 위해 억지로 마신 술은 몸을 더욱 힘들게 하죠. 접대한 다음 날 출근하기가 더 싫다고 느껴본 직장인들이 많으실 겁니다.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이냐는 문제는..

미생, 직장에서 가장 어려운 처세술 내부고발 - 장그래에게 비밀을 알려준 안영이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직급별로 배워야할 것들이 있습니다. 회사를 잘 모르는 신입사원 때는 부족한 업무 능력이나 요령을 배워 이 회사가 과연 나의 미래를 걸만한 곳인지 생각해봐야합니다. 대리 이상 과장급이 되었을 땐 아랫 사람들을 통솔하고 어떻게든 일을 성공시키는 노하우를 배워야합니다. 부장 이상 회사의 중역급이 되었을 땐 자기 부서 뿐만이 아닌 회사의 전체적인 업무를 대부분 다 파악하고 사람보는 눈을 더욱 키워야하죠. 그리고 어떤 직급이든 반드시 배워야하는 기술(?)이 바로 처세술입니다.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선택을 달리 하는 법 - 처세술은 어쩌면 다른 어떤 자질 보다 가장 중요한 문제인지도 모릅니다. 계약직 신입 장그래(임시완)은 인턴 시절처럼 오성식(이성민)에게 혼이 납니다. 이제 시키는 일을 ..

JTBC '비정상회담' 기미가요 논란 제작진 대응이 실망스럽다

솔직히 저는 '기미가요'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일본 음악도 애니 주제가나 몇몇 오래된 J-POP을 한두곡 듣는 정도기 때문에 한국 사람으로선 기미가요를 알래야 알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기미가요를 일부러 듣고 싶어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올림픽이나 아시안 게임같은 국제 스포츠 행사나 일본 방송에서 기미가요가 흘러 나와도 잘 구분을 못합니다. 그래서 이번 '비정상회담' 기미가요 논란을 처음 들었을 땐 제작진이 기미가요와 일본 국가를 잘 구분하지 못해 실수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일본 국가가 국제적으로 논란이 있는 기미가요인줄 몰랐을 지도 모른다구요. 그런데 알고 보니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는군요. '비정상회담' 1회 때 이미 기미가요가 문제된 적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

드라마와 문화 2014.10.30

구멍난 옷을 입은 우리 삶을 보여달라, '미생' 윤태호 작가 인터뷰를 보고

요즘 저녁 일과 중 하나는 JTBC '뉴스룸'을 시청하는 것입니다. 그 시간대에 볼만한 프로그램이 '뉴스룸' 뿐이기도 하지만 손석희 앵커를 어릴 때부터 참 좋아했으니까요. 뉴스 보도 형식의 1부와 뉴스 분석 형식의 2부 진행 방식이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이제는 제법 재미있습니다. 특히 어제 출연한 '미생' 윤태호 작가와의 인터뷰는 짧고 간결했지만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작가 본인은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인터뷰 내용은 우리 시대의 TV 컨텐츠가 누굴 주인공으로 삼아야 하며 어떤 주제를 고민해야하는지, 의미있는 화두를 던지고 있더군요. 이미 100만부가 팔려나갔다는 만화 '미생' - 드라마 제작과 함께 최근 불고 있는 '미생' 열풍은 지금까지의 컨텐츠가 현실에 소홀했다는 걸 반증합니다. 윤태호 작가는..

드라마와 문화 2014.10.30

유나의 거리, 강데렐라 유나의 마지막 선택은 사람이었다

김운경 작가도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작가들 중 하나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틀전 세상을 떠난 신해철씨를 비롯한 많은 예술인들의 지지와 응원 속에 당선될 수 있었습니다. 짧은 순간이지만 한때는 '마왕'이라 불리며 젊은층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던 신해철이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킨 것이 아닌가 생각했던 적도 있습니다. 한 시대의 철학을 대변하는 사람은 충분히 대중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반대로 음악인 신해철이 대중의 요구와 생각을 정확하게 읽어낸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것이 먼저고 나중이냐를 떠나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글과 음악을 만든다는 것은 사람을 사랑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제가 방송작가들 중에 김운경 작가를 최고로 치는 것도 그런 까닭입니다. 김운..

유나의 거리, 치매걸린 장노인의 소박한 행복 콜라텍

새벽에 일어나 밖을 나가보니 눈이 온 것처럼 서리가 하얗게 앉았더군요. 아무래도 이 지역은 도시 보다 겨울이 빨리 오고 밤낮의 기온차가 큽니다. 나무들도 겨울 준비를 하느냐 낙엽을 떨구고 여러해살이 뿌리 식물들은 줄기를 빠짝 말려 겨울날 준비를 합니다. 오래 살고 싶은 욕구는 식물도 마찬가지라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겨울을 버티려면 영양분을 빼앗아 먹는 잎도 열매도 모두 떨궈야 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늙으면 욕구는 젊은 시절 그대로인데 지친 몸과 정신이 버티지 못해 많은 걸 포기해야합니다. 머리가 하얗게 샌 몸으로 욕망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면 늙은 몸이 버티지 못하게 되거든요. 나이먹었다고 해서 행복하고 싶은 욕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란 말이죠. '유나의 거리'에는 여러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빠듯..

영원히 기억할 수 밖에 없는 우리들의 마왕 신해철

어제 밤 9시 35분쯤 '뉴스룸' 손석희 앵커가 신해철씨의 사망 소식을 속보로 전해주더군요. 이미 그보다 이른 시간에 인터넷으로 이미 그의 안타까운 죽음을 읽었지만 손석희 앵커가 전해주는 그의 사망소식은 옛 기억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손석희 앵커가 MBC에서 '100분 토론'을 진행하던 그때 400회 특집 방송에 신해철씨가 출연했습니다. 맞습니다. 그 사람은 음악인으로서는 드물게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할 수 있는, 그런 열정을 가진 뮤지션이었죠. 덤덤하게 사망소식을 전하던 손석희 앵커도 한때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자주 마주쳤던 그의 죽음을 두고 많은 생각을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에 마왕 신해철이 남긴 흔적이 어디 한두가지던가요. 생각해 보면 꽤 오래 마왕을 봤습니다. 굳이 88년 데뷰 무대였던 대학..

전설의 마녀, 뻔한 드라마를 튼튼하게 지탱하는 중견 연기자들의 힘

요즘은 드라마가 워낙 많이 방송되서 첫회가 방송되면 대부분 전체 줄거리를 짐작할 수 있게 됩니다. 특히 소위 막장 드라마라고 불리는 드라마는 배경과 출연자만 다를 뿐 권선징악의 주제와 주인공의 성공이야기라는 점에서 대동소이하죠. 막장드라마는 여전히 비상식적인 전개와 비현실적인 배경으로 비난받고 있지만 어느 한쪽에선 막장 드라마는 순수한 드라마라기 보다는 TV Show의 한 장르로 보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줄거리는 뻔하니까 한시간 동안 펼쳐지는 연기자들의 연기만 보자는 이야기죠. 하긴 수준급 중년 연기자들의 연기가 워낙 탁월한 까닭에 이야기가 궁금하다기 보다는 연기자들을 보는 맛에 시청하는 드라마가 꽤 많긴 합니다. 이야기는 허술해도 중년 연기자들이 드라마를 받쳐주고 있으면 그럭저럭 볼만한 TV ..

미생, 어렴풋이 알 것도 같은, 오과장이 미생인 이유

90년대 말 모 벤처기업 사장 면접이 화제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잘 나가던 그 벤처기업은 위기가 닥치자 특이하게도 사장을 공모하기로 했고 응모했던 30여명의 지원자들 중 혹독한 면접 과정을 거쳐 단 한명이사장이 되었습니다. 최종 면접 때는 1박 2일 가까이 식사도 걸러가며 회사 사활을 두고 토론을 벌였다고 합니다. (정말 참여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당시 면접을 다녀왔다는 한 분의 이야기로는 최종 면접까지 올라가기전 지원한 모든 사람들을 모아놓고 진행된 면접도 정말 살벌했다고 합니다. 이런 방식이 싫으면 당장 나가라고 했다나요. 요즘은 흔해진, 그러나 90년대까지만 해도 보기 드물었던 이른바 '압박 면접'이 이런 분위기입니다. 지원자들 대부분 IT업 쪽에서 꽤 알려진 사람들이다 보니 이런 면접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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