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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이야기 1119

황금의제국, 엘도라도의 전설이 떠오르는 제국의 비밀

'황금의 제국'을 첫회부터 지금까지 시청한 소감은 까맣게 태워버린 커피를 한잔 마신 기분입니다. 요약된 90년대 경제사를 대충 훑다보니 그 시대를 살며 느낀 것보다 훨씬 더 암담했던 90년대를 목격하게 됐고 남의 돈으로 도박판을 벌인 소위 '경제인'들과 '정치인'들의 옛이야기가 하나둘 떠오르더군요. 70년대 박동명 사건으로 '칠공자'가 알려졌다면 90년대에는 소위 '신칠공자'가 돈놀음을 한다는 이야기가 퍼져나갔습니다. 수백억의 돈을 날리고도 아버지에게 꾸지람한번 들으면 끝나는 곳이라는 그곳. 내심 부정하고 싶지만 그런 일들이 정말 있었으니까요. 천원, 이천원의 용돈을 고맙게 받아쓰며 자란 서민들에게 어릴 때부터 억대의 돈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는 '황금의 제국'을 최민재(손현주)는 마치 전설처럼 장태주(고..

금나와라뚝딱, 몽희의 쌍둥이 유나 죽을 수 밖에 없나?

한지혜라는 배우는 처음봤을 때 그리 인상이 강한 타입은 아니었습니다. 일일극이나 주말극에 꼭 필요한 차분한 분위기의 배우였지만 색깔이 강렬하거나 확실한 편은 아니었고 그런 부분이 늘 연기력 지적의 원인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매번 맡는 역할이 비슷하다는 점이나 확실하게 역할 표현을 못한다는 부분엔 일정 부분 동의하지만 항상 나아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특히 '금나와라 뚝딱'에서 완전히 다른 성격의 1인 2역을 해냈다는 점은 배우로서 기본은 갖추었다는 뜻이니 충분히 칭찬해줄만한 일이죠. 그러나 생방송 수준으로 촬영되는 우리 나라 드라마에서 한 배우가 1인 2역으로 계속 등장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 않나 싶습니다. '금나와라 뚝딱'의 초반부 촬영은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충분히 1인 2역이 가능했겠지..

스캔들, 장태하를 제외한 모두가 슬픔을 감추고 살았다

'스캔들'의 조윤희가 맡은 우아미 역은 아무래도 비호감이었던 모양입니다. 인터넷 사이트 여기저기에서 우아미가 두 남자주인공을 휘어잡을 캐릭터는 아닌거 같다는 말이 많더군요. 일부에서는 자신을 산부인과로 데려다준 형사에게 공짜로 과일쥬스를 사달라 할 정도로 뻔뻔한 캐릭터라며 '민폐형' 주인공이라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컵밥 포장마차 주인이라는 설정은 예전에 읽은 적이 있지만 이렇게 드라마의 분위기를 확 뒤집을 정도로 엉뚱한 캐릭터일 줄은 몰랐습니다. 우아미가 등장하면 전반적으로 정적인 분위기의 드라마가 레코드 판이 튀는 것처럼 묘하게 바뀌긴 하더군요.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이 드라마 전체를 감싸고 있는 비극을 감싸안으려면 우아미 정도의 성격이 아니면 불가능할 것같긴 하더군요. 우아미는 공기찬(양진우)과의 결..

금나와라뚝딱, 정말 가출해야하는 것은 몽현 커플 보다 몽희

드라마 속 캐릭터들은 현실 속 사람들 보다 목적이 뚜렷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청하는 드라마는 등장인물들의 성격을 쉽게 파악할 수 있어야 이야기에 개연성이 생깁니다. 악역이면 악역인대로 착한 역이면 착한 역인대로 '그 캐릭터라면 그럴만하다'라고 납득을 해야 이야기가 술술 흘러가죠. 그런 면에서 '금나와라 뚝딱'의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또렷한 행동패턴과 경향을 보이는 편입니다. 특히 최고의 비호감으로 꼽힌 성은(이수경)은 약혼자와 딸까지 단호히 버릴 수 있을 정도로 욕망에 충실한 캐릭터입니다. 마찬가지로 돈과 회사가 인생의 최고 목적인 가장 박순상(한진희), 아버지에게 인정받아 어머니를 찾고 싶은 박현수(연정훈), 회사를 물려받아 어지러운 집안을 정리하고 혼인신고도 하지 못한 어머니를 돕고 싶은 박현준(이태..

칼과꽃, 파격적인 영상도 좋지만 TV 드라마의 특징을 살렸으면

'칼과 꽃' 어제 방송분을 보니 주인공 연충(엄태웅)이 교수형을 당했습니다. 공주(김옥빈)와 태자(이민호) 그리고 연충의 동료들이 연충을 살리러 애썼으나 모두 실패하고 목이 졸려 괴로워하는 연충의 모습이 마지막 장면으로 방송되었습니다. 노비어머니를 둔 서자를 인정하지 않는 연개소문(최민수)에게 버려진 연충은 공주의 무사로 살아가려했으나 공주와 태자를 구하려다 그 정체를 발각당했고 영류왕(김영철)은 연개소문과의 관계를 고려해 연충에게 사형을 명령했습니다. 어제 방송된 4회는 '칼과 꽃' 방송분 중 가장 이해하기 수월한 에피소드였습니다. 주로 영상과 이미지로 끌고 나가던 전개방식을 대사 중심으로 개선했고 등장인물들의 마음을 대화로 주고받으니 훨씬 낫더군요. 초반엔 망나니가 춤을 추길래 참수형인줄 알았는데 장..

너의 목소리가 들려, 아무도 민준국의 목소리는 들어주지 않았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민준국(정웅인)은 이유가 있어서 사람을 죽였다고 합니다. 물론 그 어떤 것이든 생명을 살생하는 '정당한' 이유는 없겠지만 민준국 역의 정웅인은 민준국이란 캐릭터에게는 살인을 멈출 수 없는 그럴만한 동기가 숨겨져 있다고 설명합니다. 지금까지 방송된 내용으로 보아 민준국이 가족을 모두 잃었다는 것과 박수하(이종석)의 아버지에게 복수하고 싶었다는 것 그리고 법과 법관들을 불신할 수 밖에 없는 결정적 계기가 있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 인터뷰를 읽는 순간 떠오른 영화가 '모범시민(2009)'입니다. 영화 '모범시민'의 주인공은 아내와 딸이 잔인하게 살해당하자 그에 걸맞는 응당한 처분을 요구하지만 담당검사가 형량 거래를 시도하는 바람에 범인은 가벼운 형벌을 받고 풀려나게 됩니다...

너의목소리가들려, 법은 왜 저런 사람들까지 지켜줘야 합니까

어제 '용인살인사건' 기사를 읽고 또 언론이 살해방법과 피해자 신상정보를 캐며 호들갑을 떨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범인의 잔인한 살해 방법을 영화의 한장면 그리고 엽기살인으로 주목받았던 오원춘과 비교하는 내용의 기사가 점차 늘어나기 시작하더군요. 많은 국민을 놀라게한 이런 범죄를 영화와 비교하는 것도 불쾌했고 살해과정을 적나라하게 묘사하는 것도 싫다고 생각하던 중 관심있는 내용의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사형제도 부활'을 주장하는 그 댓글은 이번 사건의 범인이 미성년자라 15년 이상을 구형할 수 없으리란 내용이었습니다. 세계적 추세에 따라 우리 나라 역시 10대 청소년에게 만 18세 미만에게는 사형이나 무기형을 구형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범죄가 잔인해도 너무 어린 피의자는 소년법에 따라1..

결혼의 여신, 결혼에서 불륜 빼면 남는 것은 무엇?

요즘은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사람들도 꽤 많지만 많은 사람들이 싱글로 사는 것보단 결혼하는 것이 낫다고들 합니다. 혼자 살아도 외롭고 둘이 살아도 외로운 건 어떤 면에서 마찬가지인데도 나이들어 곁에 누가 없는 것 보단 있는 것이 낫다고 합니다. 반면 결혼생활에 지치고 힘들었던 사람들은 이렇게 '지지고 볶고' 살려면 차라리 혼자인게 낫다고 충고하죠. 결혼은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더니 완벽한 사람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모두를 만족시키는 완벽한 결혼도 존재할 수 없는 건가 봅니다. SBS '결혼의 여신'은 네 명의 기혼 여성들이 각자의 결혼에 대한 고민과 정의을 묘사하는 드라마입니다. 세상 사람들의 얼굴이 다양한 만큼 결혼해서 살아가는 모습도 다양하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하지만 TV 드라마에서 표..

불의 여신 정이, 선조는 광해군에게 자상한 아버지였을까

정보석씨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배우 중 한명입니다. 악역을 맡으면 악역대로 선한 역을 맡으면 선한 역 대로 설득력있는 연기를 선보이는 정보석씨는 '내 마음이 들리니(2011)'에서처럼 바보역 조차 좋은 캐릭터로 탄생시키는, 천상 연기자입니다. 그러나 정보석씨가 '불의 여신 정이'에서 맡은 선조는 국민들에게 그리 인기가 좋지 않은 왕이죠. 선조의 아들인 광해군이나 그 윗대의 왕인 명종을 동정하는 사람들은 있어도 선조를 좋다고 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전쟁 대비에도 허술했고 전쟁 중에도 명나라로 망명하려 하는 등 믿음직하지 못한 왕이었기 때문입니다. 임진왜란이 아니었으면 명종의 직계가 아닌 방계 출신 왕이던 선조가 광해군을 세자로 삼았을 리는 없었을 거라 합니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선조가 평소 총애하던..

황금의 제국, 세 사람은 그렇게 엘도라도를 향해 떠났다

지난 달 내내 화제가 되고 비난의 대상이 되었던 '그것이 알고 싶다'의 사모님은 사위와 사위의 이종사촌이 바람을 피운다는 근거없는 의심 때문에 살인을 사주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잔인하게 머리 쪽에 공기총을 쏴서 살해한 수법으로 보아 살인을 사주한 것이 아니라 사모님이 직접 죽인 것이 아니냔 의심까지 불거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황금의 제국' 장태주(고수)가 언급한 미사일 단추 신드룸처럼 돈많은 사람들은 보통 자신의 돈으로 타인의 죽음을 지시하고 자신의 손에는 피가 묻지 않았다며 죽이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어떻게 보면 최민재(손현주)라는 재벌가의 핏줄에게 자신의 손으로 타인을 직접 해치지 않았다는 사실은 마지막까지 지켜야할 경계선인지도 모릅니다. 최서윤(이요원)이 최동성(박근형)의 딸이란 이유로 장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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