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SMALL

한국 드라마 이야기 1119

금나와라 뚝딱, 박현수만 보면 떠오르는 연산군과 폐비윤씨

얼마 전에도 이 드라마 '금나와라 뚝딱'을 보면 궁중 암투를 벌이던 중전과 후궁들이 생각난다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바람피우며 엄마 다른 세 아들을 낳은 박순상(한진희)은 자기 잘못은 알지만 집안이 엉망인 것은 싫어서 자신의 돈과 위엄으로 가족들을 눌러보려 합니다. 박순상이 실질적 아내 노릇을 하는 장덕희(이혜숙)가 영리하고 공이 많은 것은 알지만 굳이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이유는 장덕희가 법적 아내가 되면 셋째 현태(박서준)과 그 엄마인 민영애(금보라)의 신세가 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말그대로 중전에게 굽신굽신하는 무수리꼴이 되는거죠. 그런데 첫째 박현수(연정훈)의 입장에서는 자신은 엄마 얼굴도 못 보고 자란 가련한 연산군이고 쫓겨나 생사도 모르는 자기 어머니가 폐비 윤씨고 어머니를 쫓아내는데 일조한..

금나와라 뚝딱, 독특한 악녀 유나 몽희 보다 호감인 이유

지난주 종영된 드라마 '백년의 유산'이 MBC 주말 드라마 시청률을 1위에 올린 공신이라면 그 뒤를 잇는 드라마가 바로 '금나와라 뚝딱'입니다. KBS 주말드라마와 KBS 9시 뉴스 시청률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 전국적인 시청률임을 감안할 때 주말드라마 시청률 3위도 굉장한 인기입니다. 얼마전에는 개그콘서트도 넘어섰다고 합니다. 그리고 흥미롭게도 '금나와라 뚝딱'에서 가장 인기있는 캐릭터 중 하나는 한지혜가 연기하고 있는 유나입니다. 유나 보다 훨씬 더 자주 등장하는 캐릭터는 유나와 얼굴이 같은 정몽희지만 유나 역할이 보여준 강력하고 독특한 카리스마가 매력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유나와 정몽희 중 누가 더 좋나요? 직설적이고 파격적인 유나 가족들을 사랑하는 정몽희 or View Results Create y..

천명, 문정왕후와 세자 이호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퓨전사극의 장점은 기록된 역사를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보는데 있습니다. 의붓아들을 죽이고 친아들을 왕위에 올린 문정왕후의 악행이 어느 정도였을까? 착하고 순하다고만 알려진 인종이 과연 어머니에게 반항하고 군주가 되려 한 적이 없었을까? 드라마 '천명'은 이 두가지 관점에서 역사를 재해석했고 그 과정에 살인 누명을 쓴 최원(이동욱)을 개입시켰습니다. 계모와 의붓아들의 권력다툼은 최원을 비롯한 여러 가상인물들 덕분에 더욱 흥미진진했고 그 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실존인물들의 캐릭터는 역사에서 빠져나온듯 재미있었죠. 그러나 다른 면에서 생각해보면 이 드라마의 주인공 최원(이동욱)은 처음부터 불행을 겪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할아버지 최창손(장용복)이 세자 이호(임슬옹)를 지키다 단수형을 당하고 죽었을 때 그때 궁을..

너의 목소리가 들려, 차관우가 지킨 법은 법감정을 따라가지 못했다

지난 방송에서 형사 법정을 참관하러 온 고등학생들에게 김공숙(김광규) 판사가 이야기한 것처럼 법률용어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어려운 편입니다. 폐지줍는 할아버지가 공짜신문 가져가는게 왜 위법이냐 묻고 변호사의 어려운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것처럼 법정용어 중에는 쉽게 와닿지 않는 것들이 참 많죠. 그중 하나가 '자력구제(自力救濟)'란 단어입니다. 사전적으로는 법률 절차를 빌리지 않고 자신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강제로 실력을 행사하는 것을 뜻하지만 쉽게 말해 직접 범죄자를 처벌한다는 말입니다. 원칙적으로 우리 나라 법은 '자력구제'를 금하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 방어를 위한 폭력행사가 아닌 범죄자를 현장에서 잡기 위한 폭행도 문제가 됩니다. 가해자를 제압하고 피해자를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폭행이었다는 걸..

너의 목소리가 들려, 장혜성 법을 악용하는 민준국 어떻게 상대하나

이상하게 이 드라마는 평소에 잘 느끼지 못했던 부분을 자극하는 것 같습니다. 점이나 종교나 초능력같은 것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어머니의 꿈이 자식의 미래를 알아맞춘다는 신기한 경험을 할 때가 많습니다. 지독한 감기에 걸려 앓아 누웠거나 위험한 일을 당하고 가슴을 쓸어내리는 순간 아랫니가 아픈 꿈을 꾸었다는 어머니의 전화를 받아본 사람들이 많을거에요. 아랫니가 아픈 꿈을 꾸면 자식들 중 하나가 아픈거라더군요. 인간은 신기하게도 평소에 걱정하고 염려하는 사람들의 일을 정확히 예언할 때가 있습니다. 장혜성(이보영)의 어머니 어춘심(김해숙)도 혜성에게 끔찍한 일이 시작될 거란 것을 꿈으로 알아맞췄습니다. 귀가 잘 들리지 않는 할아버지의 사건을 잘 해결한 혜성은 기쁜 마음으로 어춘심에게 전화를 겁니다. 전화한 그..

천명, 인종과 문정왕후가 보여준 유교사상의 폐단

조선은 유교사회였고 왕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나라였기 때문에 누가 왕이 되느냐는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비록 때로는 왕권이 약해져 외척에 시달리고 외세의 압력으로 왕이란 존재가 유명무실해질 때도 있었지만 왕이 어떤 의지를 가지냐에 따라 백성들의 삶도 달라졌습니다. '천명'에서 왕위를 두고 대립하는 세자 이호(임슬옹)와 문정왕후(박지영)의 정쟁은 최원(이동욱)의 딸 랑이(김유빈)의 생존과 직결되고 나아가서는 배고프고 억울해서 도둑이 되어야 하는 거칠(이원종) 패거리들의 미래와도 관련되어 있습니다. 드라마 '천명'의 큰 줄거리는 친구 민도생(최필립)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쓴 최원이 문정왕후 때문에 위기에 처한 인종을 돕는 내용입니다만 전체적인 대립구조는 권신들과 민중의 대립입니다. 권신들을 대표하는 문정왕후는 사..

퓨전사극 '구가의 서' 마지막회가 시청자들에게 남긴 것

아무리 퓨전사극이라도 한복입은 여배우가 머리를 풀어헤치고 나오는 설정은 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 풀어헤친 머리는 당연히 금기시할 수 밖에 없는게 머리를 산발하는 것은 장례 절차 중 하나이고 죄인이나 천민 남성이 상투를 얹지 못해 대충 묶는 경우가 많았죠. 그래서 머리 풀어헤치고 다니는 여성을 미친 여자 또는 귀신이라 손가락질했을 정도입니다(마을 마다 하나쯤 있는 '광년'이란 사람들 말입니다). '구가의 서'의 담여울(수지)이 머리풀고 나온 모습이 정말 예뻤지만 극중 배경이 조선임을 생각하면 상당히 안쓰러운 연출이었죠. 뭐 어제 '구가의 서' 마지막회를 보고 나니 왜 머리를 풀었는지 단박에 이해는 가더군요. 도화나무에 걸린 초승달 아래에서 최강치(이승기)를 만난 담여..

빨치산을 쫓는 남자의 일생, 임권택의 '짝코'와 MBC 특집극 '동행'

작년 말쯤 임권택 감독 영화 컬렉션 DVD로 발매되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1936년생인 임권택 감독은 1962년 데뷰한 후 '씨받이(1986)', '장군의 아들(1990)'을 비롯한 여러 영화가 대중적인 인기를 끄는가 하면 '취화선(2002)' 등으로 국제 영화제에서도 잘 알려진 유명감독입니다. 임권택 감독의 초기 영화 중에 제가 전혀 보지 못한 작품도 있고 잘 알지 못하는 내용도 있어 어제 임권택 감독 영화 컬렉션을 주문했습니다. DVD에 실린 영화는 '왕십리(1976)', '족보(1978)', '짝코(1980)', '만다라(1981)'입니다. 컬렉션에 포함된 영화들은 임권택 감독의 이름을 한번쯤 들어본 사람이라도 낯선 작품들이죠(너무 오래되었기 때문에). 그중에서도 '짝코'는 영화 좀 봤다는 사람..

출생의 비밀, 행복의 씨앗을 찾고 다시 태어난 사람들

드라마 '출생의 비밀'이 8.2퍼센트의 낮은 시청률로 마지막회를 방송했습니다. 그동안 날카롭게 대립하던 주인공들의 속마음이 폭로되고 '돈' 보다는 '가족'을 소중히 여겨야한다는 따뜻한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경쟁에서는 실패한 셈입니다. 이 드라마의 경쟁작이던 '백년의 유산'은 자축 분위기로 시끌벅적합니다. 포털사이트에는 출연배우들의 종영 소감과 분석기사가 잔뜩 올라오고 있습니다. 저 역시 '백년의 유산'을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양쪽 모두 시청하던 입장에서는 소위 '막장' 쪽에 먼저 눈길이 가더군요. 결말만 두고 보자면 '출생의 비밀'은 실패한 드라마가 아닙니다. 이 드라마는 포토그래픽 메모리를 가진 주인공 정이현(성유리)이 기억상실증을 겪으며 벌어진 이야기를 주제로 하고 있지만 이 드라마가 처음부터 ..

백년의 유산, 어이없어도 유쾌한 해피엔딩과 다시 보는 방영자 어록

많은 시청자들이 예상했던대로 '백년의 유산' 마지막회에는 특별한 반전이 없었습니다. 지난주만 해도 남자주인공 이세윤(이정진)이 죽는 거 아니냐 혹은 식물인간되는 게 아니냐 아니면 평생 못 걷는 것이 아니냐 그런 예상 기사가 올라오기도 했지만 이세윤은 결혼식에 휠체어를 타고 들어오더니 갑자기 벌떡 일어나 민채원(유진)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그리고 4대째 이어진 엄팽달(신구)의 국수 공장은 창립 101주년 기념행사를 가졌습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흘러나온 엄팽달의 나레이션을 듣고 어머니가 말 그대로 실소를 터트리시더군요. '니들이 국수맛을 알아!' 아니 이것은 10년전 롯데리아 크랩버거 CF에서 신구씨가 들려준 '니들이 게 맛을 알아'의 패러디(간만에 찾아봤네요)인가요. 국수라는 음식의 가치를 잔잔하게 설..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