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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속 문화 읽기 123

한석준 국정원 발언 논란, KBS에 대한 분노가 핵심이다

우선 국정원 발언 논란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한석준 아나운서가 어떤 인물인지 알 수 없으니 함부로 한석준 아나운서의 성향이나 자질을 평가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말실수 때문에 맘고생 중인 친구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며 '그 친구의 평소 생각과는 거리가 있다'는 동료 이광용 아나운서의 트위터 발언을 읽어 보면 이번 일이 생방송 대본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한석준 아나운서가 생각을 정리하지 못해 아무 말이나 임기응변식으로 내뱉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부친상을 당한 아나운서 황정민의 'FM 대행진'을 임시로 맡은 아나운서다 보니 오전7시부터 진행되는 생방송에 적응하지 못했을 것이란 뜻입니다. '평소 생각과 거리가 있다'는 옹호는 분명히 그냥 '말실수'라는 일반적인 옹호와는 다릅니다. 얼마전 KBS 새 ..

시청률 낮은 '신의 선물' 실패한 드라마가 아닌 이유

다운로드 서비스를 통해 드라마를 시청하는 분들은 드라마 시청률이 이상하다는 생각을 해보셨을 것입니다. 콘텐츠 품질이 좋아도 시청률이 낮은 경우가 있는가 하면 누구나 비난하는, 문제있는 내용의 드라마가 시청률 1위를 차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커뮤니티 반응은 폭발적인데 시청률이 꼴지인 경우도 있습니다. 닐슨, TNmS 등이 발표하는 TV 프로그램 시청률이 정확한 시청자의 생각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여론 은 꽤 오래전부터 있어왔죠. 그도 그럴 것이 TV 콘텐츠를 이용하는 방식은 전보다 다양해졌는데 시청률 조사 방법은 여전히 TV를 통한 집계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표본수를 늘려도 기기의 특성상 근본적인 오류가 발생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70,80년대야 TV가 시선을 집중할 수 밖에 없는 매체였으니 시청..

아동학대 사건의 핵심은 '계모'가 아니다

계모의 학대 사건이 사람들의 마음 아프게 했던 것이 얼마되지 않은 같은데 오늘 아침에 또다른 아동범죄가 포털을 떠들썩하게 하는군요. 유아의 시신이 길가 쓰레기 봉투에서 발견되어 조사했는데 20대의 젊은 아빠가 아이를 죽여 유기했음을 경찰조사 중 자백했다고 합니다. 세상 그 누구 보다 소중한 '신의 선물'이 제대로 한번 웃지도 못하고 태어나자 마자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슬프더군요. 아동범죄같은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는 가학적인 화풀이가 본질로 그 범행의 주체가 계모냐 친부모냐 하는 것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오히려 애정과 폭력을 번갈아 반복하는 친부모가 아이에게 폭력을 대물림하고 내성이 생기게 만들 뿐이죠. 가끔 보면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생각하지 않고 부모에게 종속된 약자로 생각하는 생각..

칠곡계모사건, 분노 보다는 아동학대 대책에 집중할 때

평소에 자주 폭행하던 아이가 복막염으로 죽자 아이의 언니에게 살인 누명을 뒤집어 씌우다니 - 최근 네티즌들이 분노하고 있는 '칠곡 계모 살인 사건'의 내막을 찾아보다 작년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게 되었습니다. 2013년 11월 30일 방송된 919회의 제목은 '검은 집 - 아홉 살 소원이의 이상한 죽음'이었습니다. 링크를 누르면 지금도 해당 방송을 다시보기할 수 있습니다. 옛날부터 나이드신 어른들은 어린아이가 부모 보다 일찍 죽었을 때 저 아이가 일찍 죽을 팔자라며 부모를 위로하곤 하지만 시사프로그램에 가명으로 등장한 소원이는 일찍 죽을 운명 따위가 아니었습니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비명횡사한 것이고 소원이가 당한 일은 어디까지나 살인이란 범죄일 뿐이죠. 오랫동안 고모 내외가 키워오던 소리, 소..

나 혼자 산다, 김광규와 파비앙 국적과 나이를 초월한 공감대

요즘은 옛날처럼 태어난 곳에서 죽 살아가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국적을 바꿀 수 있습니다. 태어나긴 한국에서 태어났어도 국적은 미국인 사람들도 많지요. 그런데 타고난 인종을 바꿀 수 없는 것처럼 정서적인 국적은 쉽게 바뀌지가 않습니다. 아무리 미국에 오래 살아도 한국 정서를 가진 재미교포가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나 혼자 산다'의 파비앙은 그런 점에서 참 신기한 프랑스인이죠. '필요없는 물건은 제게 버려달라'는 식의 한국식 유머도 곧잘 하고 꼼꼼한 음식 솜씨나 알뜰한 살림살이는 딱 한국 자취생입니다. 파비앙에게는 한국인 자취생이라면 누구나 느낄 법한 공감 포인트가 있습니다. 김광규가 그 또래 혼자남의 대표적인 모습이라면 파비앙은 그 또래 자취생의 표본이라 할 수 있죠. '나 혼자 산다'의 ..

참 좋은 시절, 뿌리깊은 식모 근성의 장소심 어느 시대 캐릭터인가

옛날에 식모살던 집의 사모님이 아프다며 만두국을 끓여달라 장소심(윤여정)을 부르고 그 전화 한번에 장소심은 해원(김희선)의 어머니인 이명순(노경주)을 찾아가 손수 만두국을 만들어 바칩니다. 대접받는 것도 고마운 판에 이명순은 국산 돼지고기에 유기농 야채를 썼냐며 까탈스럽게 굴고 한술 더 떠서 손빨래와 청소를 하라며 장소심을 부려먹습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하영춘(최화정)은 이명순을 찾아와 머리끄덩이를 잡고 난리치지만 장소심은 오히려 하영춘을 나무랍니다. 하영춘은 장소심의 남편인 강태섭의 첩으로 강동희(옥택연)의 친엄마이자 '시앗'이지만 장소심은 자신을 형님이라 부르는 하영춘을 자식같이 생각한다며 위해주며 배려하곤 했습니다. 장소심은 진작에 이명순 집의 식모살이를 그만두었습니다. 어린아이 지능을 가진 딸..

김연아 제소, 우리가 편파 판정 제소를 환영하는 이유

드디어 대한빙상경기연맹과 대한체육회가 지난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편파 판정에 '이의 제기(컴플레인)'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동안 많은 피겨팬들이 주장했던 '항소(어필)' 절차와는 다르지만 ISU 기준을 따르는 국제 빙상계의 룰과 대한 민국 여론 사이에서 고심하던 연맹과 체육회로서는 가장 유리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연아 선수 역시 '이 문제는 혼자서 판단할 일이 아니다'는 입장과 '한국 선수들의 판정 논란과 불이익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라는 말로 공식적으로 이의 제기 절차에 동의했습니다. 신문광고와 집회와 SNS 투표 등으로 대한 민국 체육계를 압박했던 피겨팬들의 노력은 작게나마 결실을 보게 된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김연아의 금메달은 대한 민국의 명예이기도 하지만 김연아..

나주 사건 언론 손해 배상, 피해자 신상털기 막을 수 있나?

어제 한편으론 반갑기도 하고 한편으론 씁쓸한 기사를 읽었습니다. 2012년 발생한 나주 초등생 성폭행 사건을 보도한 언론사가 피해자 가족에게 손해배상금을 물게 되었다는 언론 보도입니다. 작년에 피해자 가족이 소송을 한다는 기사를 읽었고 내용만 봐서는 이번이 최종판결같긴 합니다만 피해자 가족의 2차 피해에 비하면 금액도 약소하고 시기상으로도 너무 늦은 감이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당시 피해자 신상털기에 몰두했던 언론사들이 자발적으로 '성범죄사건에 대한 보도준칙'을 마련했다는 점 정도인데 한번 누군가 한번 원칙을 어기면 앞다투어 특종감을 찾아 덤비는 언론의 특징상 그리 믿음직하지는 않습니다. 피해자 가족에게 모두 7,800만원을 배상하고 기사 15건을 삭제하라는 20일의 판결은 그동안의 사례에 비하면 ..

한드 공식 벗어난 '신의 선물' 생방송 드라마는 못 피하네

한국 드라마에는 몇가지 틀에 박힌 공식이 있습니다. 최고 시청률을 자랑하는 드라마들 중 다수가 그런 공식을 따르고 있죠. 출생의 비밀과 재벌같은 현실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설정도 '기본공식' 중 하나고 남녀 주인공의 멜로는 당연히 따라오는 셋트 메뉴입니다. 오죽하면 시청자들이 멜로 라인이 없는 드라마를 특별하다고 평가할 정도니까요. 월화 드라마 '신의 선물 14일'은 그런 면에서 기본적인 한국 드라마 공식을 많이 벗어난 드라마입니다. 공중파 드라마들이 흔히 선택하지 않는 아동 유괴라는 소재도 특이하지만 다소 불친절하게 여겨질 수도 있는 연출 방식과 뻔하지 않은 전개로 한국 드라마같지 않다는 평가를 듣곤 합니다. 한국 언론이 흔한 한국 드라마와 닮지 않은 '신선한' 드라마를 호평할 때 주로 '미드'같다는..

나 혼자 산다, 파비앙 VS 육중완 비슷하면서 달랐던 공감포인트

요즘 예능 프로그램 때문에 여기저기에서 말이 많죠. 이른바 '관찰 예능'이라 불리는 예능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쉬운 소재로 환영받지만 가끔씩 예능 속 캐릭터와 출연하는 일반인이 동일시되는 부작용이 일어납니다. 반면 연예인 경우에는 시청자들도 예능 프로그램 속 모습이 설정된 캐릭터라는 걸 충분히 인식하고 시청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친근한 모습은 좋지만 지나치게 적나라한 모습은 오히려 반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적당한 사생활 노출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만 노골적인 노출은 보는 사람을 불쾌하게 만드는 것처럼 말입니다. 솔직히 어제 시청한 '나 혼자 산다'는 장미여관의 육중완 캐릭터를 너무 게으르고 지저분하게 만든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물론 육중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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