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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이야기 1119

'미생' 최고 시청률이 고작 7퍼센트라고?

10월 17일부터 방송된 tvN '미생'의 인기가 심상치 않더니 12월 6일 7.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한다(AGB닐슨 기준). 1회 시청률이 1.4%였으니 엄청난 기록이다. 시청률 상승폭도 그렇지만 종편이나 케이블 TV 프로그램은 시청률이 높아도 2%를 넘기 쉽지 않고 좀 잘 나가는 프로그램도 5% 대인 걸 생각하면 '미생'은 과연 2014년 최고 화제작이 될 만하다. 더군다나 요즘은 공중파 월화 드라마도 시청률 10% 넘기 쉽지 않으니 더욱 '미생'의 도약이 주목받는 듯하다. '미생'이 방송되는 날이든 아니든 포털, 게시판이 '미생' 이야기로 도배되고 블로그나 커뮤니티에서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것을 보면 유례없는 인기를 끌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러나 KBS '가족끼리 왜 이래'가 30%대..

미생, 마부장같은 부당함을 이겨내는 힘 - '우리'라는 이름의 동질감

모든 조직이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이익과 효율 만이 조직의 목표가 되면 가끔 괴물이 태어나기 마련이다. '미생'의 마부장(송종학)처럼 성희롱을 저지르고 인간성이 최악임에도 '끝발'을 무시할 수 없는 중견간부가 있는가 하면 겉과 속이 다르지만 어쨌든 일은 해내니까 뒷탈없이 직장을 다니는 성대리(태인호)같은 인물도 있다. 물론 '회사'가 한 사람의 인성까지 평가하는 곳은 아니지만 이런 유형의 인물들은 박과장(김희원)처럼 끝내는 곪아터지기 마련이다. 부하직원에게 '갑' 노릇하고 '을' 업체에서 '와이로' 받아먹고 여직원을 성희롱하는 마부장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란 이야기다. 마부장은 고발한 여직원을 자르면 잘랐지 실적 좋은 자신을 회사가 쉽게 해고할 수 없다는 걸 잘 안다. 최전무(이경영)는 사람 ..

미생, 아무에게도 말하기 힘든 고단한 안영이의 삶

우리 이전 세대에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느냐 결혼 못한 여성들을 종종 볼 수 있었죠. 제가 살던 고향에도 그런 가족이 많았습니다. 한 집안의 장녀로 태어나 학교도 제대로 못가고 무작정 취업전선에 뛰어들어 논을 사고 밭을 사고 그것도 모자라 생활비에 동생학비까지 대주며 힘들게 살던 동네 언니들이 결혼하고도 친정의 돈요구를 끊지 못해 친정을 오가는 모습을 자주 보곤 했습니다. 그 언니는 그래도 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그 또래 중에서는 중학교 마치자 마자 공장에 취직하고 월급을 아버지 통장에 입금하는 딸들도 많았죠. 대졸 여성들 중에도 이렇게 가족을 책임지는 실질적인 가장들이 종종 있습니다. 아르바이트로 어렵게 대학을 졸업해도 좋은 기업에 취직해도 그녀들의 고단한 삶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미생'의 안..

피노키오, '다행이다 하명아' 언론에 농락당하는 안타까운 기재명의 인생

많은 눈이 내리면 길에 빙판이 생기고 해마다 방송사는 걷다가 넘어지는 사람을 보여주곤 했습니다. 힐신고 미끄러운 길을 걸어 출근하는 고통도 알고 빙판길에서 넘어져 다시는 일어설 수 없게 된 어르신도 많다는 걸 알기에 사고가 나도 그냥 보고만 있는게 기자들의 할 일이라는 김공주 시경캡(김광규)의 말을 무조건 찬성하진 않습니다. 이미 많은 기자들이 기사 본래의 목적 보다 방송분량을 위해 보다 많은 행인들이 넘어지길 바라고 있고 때로는 그런 장면을 연출하기도 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빙판길 행인 보도가 무의미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노약자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촬영에선 범주(김영광)나 인하(박신혜)처럼 손잡아 주는 일도 해야하고 도와주는 장면 역시 좋은 방송거리가 된다고 생각할 ..

피노키오, 로맨스 보다 더 흥미로운 기자의 직업세계

아마 2007년 쯤으로 기억하는데 모언론사에서 선배 기자가 수습기자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처음에는 선배기자 즉 이른바 '사수'가 회식자리에서 일방적으로 수습기자를 폭행한 것으로 알려져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았으나 나중에 작성된 기사를 보니 사수 쪽이 먼저 폭행을 당해 쌍방폭행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하더군요. 폭행 문제야 양측의 말이 다르니까 법적으로 해결할 부분이지만 당시에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수습기자들의 지독한 수련과정은 비난을 받기 충분했습니다. 데스크, 캡, 일진, 사수, 수습기자로 이어지는 기자들의 서열과 '까라면 까야'하는 군대 보다 더 무서운 수습교육, 경찰서와 지구대를 돌며 두 시간 마다 한번씩 보고하고 목욕탕에 있든 화장실에 있든 간에 선배기자의 전화를 받아야한다는..

미생, 오상식이 대답할 수 없는 계약직 장그래의 어려운 질문

지난주에 '미생' 안영이(강소라)의 통장 내역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대출금 때문에 반토막나긴 했지만 실수령액 365만원이란 월급은 평범한 중소기업 신입사원이 받을 수 있는 액수가 아니었죠. 상여금이 포함되지 않은 금액이라 명절이나 인센티브가 지급되는 달은 훨씬 더 많은 금액이 입금될 것입니다. 300만원이 넘는 월급은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판타지다 아니 실제 대기업 1년차 신입사원 초봉이 그렇다를 두고 진실 논란이 있었지만 '미생' 제작진 측은 2012년 실제 대기업 연봉을 참고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2개 국어에 능숙하고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내는 안영이를 영입한 대기업의 대가는 그렇게나 대단했던 거죠. 그런데 같은 대기업에 근무한다고 해서 모두 그 정도 급여를 받는 건 아닙니다. 과거 '..

미생, 이 시대 직장인들을 위한 최고의 격려 '더할 나위 없었다'

예전에 일하던 직장에도 드라마 '미생'처럼 화상회의 장치가 있었습니다. 일부 임원들만 회의실에 모이면 다른 지방에 근무하는 임원들은 웹캠이 설치된 PC 앞에서 회의에 참석하는 방식이었죠. 요즘은 기술도 기술이지만 인터넷 속도도 빨라져 영상통화하듯 실시간 중계하는 화상회의도 가능한 모양입니다만 그때 회의실에 설치된 모델은 초기형이라 화면도 작고 화질도 좋지 못했습니다. 반응 속도까지 느려 회의에 차질이 생길 땐 꽤 답답했었죠. 화상회의가 시범사업의 일부라 종종 그 시스템을 써야했는데 업그레이드를 하고 싶어도 아무도 말을 꺼낼 수 없었습니다. 이미 그 사업에 꽤 많은 돈을 투자한데다 교체 후 이뤄지는 감사에서 왜 구형을 선택했느냐 하는 문제부터 비용, 책임 문제까지 거론되는게 꽤 부담스러웠던 걸로 기억합니다..

피노키오, 최달포 가족의 비극과 비슷했던 서해페리호 오보 사건

박혜련 작가가 드라마 '피노키오'를 쓸 때 어떤 사건을 모티브로 했는지는 본인에게 물어봐야만 알 수 있겠습니다만 저는 이 드라마를 처음 볼 때부터 소방대장 기호상(정인기)과 그 가족들에게 일어난 일이 어디서 본 것같단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고 현장에 시장에서 사온 아이 신발을 가져가 촬영했다는 송차옥(진경)은 유사한 케이스를 읽어본 적 있지만 기호상 가족 이야기는 그 모티브가 선뜻 떠오르지 않더군요. 그러다 세월호 관련 뉴스를 읽을 때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비극적인 선박 침몰사고이자 최악의 오보 사건이었던 93년 서해 페리호 사건 때 도주했다는 누명을 썼던 선장이 있었습니다. 사고 며칠 뒤 서해페리호 안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故 백운두 선장 이야기입니다. 1993년 10월 10일 발생한 서해페리호 침몰 사..

'비밀의 문'과 '왕의 얼굴' 어쩐지 비슷한 두 드라마를 보며

같은 광해군을 주제로 한 사극이라도 어떤 관점에서 어느 역사에 초점을 맞춰 제작했느냐에 따라 보는 재미가 달라집니다. 아무리 사서를 즐겨 읽었다 해도 실존인물 모두의 이름을 똑똑히 기억하는 건 아니기에 그 시대에 어떤 일이 있었더라 다시 책을 뒤져보는 재미도 솔솔합니다. 물론 우리 나라 TV 사극은 대부분 조선을 배경으로 하는데다 헌종, 순조, 문종 같은 인물은 보기 힘들고 광해군, 정조, 숙종 같은 왕들의 이야기만 집요하게 반복제작된다는 건 굉장히 아쉽습니다만 어쨌든 끊이지 않고 사극이 제작된다는 점에선 만족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방송되는 '사극'은 견디기 힘들게 지루합니다. 요즘 방송되는 사극은 역사적 배경만 달리 했을 뿐 극의 전개 방식이나 스타일이 거의 비슷비슷하기 때문이죠. 요즘은 왕인 아버..

피노키오, 서로 다른 복수를 선택한 형제의 불안한 미래

2013년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타인의 마음이 들리는 초능력을 통해 살인의 가해자,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보여준 드라마였습니다. 주인공의 초능력이란 설정은 법의 모순과 이기적인 세상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동시에 누구의 목소리든 들어주는 판타지 역할을 했습니다. '너목들' 박혜련 작가의 이번 드라마인 '피노키오'는 피노키오라는 가상의 증후군을 통해 언론과 거짓말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더군요. 주인공 최달포(이종석)는 기자들의 거짓말로 부모를 잃고 형을 잊어야했지만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인하(박신혜)와 함께 기자가 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살아 있을 것이라 믿었던 아버지의 시신이 발견된 것을 알게 되자 기자가 될 수 밖에 없는 다른 이유가 생겼습니다. 최달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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