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SMALL

한국 드라마 이야기 1119

미생, 부러진 하이힐에 숨겨진 안영이의 비밀

제 기억에 정장을 처음 입었을 때 제일 힘들었던 것은 하이힐이었습니다. 정장을 입어야할 만큼 어려운 자리도 긴장됐지만 갑작스레 7센티 이상 높아진 세상에 적응하기도 힘들었고 오래 신으면 발가락이 아파 저녁 무렵엔 하루의 피곤이 두 배가 되곤 하더군요. '미생'의 배경인 종합상사나 대기업에 근무하는 여성들은 대부분 하이힐을 신습니다. 장백기(강하늘)의 혼잣말처럼 왜 여자들은 하이힐을 신을까요. 인터넷에서 비교사진을 제시하는 것처럼 하이힐을 신어야 다리가 더 예뻐보이는 까닭도 있을 것이고 무엇 보다 남자 정장에 운동화 보다 구두가 더 어울리듯 여성정장에도 단화 보다는 하이힐이 더 어울립니다. 요즘은 편한 복장을 내세우는 직장도 많지만 여전히 하이힐은 여성 직장인의 기본 스타일 중 하나입니다. 저는 다른 여성..

미생, 영업3팀은 천관웅 과장에게 '우리'가 될 수 있을까

가장이 받아온 특별 보너스를 세 덩어리로 나눠 아이들 교육비, 생활비, 남편의 용돈으로 나누는 아내. 오차장(이성민)의 아내(오윤홍)가 남편의 승진 소식에 모처럼 여유있게 웃는 모습은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자주 보는 어머니들의 모습입니다. 돈이 넉넉하면 좋으련만 어느 집이나 할 것없이 평범한 월급쟁이들의 봉급은 모자라기 마련이고 자녀들과 남편의 몫을 챙기고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가져가는 어머니들은 '가족'이라는 이름의 '우리'를 위해 그런 희생을 감내하는 것입니다. 사회 어디에나 이렇게 크고 작은 '우리'들이 있기에 가정이 굴러가고 나아가서는 기업도 돌아가는 법입니다. 물론 하나의 기업을 커다란 '우리'로 묶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기업 안에는 많은 조직이 있고 조직 내에는 크고작은 팀이 있습..

미생, '그래봤자 바둑'인데 최선을 다하는게 좋을까

신입사원들이 직장에서 만나게 되는 상사에는 여러 유형이 있습니다. 소위 진상이라 불리는 상사부터 직장생활 몇년이 지나도 기억나는 좋은 상사까지 직업의 종류 만큼이나 상사의 성격도 다양하죠. 그래서 드라마 '미생'의 장그래(임시완)는 신입사원 각각이 이겨내야하는 상사와의 갈등을 한판의 바둑에 비유하곤 합니다. '미생(未生)'이라는 드라마 제목의 의미처럼 완벽한 사람도 완전한 만남도 없으니 상사라고 해서 업무의 모든 걸 알고 있으리란 법이 없고 부하직원에게 많은 걸 가르쳐줄 수 있을 리도 없습니다. '미생'의 네 신입사원들은 각각 다른 유형의 상사들을 만나 각기 다른 방법으로 바둑을 둡니다. 그들의 바둑은 몇수 접고 시작하는 하수의 바둑이라 현대 사회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갑을 관계와 비슷해 안타까움을 줍..

유나의 거리, 우리 모두가 진짜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요즘 드라마를 보다 보면 감정과잉 연기에 지칠 때가 많습니다. 워낙 드라마 속 상황 자체가 극단적이라 극중 주인공이 악을 쓰고 대성통곡할 수 밖에 없다는 걸 알지만 기분에 따라서는 도무지 공감할 수 없을 때도 많습니다. 원래 연기라는 게 관객이나 시청자에게 감정이나 대사를 정확히 전달하려면 다소 과장된 표정이나 몸짓, 큰 소리를 동반해야하지만 그래도 매일 울고 매일 소리를 질러대는 건 보기 부담스럽죠. 감정과잉의 연기가 많다는 건 그만큼 드라마가 자극적이라는 뜻과 같습니다. 거기다 TV 속에서 서민이 실종된 후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재벌가의 재산 다툼이나 복수같은 드라마 줄거리는 시청자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습니다. 가끔 서민이라며 등장하는 주인공도 기껏 '서민 코스프레'를 하는 수준..

유나의 거리, 마지막회가 끝나도 궁금할 그 사람들 이야기

개인적으로 어떤 드라마든 마지막회는 번외편 또는 보너스같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뒷이야기가 궁금한 시청자들을 위한, 일종의 팬서비스랄까요. 전체 드라마의 완성도를 위해서 꼭 필요한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고 굳이 알려줘야할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지만 유난히 해피엔딩을 좋아하는 한국 시청자들을 위해 추가된 장면들이라 이런 말입니다. '유나의 거리' 주인공인 유나(김옥빈)의 의붓아버지(한갑수)가 창만(이희준)을 불러 사회적 기업을 만들겠다고 제안하는 장면은 어쩌면 사람은 가난하든 모자라든 못됐든 함께 어울려 살아야한다는 작가의 바람이자 팍팍한 세상을 사는 사람들의 판타지를 덧붙인 것인지도 모릅니다. 유나가 바닥식구를 떠나지않고 인간적인 유대를 이어가듯이 세상 사람들도 그렇게 살길 바라는 마음인거죠. 이렇게 좋아..

미생, 오과장 완생이 되기 위해서는 술맛을 알아야 한다

이번 주 '미생' 7화를 보며 과거의 경험을 떠올리신 분들이 꽤 많았을 것입니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경쟁이 필요하기 마련이고 그 경쟁 관계 속에서 불쾌한 경험을 할 때가 있습니다. 어쨌든 직장이니까 티는 못내도 속으로는 심한 내상을 입게 되는 경우도 많죠. 저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과거 우리 팀의 팀장이 퇴사하고 새로 팀장이 된 사람과 팀장 자리를 노리던 사람 사이에 보이지 않는 감정싸움이 있었습니다. 자신이 다음 팀장이 될거란 생각에 거들먹거리 적도 있으니 그럴만도 했겠죠. 상황을 대충 눈치챈 대표는 원래 경쟁을 부추키는 타입이었는데 딱히 팀 분위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그 상황을 그냥 둘 리가 없었습니다. 회의 자리에서 누군가를 지목하진 않았지만 불만있으면 그만 두라는 식으로 질책했습니다...

미스터백, 신하균을 위한 최고의 캐릭터 최고봉, 아인슈타인 닮았네

나이들면 많은 일에 무뎌지고 덤덤해지기도 하지만 오히려 다섯살 어린아이처럼 고집이 세지고 투정을 부리기도 합니다. 감당할 수 없는 죽음의 공포에 마음이 초초해질 때도 있고 젊을 때처럼 건강치 않은 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합니다. 무엇 보다 힘든 것은 나이들어도 욕망은 그대로인데 대부분의 노인들은 형편은 어려워 집니다. 때로는 건강 문제로 먹고 마시는 일도 마음대로 못합니다. 만사가 마음대로 안되니 약해진 체력 만큼 주변 사람들에게 쉽게 분노하고 가끔씩 떠오르는 과거의 추억과 후회 때문에 편하게 잠 못 이루기도 합니다. 주변에 믿고 의지할 배우자나 가족이 있으면 그나마 낫지만 혼자서 그 긴 시간을 견딘다면 더욱 힘들 수 밖에 없습니다. 반면 나이들어서 좋은 점은 세상의 이치를 조금이나마 깨닫는다는 것입니다..

유나의 거리, 사람을 바꿀 힘을 가진 작은 영웅 김창만

이른바 '영웅'은 능력이 뛰어난 수퍼맨을 뜻하기도 하고 강력한 카리스마로 무리를 통솔하는 사람을 뜻하기도 합니다. 보통 선거할 때 '뽑을 인물이 없다'고 하는 말은 그런 영웅이나 지도자 자질을 가진 사람이 없다는 뜻일 때가 많죠. 제가 생각하는 영웅의 개념은 좀 다릅니다. 진짜 영웅은 스스로가 잘난 것 보다 많은 사람의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입니다. 무력이나 경제력로 어떻게 하길 강요하는 것도 아니고 뿜어나오는 '포스'로 사람들을 휘어잡는 것도 아니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영웅입니다. 시대가 바뀐 만큼 '나를 따르라'며 나서는 위대한 영웅 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작은 영웅이 더욱 필요한 요즘입니다. 그러고 보니 '유나의 거리'에서 찌질한..

미생, 존대말도 반말도 불편한 직장에서 만난 '갑' 친구

직장에서 회식이나 접대를 하다 보면 꽤 비싼 술집이나 음식점을 가게 될 일이 종종 있습니다. 물론 회식 자리는 비싼 곳 보다 편하게 마실 수 있는 곳이 훨씬 좋지만 접대는 될 수 있으면 고급스런 곳으로 가야 생색이 납니다. 접대가 꼭 잘 봐달라는 뜻의 뇌물은 아니라도 업체간 친목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으로 간주해 회사에 따라서는 접대 대상별로 비용이 정해져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동등한 협력관계라면 그나마 괜찮지만 업체에 따라 갑을 관계가 분명한 곳일수록 접대자리가 과하거나 뒷말이 많은 곳들이 흔합니다. 기분좋게 마신 술은 숙취도 덜하지만 대접을 위해 억지로 마신 술은 몸을 더욱 힘들게 하죠. 접대한 다음 날 출근하기가 더 싫다고 느껴본 직장인들이 많으실 겁니다.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이냐는 문제는..

미생, 직장에서 가장 어려운 처세술 내부고발 - 장그래에게 비밀을 알려준 안영이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직급별로 배워야할 것들이 있습니다. 회사를 잘 모르는 신입사원 때는 부족한 업무 능력이나 요령을 배워 이 회사가 과연 나의 미래를 걸만한 곳인지 생각해봐야합니다. 대리 이상 과장급이 되었을 땐 아랫 사람들을 통솔하고 어떻게든 일을 성공시키는 노하우를 배워야합니다. 부장 이상 회사의 중역급이 되었을 땐 자기 부서 뿐만이 아닌 회사의 전체적인 업무를 대부분 다 파악하고 사람보는 눈을 더욱 키워야하죠. 그리고 어떤 직급이든 반드시 배워야하는 기술(?)이 바로 처세술입니다.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선택을 달리 하는 법 - 처세술은 어쩌면 다른 어떤 자질 보다 가장 중요한 문제인지도 모릅니다. 계약직 신입 장그래(임시완)은 인턴 시절처럼 오성식(이성민)에게 혼이 납니다. 이제 시키는 일을 ..

728x90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