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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이야기 1119

사랑해서남주나, 서민 드라마에 대한 갈증을 채워주려나

최근에 제작되는 드라마들을 보면 사극에 '고증'을 바라는 것이 무리가 된 것처럼 드라마에 현실성을 바라는 것도 재벌이 아닌 서민의 삶을 묘사해달라는 바람도 판타지가 되어가는 듯합니다. 몇몇 드라마 팬들은 '드라마는 원래 현실과 다른 판타지' 또는 '드라마 제작 현실을 몰라서 하는 말'이라며 이런 지적 자체를 말도 안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PPL를 받기 위해 재벌이 등장해야 하는 드라마 제작 현실을 감안해도 90퍼센트가 넘는 대한민국의 서민들이 전체 국민의 0.1퍼센트가 될까 말까한 부유층의 연애사를 보고 있다는게 말이 되는 일인가 싶기도 하고 재벌에 대한 판타지로 미디어를 낭비하는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드라마 속 인물들의 감정에 전혀 공감할 수 없는 막장 판타지가 늘어나고 김운경 작가의 '서울..

주군의태양, 로맨틱 코미디의 모든 비밀은 사랑으로 마무리된다

귀신이나 유령이란 소재는 로맨틱 코미디와는 상극으로 여겨지던 소재입니다. 물론 '고스트 위스퍼러(2005)'처럼 아름다운 외모의 미디엄이 영혼을 위로하고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내용의 멜로 드라마도 있습니다만 그 드라마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침착하고 차분한 편이죠. '고스트 위스퍼러'의 여주인공은 남편과 사랑에 빠져 인물이나 유령 이야기는 어딘가 모르게 우울하다는 고정관념을 그리 벗어나지 않는 편입니다. 어떻게 보면 '주군의 태양' 시즌 2가 나온다면 잔잔한 분위기의 태공실(공효진)이 믿음직한 남편 주중원(소지섭)이 '고스트 위스퍼러'같은 분위기의 드라마를 찍지 않을까 싶습니다. 로코물에는 전혀 어울릴 것같지 않은 귀신을 선택했던 만큼 홍자매 작가의 이번 드라마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환상의 커플(20..

주군의태양, 홍자매 로코물의 마지막 공식 여주인공 홀로서기

지구에서 태양이 멀어진 빙하기 동안 지구의 공전주기가 375일이었다고 하죠. 햇볕을 덜 받는 만큼 지구는 추웠고 얼음 속에 남겨진 매머드처럼 많은 생명들이 꽁꽁 얼었다고 합니다. 주중원(소지섭)은 태공실(태양이)이 없는 375일째 아침에 깨어났고 김실장(최정우)은 감기 기운 때문인지 귀신에게 홀렸는지 주중원의 팔레스 호텔에서 약속시간을 한 시간 일찍 잡는 실수를 저지르고 맙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주중원은 거짓말처럼 태공실을 만나죠.다크서클없는 깨끗한 얼굴에 자신만만하고 도회적인 모습의 태공실은 한국에 왔지만 주군을 찾지 않았고 주군의 목소리를 듣고도 금방 알아듣지 못한 듯 보였습니다. 일년 전의 태공실과는 다르게 밤늦게 혼자 술을 마시고 자신에게 대시하는 남자에게 일행이 있다며 자리를 옮기는 태공실이 ..

주군의태양, 태공실과 여행을 떠난 진우 사랑의 큐피드일까

개인적으로 '주군'이란 표현은 거부감이 느껴집니다. 게임이 아니고서는 그런 표현을 잘 쓰지 않는 우리 나라에 어울리지도 않거니와 절대복종을 의미하는 듯한 뉘앙스가 조금 이상하게 들립니다. 그러나 드라마 '주군의 태양'은 보면볼수록 제목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콧대높고 돈 밖에 모르고 사사건건 고집을 피우는 주중원(소지섭)을 이군, 김군처럼 '주군'이라고 부르고 '폭군'과 한 글자 차이인 '주군'이라 표현한게 참 재밌는 발상이다 싶었습니다. 거기다 그런 주군에게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태양이라니 그 얼마나 대단합니까. 반대로 '주군의 태양'은 그렇게 환하게 빛나는 태양이 오로지 주군을 위해서만 환하게 빛나고 웃는, 주군을 위한 존재라는 뜻도 됩니다.서로를 위한 가장 특별한, 단 하나의 존재라는 ..

주군의태양, 의문스런 이천희의 등장과 가짜 한나 노릇을 하는 차희주

제 친구 중 하나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반전이 기막히다는 점이나 설정이 탁월하다는 점은 인정해도 이른바 '전지적'인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미스터리 소설을 읽는 재미 중 하나는 결말을 추리하는데 있는데 지금까지 드러난 단서가 아닌, 작가만 알고 있는 부분에서 갑자기 '정답'이 튀어나오니 뭔가 반칙 아니냐는 말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대부분의 추리소설이나 드라마가 이런식으로 전개되는 듯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작가가 기껏 공들여 짜놓은 이야기를 독자가 너무 쉽게 눈치채면 재미없기 때문이죠. '주군의 태양'은 첫회부터 지금까지 주중원(소지섭)과 태공실(공효진)이 과거를 한꺼번에 보여주지 않고 하나씩 하나씩 단서를 드러냈습니다. 어린 주중..

굿닥터, 나는 박시온이 진단의학과 의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진단의학이란 단어를 들어본 것은 미드 '하우스(House M.D.)'가 처음이었던 것같습니다.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분야인 탓도 있지만 질병을 치료하고 약이나 먹는 경우가 더 많으니 전문의들 네 명이 모여 질병을 연구한다는게 상당히 신기하게 느껴지더군요. 거기다 '하우스'는 아스퍼거 증후군인 그레고리 하우스라는 주인공을 내세운 까닭에 사회성 모자라고 괴팍하고 남의 입장 따윈 거의 고려하지 않는 듯한 천재 의사 하우스가 쇼의 중심이었습니다. 그에게 진단의학은 남이 해결하기 힘든 정답을 알아내는 게임처럼 보였고 의학사전과 논문을 달달 외운 듯한 그의 재능은는 놀랍기만 했습니다. 우리 나라 의학드라마가 대부분 신파와 의사의 윤리를 강요하는 '의학 판타지'라면 '하우스'는 천재의사 캐릭터의 재미..

'금나와라 뚝딱'으로 본 최근 막장 드라마 흥행공식

어제 방송된 '금나와라 뚝딱' 마지막회에서는 그동안 많은 시청자들이 궁금해했던 1인 2역 촬영의 비밀을 보여주더군요. 1인 2역 촬영에는 배우 한지혜의 대역을 할, 한지혜와 신체 사이즈가 비슷한 다른 배우 하나가 필요합니다. 한지혜가 대역과 대사를 주고받으며 정몽희와 손유나 역할을 각각 촬영하면 나중에 두 영상을 합쳐 하나의 화면으로 편집하는 것입니다. 일명 '크로마키 기법'으로 불리는 동영상 편집 기술인데 그 때문에 한지혜의 대역을 하는 배우 뒤에는 편집을 위한 블루스크린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또 두 사람이 동시에 등장할 때 유나나 몽희 모두가 거의 움직이지 않는 이유도 그게 편집에 훨씬 편리하기 때문이죠. 솔직히 '생방송' 촬영으로 비난받는 우리 나라 드라마 제작 현실을 자주 읽어보았기 때문에 시청자..

금나와라뚝딱, 한국 드라마 특유의 LTE급 해피엔딩 껄끄럽지만 따뜻해

결혼하겠다는 예고도 없이 덜컥 아이부터 갖는 자식을 환영할 부모는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결혼 상대로 데려온 사람이 부모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 배신감이나 실망감 때문에 내 속으로 낳은 자식이 꼴보기 싫어질 정도라고 합니다. 현대인들의 이성이야 부모 인생과 자식 인생은 별개고 자식의 선택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건 꼴사납다고 합니다만 자식 인생에 모든 것을 걸었던 부모에게 상의 한마디없이 앞날을 결정하는 자식을 무조건 격려할 수만은 없는게 부모 마음입니다. 윤심덕(최명길)의 지독한 심술이 싫으면서도 대놓고 욕할수만은 없는게 그런 심리의 부모를 어디선가 보았기 때문이죠. 그런데 그런 부모들의 응어리진 마음은 아주 간단히 풀리기도 합니다. 갓 태어난 손주를 보면 자식은 미워도 손주가 눈에 밟힌다며..

섬뜩한 대한민국 기업드라마 '황금의 제국', 그 마지막 메시지는?

박경수 작가와 조남국 PD하면 그들의 히트작 '추적자(2012)'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평범한 아버지 백홍석(손현주)이 재벌 사위이자 인기 대통령 후보인 강동윤(김상중)을 법정에 세우는 모습은 현실에서 이뤄지기 힘든 판타지임에도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습니다. 반면 박경수 작가는 모든 죄를 사주한 강동윤에게는 8년형을 철없는 재벌 2세 때문에 딸과 아내를 잃고 살인자가 된 백홍석에게는 15년형을 구형함으로서 피해자 보다 돈가진 가해자에게 더 관대한 현실을 여과없이 그려냈습 니다. 그렇지만 '투표'로 강동윤을 단죄한 국민들의 모습에서 국민이 바뀌면 희망이 있다는 메시지를 읽어낼 수 있었죠. '황금의 제국'은 '추적자'에서 두루뭉술하게 보여준 '돈'의 권력과 시스템을 좀더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어째..

황금의제국, 제2의 최동성이 되는게 장태주의 승리입니까?

한걸음만 더 가면 회장자리에 앉을 수 있다는 장태주(고수)에게 윤설희(장신영)이 해준 말은 눈물나도록 슬펐습니다. '20년 넘게 공장다녔다네. 선반일 하다 다친 보상금 합쳐서 김밥집 시작했단다. 오상미씨. 오늘 떠났어. 태주 네가 수술비 안줘서. 애는 셋이라네. 중학생 둘 초등학생 하나. 내 퇴직금은 그분들 드려 태주야'. '황금의 제국'은 용산사건이 일어난 현장도 아닌 사무실에서 찍고 있는데 화려한 사무실 한구석에 그 사람들이 나타난 것만 같아서 자꾸 마음이 아프더군요. 평범한 사람들은 평생 만져보지 못할 엄청난 금액의 재산다툼에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망가지는 장면을 사무실에서 찍는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직접 보여주기엔 너무나 잔인하기 때문이겠죠. 이 드라마가 처음 시작할 때는 장태주는 오상미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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