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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이야기 1119

비밀, 혹시 이중적인 복선에 속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가끔 어떤 분들은 한국 드라마가 미국 드라마에 비해 수준이 낮다고 이야기하지만 알고 보면 미드가 '막장 드라마'의 원조라는 걸 아시는 분들은 잘 아실 것입니다. 거긴 아예 미국식 막장드라마인 '소프 오페라'가 한 장르로 특화된 나라이니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 나라와는 다르게 막장 미드에서 묘사하는 멜로가 섬세하지는 않습니다. 우리 나라는 희노애락을 좀 격하다 싶게 표현하는 경향이 있지만 미드는 같은 상황을 연출하는 방식이 다르죠. 문화 자체가 한국 정서와는 다르기 때문에 한국인의 '멜로'는 한드가 더 낫다고 평가 합니다. 보면 볼수록 우리 멜로는 우리 나라가 더 잘 만든다는 점은 인정할 수 밖에 없어요. '비밀'은 지루하다고 생각하기 쉬운 최루성 멜로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설정으로 시청자를 끌어당긴 드라마..

메디컬탑팀, 시청률 하락과 정려원의 감기 엎친데 덮친 악재

평소 치정극 보다는 의학 드라마를 의학 드라마 보다는 사극을 좋아하는 편인데 요즘은 그 취향을 고수하기가 참 힘듭니다. 사극은 아시다시피 드라마의 기본틀과 전개방식이 고정된데다 고증이 파괴된 픽션이 대세가 되어 어지간한 경우가 아니고선 재미가 없습니다. 의학 드라마도 진찰은 안하고 연애만 하던 옛날 패턴에서 벗어났다고 하지만여전히 멜로와 병원내 알력다툼이라는 구조를 변형시키는 정도입니다. '메디컬탑팀'은 어딘가 모르게 미국 의학 드라마를 많은 부분 의식했다는 생각이 들고 캐릭터면에서 매력적인 부분이 있었죠. 지금 수목 드라마 시청률 1위를 차지한 '비밀'의 1회 시청률이 4.7%였습니다. 반면 '메디컬탑팀'의 1회 시청률은 6.5%로 1회 시청률만 보면 '메디컬탑팀'이 훨씬 유리한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사랑해서남주나, 정현수 오랜만에 느껴보는 따뜻한 동행

어느 나이가 지나면 자신이 잘못된 점을 알아도 고치기 힘들다고 합니다. 자신의 거친 말버릇이 상대방에게 상처가 된다는 걸 알면서 성큼성큼 앞에서 혼자 걸어가는 습관이 옆지기를 외롭게 한다는 걸 알면서도 쉽게 바꾸기가 힘들죠. 행여 배우자가 먼저 세상을 뜨면 그때 조금만 더 다정하게 말을 걸어줄 것을 힘들어하는 배우자를 위해 손이라도 잡아주고 천천히 같이 걸었으면 좋았을 걸 후회한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배우자와 헤어진 사람에겐 옆사람과 나눌 수 있는 말 한마디가 아쉽고 함께 걸을 때 손잡을 사람이 그립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무나하고 나눌 수는 없는 일이죠. 재민(이상엽)과 헤어진 미주(홍수현)는 하림(서지석)의 친근함에 거절 의사를 밝힙니다. 이년이나 사귄 재민과의 만남이 아픔이었기에 하림을 받아들이는게..

비밀, 유정을 물속으로 끌어당긴 민혁 그를 둘러싼 비밀

지금 생각해보면 빨리 보고 싶다는 급한 마음으로 '비밀'을 시청하다 보니 놓친 장면들이 몇가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유정(황정음)의 얼굴로 손을 뻗는 민혁(지성)의 사진이 담긴 오프닝이었죠. 유리 파편들이 튀는 푸른 물빛 배경 속으로 두 사람이 함께 추락하는 이 사진은 얼핏 보면 민혁이 한손으로 유정의 목을 조르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어딘가 한곳을 응시하는 유정과 달리 민혁은 유정의 목을 조르는게 아니라 필사적으로 유정을 잡으려하는 것같죠. 서지희(양진성)의 납골당을 찾아갔던 유정이 노란 은행잎이 날리는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그런 유정을 뒤에서 끌어당겨 안는 민혁의 모습은 마치 유정을 깊고 깊은 물속으로 끌어당기는 것만 같았습니다. 버스의 문이 닫긴다는 것은 두 사람이 다..

'기황후' 논란을 보면 떠오르는 실존인물 '배정자'

작년에 방송된 드라마 '각시탈'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만든 히스토리컬 픽션입니다. 이강토(주원)가 실존인물이 아니듯 극중 인물들 역시 가상의 인물들이지만 그들 캐릭터에는 모두 모티브가 된 실존인물이 있습니다. 그중 제가 가장 꺼림칙하게 생각한 캐릭터가 채홍주(한채아)인데 채홍주는 아시다시피 실존인물 배정자를 모델로 하고 있습니다. 채홍주는 조선에서 아버지가 죽자 일본으로 넘어가서 일본 권력자의 양녀가 되고 조선으로 되돌아와 스파이 노릇을 하며 일본의 충견이 되었다는 점이 배정자와 거의 흡사합니다. '배정자'라는 인물은 대표적인 친일파로 위안부 할머니들이 가장 원망스러워할 존재이기도 합니다. (정확히는 이용당한 셈이지만) 뼈속까지 일본인이라는 생각으로 일제를 위해 충성한 배정자는 70 나이에도 직접 '정..

방송사 '비밀'의 성공을 보면 느끼는 게 없을까?

2013년 한해에도 꽤 많은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전혀 본 적도 볼 일도 없는 아침드라마, 저녁드라마같은 일일극도 있고 종편이나 케이블에서 방송되는 드라마도 상당수였습니다. 그중에는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뒷맛이 씁쓸했던 드라마도 있고 전체적으로 낮은 시청률이 아쉬웠던, 묻히기 아까운 드라마도 있습니다. 블로그를 자주 방문하신 분들은 아무리 인기있어도 제가 전혀 보지 않는 드라마가 꽤 많음을 아실 것입니다. 제가 드라마를 선택하는 기준은 간단합니다. 소재면에서 사회성이 있거나 전체적으로 신선한 전개방식을 유지하는 드라마 또는 막장드라마임에도 드라마 특유의 재미를 잘 살린 내용을 좋아합니다. 2013년 상반기에 가장 기억나는 드라마는 역시나 '직장의 신'과 '돈의 화신'입니다.'직..

사랑해서남주나, 어쩐지 공감가는 전처와 후처의 기묘한 동거

80년대의 강석우 씨는 매력적인 미남 탤런트의 대명사로 멜로 영화의 단골 주연배우였습니다. 특히 故 곽지균 감독의 영화 '겨울나그네(1986)'에서 보여준 젊은 모습을 기억하는 올드팬들이 여전히 많죠. '겨울나그네'에서 보여준 민우라는 여린 캐릭터를 생각하면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아줌마(2000)'의 장진구는 팬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 파격적인 변신이었습니다. 부드럽지만 우울한 느낌의 미남 청년은 어디가고 누구나 밉쌀스럽게 생각할만한 중년의 느물느물한 아저씨가 나타났는데 더 재미있는건 장진구의 배역이 딱 맞춘 옷인듯 강석우에게 딱 어울리더라는 것 입니다. 아버지의 퇴직금으로 전임교수 자리를 사면서도 고졸인 아내를 무식하다며 무시하는 장진구의 모습은 당시 남녀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비난을 받은 동시에 풍..

사랑해서남주나, 딸의 불륜을 알게 된 늙은 아버지의 고통

친구 중 하나가 결혼을 하게 되서 간만에 그 집에 놀러갔더니 친구 어머니가 저를 붙잡고 한소리하시더군요. 친구가 어릴 때는 아빠같은 남자와는 결혼하기 싫다고 투털대더니 결혼하겠다며 데려온 남자가 딱 아버지와 똑같은 타입이더랍니다. 고전적인(?) 시어머니 덕에 남편과 자주 티격태격하던 친구 어머니는 당신 팔자를 친구가 그대로 닮으면 어쩌나 푸념 아닌 푸념을 했습니다(진지한게 아니라 농담처럼 그러시더군요). 저 역시 친구에게 아내 보다 어머니가 우선인 남성은 싫다는 말을 자주 들었기 때문에 똑같은 사람을 골랐다는 말이 의아하긴 하더라구요. 알게 모르게 딸들이 아버지와 비슷한 남자를 고른다는 말은 맞습니다. 마찬가지로 아들이 어머니와 비슷한 여성을 은연중에 선택하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싫다 싫다 하..

사랑해서남주나, 일더하기 일이 이가 아니고 마이너스일 때

사람들이 결혼을 결심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지금 보다 나은 것을 얻기 위해서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 동안 같이 살고 싶어서 혼자 사는데 지쳐서 아이를 낳기 위해 결혼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크고 작은 결혼의 이유 중 많은 부분에는 지금과는 달라지고 싶다는 욕망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현대인들은 결혼에 회의적입니다. '일 더하기 일이 이'가 아니라 가끔은 '일 더하기 일이 마이너스'가 되는 결혼을 눈으로 보고 느끼며 자랐기 때문 이죠. 더 나아지는 것까지는 바라지 않아도 현상 유지라도 되면 좋겠는데 세상에는 기적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 다는 걸 서른쯤이면 깨닫게 됩니다. '사랑해서 남주나'에는 자식에게 무엇이든 주고 싶어하는 부모 정현수(박근형), 홍순애(차화연)와 자식에게 바라는 것..

아역배우 '최지우 가슴만졌다'는 기사 무엇이 문제인가

우리 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1980년대 중후반 '달려라 하니(1988)'같은 국산 애니가 나오기 전까지 TV에서 방송되던 애니메이션도 그 뒤를 이어 현재까지 방송중인 애니메이션 다수가 일본 애니입니다. 요즘도 한국 어린이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며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한국 이름으로 바꾸고('개구리 중사 케로로'의 '한별'처럼) 몇가지 장면은 삭제도 합니다만 어릴 때는 전혀 몰랐던 일본의 풍습과 문화가 이제서야 눈에 들어오더군요. 복날 장어를 먹고 신년에 소원을 빌러 신사에 가고 정좌 자세로 밥그릇을 들고 식사하는 장면도 낯설기만 했습니다. 문화가 다르면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장면이 있긴 있더군요. SBS '수상한 가정부'는 첫회부터 우리 나라 정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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