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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이야기 1119

미스코리아, 오지영 김형준 진짜 복수는 불합리를 이겨내는 것

이번 소치 올림픽이 마지막이라고 선언한 김연아 선수의 경기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했습니다. 점프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트리플 러츠와 트리풀 토룹 등 그녀의 연기는 전세계 많은 사람들을 숨죽이고 감탄하게 만드는 천재의 그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피겨 약소국의 설움이랄지 원숙한 피겨스타 김연아의 점수는 국민들의 생각 보다 높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개최국의 유리함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 러시아의 다른 피겨 선수가 김연아와 비슷한 점수를 받아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죠. 세상에는 종종 이렇게 한 개인의 실력과 노력 만으로 이길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합니다. 천재는 불운도 다스릴 줄 안다고 하지만 세상 사람들의 마음이 모두 나같지는 않은 법이니까요. '미스코리아'의 벤처기업인 김형준(이선균)과 친구들은 아이디어 하..

태양은 가득히, 동명의 영화로 파악해본 이 드라마의 장단점

알랭 들롱이 주연한 영화 '태양은 가득히(Plein Soleil, Purple Noon, 1960)'는 남의 신분을 훔친 한 사나이의 야망과 비극을 담은 드라마틱한 이야기로 여러 작품에서 모티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1955년 발간된 원작 소설 '리플리(The Talented Mr. Ripley)'는 1999년 맷데이먼, 주드로, 기네스 펠트로가 주연한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지요. 이 영화의 모티브를 이용한 '미스 리플리(2011)'같은 드라마, '태양을 가득히'라는 제목을 가진 드라마나 영화들은 내용이 똑같지는 않지만 주인공이 자신의 것이 아닌 남의 것을 탐내고 가졌지만 서서히 몰락해간다는 내용을 줄거리 로 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화려한 욕망과 비극이 이런 류 이야기들의 기본인 셈이죠. 워낙..

따뜻한 말 한마디, 멋진 남자 이상우 촌놈 김성수로 특별한 진화

농담삼아 친구들끼리 '촌놈'이라 놀리는 경우는 있어도 '촌놈'이라는 말 자체가 그리 긍정적인 표현이 아니죠. 세련되지 못하고 시대에 뒤쳐지고 어딘가 모르게 둔한 느낌 마저 주는 '촌사람'이란 말을 대놓고 상대방에게 퍼붓는 사람은 드물것입니다. 꼼꼼히 생각해보면 차별적인 요소 이전에도 '촌놈'이라는 놀림 자체는 '사람은 세련되야 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 표현처럼 느껴집니다. '촌스럽다'는 건 무슨 뜻일까요? 드라마 주인공처럼 멋진 옷차림에 경우에 맞는 매너, 감정 표현에 쿨한 사람은 세련된 사람이고 촌스러운 사람은 놀줄 모르고 생각이나 옷차림이 구시대적이고 수수한 사람을 말하는 것일까요? '따뜻한 말 한마디'의 이상우는 생각해보면 촌스러운 남자 역을 해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지금까지 맡은 역할을 보면 ..

정도전, 억울한 백성의 죽음으로 드러난 그들의 차이점

현진건의 소설 '술권하는 사회'에는 일제강점기의 무력한 지식인이 등장합니다. 번듯한 일본 대학에서 공부한 주인공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처지를 비관하며 현실을 잊고자 술주정뱅이가 되어 갑니다. 아내가 만취한 남편에게 짜증을 내며 술권하는 사람을 탓하자 남편은 내게 술을 권하는 것은 조선 사회라고 대답합니다. 그러나 아내는 남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고 아내의 무지가 답답하여 다시 술을 마시러 나가는 남편에게 아내는 '그 몹쓸 사회가 왜 술을 권하는고!'라고 말합니다. 이인임(박영규)에게 대들다 유배가고 양지(강예솔)를 돌보러 돌아다니는 정도전(조재현)을 보며 느끼는 최씨(이아현)의 기분이 그럴 것 입니다. 나이들수록 잔인한 품성으로 국정에 전혀 자질을 보이지 않는 우왕(박진우). 우왕을 등에 업은 ..

미스코리아, 정선생 고화정이 원한 대답은 그게 아냐

서로 사랑하든 사랑하지 않든 간에 살아온 환경이 다른 사람들은 함께 살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개의 호의를 공격으로 해석하는 고양이와 고양이의 적의를 기분좋은 것으로 받아들이는 개의 대화처럼 생활방식과 표현이 서로 부딪힐 때 마다 지치기 마련이죠. 나이든 어른들이 경제적 형편이 차이나는 집안과의 혼사를 꺼리는 속사정도 어떤 면에선 이 부분 때문입니다. 젊을 때는 건강하고 사랑하니까 서로 맞춰나갈 수 있지만 나이들어 삶에 지쳤을 때는 어떤 식으로 갈등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때로는 두 사람이 간신히 삶의 방식을 맞춰도 다른 가족들의 개입으로 평화가 깨지기도 하죠. '미스코리아'에는 처지가 다른 여러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고등학교 첫사랑 오지영(이연희)을 미스코리아 대회에 내보낸 화장품 회..

사랑해서 남주나, 볼수록 괘씸한 자식들의 사실혼 계약서

몇년전에 작고하신 故 박완서 작가는 늦게 데뷰한 만큼 나이게 맞게 노년층의 감정과 추억을 다룬 소설을 많이 선보였습니다. 혼자된 노인의 섬세한 감정을 꼼꼼하게 묘사한 내용에 감히 내가 읽고 평가할 글은 아니구나 하면서도 역시 나이에 따라 생각하고 보고 느끼는게 다르다는 걸 절실히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자식들이나 젊은 사람들이 왜 노인에게 서운하게 구는지 그 이유를 이해하고 있지만 나날이 약해지는 몸과 마음이 그 섭섭함을 감당할 수 없게 한다는 것을 박완서님의 글을 보고 깨달았습니다. 그 박완서 작가가 1984년 발표한 '지 알고 내 알고 하늘이 알건만'이란 제목의 단편소설 이 있습니다. 그 소설은 시장에서 장사를 하던 성남댁이란 할머니의 관점에서 쓰여진 글로 성격이 괴팍한 시아버지를 모시기 싫은 며느리..

정도전, 학원강사가 된 정도전 일등공신을 만난 이성계

제가 알기론 정도전은 뚜렷하게 첩을 둔 적이 없습니다. 몇몇 시청자들이 드라마 '정도전'의 양지(강예솔)가 정도전(조재현)이 유배지에서 만난 첩이 아닌가 검색하곤 하지만 제가 보기엔 아직까지 , 정도전이 연정을 품은 여인이라기 보다 고려 백성을 상징하는 인물로 생각 됩니다. 당시 고려 백성들의 삶은 비참하다라는 말 한줄로도 부족했다고 하지요. 무명옷이 널리 보급되지 않은 고려에서 헐벗고 굶주린채 겨울을 지내고 왜구의 침략에 목숨을 내놓는 고려인의 삶을 엘리트 유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것입니다. 무속 신앙에 의지할 만큼 무식하고 자립심도 없는 사람들인줄 알았는데 정도전 자신이 '밥버러지' 신세가 되고 보니 측은지심이 생기더라 이거죠. 아무튼 정도전은 드디어 유배에서 풀려났고 여전히 살림살이가 곤궁하지만 조그..

미스코리아, 2부까지 가지 못한 그들은 모두 어디 갔을까

요즘이야 상상하기 힘든 곤란이겠지만 70, 80년대에는 쌀이 떨어져 굶는다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고향을 떠나 이른 나이에 직장을 다니게 된 청소년들과 어려운 살림에 힘겹게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이 생활비가 똑 떨어져 고생하는 경우가 간간이 있었지요. 넉살좋은 사람들은 잘 알고 지네던 동네 수퍼에 가서 라면이라도 하나 외상으로 받아먹고 나중에 아르바이트로 생활비가 생겼을 때 갚곤 했다고 하더군요. 요새는 그런 동네 수퍼 자체가 사라지는 추세고 마음놓고 외상줄 수 있는 단골 보다 뜨내기가 더 많은 현실이니 옛날이야기죠. 현대사회는 1등 아닌 2등은 필요없는 시대라고 합니다. 한번 실패하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두번째 기회는 주어지지 않는 사회라고도 하죠. 지금 보다 더 꼬질꼬질했고 덜 편리..

따뜻한 말 한마디, 이제 배려하기 보다 솔직함이 필요할 때

예전에 술자리에서 한 친구가 가족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습니다. 웬만해서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잘 안하던 애라 주의깊게 들었는데 알고 보니 부모님이 이혼하시고 어머니가 다른 사람과 재혼을 했더군요. 그 친구도 이혼할 때 흔히 겪는 곤란한 일을 다 경험해본 모양입니다. 맡을 사람이 없어 잠깐 동안 외가에서 살기도 했던 이 친구는 엄마를 따라갈래 아니면 아빠를 따라갈래라는 선택이 굉장히 힘겨웠던 모양 입니다. 엄마가 섭섭할 거 같아서 엄마와 살겠다고 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아빠가 자신에게 배신감을 느꼈을 거라는 생각에 가끔 울적해지는 것같더군요. 따지고 보면 아이 잘못이 아닌데 큰 상처가 된 것같았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몰랐던 사실이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어린 시절 엄마 아빠가 안방에서 싸울 때 자식 ..

따뜻한 말 한마디, 왜 은영과 민수의 결혼을 응원하지 않는걸까?

드라마에는 이해하기 힘든 이상한 관계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의붓남매 간의 사랑이나 불륜은 TV에서 쉽게 접할 수 있죠. 대부분은 시선을 끌기 위한 자극적인 설정이지만 몇몇 관계는 의미있는 질문을 던집니다. 남들 보기에 말도 안되는 관계라는 건 시청자도 드라마 속 캐릭터도 모두 알지만 막상 드라마 주인공의 입장이 되어 원치 않는 관계에 휘말리면 어떻게 행동할지 선뜻 대답하기 힘들 것 입니다. '따뜻한 말 한마디'의 송민수(박서준)나 나은영(한그루)처럼 누나 부부와 언니 부부의 불륜이 얽혀 있다면?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라며 체념하고 이별해도 혼자 있을 땐 쓰라린 마음을 달래야겠죠. 한때 남편의 불륜녀였던 여자를 사돈으로 맞이할 수 있을까? 한때 아내의 불륜남이었던 남자를 사돈으로 깍듯이 대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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