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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이야기 1119

정도전, 이성계를 믿었던 사람은 모두 배신당했다

위화도회군은 고려의 역사를 마무리지은 역사적 사건으로 조선의 개국 세력이 한 곳으로 뭉치는 계기가 됩니다. 고려의 실질적인 기둥이나 다름없던 이인임, 최영은 위화도회군이 일어난 1388년에 죽었고 우왕도 그 해에 물러났습니다. 역사 속의 이성계는 군사 5만의 지휘권을 차지할 수 있는 요동정벌이란 기회를 놓치지 않았던 것일까 아니면 최영의 무모한 야욕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회군한 것일까 궁금하지만 역사의 주체는 틀림없이 이성계였죠. 드라마 '정도전'에서는 이성계(유동근)에게 역성혁명을 주도할 아무런 욕심이 없지만 날씨 때문에 위화도 회군을 해야했고 그로 인해 조선 개국에 휘말린 것으로 묘사 됩니다. 은밀히 이성계를 움직이는 것은 물론 정도전(조재현), 윤소종(이병욱), 이방원(안재모)을 비롯한 개혁세..

신의 선물, 노골적으로 드러난 피해자에 대한 고정관념

어린이에 대한 범죄를 보면 마치 내 일처럼 가슴이 아픈 경우가 많습니다. 옛어른들의 표현대로 생떼같은 자식을 잃은 아픔을 비교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아쉬움에 한마디씩 던지곤 합니다. 그 때문에 '애가 왜 그 시간에 밖에 있었나' 내지는 '그러게 왜 낯선 사람을 따라갔어'같은 속모르는 말로 피해 가족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한다고들 하지요. 때로는 이런 안타까움이 아닌 말그대로 피해자가 잘못했다는 식의 '피해자 과실론'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동범죄니까 그나마 최대한 표현을 조심하는 것이지 성범죄였다면 피해자에 대한 조롱도 만만치 않았을 것입니다. 아동 성범죄인 나주사건만 봐도 피해 가족에 대한 비난이 얼마나 지독했는지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신의 선물'에 ..

신의 선물, 엄마 김수현이 마주쳐야할 이수정 사건의 진실

운명이란 말은 세상 그 어떤 단어 보다 사람을 무력하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인간의 힘으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일에 '운명'이란 수식어를 붙이곤 하죠. 내 아이를 살리기 위해 아이가 죽기 2주일 전으로 타임워프한 김수현(이보영)이 노력하면 할수록 일이 꼬이고 아무리 몸부림쳐도 미래는 막을 수 없습니다. 샛별이(김유빈)가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하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 역시 운명의 힘으로 설명될 수 있지요. 안데르센의 동화 '어머니 이야기'의 결말도 따지고 보면 운명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어머니는 운명의 또다른 이름인 죽음의 신을 쫓아가지만 다른 아이들의 목숨과 장담할 수 없는 아이의 미래 사이에서 갈등하다 어쩔 수 없이 자식의 운명을 죽음의 신에게 맡겨야 했습니다. 10년전 죽은 이수정(이시원)..

신의 선물, 드디어 공개된 이수정과 샛별의 관계 범인은 누구?

드디어 기동찬(조승우)의 첫사랑이자 무진살인사건의 피해자 이수정이 등장했습니다. 이수정 역을 맡은 배우를 찾아봤더니 이시원이란 이름의 신인 배우더군요. 역시나 '신의 선물 14일' 핵심 인물은 1회와 2회에 모두 출연했습니다. 김수현(이보영)이 유괴 발생 1년전 데스티니에서 만난 카페주인(이연경)의 딸은 이수정이었고 샛별(김유빈)의 죽음을 예고하는 폴라노이드 사진과 타임슬립이 일어난 무진 호수는 초자연적인 힘으로 얽혀 있었습니다. 왜 하필 기동찬과 김수현이 같이 타임워프를 했으며 샛별이의 운명이 어떻게 이수정 살인사건과 관계되었 는지 중요한 실마리가 풀린 셈이죠. 뭐 그리고 보니 이번주까지 방영되면 모두 10회고 마지막회까지 3주 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긴 하군요. 샛별이가 졸라서 이수정이 생일 선물로 준..

사랑해서 남주나, 다른 가족 드라마와 어떻게 달랐나

재벌, 출생의 비밀, 삼각관계, 불륜, 우연의 남발같은 드라마의 막장 요소들은 지나치게 남발하면 드라마를 자극적으로 만드는 불편한 설정이 되지만 잘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드라마를 더욱 흥미롭게 하는 포인트가 되기도 합니다. 중요한 메시지를 담은 좋은 드라마가 되느냐 보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막장 드라마가 되느냐는 한끝차이죠. 특히 '죽음'이란 소재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막장과 좋은 드라마는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평소에 좋아하던 '사랑해서 남주나'를 최근에 조금 불편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 밖에 없던 이유는 주인공 정현수(박근형)가 위험한 수술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홍순애(차화연)와 정현수는 어렵게 만난 인연이고 누구 보다 애틋한 사이지만 죽음으로 마무리되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생기더라구요. 그러..

정도전, 이성계의 위화도회군 과연 천명이었는가?

조선 왕조는 개국 초기 자신들의 역성혁명이 정당했음을 기록하기에 급급했습니다. 고려는 우왕의 실정으로 국고가 텅텅 비었고 국내외적으로 어려웠지만 백성들은 귀족들에게 수탈당하고 왜구와 홍건적이 침입하는 국내 정세 때문에 조선 왕조의 개국을 무작정 환영할 수 만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거기다 이론에 조금씩 차이는 있습니다만 사대부들에게 '충성'은 통치의 중요 덕목 중 하나입니다. 백성에게 충성을 강요하기 위해서 모범을 보여야할 지배세력이 '역성혁명'을 일으켰을 땐 그에 합당한 명분과 이유가 있어야 했죠. 그 덕분에 우왕과 창왕은 왕씨 집안의 정식 후계자들임에도 불구하고 신씨가 되었습니다. 신우와 신창, 시호도 주어지지 않고 이름으로 불리는 왕입니다. 건국 세력의 반대파이자 가장 큰 방해물이었던 최영을 참..

정도전, 운명적인 위화도 회군과 거골장 이성계의 자질

1388년은 고려의 역사를 바꾼 여러 사건이 일어난 해입니다. '정도전'에서 인상적인 악역으로 활약했던 이인임(박영규)도 그 해에 죽었으며 드라마 속에서는 묘사되지 않지만 방탕한 우왕(박진우)이 최영(서인석)의 서녀와 결혼하고도 정비와 후궁을 여럿 두어(구비삼옹주) 폭정이 극에 달했던 시기도 그때입니다. 계속 그렇게 여자만 밝히고 못나게 살았다면 든든한 고려 귀족들 특히 장인들 덕에 그럭저럭 정권을 유지했을지 모르나 아버지를 상기시키며 요동정벌을 부추킨 최영이 결과적으로 우왕의 정치 생명을 끊어놓은 해도 1388년 이지요. 고려를 지키던 기둥이던 최영도 위화도 회군 이후 1388년 목숨을 잃고 말았으니 정도전(조재현)의 표현대로라면 오백년 묵은 괴물의 심장을 찌른 해이고 고려라는 나라가 망해버린 해 입니..

쓰리데이즈, 대통령 이동휘도 착각했던 권력의 본질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판타지이지만 가끔 섬뜩할 정도로 사실감이 드는 묘사로 시청자를 놀라게 합니다. 드라마 속 인물은 현실에서 볼 수 없는 극단적인 인물이고 그를 둘러싼 환경도 비현실적이지만 그 캐릭터의 특징이 어디선가 본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죠. '쓰리데이즈'의 대통령 이동휘(손현주)를 보면서 지금은 고인이 된 특정인물을 떠올린 분들도 많았을 것입니다. 이동휘가 국제적인 무기거래상 팔콘의 컨설턴트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되는 모습은 많은 평범한 변호사에서 힘없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인권변호사로 변한 과정을 떠올리게 합니다. 물론 꼼꼼히 따지고 들면 북풍을 조작하고 사람을 죽게 하는 과정이 특정인물과 많이 거리가 멉니다. 사실 첫방송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가졌던 의문이 있습니다. 국제적 규모의 군..

신의 선물, 장르 드라마의 딜레마 삼각 멜로와 민폐 캐릭터

한국 드라마는 케이블이 아닌 이상 장르물로 성공하기 힘든 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 드라마와 한국 드라마를 비교하며 드라마의 수준을 평가하지만 다양한 층의 시청자를 상대로 하는 공중파에서 기본 시청률을 의식하다 보면 본격 장르물은 선택하기 힘든 모험입니다. 케이블 TV는 상대적으로 시청률 부담이 적기에 과감하게 장르물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죠. 거기다 미드는 일부 사전 제작 후 45분씩 일주일에 한편 방송하지만 한국 드라마는 60분 이상 70분까지 2편씩 방송되다 보니 완성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 입니다. 소위 '막장'이라 불리는 멜로 드라마가 유행하는 이유도 시청률은 높고 실패부담은 적기 때문이죠. 팬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시청률이 낮았던(다운로드 시청률은 가장 높았다고 ..

신의 선물, 맹목적인 엄마 김수현이 또다른 복선이다

모성애는 때로 엄청난 범죄 마저도 정당화시키는 만능 키워드가 되곤 합니다. 잘못은 자기 아이가 했는데 오히려 피해자를 괴롭히는 가해자 부모들의 극성은 자주 기사화되곤 하지요. '하얀거짓말(2008)'같은 TV 드라마는 자식을 위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는 삐뚤어진 모성애를 표현하기도 합니다. '모성애'하면 연상되는 '사랑'과 '헌신'같은 따뜻한 말도 많지만 요즘은 '맹목'이나 '이기심'같은 부정적인 단어들도 많아졌습니다. 사실 '신의 선물 14일'의 김수현(이보영)은 샛별이(김유빈)를 살리기 위해 죽음을 불사하는 강한 엄마지만 앞뒤 가리지 않고 맹목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은 오히려 딸을 더욱 위험하게 하고 보는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곤 하죠. 이 드라마의 모티브가 된 안데르센의 '어느 어머니 이야기'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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