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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가 좋다 1827

백년의 유산, 아들을 바꿔치기한 백설주의 비밀과 채원의 앞날

여러 드라마에서 극적인 반전 장치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이 '출생의 비밀'입니다. 수십년 동안 자식으로 알고 지냈던 사람이 다른 사람의 아들라니 현실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천륜을 중요시하는 시청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반전이기도 합니다. '백년의 유산'의 전작인 '메이퀸'은 여주인공의 아버지가 셋이라는 엽기적인 출생의 비밀로 보는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특히 '백년의 유산'과는 달리 '메이퀸'은 친아버지가 양아버지를 죽인 범인이고 어느 아버지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패륜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 훨씬 불쾌할 수 밖에 없었죠. 30년 동안 부모로 알고 있던 사람들이 남남이었다 내지는 30년 동안 존재를 모르고 있던 부모가 나타났다는 건 드라마니까 그냥 보는 거지 실제로 그런 일을 겪으면..

잔잔한 파문을 일으킨 여성주의 드라마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많은 사람들이 '여성주의'하면 자연스럽게 '페미니즘'이란 단어를 떠올립니다. 사전적인 의미 그대로라면 두 단어를 그렇게 연결시키는 것이 맞지만 요즘은 단어의 본뜻과 사회적 의미가 다르고 단어에 따른 개개인의 개념도 천차만별이라 전달하고자 하는 뜻과 달리 이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페미니즘'이란 단어 자체가 잘못 받아들여진 만큼 그 본래의 취지도 많은 부분 왜곡되어 버렸죠. 저는 '페미니즘'이라는 기형이 된 용어보다 여성의 관점과 경험을 중시하는 '여성주의'란 단어를 선택하겠습니다. 예전에도 여성이 주인공인 드라마와 영화, 소설은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영화가 기존 남성 사회의 가치관에서 바라본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기에 여성 주인공들도 기존 사회의 관점에서 해석되곤 했습니다. 사서에도 적히지 ..

다시 불거진 '백년의 유산' 막장 논란, 진짜 막장이 문제일까

KBS 주말드라마는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가족극이라는 특성과 그 시간대 경쟁 드라마가 없다는 이점 덕분에 주말극 시청률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거의 없습니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2012)'이 50퍼센트 가까운 최고시청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시집살이라는 흔하디 흔한 소재를 코믹하게 잘 버무린 동시에 KBS 주말극이라는 장점을 톡톡히 활용한 결과였습니다. 최근 MBC '백년의 유산'이 주말극 시청률 1위를 차지하기는 했습니다만 40퍼센트를 예사로 넘던 KBS의 아성을 넘어서진 못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소위 '막장' 드라마가 주말극 1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에 불편한 심정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백년의 유산'은 기존 막장 드라마들이 흔히 써먹던 인기 공식을 거의 하나도 빼놓지 않고 활용하고 있습..

'백년의 유산'과 '금나와라 뚝딱' 미드처럼 크로스오버하면?

미국 드라마에는 한국 드라마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특별한 연출 방식이 있습니다. 두 개의 드라마가 한편의 에피소드를 공동제작하는 일명 '크로스오버'인데 드라마를 한편의 연속적인 이야기로 간주하는 우리 나라와는 달리 드라마를 큰 줄거리를 가진 한편한편의 볼거리(Show)로 생각하는 미드의 속성이 아주 잘 반영된 형태라 할 수 있죠. 또 전세계를 무대로 하는 '큰손' 제작사들의 영향력을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대개 두 편의 드라마가 크로스오버될 때는 같은 제작사에서 제작된 인기 드라마들 중에서 선정할 때가 많습니다. 한국 케이블 방송에서도 이런 크로스오버 시도가 종종 있었다고 하더군요. tvN의 '막되먹은 영애씨'와 OCN의 '뱀파이어 검사2'가 2012년 한 에피소드에서 크로스오버를 시도한 적 있..

80년대 언론의 치부 518민주화운동과 땡전뉴스

작년 2012년 광주KBS와 MBC 노조는 '32년 만에 쓰는 반성문'이란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던 적이 있습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군부는 우선적으로 방송국을 장악했고 MBC와 KBS를 비롯한 주요 언론의 보도 내용은 차단되거나 통제되었습니다. 광주에서 일어나는 일이 다른 도시에 방송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격분한 광주 시민들은 공정방송을 요구하며 광주 KBS와 MBC에 불을 지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광주 지역에서 일어난 일들은 언론이 아닌 입소문을 통해전국으로 퍼져나갔고 신군부는 일명 '광주사태'와 관련된 모든 소문은 유언비어라며 국민들을 단속했습니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대부분의 518 관련 사진이나 영상은 외국 언론에서 촬영하여 보관하고 있는 것들입니다. 아래 동영상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

천명, 세자 이호는 문정왕후에게 당하기만 했을까

역사는 어떤 관점에서 기록되었느냐에 따라 혹은 누굴 중심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집니다. 문정왕후와 정난정이 주인공인 드라마 '여인천하(2001)'는 가난한 양반 문정왕후(전인화)와 천출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정난정(강수연)의 흥망성쇠를 다룬 드라마로 중종을 왕위에 올리고 왕을 농단했던 공신들과 왕자들의 인척이란 이유로 기세등등했던 권신들 사이에서 두 여인이 어떻게 권력을 움켜쥐었는지 묘사하고 있습니다. 왕가의 여인이 다퉈야할 대상이 후궁 뿐만이 아니라 조정신료들이었다는 점이 흥미로웠던 드라마입니다. '천명'에서 묘사되는 문정왕후(박지영)는 교묘하게 중종(최일화)과 세자 이호(임슬옹)를 이간질시키고 김치용(전국환)과 윤원형(김정균)를 시켜 세자를 죽이려하는 독한 계모입니다. 상대적으로 착한 세자는 문..

'유리가면'을 원작으로 만들어진 드라마 '스타탄생'

예전에 포스팅했던대로 80년대 한국 드라마 중에는 일본 원작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표절한 내용이 꽤 많았습니다(포스팅 '직장의 신' 리메이크가 아니라 베낀 드라마라고?). 국교는 정상화됐지만 각종 문화에 대한 개방은 허락되지 않아 벌어진 현상이기도 하고 우리 나라 드라마 제작자들이 그때는 표절 문제를 그렇게 예민하게 생각하지 않던 시절이라 벌어진 일이기도 합니다. 덕분에 만화 '캔디 캔디'의 실사판도 일본이 아닌 한국에서 최초로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70, 80년대 일본 만화의 대부분은 한국에 해적판으로 출판되어 꽤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중 스즈에 미우치의 '유리가면(1976)'은 '왕가의 문장(1976)', '데이모스의 신부(1975)와 더불어 30년 넘게(중간에 잠시 중단되긴 했으나) 장기연재되..

천명, 세자 이호의 온실과 조선 왕실을 움직인 의원들

우리가 드라마를 통해 잘 알고 있는 의원들 대부분은 어의입니다. 허준, 장금, 백광현 모두 왕실 의원들로 각각 광해준, 중종, 숙종을 전담하던 어의들이었죠. 조선 시대 의학 자체가 왕실을 중심으로 발달했고 지방에 잘 알려진 의원들이 있다고 해도 기록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왕들이 특별히 신뢰한 의원들은 큰상을 받고 신분이 상승되어 기록이 많이 남았습니다. 중종은 그 많은 의원들 중에서 하필 여의원인 장금을 가까이 두었고 숙종은 그 시대에는 다소 위험했던 외과술의 천재 백광현을 아꼈습니다. 드라마 '허준(1999)'에서 묘사하는대로 천한 출신이 의원이 된다는 것은 신분상승의 의미가 있습니다. 허준은 서출이었으나 어의가 되어 당상관이 되었고 백광현은 무관 집안인 중인 신분에서 숭록대부까지 올랐습니다...

직장의 신, 직장의 소모품이 되기 위해 우리가 버리는 것들

사람을 소모품으로 쓴다는 말은 사용의 주체가 되는 당사자에게도 별로 기분좋은 말은 아닐 것입니다. 특히 한 기업의 운영자나 소유주도 아닌 중간 관리자가 한때 같은 사무실에서 일한 사람들 - 자신의 입사 동기, 선후배였던 사람들을 - 해고하고 인사이동시킬 때 아무 감정없이 쉽게 해낼 수 있는 사람들은 드물 것이라 봅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해야하는 일이고 맡아야하는 일이라면 최대한 뒷탈없이 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장의 신' 황갑득(김응수)의 역할을 바로 그 '악역'입니다. 회사라는 조직을 일종의 기계로 비유하면 인력을 투입하거나 업무를 지시하는 황갑득같은 사람의 역할이 꼭 필요하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계약직을 비롯한 사원들이 '소모품'이나 '부품'으로 취급되는 것은 영리를 추구하는 회사의 생리..

윤창중, 김학의 사건으로 되짚어본 '진상'의 어원

얼마전에 '내 연애의 모든 것'을 시청하다 보니 극중 국회의원 김수영(신하균)이 '술 먹고 짜는 거 진상이야'란 대사를 하더군요. 최근에는 드라마에서 '진상'이란 표현을 자주 볼 수 있고 또 많은 사람들이 '진상'이란 말을 아무 생각없이 쓰고 있습니다만 본래 이 단어는 술집에서 쓰던 표현입니다. '아빠'는 기생집에서 기둥서방 노릇을 하는 부자를 의미하는 은어였던 것처럼 '진상'도 술집에서 행패부리고 추태부리는 손님을 뜻하던 은어였습니다. 80년대까지만 해도 '아빠'라고 부르지 말라는 어르신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80, 90년대에는 사회적으로 비속어나 은어를 드라마에서 쓰지 않도록 권장하는 분위기도 있었고, '진상'이란 말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았기 때문에 드라마에 그 단어를 쓰는 경우가 거의 ..

드라마와 문화 2013.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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