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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가 좋다 1827

비밀, 은밀한 오르골 소리와 푸른색에 얽힌 비밀

드라마에서 묘사하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때로는 너무 난해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어떻게 저런 상황에서 사랑에 빠지는지 이해가 안 가기도 하고 상대방에 대한 호감이 어떻게 하면 한순간에 초인적인 시너지를 발휘하는지 아니면 반대로 모든걸 파괴적인 본능으로 바뀌어버리는지 납득할 수 없는 순간도 있습니다. 사랑지상주의자가 아니라서 그런지 '사랑'이라는 감정을 평범한 호감과 동떨어진 무엇으로 묘사하는 그 느낌도 그 격렬함도 공감가지 않을 때가 많더군요. 아무래도 그런 이유 때문에 다른 어떤 장르 보다 멜로 드라마에 몰입하기 힘든가 봅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비밀'의 지독한 멜로에는 눈길을 뗄 수가 없습니다. 여주인공 강유정(황정음)이 울지 않은 날이 없고 때로는 누구 보다 도도한 신세연(이다희)까지 수..

비밀, 혹시 이중적인 복선에 속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가끔 어떤 분들은 한국 드라마가 미국 드라마에 비해 수준이 낮다고 이야기하지만 알고 보면 미드가 '막장 드라마'의 원조라는 걸 아시는 분들은 잘 아실 것입니다. 거긴 아예 미국식 막장드라마인 '소프 오페라'가 한 장르로 특화된 나라이니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 나라와는 다르게 막장 미드에서 묘사하는 멜로가 섬세하지는 않습니다. 우리 나라는 희노애락을 좀 격하다 싶게 표현하는 경향이 있지만 미드는 같은 상황을 연출하는 방식이 다르죠. 문화 자체가 한국 정서와는 다르기 때문에 한국인의 '멜로'는 한드가 더 낫다고 평가 합니다. 보면 볼수록 우리 멜로는 우리 나라가 더 잘 만든다는 점은 인정할 수 밖에 없어요. '비밀'은 지루하다고 생각하기 쉬운 최루성 멜로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설정으로 시청자를 끌어당긴 드라마..

메디컬탑팀, 시청률 하락과 정려원의 감기 엎친데 덮친 악재

평소 치정극 보다는 의학 드라마를 의학 드라마 보다는 사극을 좋아하는 편인데 요즘은 그 취향을 고수하기가 참 힘듭니다. 사극은 아시다시피 드라마의 기본틀과 전개방식이 고정된데다 고증이 파괴된 픽션이 대세가 되어 어지간한 경우가 아니고선 재미가 없습니다. 의학 드라마도 진찰은 안하고 연애만 하던 옛날 패턴에서 벗어났다고 하지만여전히 멜로와 병원내 알력다툼이라는 구조를 변형시키는 정도입니다. '메디컬탑팀'은 어딘가 모르게 미국 의학 드라마를 많은 부분 의식했다는 생각이 들고 캐릭터면에서 매력적인 부분이 있었죠. 지금 수목 드라마 시청률 1위를 차지한 '비밀'의 1회 시청률이 4.7%였습니다. 반면 '메디컬탑팀'의 1회 시청률은 6.5%로 1회 시청률만 보면 '메디컬탑팀'이 훨씬 유리한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사랑해서남주나, 정현수 오랜만에 느껴보는 따뜻한 동행

어느 나이가 지나면 자신이 잘못된 점을 알아도 고치기 힘들다고 합니다. 자신의 거친 말버릇이 상대방에게 상처가 된다는 걸 알면서 성큼성큼 앞에서 혼자 걸어가는 습관이 옆지기를 외롭게 한다는 걸 알면서도 쉽게 바꾸기가 힘들죠. 행여 배우자가 먼저 세상을 뜨면 그때 조금만 더 다정하게 말을 걸어줄 것을 힘들어하는 배우자를 위해 손이라도 잡아주고 천천히 같이 걸었으면 좋았을 걸 후회한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배우자와 헤어진 사람에겐 옆사람과 나눌 수 있는 말 한마디가 아쉽고 함께 걸을 때 손잡을 사람이 그립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무나하고 나눌 수는 없는 일이죠. 재민(이상엽)과 헤어진 미주(홍수현)는 하림(서지석)의 친근함에 거절 의사를 밝힙니다. 이년이나 사귄 재민과의 만남이 아픔이었기에 하림을 받아들이는게..

주말극 '황금무지개' MBC 자기 복제의 결정판

방송국에서 사극이나 막장 드라마를 자주 제작하는 이유는 고정적인 시청률 확보에 효과적이기 때문이라 합니다. 사극은 사극 자체를 좋아하는 고정 팬이 있어 오죽하면 '사극 불패 신화'라는 말이 있을 정도고 막장 드라마는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딱 좋은 포맷 입니다. '어쩌면 저렇게 막 나가냐'며 인상을 찡그리면서도 생각없이 보기엔 딱 좋으니까 궁금하니까 보게 된다는 거죠. 덕분에 큰 인기를 끌었던 통속극은 10년 뒤에도 유사한 드라마가 만들어지곤 합니다. 막무가내 복수극의 대표작인 '아내의 유혹(2006)' 타입이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 걸 보면 알 수 있죠. 이런 '우려먹기' 현상이 물론 우리 나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미국 드라마는 인기있는 드라마를 5시즌, 10시즌까지 제작하다 보니 한 배우..

비밀, 유정을 물속으로 끌어당긴 민혁 그를 둘러싼 비밀

지금 생각해보면 빨리 보고 싶다는 급한 마음으로 '비밀'을 시청하다 보니 놓친 장면들이 몇가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유정(황정음)의 얼굴로 손을 뻗는 민혁(지성)의 사진이 담긴 오프닝이었죠. 유리 파편들이 튀는 푸른 물빛 배경 속으로 두 사람이 함께 추락하는 이 사진은 얼핏 보면 민혁이 한손으로 유정의 목을 조르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어딘가 한곳을 응시하는 유정과 달리 민혁은 유정의 목을 조르는게 아니라 필사적으로 유정을 잡으려하는 것같죠. 서지희(양진성)의 납골당을 찾아갔던 유정이 노란 은행잎이 날리는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그런 유정을 뒤에서 끌어당겨 안는 민혁의 모습은 마치 유정을 깊고 깊은 물속으로 끌어당기는 것만 같았습니다. 버스의 문이 닫긴다는 것은 두 사람이 다..

'기황후' 논란을 보면 떠오르는 실존인물 '배정자'

작년에 방송된 드라마 '각시탈'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만든 히스토리컬 픽션입니다. 이강토(주원)가 실존인물이 아니듯 극중 인물들 역시 가상의 인물들이지만 그들 캐릭터에는 모두 모티브가 된 실존인물이 있습니다. 그중 제가 가장 꺼림칙하게 생각한 캐릭터가 채홍주(한채아)인데 채홍주는 아시다시피 실존인물 배정자를 모델로 하고 있습니다. 채홍주는 조선에서 아버지가 죽자 일본으로 넘어가서 일본 권력자의 양녀가 되고 조선으로 되돌아와 스파이 노릇을 하며 일본의 충견이 되었다는 점이 배정자와 거의 흡사합니다. '배정자'라는 인물은 대표적인 친일파로 위안부 할머니들이 가장 원망스러워할 존재이기도 합니다. (정확히는 이용당한 셈이지만) 뼈속까지 일본인이라는 생각으로 일제를 위해 충성한 배정자는 70 나이에도 직접 '정..

방송사 '비밀'의 성공을 보면 느끼는 게 없을까?

2013년 한해에도 꽤 많은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았습니다. 전혀 본 적도 볼 일도 없는 아침드라마, 저녁드라마같은 일일극도 있고 종편이나 케이블에서 방송되는 드라마도 상당수였습니다. 그중에는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뒷맛이 씁쓸했던 드라마도 있고 전체적으로 낮은 시청률이 아쉬웠던, 묻히기 아까운 드라마도 있습니다. 블로그를 자주 방문하신 분들은 아무리 인기있어도 제가 전혀 보지 않는 드라마가 꽤 많음을 아실 것입니다. 제가 드라마를 선택하는 기준은 간단합니다. 소재면에서 사회성이 있거나 전체적으로 신선한 전개방식을 유지하는 드라마 또는 막장드라마임에도 드라마 특유의 재미를 잘 살린 내용을 좋아합니다. 2013년 상반기에 가장 기억나는 드라마는 역시나 '직장의 신'과 '돈의 화신'입니다.'직..

사랑해서남주나, 어쩐지 공감가는 전처와 후처의 기묘한 동거

80년대의 강석우 씨는 매력적인 미남 탤런트의 대명사로 멜로 영화의 단골 주연배우였습니다. 특히 故 곽지균 감독의 영화 '겨울나그네(1986)'에서 보여준 젊은 모습을 기억하는 올드팬들이 여전히 많죠. '겨울나그네'에서 보여준 민우라는 여린 캐릭터를 생각하면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아줌마(2000)'의 장진구는 팬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 파격적인 변신이었습니다. 부드럽지만 우울한 느낌의 미남 청년은 어디가고 누구나 밉쌀스럽게 생각할만한 중년의 느물느물한 아저씨가 나타났는데 더 재미있는건 장진구의 배역이 딱 맞춘 옷인듯 강석우에게 딱 어울리더라는 것 입니다. 아버지의 퇴직금으로 전임교수 자리를 사면서도 고졸인 아내를 무식하다며 무시하는 장진구의 모습은 당시 남녀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비난을 받은 동시에 풍..

메타블로그와 설치형 블로그의 종말, 이제 어디로 가나

눈여겨 보신 분도 있고 아닌 분도 있겠지만 제 블로그 오른쪽엔 작은 링크 배너들이 몇개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필명 '물망초5'라는 분의 블로그 링크로 2007년 제가 티스토리를 시작하고 얼마되지 않았을 때 직접 만든 배너입니다. 회사 여직원을 스토킹한 유부남에 의해 딸을 잃은 '물망초5'님의 사연은 여러모로 의문점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을 스토커에 의한 범죄가 아닌 내연관계에 의한 치정살인으로 몰아간 검찰 수사는 한 개인의 힘으로 뒤집기 힘든 억울한 내용이었습니다. 누가 봐도 오랜 시간과 고통이 뒤따른다는 걸 알 수 있는 사건이었죠. 직접 현장에 뛰어갈 수 없는 일개 네티즌이 딸을 잃은 한 어머니의 오랜 싸움을 도와줄 방법은 없습니다. 모금운동이나 청원운동이 있을 경우 기꺼이 성금을 내고 아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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