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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가 좋다 1827

사랑해서 남주나, 다른 가족 드라마와 어떻게 달랐나

재벌, 출생의 비밀, 삼각관계, 불륜, 우연의 남발같은 드라마의 막장 요소들은 지나치게 남발하면 드라마를 자극적으로 만드는 불편한 설정이 되지만 잘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드라마를 더욱 흥미롭게 하는 포인트가 되기도 합니다. 중요한 메시지를 담은 좋은 드라마가 되느냐 보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막장 드라마가 되느냐는 한끝차이죠. 특히 '죽음'이란 소재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막장과 좋은 드라마는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평소에 좋아하던 '사랑해서 남주나'를 최근에 조금 불편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 밖에 없던 이유는 주인공 정현수(박근형)가 위험한 수술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홍순애(차화연)와 정현수는 어렵게 만난 인연이고 누구 보다 애틋한 사이지만 죽음으로 마무리되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생기더라구요. 그러..

정도전, 이성계의 위화도회군 과연 천명이었는가?

조선 왕조는 개국 초기 자신들의 역성혁명이 정당했음을 기록하기에 급급했습니다. 고려는 우왕의 실정으로 국고가 텅텅 비었고 국내외적으로 어려웠지만 백성들은 귀족들에게 수탈당하고 왜구와 홍건적이 침입하는 국내 정세 때문에 조선 왕조의 개국을 무작정 환영할 수 만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거기다 이론에 조금씩 차이는 있습니다만 사대부들에게 '충성'은 통치의 중요 덕목 중 하나입니다. 백성에게 충성을 강요하기 위해서 모범을 보여야할 지배세력이 '역성혁명'을 일으켰을 땐 그에 합당한 명분과 이유가 있어야 했죠. 그 덕분에 우왕과 창왕은 왕씨 집안의 정식 후계자들임에도 불구하고 신씨가 되었습니다. 신우와 신창, 시호도 주어지지 않고 이름으로 불리는 왕입니다. 건국 세력의 반대파이자 가장 큰 방해물이었던 최영을 참..

정도전, 운명적인 위화도 회군과 거골장 이성계의 자질

1388년은 고려의 역사를 바꾼 여러 사건이 일어난 해입니다. '정도전'에서 인상적인 악역으로 활약했던 이인임(박영규)도 그 해에 죽었으며 드라마 속에서는 묘사되지 않지만 방탕한 우왕(박진우)이 최영(서인석)의 서녀와 결혼하고도 정비와 후궁을 여럿 두어(구비삼옹주) 폭정이 극에 달했던 시기도 그때입니다. 계속 그렇게 여자만 밝히고 못나게 살았다면 든든한 고려 귀족들 특히 장인들 덕에 그럭저럭 정권을 유지했을지 모르나 아버지를 상기시키며 요동정벌을 부추킨 최영이 결과적으로 우왕의 정치 생명을 끊어놓은 해도 1388년 이지요. 고려를 지키던 기둥이던 최영도 위화도 회군 이후 1388년 목숨을 잃고 말았으니 정도전(조재현)의 표현대로라면 오백년 묵은 괴물의 심장을 찌른 해이고 고려라는 나라가 망해버린 해 입니..

나 혼자 산다, 김광규와 파비앙 국적과 나이를 초월한 공감대

요즘은 옛날처럼 태어난 곳에서 죽 살아가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국적을 바꿀 수 있습니다. 태어나긴 한국에서 태어났어도 국적은 미국인 사람들도 많지요. 그런데 타고난 인종을 바꿀 수 없는 것처럼 정서적인 국적은 쉽게 바뀌지가 않습니다. 아무리 미국에 오래 살아도 한국 정서를 가진 재미교포가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나 혼자 산다'의 파비앙은 그런 점에서 참 신기한 프랑스인이죠. '필요없는 물건은 제게 버려달라'는 식의 한국식 유머도 곧잘 하고 꼼꼼한 음식 솜씨나 알뜰한 살림살이는 딱 한국 자취생입니다. 파비앙에게는 한국인 자취생이라면 누구나 느낄 법한 공감 포인트가 있습니다. 김광규가 그 또래 혼자남의 대표적인 모습이라면 파비앙은 그 또래 자취생의 표본이라 할 수 있죠. '나 혼자 산다'의 ..

쓰리데이즈, 대통령 이동휘도 착각했던 권력의 본질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판타지이지만 가끔 섬뜩할 정도로 사실감이 드는 묘사로 시청자를 놀라게 합니다. 드라마 속 인물은 현실에서 볼 수 없는 극단적인 인물이고 그를 둘러싼 환경도 비현실적이지만 그 캐릭터의 특징이 어디선가 본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죠. '쓰리데이즈'의 대통령 이동휘(손현주)를 보면서 지금은 고인이 된 특정인물을 떠올린 분들도 많았을 것입니다. 이동휘가 국제적인 무기거래상 팔콘의 컨설턴트에서 국민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되는 모습은 많은 평범한 변호사에서 힘없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인권변호사로 변한 과정을 떠올리게 합니다. 물론 꼼꼼히 따지고 들면 북풍을 조작하고 사람을 죽게 하는 과정이 특정인물과 많이 거리가 멉니다. 사실 첫방송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가졌던 의문이 있습니다. 국제적 규모의 군..

신의 선물, 장르 드라마의 딜레마 삼각 멜로와 민폐 캐릭터

한국 드라마는 케이블이 아닌 이상 장르물로 성공하기 힘든 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 드라마와 한국 드라마를 비교하며 드라마의 수준을 평가하지만 다양한 층의 시청자를 상대로 하는 공중파에서 기본 시청률을 의식하다 보면 본격 장르물은 선택하기 힘든 모험입니다. 케이블 TV는 상대적으로 시청률 부담이 적기에 과감하게 장르물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죠. 거기다 미드는 일부 사전 제작 후 45분씩 일주일에 한편 방송하지만 한국 드라마는 60분 이상 70분까지 2편씩 방송되다 보니 완성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 입니다. 소위 '막장'이라 불리는 멜로 드라마가 유행하는 이유도 시청률은 높고 실패부담은 적기 때문이죠. 팬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시청률이 낮았던(다운로드 시청률은 가장 높았다고 ..

신의 선물, 맹목적인 엄마 김수현이 또다른 복선이다

모성애는 때로 엄청난 범죄 마저도 정당화시키는 만능 키워드가 되곤 합니다. 잘못은 자기 아이가 했는데 오히려 피해자를 괴롭히는 가해자 부모들의 극성은 자주 기사화되곤 하지요. '하얀거짓말(2008)'같은 TV 드라마는 자식을 위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는 삐뚤어진 모성애를 표현하기도 합니다. '모성애'하면 연상되는 '사랑'과 '헌신'같은 따뜻한 말도 많지만 요즘은 '맹목'이나 '이기심'같은 부정적인 단어들도 많아졌습니다. 사실 '신의 선물 14일'의 김수현(이보영)은 샛별이(김유빈)를 살리기 위해 죽음을 불사하는 강한 엄마지만 앞뒤 가리지 않고 맹목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은 오히려 딸을 더욱 위험하게 하고 보는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곤 하죠. 이 드라마의 모티브가 된 안데르센의 '어느 어머니 이야기'는 ..

정도전, 최영과 이성계 요동정벌을 둘러싼 첨예한 대립

현대에도 국경 분쟁은 세계가 주목하는 심각한 이슈입니다. 때로는 독도처럼 명백히 대한민국 영토인 곳을 국경 분쟁 지역으로 둔갑시키는 횡포를 목격하기도 하고 강대 국가가 약소 국가를 점령하는 일은 요즘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원나라의 침략을 받고 독립적인 국호 조차 지키기 힘들었던 고려 말기의 상황은 지금 보다 훨씬 더 안 좋았겠죠. 말로만 원나라의 부마국이지 속국이나 다름없던 고려에서 공민왕이라는 천재적인 왕이 등장한 것은 어찌 보면 기적입니다. '정도전'의 공민왕(김명수)는 고려 출신 명덕태후(이덕희)의 아들로 기황후의 원나라에 맞선, 탁월한 인물로 묘사됩니다. 원나라 노국공주를 아내로 맞아 사랑했으나 노국공주가 죽자 미치광이로 전락하고 맙니다. '정도전'의 최영(서인석)은 방탕한 우왕(박..

참 좋은 시절, 뿌리깊은 식모 근성의 장소심 어느 시대 캐릭터인가

옛날에 식모살던 집의 사모님이 아프다며 만두국을 끓여달라 장소심(윤여정)을 부르고 그 전화 한번에 장소심은 해원(김희선)의 어머니인 이명순(노경주)을 찾아가 손수 만두국을 만들어 바칩니다. 대접받는 것도 고마운 판에 이명순은 국산 돼지고기에 유기농 야채를 썼냐며 까탈스럽게 굴고 한술 더 떠서 손빨래와 청소를 하라며 장소심을 부려먹습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하영춘(최화정)은 이명순을 찾아와 머리끄덩이를 잡고 난리치지만 장소심은 오히려 하영춘을 나무랍니다. 하영춘은 장소심의 남편인 강태섭의 첩으로 강동희(옥택연)의 친엄마이자 '시앗'이지만 장소심은 자신을 형님이라 부르는 하영춘을 자식같이 생각한다며 위해주며 배려하곤 했습니다. 장소심은 진작에 이명순 집의 식모살이를 그만두었습니다. 어린아이 지능을 가진 딸..

정도전, 역성혁명을 위해 제거될 최영과 정몽주

고대 국가의 역사를 지켜보면 나라에도 생물처럼 수명이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될 때가 있습니다. 한 나라를 세우는 것도 어렵지만 그 나라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것은 더욱 힘든 일 이죠. 나라의 생존은 철저한 약육강식의 원리에 따라 결정되고 간신히 국가를 유지하는데 성공하면 인간사회 특유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왕과 신하와 백성들을 모두 만족시키기란 불가능에 가깝고 어느 계층에 힘이 몰리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결정되곤 했습니다. 후삼국을 통일하며 세워진 고려 왕조는 초반기에 호족세력을 통합하는데 성공하고 안정된 권력을 유지했으나 말기에는 고착된 귀족사회의 부패가 부각될 수 밖에 없었죠. '정도전'의 이성계(유동근)는 철저히 고려 귀족 사회의 이방인입니다. 그의 국가관은 단순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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